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삼자대면이 무서워서 돈내나 어플로 체불임금 받아낸 후기

[초성]

미방 제주도가서 먹은 흑돼지


게녀들 하이하이
방금 돈 받아서 완전 기쁜 마음으로 후기 남겨봄 ㅎ


먼저 상황 설명부터 하자면
나는 2016~2017, 2018~2019 총 26개월동안 한 매장에서 근무했었어
시간대는 야간이었고 주5일 10시간 근무였음
2016년도에 1년동안 다니고 퇴사했고, 그뒤에 2018년에 재입사해서 2019년 8월 2일까지 일했음

퇴사 계기는 사장의 일방적인 해고였어
8월 2일 근무를 마치고 나에게 오래했으니까 이제 일을 잠깐 쉬는게 어떻겠냐라고 여쭤보셨고
나는 당장 생계가 달린 문제라 그러고싶진 않다했고 사장은 확답 없이 생각해보자~ 하고 대화가 끝났어
그래서 나는 당연히 월요일에 평소처럼 출근을 했지만
카운터에 계신 낯선 여성분 ,,,, 알고보니 나한테 말도없이 새 알바생을 구했던거야
더 소름이었던건 이미 목요일에 알바 공고를 냈었고,, 면접은 내가 퇴근하자마자 ㅋㅋ 봤었다더라고 ㅋㅋ,,

나는 여기서 진짜로 너무 충격이었어.
아니 내가 맘에 안들어서 다른 알바를 뽑겠다 하는건 좋아 이해할수있는데
적어도 내가 다른 일을 구할때까지만이라도 시간을 줘야하는게 맞는거아니야?
근데 이건 또 싫으셨대 그만둘 사람 쓰는게 못미덥다고
그리고 사장 피셜,, 면접 본 알바생이 너무 맘에 들어서 기회를 놓치기 아까웠다고
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

개.충.격에 빠진 게녀는 빅엿을 드릴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
생각해보니까 내가 그동안 주휴수당을 한번도 받은적이 없더라구.
그리고 생각해보니까 퇴직금도 받은 적이 없어 아 해고예고수당도 받아야하는데?

그래서 근처 피씨방에 가서 열시미 엑셀을 두드려댄 결과,,

못받은 체불임금이 총 천 백 삼십만원 이나 된다는걸 알게됨!

그래서 이 돈을 어떻게 받아낼지 열심히 서치했어
노동청 민원넣는법도 찾아보고 민사소송 거는법도 찾아보고
소액체당금 제도도 알아보고 변호사 수임료라던가 암튼 하루종일 고민해보다가
내가 결국 선택한 건 '돈내나'어플을 이용하자 였음.

이 어플임

간단히 설명하자면 어플에게 3~5만원의 수수료를 내면 노동법 전문 변호사를 1대1로 매칭해주고 변호사를 통해 체불임금을 받아내면 그 중 10%를 변호사에게 떼어주면 됨

내 케이스같은 경우 수수료가 백만원 넘게 나가긴 하지만 나는 별로 아깝다고는 생각못했어.
왜냐면 우리 사장은 종종 노동청 그거 별거아니라는듯이 얘기해왔던 사람이고,,
나는 노동청 필수관문인 삼자대면을 이겨낼 자신이 없었음 ㅠ
그리고 노동청은 퇴사후 14일이 지나야 접수가 가능하다더라고
출석도 이리저리 미뤄버리면 몇달 걸리는건 예사 일도 아니고 ,,
근데 변호사 직접수임은 기다릴 필요도 없었고 후기에는 1~2주안에 해결했다는 사람도 많아보였음.
그래서 그냥 시간을 돈으로 산다 치고 맘편하게 결제했음.!

신청하니까 어플 수수료는 증거검토비용 명목으로 4만 5천원 나왔어.

이건 결제내역!

그리고 신청한 다음날 오전에 변호사님께 연락이 왔음

통화 내용은 별거 없었음 증거자료 이메일로 보내주면 검토해보고
금액 산정해서 사장 측으로 내용증명 발송하겠다 이게 끝이었음
아 다만 해고예고수당 같은 경우는 직접적으로 사장이 해고했다는게 증거가 꼭 필요해서 증거가 없으면 받기 힘들다 ~ 라고 말씀하시길래
ㅇㅋ하고 바로 사장한테 전화해서 증거 받아낸 뒤 통화녹음본 같이 제출했어

내가 보내드린 서류는 위에 내가 계산한 엑셀표, 근무일지 스캔본, 급여입금내역, 통화녹음본 이렇게였음 !


보내드린 뒤 하루 뒤에 다시 연락 오셨는데
내용증명은 발송했고 월요일에 사업주측에 도착할거다
그때 가서 사업주 반응 보고 다음 절차를 의논해봅시다 였음

주말이 어찌나 길던지 ㅠㅠ 기다리던 월요일이 되고
아마 제대로 갔나봐. 아침부터 사장한테 전화가 불티나게 오더라구,,
걍 다 무시하고 변호사님 연락오길 기다렸음.

드디어 전화가 왔는데 ,,, 아 여기서 진짜 사장 치졸함의 끝을 봄,,,
편하게 대화식으로 옮길게

사장👿:해고예고수당 못준다. 횡령으로 인해 해고했으니 정당하다.
(가게에서 파는 음식을 식대로 대신하기로 함. 그래서 새벽에 밥먹고있다가 친구있길래 먹으라고 조금 줬음. 이걸 가지고 친구에게 무단으로 무상제공했으니 횡령이다!라고 함)
변호사😇:그것은 법적으로 문제 될게 없는 사안이다. 해고사유에 해당하지않는다.
사장👿 : 그럼 다시 복직시키겠다
변호사😇 : (...) (내가절대싫다함ㅋ말이되는소릴 해야지,,,)
사장👿 : 그리고 퇴직금 주휴수당 계산 잘못됐다! 그러므로 총 금액은 900만원이다.
변호사😇 : 퇴직금에는 주휴수당을 포함해야한다. 계산상으로는 우리측이 맞다. 1130만원 지급하라
사장 👿: 해고예고수당은 아무리 생각해도 인정 못한다. 900만원만 주겠다
변호사😇 : 그러면 1000만원으로 합의를 보자.(이건내가요청함ㅠ걍질질끌기싫어서)
사장👿 : 내가 사정이 힘들고 돈도없고 웅앵웅,,, 900만원에 해주면 안되겠냐,,내일 바로 입급해주겠다,,당장 천만원은 없다,,
변호사😇 : 1000만원 밑으로는 안된다. 분할 납부를 원한다면 1100만원 전액 분할 지급하라
사장👿 : 950만원 해주면 안되냐,,
변호사😇 : 그럼 1000만원 4개월 분할 지급하는걸로 하자
사장👿 : ㅇㅋ

여기서 변호사님 의견은 전부다 내가 요청한 의견이라고 보면 됨!
변호사님이 사장 한번 나 한번 이렇게 번갈아가면서 계속 통화해주셨거든

근데 진짜 전형적인 사장들의 멘트가 고대로 나와서 좀 신기했음
알바 도둑으로 몰기부터 해서 빡빡 우기기 깎아달라하기 등등,,
그래서 변호사 선임하길 참 잘했다싶었음.
분명 내가 상대했으면 저쪽도 나 만만하게보고 막 질렀을거고
나도 사장 마주하고 저런소리 들으면 당황해서 어리버리탔을것같음 ㅠ

아무튼 이렇게 합의는 끝났어.
사실 걍 끝까지 가서 천백만원 다받아낼까도 싶었는데
저쪽에선 그럼 소송가자고 빼액거릴것같았고,, 나도 소송은 솔직히 ㅠ좀부담
첨에도 말했듯이 나한텐 시간이 젤 중요했기때문에ㅠ
그냥 저쪽에서 줄 의사라도 있을 때 마무리짓고싶었음 그래서 빠른포기했어

돈은 매달 1회 4개월간 사장이 법무법인에게 250만원 보내주고
법무법인은 나에게 수수료 10%를 뗀 225만원을 보내주시기로 함.


그리고 대망의 오늘!!!!

따라란~~~따따따란~~~~~

1회차 225만원이 입금되었슴다!

개행복 ^_^*****
앞으로 받을 게 3개월치나 더 있다 생각하니 맘이 그저 편ㅡ안



** 참고로 체불임금 받아낼때 유리해지는법!!!

1. 근무 기록 꼭!!꼭꼭 기록해놔!
이건 필수야 없어도 되긴하지만 있으면 절차가 훨씬 수월해져!
나같은 경우는 가게에 근무일지가 있었거든? 그래서 그거 매일 사진찍었었어
근무일지가 없다면 출퇴근때마다 사진을 찍어서 그걸 기록으로 써도 좋구
기록일자가 나오는 캘린더어플을 이용해도 좋아
어떤 방식이던지 근무시간과 날짜는 꼭 기록해놔!

2. 월급은 무조건 계좌로 받고 현금이면 증거 남기기
이것도 위에랑 마찬가진데 기록이 젤 중요하거든 ㅠ
현금이면 기록하기 좀 애매하잖아 그래서 내친구같은 경우는
월급 받는 순간에 사장님이랑 대화내용을 녹음하더라구 며칠했으니까 얼마 맞죠? 이렇게 물어보면서,, 이것두 좋은방법같아
물론 사장님이 순순히 인정하면야 없어도 상관없긴한데 세상엔 악덕업주가 많으니,,ㅠ

3. 폐기음식이나 식대 같은 경우 미리 증거남겨놓기 ㅠ
나도 이거에 당할줄은 꿈에두 몰랐지,,,ㅠ 아니 먹으라면서요 근데 왜 법 앞에망 가면 횡령이 되냐구 ㅠㅋㅋㅋㅋ 이부분도 사장한테 카톡해서 물어보기 등의 방법으로 미리 대비하긔,,,

항상 중요한건 기록과 증거인것같아,, 우리 다들 꼭꼭 기록하는 습관 들이자!



그리고 헷갈리는 근무법 정리해줄게

1. 지각이나 조퇴했는데 주휴수당 못받나요? 저 하루 10시간 일했는데 그럼 주휴수당은 10x8350 맞나요? 근로계약서 안썼고 사대보험 없는데 받을수있나요?

-정답 : 지각조퇴는 제외사유X!! 출근만 했다면 주휴수당 받을수있음.
최대로 받을수있는 주휴수당은 8시간을 기준으로 한 66,800원
근로계약서와 사대보험은 주휴수당과 전혀 무관함!!! 일주일 15시간 이상 일했다면 무조건 받을 수 있음

2. 지각한 벌금으로 월급 깎였어요ㅠ 시재 안맞는거 제돈으로 메꾸게했어요 주휴수당 안줘서 신고했는데 근무태만 얘기 꺼내요 ㅠ

-정답 : 어떤 경우든 근로자의 월급에서 제외시키는건 안됨! 일단 돈은 제대로 주고~ 그리고 지각벌금이라던가 시재 사비로 채우기 이거 다 불법임
혹시나 이런걸 핑계로 대면서 돈 못준다 하면 너도 배째라 들어가셈 ㄱㄱㄱ
사장이 정 이걸로 돈 받아내고싶다면 월급은 똑바로 주고 이후에 자기가 직접 '물질적' 피해를 봤다는 손해배상청구를 해야됨 근데 사실상 단순지각과 근무태만이 엄청 큰 물질적 피해를 줬다는건 증명하기 매우 힘든 일,,

3. 일못해서 짜른거니까 해고예고수당 못준대요ㅠ 가게가 망해서 짤린건데 해고예고수당 받을수있나요? 2주뒤에 그만두래요 해고예고수당은 어떻게되나요?

-정답 : 해고예고수당을 안줘도 되는 경우는 1. 근로한지 3개월 미만일때 2. 천재지변같은 이유로 사업이 불가능할때(경영악화는 해당x) 3. 근로자가 막대한 손해를 끼쳤을때 이 3가지 경우 뿐임! 단순히 일을 못한다는 여기에 해당안됨. 절도횡령을 했거나 기물을 파손해서 상당한 피해를 입었거나 무단결근해서 가게 문을 못열었거나 이런게 3번에 해당하는거지 걍 일못하고 지각하고 이거는 해당x! 가게가 망했다? 이거는 망한 이유에 따라 다른데 불이나서 사업장이 다 탔다! 가게가 한순간에 무너졌다! 이런건 못받는게 맞음 근데 걍 장사가 안되가지구 웅앵,, 가게접기로했어 웅앵웅,, 이거는 해고예고수당을 받아낼수 있다는 것! 해고예고수당은 무조건 한달이 기준임. 2주뒤에 그만두라했다면 남은 2주치 급여을 해고예고수당으로 받아낼 수 있음!


어,, 또 뭐있지,, 나머지 궁금한거 있으면 댓글로 물어봐줘
아는 선에서 최대한 답변해줄게!



글구 이건 사담인데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
나는 제일 바보같은 말이 우리사장님은 착하니까~그런거 안받아도 괜찮아 라고 생각해,,
하다못해 친한 친구라 해도 우리 돈관계는 깔끔하게 주고받잖아..
옆집 슈퍼아저씨가 선하신 분이라고 내 돈 몇십만원을 그냥 드리진 않잖아..
그리고 애초에 내돈 떼먹는 사람인데 말과 행동이 착하면 뭐해?
애초에 내손에 들어오지않은 돈이라서 내 돈같이 느껴지지않을수도 있는데
만약에 처음부터 정상적으로 받았다면! 그걸 과연 잘해준단 이유만으로 선뜻 다시 내어드릴수있을까?

나도 첨엔 맘이 좀 불편한게 없지않아있었어
그런데 다시생각해보니까 사실 이 돈은 내가 사장에게 무대가로 '빌려준'거랑 다를게 없는 돈이더라고.
내가 빌려줬던 돈 다시 내가 돌려받는다는데 뭐가 불편해? 라고 생각하니까
맘이 편해지고 한결 더 당당해질 수 있었어.

아무튼 게녀들두 자기 권리 찾아서 정당한 댓가 받고 일했으면 좋겠어 ,,!
언젠가는 이런 법 지키는게 당연시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정말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