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곤명의 아침...흐렸다.</P>
<P>원래는 석림을 갈까 했다...곤명에 오면 1순위가 그래도 석림인데...</P>
<P>석림에 대해서 너무 많은 간접 경험을 했다...</P>
<P>심천에서 짝퉁 석림도 보았고 석림에 대한 사진 정보도 이미 너무 많이 섭렵한지라...</P>
<P>이상하게 오래 사귄 여자친구처럼 신선한 매력이 끌리지 않는다.</P>
<P>그래서 새벽에 축구를 보느라 부족했던 아침잠을 조금 넉넉히 채워주고</P>
<P>소수민족 민속촌과 서산용문석굴을 오늘의 일정으로 정했다.</P>
<P> </P>
<P>아침에 일어나 바에 가서 아침 메뉴를 보니 예상대로 토스트와...그 무리들...식상하다.</P>
<P>호스텔 밖으로 무작정 나가보았다.</P>
<P>한 식당에서 사람들이 몇 줄지어 서 있다.</P>
<P>메뉴를 탐독해보는데 좀처럼 나에게는 답이 나오지 않는다...</P>
<P>몇 분 고민하다가 소화할 수 있을 것 같은 메뉴 하나를 골라 집었다...</P>
<P>주문하려고 하니...돌아오는 답은 아침 식사 메뉴로는 안된다는 것 같다.</P>
<P>다시 고민을 한다...눈에 들어오는 단 한가지는 그냥 흰죽 사진이 보인다...값도 저렴하고...</P>
<P>죽이야...어디든...그리고 아침 빈 속을 다스리기에는 적당한...</P>
<P>가볍게 나온 흰죽...닭고기 갈아서 함께 나오시는데 그 맛이 딱이다...</P>
<P>몇 분 고생해서 기껏 얻은 흰닭죽...맛있다...값도 싸다...4원...만족이다.</P>
<P>이 호스텔에는 슬리퍼가 없다...오늘은 슬리퍼의 소중함을 깨달았다.</P>
<P>평소 숙소에서 걸레같은 슬리터 대충 발로 차 제키며...무시했던 놈인데...없으니 씻을 때 이놈이 간절하다.</P>
<P>호스텔에 가서 15원 주고 촌빨날리는 노랑 슬리퍼 하나 구매했다.</P>
<P>한국가면 거들떠도 안볼 시장통 슬리퍼...ㅎㅎ 그러나 지금부터는 집에 갈 때까지 나의 소중한 발바닥이 될 것이다.</P>
<P>짐을 대충 챙겨 소수민족민속촌으로 향한다.</P>
<P>버스 두 번을 갈아터서 민속촌에 도착...겨울이라 그런지 손님이 적어 다소 적막하다...</P>
<P>첫 느낌은 약간 허접하였다고 표현하고 싶다..</P>
<P>그러나 소수 민족의 이미테이션 삶의 흔적을 모두 느낄 수 있어서 그것으로 만족한다. </P>
<P>민속촉에서 인상적인 것은 두 가지...</P>
<P>첫째는 아름다운 문화유산일 수 있는 소수민족들의 삶과 생활문화가</P>
<P>그저 관광객에 보여주기 위한 광대같은 모습으로 다가와 안타까웠다는 것...</P>
<P>그리고 두 번째는 묘족 마을을 방문했을 때 이 소수민족이 모두 크리스챤이란 것...</P>
<P>묘족 마을엔 십자가 세워진 교회가 서있었고 그 교회에서 묘족 소수민족들이 찬송가를 불렀다.</P>
<P>목사 같은 사람이 나와서 축도를 하는 모습도 재현해 주었다.</P>
<P>문득 나의 감동 영화 중의 하나인 '미션'이란 영화가 계속 뇌리에서 떠나질 않는다.</P>
<P> </P>
<P>그리고 민속촌 서문으로 나와 서산용문석굴로 가는 로프웨이역으로 걸어 갔다.</P>
<P>로프웨이 왕복표를 70원에 끊고 탑승...15분 정도 타고 해발 2200m 산 정상으로 오른다...</P>
<P>산 정상의 용문석굴은 뤄양의 그것과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P>
<P>소박하다고나 할까? </P>
<P>산 정상에서 내려다보이는 호수의 절경을 극찬하였던데...오늘은 날이 흘려 아쉽게 아래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P>
<P>날씨만 맑다면 서산용문석굴은</P>
<P>매우 추천할 만한 곳인 것 같다...</P>
<P>주의할 점은 로프웨이가 4시되면 문을 닫으니 반드시 그 전에 내려와 타야 한다.</P>
<P>난 어정거리다 4시가 넘어 왕복표의 절반을 날리고 자가용 삐끼 행님에게 10원 바치고 산정상을 내려왔다.^^</P>
<P> </P>
<P>운남성 여행중인 공자팀과 문자로 접선을 시도한다...</P>
<P>접선 예상시간 6시 15분인데...내가 조금 늦어지고 있다...</P>
<P>곤명역에 도착했는데 공자가 말한 장소 진마펑에 가는 버스 정류소를 해맸다...</P>
<P>겨우 찾아 107번 버스를 탔는데 노선도에 나온 정류소 개수대로 내렸는데...허걱...진마펑이 아니다.</P>
<P>두 코스 전에 내렸다...분명히 타기 전에 노선상으로 다섯 정거장이 맞는데...이해할 수 없다.</P>
<P>공자팀이 나 때문에 식사를 못하고 기다리는 것 같아...마음이 조급하고...미안해진다.</P>
<P>다시 버스를 타고 진마펑에 제대로 내렸다...공자가 말한 간판을 찾느라...위로 간판들을 연신 쳐다본다...</P>
<P>제기랄...간판만 쳐다보다가 오토바이랑 제대로 부딪혔다...</P>
<P>그것도 무릎뼈에...처음엔 괜찮은 것 같았다...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뼈 통증이 심해져 온다...</P>
<P>작년에 중국에서 산 호랑이 기름 소염제를 가져왔다...떡이 되도록 바르고 자야겠다...</P>
<P>내일되면 제법 통증이 있을 것 같다...호도협 가야되는데...조금 걱정이다.</P>
<P>상쾌한 친구 나나나랑 공자팀과 접선 후 훠거 식당으로 간다.</P>
<P>사진으로만 보던 깜냥도 직접 만나서 반가웠다...</P>
<P>공자팀의 여행에 있어서 심슨님이 분위기 메이커로서 큰 역할을 해주신다고 나나나가 전한다...</P>
<P>짧은 시간이었지만 심슨님은 재치와 순발력이 충만한 사람으로 느껴진다...</P>
<P>공자는 수면부족인지...다른 이유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완전히 맛이 갔다...ㅎ</P>
<P>합류한 시점에 훠궈 식당에 자리가 없어서 모두 대기실에 기다리고 있는 중이었다...</P>
<P>나 때문에 식사를 못하고 기다리는가 싶었는데 테이블 대기중이어서 그나마 늦게 합류한 미안함이 다소 위안이 되었다.</P>
<P>공자팀은 마지막 헤어지는 날이고 샹그릴라 추위와 그동안의 여정때문인지 모두들 약간 지친상태?</P>
<P>아무튼 그래보였다...식사 후 헤어지는데 나의 식사값을 모두 사양하신다...그런 뜻으로 접선한 것은 아닌데...</P>
<P>극구 사양하신다...호텔로 가시는 길에 음료수라도 사드릴려고 드린 돈도 다시 내 주머니로 돌아온다...</P>
<P>생명력 강한 나의 돈이다...ㅋㅋ</P>
<P>살다보면 언젠가는 갚을 날이 있음을 믿고...심슨님께서 다음에 부산가면 얻어먹겠다는 그 말...깊숙히 저장해 둔다.</P>
<P>숙소로 돌아가는 길...무릎이 아린다...으...</P>
<P>시우담 형님...카페 들어올 시간인데 제가 안들어오니 공자랑 아직 있나보구나라고 문자 날려주신다...</P>
<P> </P>
<P>숙소로 돌아와 바에 나가서 인터넷 접속하여 오늘의 일기를 쓰려고 노트북을 펼친다...</P>
<P>그런데 자리가 없어 합석을 허락받고 거피 한 잔 시켜 앉았다...</P>
<P>옆에 나랑 다른 공기 마시는 키 큰 아메리카 친구가 나를 띄엄띄엄보더니..</P>
<P>"한쿡말 하쭐 아쉐요?"라고 한다...나를 보고 한국사람으로 맞추었다...</P>
<P>이 때 부터 우린 한국말로 대화를 한다...</P>
<P>강원도 삼척에서 초등학교 원어민교사로 1년 근무했다고 한다...</P>
<P>한국 단어 띄엄띄엄 제법 한다...나온 단어를 살펴보면...</P>
<P> </P>
<P>소추 머코 시포요...</P>
<P>다칼비 진차 마씨써요...</P>
<P>한쿡 여차 아주 이퍼요...</P>
<P>캉원도에서 일해써요...그런테 안초았써요...싸람 적코...춥코...재미가 업써써요...</P>
<P>나토 푸산 가퐜써요...푸산...아름타워써요...바타 머쳐써요...</P>
<P>ㅋㅋ...대충이러했다..</P>
<P>지금은 중국에서 머물며 중국말 배우고 있는데 한국말보다 더 어렵다고 한다.</P>
<P> </P>
<P>이 친쿠가 한쿡 싸람 만나 반캅타고...맥추를 세 평 산다...^^ <--녀석의 발음...</P>
<P>오랫만에 한국말을 사용하니 재밌는지 카페 글을 쓸 시간을 주지 않는다...계속 말을 건다...</P>
<P>중쿡와서 나도 오늘 처음 술을 마신다...그것도 나랑 다른 공기 마시는 이 친구와...</P>
<P>취기가 오를 무렵...이 친구랑 헤어질 무렵...</P>
<P> </P>
<P>오하이오주 아메리카 : "너는 이르미 머예요?"</P>
<P>솔개그늘 : "나는 황병기라고 합니다...당신은 이름이 무엇입니까?"</P>
<P>대충...존 뭐시기라 나오길 예상한다...그런데...</P>
<P>오하이오주 아메리카 : "나는 김대식이라코 합니다."</P>
<P>푸하하하하...자기 한국 이름이 김대식이라고 한다...</P>
<P>둘이서 한참 웃었다...</P>
<P>그리고 서로 "대식아, 반갑다.." "뱅기야, 반갑타'</P>
<P>그렇게 한 바탕 떠들석하게 웃었다...</P>
<P>녀석이 가고 이제서야 일기를 쓴다...</P>
<P>술도 취하고 맥주에 소피도 마렵고...무릎도 아프고 제길...갖가지 고통이 동시에 밀려온다.</P>
<P>소변, 숙취, 무릎, 수면부족, 샤워, 안구건조, 빨래 등 </P>
<P>대식이가 한국에서 조금 힘들었다는 얘기에 마음이 아프다...</P>
<P>그래도 내가 오늘 자기 한국말 연습시켜주고...유쾌하게 만들어 보냈다...이미지가 조금 나아지길...</P>
<P>오줌보 포화상태로 인해 방으로 가야할 것 같다...</P>
<P>오늘은 대식이로 인해 즐거웠다...</P>
<P>한국말 떠듬이...대식이...안뇽...^^</P>
<P> </P>
<P>호스텔 바에는 아직도 나같은 올빼미들이 노트북이랑...맥주랑...기타랑...놀면서 잔잔한 수다를 뜰고 있다...</P>
<P>이것이 배낭여행자들의 삶이다...</P>
<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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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우.. 큰일 나실뻔 했네요.. 전 예전에 동행하고 얘기하느라 앞을 안보고 걷다가 간판에 얼굴을 쾅하고 부딪힌 기억이 있어요. 소리가 엄청 커서 길에 있던 사람들이 다 웃었는데.. ;;;;;; 그래도 한국말 할줄 아는 미국인을 만나셨다니.. 생각만 해도 재밌네요. 제가 여행했을때 그런 사람만났음 되게 재밌었을텐데 ㅎㅎ 무릎은 파스 팍팍 붙이시고 얼른 낫길 바랍니당
그 먼 곳에서 처음 만나뵈니 더욱 반가웠어요.. 많은 얘기를 나누고 싶었는뎅.. 생각보다 너무나 젊어보이시구, 선하신 인상이 기억에 팍팍 !! 그 날이 함께하는 마지막 날인데다가 쿤밍이라는 베이스캠프에 도착하니 모두가 긴장이 풀려서 맥이 풀린 상태였답니다. 또, 그 전날 샹그릴라에서 넘 춥게 자고 새벽에 축구보고 일찍 나서느라 감기까지...공자님은 완전 맛이 간 상태였죠!! 좀 더 많이 대접해 드렸어야 하는뎅....
다리는 좀 괜찮아 지셨는지요? 연신 무릎을 만지시는 모습에 걱정이 많이 되었거든요... 참, 버스 노선은 자세히 보면 진마방이 거의 종점 근처인데, 갈 때 정차하는 곳과 올 때 정차하는 곳을 같이 표시를 해놔서 헤깔렸을 겁니다. 다시말해, 진마방이 올 때 내리는 코스인데 아마 정류장 갯수만 보고 내리신 것 같네요.. // 김대식씨 글 읽다가 쓰러집니다....ㅎㅎㅎㅎㅎ
첫댓글 새로운 인연이(물론 악연이면 큰 일이지만) 여행중 별미 가운데 최고라고나 할까? ^ ^ 늘 좋은 인연 따라 다니는 것 같아 좋아 보이네요~ 무릎 더 악화 되질 않기를! 그래서 호도협도 무사히 지나가시기를!!
저도 그러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호도협 먼지 뒤집어 쓰더라도.
삭제된 댓글 입니다.
호랑이기름 신통력 좋습니다. 견딜만해요. 감사합니다.
오우.. 큰일 나실뻔 했네요.. 전 예전에 동행하고 얘기하느라 앞을 안보고 걷다가 간판에 얼굴을 쾅하고 부딪힌 기억이 있어요.
소리가 엄청 커서 길에 있던 사람들이 다 웃었는데.. ;;;;;; 그래도 한국말 할줄 아는 미국인을 만나셨다니.. 생각만 해도 재밌네요. 제가 여행했을때 그런 사람만났음 되게 재밌었을텐데 ㅎㅎ 무릎은 파스 팍팍 붙이시고 얼른 낫길 바랍니당
저도 영어하면 대식이처럼 하니까 피장파장입니다. ㅎㅎ
무릎에 금이나 안가야 활텐데...오트바이랑 부딪치고 괘안나?
통증은있는데 느낌에 뼈에 금은 가지 않은듯해요. 견딜만한걸 보니
약국에가서 호랑이 연고하나 사서 바르면 어떨까? 무릎에 침바르고 자면 좀 나을려나 ㅎㅎ.
호랑이 연고 발랐습니다. 효과있는듯 합니다. 또 사가야겠습니다. ㅎ
몸 조심하면서 여행하시기를.... 카페의 운남여행 동참못해 아쉬웠지만, 솔개그늘님의 생생한 여행기 즐겁게 읽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지금은 다리 게스트하우스에 막 짐을 풀었습니다.
그 먼 곳에서 처음 만나뵈니 더욱 반가웠어요.. 많은 얘기를 나누고 싶었는뎅.. 생각보다 너무나 젊어보이시구, 선하신 인상이 기억에 팍팍 !! 그 날이 함께하는 마지막 날인데다가 쿤밍이라는 베이스캠프에 도착하니 모두가 긴장이 풀려서 맥이 풀린 상태였답니다. 또, 그 전날 샹그릴라에서 넘 춥게 자고 새벽에 축구보고 일찍 나서느라 감기까지...공자님은 완전 맛이 간 상태였죠!! 좀 더 많이 대접해 드렸어야 하는뎅....
다리는 좀 괜찮아 지셨는지요? 연신 무릎을 만지시는 모습에 걱정이 많이 되었거든요... 참, 버스 노선은 자세히 보면 진마방이 거의 종점 근처인데, 갈 때 정차하는 곳과 올 때 정차하는 곳을 같이 표시를 해놔서 헤깔렸을 겁니다. 다시말해, 진마방이 올 때 내리는 코스인데 아마 정류장 갯수만 보고 내리신 것 같네요.. // 김대식씨 글 읽다가 쓰러집니다....ㅎㅎㅎㅎㅎ
다리는 양호한 것 같아요. 그날 뜻하지 않게 대접받는 꼴이 되어 많이 죄송합니다. ^^ 지금 리장입니다. 지도없이 다녔더니 밤에 호스텔찾느라 열나게 뱅글뱅글...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