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나인티와 함께 한지 벌써 3년째인 라이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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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유독 모터사이클을 탈 때 집착하는건 바로 패션인데요. 특히나 이 나인티는 딴 바이크보다도
더 이 패션에 민 감한 바이크더군요. 라이딩 패션에 눈을 뜨게 해준 아주 훌륭한 바이크가 바로 나인티입니다.
레트로 모터사이클 붐의 르네상스를 열었다고 평가되는 나인티 덕분에 배운것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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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놈의 패션이 뭔지 ...
나인티 때문에 만들게 된 카본 가방 제작기를 포스팅해보겠습니다. 대략 3부 정도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요즘 영상이 대세라 영상으로도 만들기위해 대본도 쓰고있지만
역시나 글 쓰는것이 아직까지는 더 즐겁네요~ 집에서 혼자 타자치는것도 하나의 힐링이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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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상 제 나인티에 어울리는 사이드백을 찾지못했기에 평소 여러 백팩을 메고 다녔는데요
그중 모터사이클 전문 브랜드로 악시오 [AXIO] 라는 브랜드를 공교롭게도 두 제품이나 소유했었습니다.
하나는 사진에 보이는 어반계열이였고 다른 하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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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전에 잠시 소유했던 스위프트1.0 이라는 스포츠 모델이였습니다. 2.0은 디자인이 더 화려했습니다.
지금은 구하기도 어려운 모두 올드 모델이며 아마 단종됬을겁니다. 출시한지 10년은 넘었을거에요~
쉘의 소재는 폴리카보네이트였고 스위프트 모델은 스포츠 모델이라고 해놓고 코너링 시에 헬멧 뒤와
간섭이 생기는 문제와 생각보다 밀착도 안되고 제일 중요한건.. 달리다가 지퍼가 열리는 말도 안되는 현상때문에
구매후 3개월만에 팔아버렸습니다.
최근 나인티와 어울릴듯하여 아마존 뒤져서 어렵게 구하고시즌때마다 카메라 넣고 지갑 넣고 메고다녔던
어반 모델은 제 몸에 비해 작을 줄 알았는데
가방만 보이더라구요.. 심지어 저 안에 60%가 비어있는 상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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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존재감을 느껴! 내가 주인공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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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 받았어! 샤이닝 해!! 나만봐! 나를 찍어!! 내가 주인공이라구!
급변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10년전 디자인은 남한산성과 동급이 되어버렸죠.
핸드폰, 카메라는 정말 작아졌고 노트북을 위협하는 아이패드가 생겨 났으며
손바닥 반만한 액션캠과 작은 보조 배터리로도 몇시간 분량의 영상을 찍을 수 있는
그런 첨단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제가 경험한 가방들은 너무 컸습니다.
2년에 한번 찍힐까 말까한 제 라이딩 영상인데.. 가방만 보였습니다... 심지어 찍히고 보니 가방이 하나도 안이뻐..
나인티랑 전혀 안어울려...
그렇게 10년동안 라이딩 가방에 집착하여 이런 저런 브랜드를 샀다가 팔았다가 반복한 저는
18년도 여름 위 영상 라이딩을 계기로
'단 하나라도 내가 원하는 대로 만들어보자'
자기전에 계획과 상상의 나래만 펼치는 무한 고뇌의 싸움에서 나와, 귀찮음을 뒤로 하고 죽이 되든 밥이되든
나름 본격적?으로 개발에 착수하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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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디자인은 백팩으로 설정했습니다.
'오도바이엔 역시 백팩이지!' 라고 고정관념의 지배를 받던 시기였습니다.
디자인은 항상 경험에서 부터 나온다고 백팩 말고는 몰랐던 저에게는
백팩은 내가 정말 정말 필요한것이야!! 라고 세뇌하며 그렸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갑자기!
폴리카보네이트에서 리얼 카본으로 쉘의 소재만 바뀌었지..
결국 비슷한 결과물이 나오겠는데?!!
잘못하면 헬멧과 닿을수도 있을텐데.. 표면의 스크래치에도 약할수도 있을텐데..
나는 레트로하게 디자인해서
나인티랑 어울리게 만들고 싶었는데..
현타가 미간을 스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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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섹시한 등엔 섹시한 가방이 딱이야~ 라고 자뻑중에 나온 허세드로잉..
뭔 짓을 해도 저렇게 만드는건 불편하고 제작비만 무지하게 비싸 보이네요..
의미없다..등보호는 등보호대에게 양보합시다.
무엇보다 백팩은 너무 클거 같은데.. 나중에는 백팩을 만들어도 지금 내가 원하는건
현대인의 생활을 반영하여 기존의 백팩보다는 확실히 작고 힙색보다는 커서 아이패드11인치는 들어가고
지갑도 들어가고 에어팟도 넣고 소니 액션캠도 넣어야 하고 뭐 그런 작고 소중하고
비싼 아이템을 넣을 수 있는 아름다우면서도 균형미 있게 만들어진 그런
적.당.한. 사이즈의 가방이 필요하다!
나는 존경하는 잡스의 세계를 살아가는 현대인이야!! 라고 외치고
급 디자인 노선 변경을 시작합니다. 사실 드로잉할 때는 이런 고민이 즐겁습니다만
3D 작업이 들어가고 이렇게 노선변경하면 과거의 저를 쫒아가 관자놀이를 가격하고 싶어집니다.
다행히 본래의 목적으로 돌아와서 새로운 마음으로 컨셉을 잡아 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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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링백? 숄더백? 라이딩기어를 착용하고 한팔 넣고 다음 팔을 넣기 힘들어서...
한마디로 백팩이 싫어서 나온 디자인
이미 시장엔 슬링백이라고 많은 디자인이 나와 있더군요. 하지만
'우리 공장은 카본을 만드는 곳이니까! 리어휀더 카본쉘 불량나서
못나가는거 잘라다가 하드쉘로 써봐야겠다!
나만의 리얼카본백이라니!' 세상에 처음 선보이는거 아니야~
라고 카본을 염두해두고 허파에 기쁜 바람 가득채우고 디자인을 들어가기 시작합니다.
실제로 제가 디자인에 쓰려고 하는 하드쉘의 카본 부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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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어휠에 장착된 스플래쉬 가드와 리어휀더의 불량 제품 일부를 재활용하여 하나만 만들어보는 것을 컨셉으로 시작합니다.
저거 하나 하나 원가가 어마어마하거든요..실제 카본원단 가격이 어마어마합니다..
하지만 또 실패작이 쌓이거든요.. 기포 있거나 결 나가서 불량으로 쌓여있는 초기 제품이 공장 한켠에
쌓여 있는것이 아까워서라도 내 꼭 성공한다고 다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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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볼때마다 카본 뽕받는 사진~
카본이 제일 아름다운 시간 석양질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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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은 역시 드로잉까지만 꿀잼~
가죽 혹은 패브릭 커버가 카본을 덮는 것을 디자인 확정으로 합니다.
카본자체는 강성이 철보다 5배 강해도 표면의 카본 UV 전용 차단 코팅은 오래 쓰면 생활스크래치가
생길 수 있거든요. 콤파운드로 제거할 수 있다고 해도 귀찮으니까요~
그리고 저 커버와 카본 사이로 지퍼를 감출 수 있게 디자인했습니다.
달리면 지퍼 슬라이더가 막 미친듯이 춤을 추는 꼴이 싫었거든요.. 또 고속에서 지퍼가 위로 향하고 있다면
엄청난 바람에 지퍼가 열려서 가방이 입을 벌리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또 디자인적으로 보면 훨씬 레트로한 컨셉을 뿜 뿜 할 수있도록 커버 비율을 늘렸습니다.
제목이 나인티 [레트로 바이크]와 어울리는 카본백을 만들어보자! 이 이유에도 가장 크게 부합합니다.
아무리 카본이 좋아도 너무 다 드러나면 질릴 수 있거든요.. 저는 제가 만든 가방을 맨날 메고 다니고 싶습니다.
질리지 않게 디자인하고 기능을 최우선으로 해야만 평생 쓸 수 있다는 기초 중에 기초입니다.
상단의 손잡이는 거추장스럽고 활용도가 적기 때문에 과감하게 삭제하기로 결정하고
최대한 심플하게 최종 2D 디자인을 진행해보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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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D 디자인까지는 정말 마음에 들게 나와서 아 무슨 컬러로 하나 만들지
행복한 순간을 만끽하기도 전에...
디자인처럼 만드려면 휀더를 재활용해서 만들수는 없다는 카본기술부의 판정을 받습니다..
!!!??
이유인 즉슨 휀더는 모서리가 평평하기때문에 디자인처럼 모서리부분을 각지게 형태를
잡을 수 없다는점이였습니다.
더군다나 카본쉘과 페브릭과 봉합은 아무도 시도도 못해본거라
현실적인 문제에 막 부딪힙니다..
디자이너는 고집이 있어서 본인이 디자인한대로 만들어야 잠도 잘오고 그러거든요..
근데 문제는 고집부릴려면
그러면 전용쉘을 만드려면 3D 모델링, 3D 프린팅 또 몰드도 만들어야하고
기술적인 부분도 해결할게 역시나 산처럼 늘어나는 단계에 봉착한겁니다.
이건 개인이 공장 한구석에서 꽁냥꽁냥 자기 만족하면서 만드는 수준을 확 넘어갑니다.
'아니 난 내꺼 하나 만들어 보겠다는건데.. 그렇게 본격적으로 해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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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생각하면서 이미 3D 모델링을 진행해버리는 패기
"디자인을 버리기엔 아깝자나...내가 이거하려고 얼마나 고심했는데.. 내 10년짜리 프로젝트다..
쉘하나만 우선 3D 프린터로 뽑아서 해보자" 팀원을 설득하여 뚝딱 3D 모델링을 해냅니다.
보기엔 간단해 보여도 치수부터 스트랩의 방향까지 고려하여 바디를 모델링하였...지만
역시나 가방과 모터사이클 제품과는 큰 거리가 있음을 크게 깨닫는 순간이 다가오고 있음을
이때는 몰랐습니다.
맨날 바이크에 카울 달려고 설계만 했지.. 가방에 카본달린다고 같은 설계가 아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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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크 3D 역설계하고 열심히 디자인하고 모델링하고.. 바이크는 자신이 있습니다만..
완벽히 다른 차원의 작업이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그냥 세상에 없는 나만의 카본 가방 만든다고 디자인만 보고 뿌듯해 했던 저에게 뺨을 한대 갈기고 싶네요
비슷할것이다 라고 생각했던 범주에서 한참 벗어나
다른 차원의 작업이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그냥 세상에 없는 나만의 카본 가방 만든다고 디자인만 보고 뿌듯해 했던 저에게 뺨을 한대 갈기고 싶네요
세상에 없는거 만드는건 역시나 미친듯이 어려운건가 봅니다.
다음편에는 3D 프린팅, 카본쉘 제작기와 드디어 가방의 형태를 갖추어가는 과정까지 제작기 올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아래는 비엠 나인티로 만든 저희 인터뷰영상입니다.
이때 나인티로 코너탄다고 재밌었는뎁..
날도 풀리니까 코너함 타러가면 좋겠네요~
다음편으로 찾아뵐게요~
첫댓글 우와 하나하나 정독하며 읽었습니다. 이런 게시물 너무 오랫만이라 감동적이기까지 합니다. 역시 동영상으로 휘리릭 지나가는 것보다는 혼이 담긴 듯한 텍스트와 사진 너무 좋습니다(국민학교 다닌 세대라 그런가 봅니다). 다음 연재를 고대합니다.
감사합니다~ 정독까지 해주실 분이 계실지는 몰랐네요.. 작년 말부터 만든 제작과정을 스스로 정리할겸 올리는 글인데 감동까지.. 영광입니다. 빨리 다음편 써봐야겠네요!
영상은 유행이지만
글을 쓰는건 유행을 타지 않죠
나인티처럼 레트로 입니다
크 명언입니다~감사합니다. 역시 글로 적길 잘했네요!! 정리도 더 잘됩니다ㅎㅎ
역시 멋집니다. 로고 보고 알았네요...ㅎㅎ 2탄도 기대되네요...
헛 저희 로고도 알아봐주시고! 감사합니다... 2탄 열심히 써보겠습니다~
최고에요
감사합니다~~
재밌게 보았습니다~ ㅎㅎ 드로잉이 예술 이시네요!!
감사합니다 빨리 후속편 올리겠습니다~
와우~ 머쮜심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