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이야기] 종의 기원
장동석 출판도시문화재단 사무처장
'생물은 자연선택 통해 진화한다' 주장… 창조론과 부딪히며 사회적 파장 컸죠
"자연선택은 오로지 경미하고 이로운 잇따른 변이들을 축적하는 것에 의해서만 작용하므로,
거대하고 급격한 변화가 생기게 하지는 못한다."
영국의 생물학자 찰스 다윈(1809~1882)이 1859년 발표한 '종의 기원'은 "물리학의 뉴턴 역학과
더불어 인류의 자연관·세계관 형성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평가받는 고전입니다.
본래는 '자연선택에 따른 종의 기원에 관하여, 혹은 생존 경쟁에서 유리한 종족의 보존에 대하여'라는
굉장히 긴 제목이지만, 흔히 줄여서 '종의 기원'이라고 불러요. 다윈이 '종의 기원'에서 주장한 진화론은
"19세기 이후 인류의 자연과 정신문명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오게" 한 이론이에요. 현대에 들어서는
사회학과 지질학, 심리학 등 다양한 학문에 응용되면서 큰 영향을 주고 있어요.
'종의 기원' 초판
다윈은 1831년부터 1836년까지 약 5년간 탐사선 비글호를 타고 남반구 대륙과 섬들을 답사했어요.
그는 자연환경과 다양한 생물 등을 관찰하면서 노트 기록을 18권 남겼고, 이를 바탕으로 1839년에
'비글호 항해기'를 출간합니다. 이 항해에서 진화론에 확신을 갖게 된 다윈은 온 힘을 기울여 진화론에
관한 자료를 정리해 논문으로 발표했고, 마침내 '종의 기원'을 출간하면서 '진화론' 혹은 '진화 사상'을
세상에 내놓았어요. 초판 1250부는 첫날 모두 판매됐고, 한 달 만에 3000부를 더 찍었다고 해요.
종의 기원에 대한 세간의 관심과 반응이 컸던 거예요.
다윈이 종의 기원에서 보여주고자 한 핵심은 '자연선택을 통한 진화'라는 개념이에요. 다른 생물보다
유용한 변이(혹은 특징)를 가진 생물은 그 변이가 아주 사소해도 생존 확률이 높아요. 당연히 유용하지
않은 변이를 가진 생물은 사라질 수밖에 없죠. 유용한 변이는 살아남고 유용하지 않은 변이는
사라지는 것을 다윈은 '자연선택'이라고 불렀어요. 변이가 신의 섭리로 일어나는 게 아니라,
생물들이 생존 투쟁을 하는 과정에서 자연적으로 벌어지는 선택이라는 뜻이에요. 다윈은 이를
통해 생활 환경에 적응한 개체들이 살아남는 일이 반복되면서 생물은 진화하게 된다고 생각했어요.
다만 진화는 매우 긴 시간 동안 더디게 진행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단시간에 진화 과정을
목격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종교계 등의 극심한 반대를 예상했기 때문이에요.
다윈의 주장이 던진 사회적 파장은 컸어요. 당시는 기독교 세계관, 즉 각각의 생물은 그 모습 그대로
창조됐다는 믿음에 기반한 사회였어요. 생물이 진화한다는 다윈의 주장과 생각 자체가 불경스러운
일이었던 거죠. 그럼에도 '종의 기원'은 출간 이후부터 인간을 비롯한 자연계의 본질을 이해하는
데 적잖은 해답을 제시해주며 오늘날까지 읽히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