반나절 제주 원도심 둘러보기
한라산 영실을 출발해서 윗세오름, 남벽분기점을 거쳐 돈내코 서귀포산업과학고등학교 앞 버스정류장에 도착
했다. 제주도는 관광산업이 주요 산업인데 사람들은 결코 친절하지 않다. 제주 시외버스터미널 가는 버스를 묻
는데 들은 척 만 척한 학생, 길을 물을 때도 사람을 잘 만나야 한다. 1131번 516도로는 제주공항, 신제주, 성판
악, 서귀포 중문단지를 잇는 제주도의 첫 산업도로다. 아직도 516이라는 도로명을 사용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5
16 후 어느 지방보다 크게 발전을 했다. 타 지역 사람들이 제주도에 와서 얄팍한 지갑으로 폼 잡으려면 큰 망신
을 당한다. 버스는 울창한 숲으로 뒤덮인 도로를 달리며 한라산 중턱을 넘어 1시간 여만에 제주 시외버스터미널
에 도착했다. 익숙한 거리를 지나 호텔로 들어섰다. 카운터 직원이 내가 단골이라는 말에 이상한 미소를 짓는다.
여자가 사장이었고 그의 아들이 당신처럼 카운터에 있었다고 하자 주인이 바뀌었다고 한다. 전과 동일한 숙박료
를 지불하고 호텔 뒷골목 사우나에서 목욕을 마친 후 제주 두 선생님과 저녁 약속 장소인 동문시장 으로 간다.
◈산천단(山川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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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1번 도로 (516도로) 제주시 아라동 제주대학교 뒤편 소산오름 기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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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천단(山川檀) 안내판
제주도는 탐라국 시대부터 매 년 정월에 한라산 백록담에 올라가 산신제를 지냈다. 고려 고종 40년(1253)부터
는 고려가 산신제를 관리했고 조선에 들어와서는 제주 목사가 주관하여 祭를 지내왔다. 한라산 백록담까지 올
라가 하늘에 제사를 지냈는데 겨울에 눈이 심하게 와서 올라가지 못하고 산 중턱에서 지내다가 그 후 이곳으로
옮겨 지냈다고 한다. 조선 성종 원년(1470)에 목사 이약동이 세운 기적비(記跡碑)와 돌로 만든 사각 제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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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산천단 곰솔 군 (천년기념물 제160호)
제주시 516로 3041-24 (아라일동) 산천단 일원에 곰솔 8그루가 있으며 수령은 500∼600년 정도, 평균높이
29.7m, 평균둘레는 4.35m이라 하며 제일 높은 것은 37m, 가장 굵은 둘레가 7m라고 한다. 그리고 팽나무 등
제주 고유의 수종으로 둘러싸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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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천단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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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솔(소나무, 해송, 흑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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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솔 5그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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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솔 6그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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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단 전경
그동안 제주도를 수 십 차례 오가면서 산천단은 늘 빼먹었다. 늘 마음이 찜찜했다. 제주도 1만 8천여 신의 최고
神인 한라산 山神을 모시고 매년 정월이면 산신제를 올리는 곳이다. 산이 좋아 미친 듯이 찾아다니는 사람이 우
리나라 최고로 높은 산, 山神殿을 외면하고 다녔다니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오늘에야 마음의 짐을 벗어놓고
홀가분하게 인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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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솔 7그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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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솔 8그루 중 제일 큰 곰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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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데 소나무를 두고 가지를 받이는 듯 설치한 철 구조물은 벼락으로부터 소나무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라고 한
다. 벼락 맞는 것도 운명인데 소나무도 제 命대로 살기는 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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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로 안내하느라 수고하신 제주 강 선생
◈오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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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찬노숙하는 오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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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단 (五賢檀)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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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현사(鄕賢祠)
제주 출신으로 세종때 한성판윤을 지낸 고득종(高得宗)의 생가터 귤림서원 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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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현사
고득종(高得宗)을 모신 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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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단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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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 조두석(爼豆石 위패 상징)
오현은 충암 김정 (문신 1521년 제주 유배 중 사망 ), 규암 송인수(문신 제주목사 역임 1547년 사망), 동계 정
온 (문신 10년간 제주 유배 1641년 사망), 청음 김상헌 (문신 안무어사로 제주 파견 1652년 사망), 우암 송시
열 (문신 제주 유배 1689년 정읍 사약 ), 제주 교학 발전에 공이 있는 다섯 분을 기리기 위한 제단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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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단 內 바위에 새겨진 송시열의 글자를 탁본하여 암각으로 새긴 증주벽립(曾朱壁立 증자와 주자가 이 벽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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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단 뒷담 제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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귤림서원은
조선 시대 제주에 관리로 부임한 청음 김상헌, 규암 송인수와 유배된 충암 김정, 동계 정온, 우암 송시열의 위패
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며 후학을 양성한 교육 기관이다.
◈관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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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라포정사(耽羅布政司) 진해루(鎭海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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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관덕정(濟州 觀德亭 보물 제322호)
제주의 심장, 제주인의 광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관덕정은 제주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물로 조선 세종 30년
(1448)에 병사들의 훈련장 건물로 지워 그 뒤 여러 차례 중수, 개축, 보수를 거쳤다. 지금의 모습은 1969년에
보수한 것이라고 한다.
◈동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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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시장은 제주 관광 오는 사람들이 방문하는 필수 코스이다. 나도 여러 차례 들려서 잘 안다. 그렇지만 단골
이 생길 정도로 구매력을 발휘한 적은 한 번도 없다. 큰 맘먹고 시장에서 제일 큰 갈치를 사들고 갔다가 환영을
받지 못 한 후 강 건너 불구경 식이다. 시장은 1회 정도 꼼꼼히 배회하고 나면 쇼핑 지도가 나온다. 그다음부터
는 필요한 곳만 찾아다닌다. 쇼핑 계획 없이 어슬렁거리는 행위는 극도로 피로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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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로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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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제주 두 선생님을 초대한 동문 수산시장 內 자갈치 활어 직매장 횟집이다. 제주도 분이 예약하고 한 걸음에
찾았다. 지금이 방어가 많이 잡히는 제철이라 방어회로 식탁을 차렸다. 나는 미식가가 아니라 요상한 맛은 모른
다. 대신 혀의 기본적인 맛인 단맛, 짠맛, 신맛, 쓴맛, 매운맛은 확실히 구분할 줄 안다. 음식은 주재료가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맛을 살리는 것이 훌륭한 조리법이라 생각하며 짠맛의 농도에 따라 맛이 결정된다고 믿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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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 마지막날 점심 시간이 훌적 지나 17코스 종점 간세라운지에 도착했다. 마침 근무자가 자리를 지키고 있어
완주 축하도 받고 기념사진도 찍고 마땅하게 식사할 식당도 소개 받았다. 제주시 중앙로14길 13(삼도2동 143
-2)에 있는 원조미풍해장국 집이다. 이집은 오전 5시부터 오후 3시까지만 영업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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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장국
오래 영업을 한 집 같았다. 묵은 때가 건물, 집기, 식기 등 심지어 일하는 사람들의 몸까지 베였다. 주방 맞은편
에 자리 잡고 주문을 기다리는데 배식구에서 나이 든 아주머니가 해장국을 들고 나와 내가 보는 앞에서 양념을
넣고 숟가락으로 슥슥 뒤적여주며 양념이 더 필요하면 말하라고 한다. 육수, 소고기, 선지, 당면, 콩나물, 배추,
파로 푹 끓인 국에 양념을 넣고 좋은 쌀로 지은 까슬까슬하고 따끈한 밥과 동치미가 차림의 전부이다. 시장이
반찬인지 깨끗이 비웠다. 그다음 날 제주도 분에게 얘기했더니 해장국으로는 제주도에서 제일가는 집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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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하르방 식당
제주시 신산로11길 53 (일도2동 320-14) 주택가에 있는 돌하르방 식당, 2차선 도로에 한 차선은 불법주차 차
량이 점령한 상태 주차할 곳이 없어 몇 차례 골목을 돌다가 겨우 한 자리 구하고 들어갔다. 이 집은 오전 10시부
터 오후 3시까지만 영업을 한다. 강 선생님이 제주도 토속 음식점 소개하는 일환이다. 오전에 산천단, 오현단 답
사를 마치고 붐비는 시간을 피해 이른 점심을 먹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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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셔츠의 하르방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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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젓, 멸치젓, 고등어조림, 야채, 고추
멸치젓은 내 입에 딱 맞는 짠맛과 쫄깃한 식감으로 잘 지은 쌀밥하고 환상적인 조화 예감, 나머지 밑반찬도 수준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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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돔 조림
메인 메뉴인 줄 알았는데 사이드 메뉴라고 한다. 밥 한 그릇으로 이 많은 반찬이 감당이 안된다. 특히 자리돔 조
림은 놋쇠 그릇을 이용해 양념이 잘 베이도록 뜨거운 불에 조렸다. 밥 한 공기 가지고는 안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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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재기국(전갱이)
제주 토속음식이라고 한다. 배춧국에 생선(전갱이) 넣고 된장 적당히 풀어 푹 끓인 단순한 음식이다. 된장이 맛
있고 생선이 신선해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다 일치한다. 제주도 맛집 리스트에 올려 문의하는 사람에게 소개하
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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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공항
12시 50분 출발이다. 강 선생님과 점심을 마치고 공항까지 바래 주겠다는 것을 사양하고 오현단에서 작별을 했
다. 짧은 틈을 이용해 제주올레 잃어버린 18코스를 찾아 나섰다. 17코스 간세라운지부터 중앙로, 오현단, 동문
시장 로터리까지 숙제를 마자 하고 택시로 공항까지 왔다. 일찌감치 탑승수속을 마치고 출발 게이트에 도착하
여 활주로를 이 착륙하는 비행기 구경에 푹 빠졌다.
2018년 11월 24일
삭제된 댓글 입니다.
짐 내려놓고 나면 자칫 헤이해 집니다, 마음 다잡읍시오.
지는 1월에 들어와 10km 산책하면서 무릎 점검을 하고 있는데 통증이 조금 남아 계속 관찰 중입니다.
제주올레 19~21코스는 재작년 4월에 답사를 하셨으니 제주 올레 전코스를 완주하셨네요~
장거리 산행을 믾이 하신 관게로 무릅에 무리가 온것으로 보이는데 이제는 거리와 시간을
축소하여 산행을 즐기시기 바랍니다. 아모쪼록 빠른 회복 있으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주의 당부 명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