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게 된 것은 아주 우연한 계기였다.
대학에 다닐 시절 나의 감수성은 극에 달해있었다. 남들은 전부 지나쳤다는 사춘기가 나에게만 다시 찾아온 것 같았다. 스무 살. 나의 영혼은 그 누구보다 섬세했으며 또한 고독했다. 그 당시 누군가와 접촉하고 가까이 하는 것에 심한 거부감을 가졌던 나에게 의사소통의 상대는 일기장뿐이었다. 사내답지 않아도 놀려도 좋다. 정말로 그랬다. 매일매일 넘쳐나는 감정들을 옮겨 적었다. 뒤늦은 사춘기의 구체적 산물이었다. 격렬한 청춘과 감성의 역동 한 가운데에 내가 존재했고, 나의 글이 존재했다. 글은 의사소통의 수단이었다. 타인과 단절된 내가 택한 단 하나의 의사소통 수단이었다. 현실도피. 외면. 고립. 고독. 세상과의 단절. 감정의 산물. 열망의 구체화. 격렬하고 섬세했던 청춘. 일기장에는 여러 가지 이름을 붙일 수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교양 과목을 듣던 강의실에서 그것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연락처는커녕 이름도 써놓지 않았다. 진실로 제 것이라 여기는 물건에는 도리어 제 것이라는 표시를 안 하기 마련이다. 단 한 순간도 내 손을 떠날 것이란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문득 두려워졌다. 그것을 잃어버렸다는 것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그것을 읽게 된다는 것이 두려운 것이다. 의사소통의 상대가 그것뿐이었던 만큼 그 안에는 나의 내면이 가득 들어차있었다.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을 것이고 보이지 않을 나의 내면이. 날카롭고 사나운 인상과는 달리 섬세하며 외로움을 많이 타고 음울하며 비관적인 내 내면이 그 안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그것을 읽게 될 당사자는 내가 누군지 모를 테지만, 난 수치스러워 견딜 수 없었다.
빈 강의실에 홀로 남아 일기장을 찾아다녔다. 어쩌면 캠퍼스 어딘가에 떨어트렸을지 모른다. 마음씨 착한 누군가가 분실물 센터에 가져다 두었을지 모른다. 깨알같이 적혀있을 글자들이 나를 괴롭게 했다. 누군가 강의실 안으로 들어왔다. 하얗고 말간 얼굴이었다. 처음 보는 얼굴이었다. 아니, 어쩜 계속 보아왔던 얼굴인지도 모르겠다. 허리를 숙여 일기장을 찾다 말고 똑바로 서서 그를 바라보았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정적이 흘렀다. 말이 없이 나를 응시하던 그가 가방에서 무언가를 꺼내 내밀었다. 꽤 멀찍이 떨어져 있어 형체밖에 보이지 않았지만 그게 무엇인지는 금세 알아챌 수 있었다.
“이거, 네 거지?”
목소리가 쾌활하다고 생각했다.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그에게 다가갔다. 나의 내면이, 감정의 산물이, 열망의 구체화가, 격렬하고 섬세했던 나의 청춘이 다른 이의 손에 들려있었다.
그것이 그와 나의 첫 말머리였다.
이름 없는 이를 위한 연서(戀書)
-ZICO x 태일-
(http://blank.dothome.co.kr)
Written by BLANK
첫사랑이었다. 짧은 구절이라해도 이 구절을 손으로 쓰고 마침표를 찍는 순간에도 후회가 없다. 그랬다. 첫사랑이었던 것이다. 대학 시절 감수성의 폭발적인 증가는 의사소통의 단절을 부르고 나를 고독하게 했을 뿐, 타인을 등진 것은 선천적인 문제였다. 타인에게 관심을 가질 수 없었다. 가지지 않았던 것이 아니라 가질 수 없었다. 왜인지는 나도 알 수 없었다. 누군가를 사귀는 일은 있어도 사랑하는 일은 없었다. 타인에게 관심을 갖지 않는다는 것은 관계를 맺지 않는다는 것과 같다. 얽히고 엉켜있는 관계의 실타래에서 동 떨어져있었던 나에게로 뻗어진 최초의 관계는 사랑이라는 이름의 얇고 가는 실이었다. 처음으로 제대로 된 감정을 마주한 나는 무엇을 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 사춘기 소년의 사랑처럼 첫사랑이 나에게 왔다.
이상하게도 그에 대한 세부적인 기억은 전무하다. 목소리며 향기, 체온, 말투, 머릿결, 얼굴생김새, 손가락 마디마디. 기분이 좋으면 어떤 식으로 웃음 지었고, 마음이 들지 않는 일이 있을 때마다 지었던 다부진 표정. 걸음걸이와 내 이름을 부르는 울림까지 모두 기억하고 있는데도, 이름이며 나이, 사는 곳은 어디였고 무슨 과에 재학했는지 하는, 그런 기억나야 마땅할 것들이 생각나지 않았다. 마치 칼로 그 부분만 날카롭고 세밀하게 도려낸 기분이다. 생각해보면 나는 그의 이름을 잘 부르지 않았던 것 같다. 목구멍에 걸려 차마 뱉어지지 않았던 그 감각만이 뚜렷하다. 목구멍에 틀어박혀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던 아련한 그 이름.
그는 아주 사랑스러운 사람이었다. 오랜 시간이 지났으니 그에 대한 추억이 지나치게 미화되었을 가능성은 물론 있으나, 그런 가능성을 포함한다 하더라도 그는 매우 사랑스러운 사람이었다. 빼쭉 치켜 올라간 눈썹과는 달리 둥글게 쳐진 눈. 눈을 깜빡일 때마다 파르르 요동치던 속눈썹. 하염없이 바라보게 되었던 그 까만 눈동자. 끝이 동그랬던 자그마한 코. 기분 좋은 호선을 그리던 입술. 어린 아이의 것처럼 뽀얗던 피부.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그의 얼굴을 어렵지 않게 그릴 수 있다. 이름과는 달리 그 사랑스러움은 질리도록 머릿속에 그렸다. 바로 어제 만난 사람처럼 아직도 생생하다.
처음 만났을 때에, 나에게 일기장을 넘겨주던 그는 내 손을 바라보며 물었다. 이름이 뭐야? 사춘기 소녀처럼 조심스러운 물음이었다. 나의 모든 것을 도로 건네받은 후에도 나는 제정신이 아니었다. 그의 손에 들려있는 게 내 마음 같았다. 일기장은 돌려받았지만 마음은 돌려받을 수가 없었다.
우지호요. 일기장을 두 손에 쥐고 대답했다. 겉표지가 가죽으로 되어있던 그 일기장을 손으로 매만졌다. 손가락 끝으로 느껴졌던, 맨들 거리면서도 섬세하게 나를 간질이던 일기장의 표지를 기억한다. 그런 사소한 감각까지 모두 기억할 수 있을 정도로 나는 긴장했었다. 우지호구나. 우지호. 청아하기까지 한 그의 목소리 역시 잊지 못했다. 낯익은 듯 낯선 내 이름을 반복하여 발음하던 그. 그는 말을 처음 해보는 사람처럼 내 이름 한 글자, 한 글자를 또박또박 발음했다. 그리곤 샐쭉 웃었다.
“너 글 참 잘 쓰더라.”
그것이 사랑의 시작이었다고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에야 감히 말해본다.
* * *
그날 이후 우리는 그 강의실에서 있던 교양수업을 함께 들었다. 다년간의 유학생활을 마치고 얼마 전에 복학한 탓에 그는 아는 사람이 없었다. 그것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등을 돌린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유는 각기 달랐으니 혼자라는 점은 같았다. 처음에는 교양수업에 국한 되어 있었던 동행이 머지않아 거의 모든 시간으로 이어졌다.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변화였기에 나나 그 역시 어떤 위화감도 느낄 수 없었다.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그를 향해 흐르는 감정이 커져갔다. 그러나 종이컵이 한쪽 밖에 없는 실 전화기처럼 마음을 전할 수 있는 것은 나뿐이었다. 그는 내 마음을 들을 수도, 그의 마음을 말해줄 수도 없었다. 관계를 잇는 실 또한 견고해지지 않았다.
그를 만난 이후로 일기장을 하나 더 만들 수밖에 없었다. 교양과목 시간을 무던히도 지루해하던 그가 내 일기장에 눈독을 들였기 때문이다. 그거 읽어도 돼? 처음 나에게 말을 걸었던 그 수줍은 목소리로 물었다. 책상 위에 얹어져 꼬물거리던 손 역시 목소리만큼이나 수줍었다.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을 줄 알았던 내면을 이미 그에게 들켰다. 그에게는 고개를 저을 필요가 없었다. 한 번 들킨 내면을 두어 번 더 들킨다고 해서 달라질 것은 없으니. 그와 나의 내면을 공유하면서 우리 사이의 가는 실이 견고하고 두꺼워지길 바랐다. 내 내면을 읽으면서 그가 나를 닮아가기를. 그가 내 마음에 가까워져 오기를.
그는 조용히 수업을 듣는 내 옆에서 일기를 읽었다. 맛있는 음식을 음미하는 것처럼 아주 천천히 한 글자 한 글자를 눈으로 먹었다. 그리고 꼭 마지막에 너 글 참 잘 쓴다. 하고 덧붙였다. 그가 보는 일기에는 그에 대한 이야기를 쓸 수가 없어서 일기장을 새로 만들었다. 새 일기장에는 그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 채워졌다. 그가 오늘 했던 이야기들. 고개를 숙였을 때, 하얀 목을 덮던 머리칼. 유려하게 흐르던 옆모습. 그를 향하던 감정의 기복과 그 섬세함. 지금은 너무 오래 되어서 색을 잃었지만 여전히 그 안에는 당시 내가 그에게 느꼈던 생소하고 서툴렀던 감정이 빼곡하게 들어있다. 그 것이 사랑이라고 말하지도 못하고 뱅뱅 돌려 달리 표현할 방법을 찾았던 나. 그는 나에게 의미를 부여받고 내 마음 속에서 계속 커졌다.
그는 가까이 할수록 신기한 사람이었다. 한 번 마음에 들어오더니 나갈 생각은 하지 않고 도리어 내 마음을 점령해 버렸다. 하루 일과가 모두 그로 도배되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그를 생각했고, 잠들기 직전까지 그를 떠올렸다. 그와 만나지 않는 시간에도 그를 생각하고 그를 추억했다. 앞에 있는 그 순간까지 그의 얼굴을 끊임없이 기억하려 노력했다. 심장 한 구석에까지 그를 심었다. 그를 빼곡히 적어 넣었다. 나에게 있어서 그는 없어서는 안 되는 사람이 되어갔다. 마치 그렇게 되는 것이 당연한 일인 것처럼 그렇게, 나에게 그는 스며들어왔다. 종국에는 그가 언제부터 내 일상에 있었던 사람인지 알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 * *
그를 적던 일기장이 절반 정도 채워졌을 때 즈음, 그가 집으로 가는 도중에 말을 걸었다. 지호야. 그 들뜨던 목소리를 아직도 잊지 못하는 것은, 그 목소리가 아름다웠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의 목소리는 황홀했다. 노을이 질 무렵의 저녁 길을 걸으면서 그의 목소리에 집중했다. 그의 목소리에 취한 것인지, 혹은 노을에 취했던 것인지 모르나 그를 따라 내 기분도 들떠있었다.
그를 사랑하게 되면서부터 그와 나를 동일시 여기는 것을 좋아했다. 그를 닮아가고 싶었고, 종래에는 같은 존재가 되길 원했다. 비관적이고 날카로웠던 나의 내면이 그를 닮아 찬란해지길 바랐다. 불가능한 일이 아닐 것이라는 생각도 했다. 실제로 나는 그를 만나면서 그를 많이 닮아갔으니까. 나의 내면을 보이면서 그가 나를 닮길 바랐는데, 반대로 닮아간 것은 나였다. 싫지 않았다. 오히려 바라던 바였다.
“영화 좋아해?”
그의 얼굴이 붉게 물들었다. 노을 때문이었는지 달리 다른 이유가 있었던 건지는 지금도 알 수 없다.
우리 학교 영화 동아리는 꽤 유명했었다. 역사도 길었고, 그만큼 성과도 좋았다. 특히나 재작년부터는 큰 단편 영화제며, 아마추어 영화제 등에 나가 상을 받아오면서 더 더욱이 유명해졌다. 영화 동아리에 들어가고 싶어 하는 아이들도 많았다. 같은 과의 아이들 중에서도 대부분이 그 유명한 집단에 소속되고 싶어 했다. 사람은 묘한 심리를 가지고 있어서, 유명인사와 함께 있거나 유명한 집단에 소속되게 되면 마치 자신이 유명인사가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낀다. 그런 기분을 느끼고 싶어서 유명한 집단에 더더욱 사람이 몰리게 되는 것이다. 우리 학교 영화 동아리가 딱 그랬다. 우리 학년 때부터는 그냥 주목 받고 싶은 골 빈 여자애들과 그 여자애들을 노리는 더 골빈 남자아이들로 가득 찬 동아리가 되었다.
나와 그도 영화 동아리에 들었다. 나도 그렇지만 그 역시 주목 받고 싶은 것도 아니었으며, 그런 여자애들을 노리는 것 또한 아니었다. 그는 영화가 좋아서 들어간 것뿐이라며 변명했지만 아님을 알고 있었다. 나는 당연히 그를 따라 왔을 뿐이다. 영화는 좋아하지만 영화를 직접 만든다는 생각은 아주 조금도 해보지 못했다. 북적북적한 영화 동아리에서도 우리는 조금 겉돌았다. 내 외향에 끌려 말을 걸었던 여자아이들이 많았으나, 그것도 얼마가지 않았다. 그에게 말을 걸었던 아이들도 마찬가지였다. 우리가 대꾸를 하지 않았던 것은 둘째 치고 그런 아이들은 우리가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전부 퇴부를 했기 때문이다. 처음에 북적북적 거리던 동아리는 선배들과 정말 영화에 관심이 있어서 들어온 아이들만 남게 되었다.
아이들이 갑작스러운 퇴부를 하게 된 것에는 다 이유가 있다. 그가 갑작스럽게 영화 동아리에 들자는 얘기를 꺼낸 것에도 이유가 있다. 처음에는 그 이유를 도저히 유추할 수 없었으나, 곧 수긍할 수 있게 되었다. 배우가 하고 싶은 것도 아니면서 영화 동아리에 들어온 여자 아이들이 많은 이유도 쉽게 알 수 있었다. 묵묵히 카메라를 잡고, 의욕이 없는 아이들에게 불호령을 내리던 남자의 존재 때문이었다.
지금 조차도 얼굴을 세세하게 그릴 수 있고, 체취나 촉감까지 기억할 수 있는 그와는 반대로, 그 남자의 얼굴이며 생김새는 기억할 수 없다. 어쩌면 일부러 기억에서 지웠을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 후자가 더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학창시절 나는 그 남자의 존재 자체를 지워버리고 싶어 했다. 간절한 바람이었고, 그것은 그로 인해 지워졌던 비관적이고 날카로우며 공격적이기까지 했던 내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본심이었다. 그의 마음에 나를 제외한 다른 이가 가까이 다가가는 것을 몹시도 혐오했었다.
언제나 그의 시선 끝에 머물러 있던 남자.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아도 사람들의 가운데에 서있던 남자. 내가 지금까지도 기억할 수 있는 것은 그가 계집애들의 관심을 끄기 좋을 만큼 단정하고 남자다운 외모를 가졌었다는 사실과 그가 유독 좋아했던 카메라를 잡던 투박하나 섬세하고 긴 손가락뿐이다. 나는 그 남자의 저주스러운 손가락만을 응시했다.
남자의 이름은 이민혁이었다. 우리 학교 영화동아리가 상을 탈 수 있게 해준 남자다. 혼자서 연출 전담과 촬영을 담당하고 있다. 부장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지는 않으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를 실질적인 부장처럼 여겼고 동아리의 부장 역시 그것을 굳이 부정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의 연출력은 실로 대단한 것이었다. 그에 대한 칭찬은 질색하던 나 역시도 그 부분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부장은 곱상한 얼굴의 여자였다. 직책을 버거워하면서도 이민혁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부장 자리를 자처하고 있다고 했다. 직책을 갖고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에는 큰 차이가 났으니까.
내가 들어오면서 다른 동아리의 사람들이나 외부에 부탁할 수밖에 없었던 대본에 대한 문제가 사라졌다. 다른 사람들의 대본을 쓰는 일도 없어졌다. 우리 학교만을 위한 창작극을 올리는 게 가능해졌다. 내 역할이었다. 대본을 쓰는 것은 즐거웠다. 그것보다 더 즐거웠던 것은 이민혁이라는 남자의 연출력에 의해 내가 원하던 구도, 혹은 그것보다 더 완성도 높은 구도와 장면들이 연출된다는 것이었다.
그의 누구보다 뛰어난 재능을 인정하고 있으면서도 나는 그를 질투했다. 질투할 수밖에 없었다. 그의 재능이 갖고 싶었고, 그의 자리가 탐났으며 그것보다 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시선의 끝자리에 그가 있다는 것이 부러워 견딜 수가 없었다. 그와 이민혁의 만남에 대해서는 영화 동아리에 들어간 이후에 알게 되었다. 이 글은 전적으로 나와 그에 대한 이야기를 쓸 예정이기 때문에 그와 이민혁의 만남에 대해서는 자세히 언급하지 않겠다. 중요한 것은 그런 것이 아니니까.
어찌하여 그 자리에 내가 없었는지 그때의 나는 무던히도 후회했었다. 그가 사랑에 빠졌던 그 순간에 나는 어찌 그곳에 없었는지. 그 자리에 있었다고 해도 그가 사랑을 시작하는 것을 막지 못했을 테지만, 그가 사랑에 빠지는 그 경건한 순간을 지켜볼 수는 있었을 것이다.
그는 동아리에 아주 자주 나갔다. 빠지는 일이 없었다. 잡다한 일을 하면서도 즐거워했다. 정말로 영화를 만드는 일이 즐거웠는지, 아니면 이민혁을 만나는 일이 즐거웠는지 알 길이 없었다. 질투가 나면서도 나 또한 즐거웠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그곳에는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가 즐거워한다는 사실 자체가 나에게 기쁨으로 다가왔다. 그를 이야기하는 그 때의 일기장에는 기쁨과 슬픔이 공존한다. 환하게 웃으며 즐거워하는 그에게 동조하여 함께 즐거워하고 기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가 그렇게 기뻐하는 원인이 내가 아닌 다른 이라는 사실에 절망하고 좌절하며 음울해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은 커져만 갔다. 혼자만 외치는 아우성은 목울대를 찢듯이 막무가내로 터져 나왔다. 그러나 여전히 그는 들어주지 않았다. 그 역시도 종이컵이 한 쪽 밖에 없는 실 전화기를 붙잡고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을 테니까.
* * *
그렇게, 들리지 않는 아우성으로 둘러싸인 시간들이 하나 둘 지나갔다. 긴 방학도 길게 느껴지지 않았다. 영화제의 날짜가 정해진 이후에 우리는 본격적으로 바빠지기 시작했다. 각본을 쓴 나는 물론이거니와 이민혁을 도와 카메라를 잡은 그 또한 방학 내내 이곳저곳으로 불려 다녔다. 싫지 않았다. 건강하지 않은 몸 때문에 지독히도 싫어하던 여름 또한 좋아졌다. 파리할 정도로 새하얗던 피부가 그슬리도록 우리는 자주 만났다. 동아리 MT는 물론이거니와, 촬영을 위해 밤샘을 하는 것도 개의치 않았다. 물론 그와의 사적인 만남도 간간히 가졌다. 거창하지만 간간히 영화를 함께 보았을 뿐이다. 그는 여전히 사랑스러웠고, 나는 그를 만날 때마다 그의 사랑스러움에 탄복했던 것 같다.
2학기가 되고, 영화 촬영은 막바지에 다다랐다. 그 때에 그와 나는 새로운 취미를 공유하게 되었다. 우연이었는지, 혹은 필연이었는지. 아니면 그와 닮고 싶었던 마음에 그에게 맞춘 것인지는 몰라도 우리는 좋아하는 영화 취향이 비슷했다. 두 사람 모두 정적이고, 고요한. 그러면서도 은은한 향내를 내는 예술 영화를 좋아했다. 그래서 우리는 자주 함께 영화를 보러 다녔다. 장소는 거의 학교 안이었다. 빈 강의실, 시청각실, DVD관람실. 우리는 여러 가지 영화를 보았다. 거의 대부분 프랑스 영화가 차지했다. 그는 영화에 몹시 집중했는지 몰라도, 나는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그의 얼굴을 바라보는 데에 썼다. 스크린에 비춰지는 그의 말간 얼굴을 보는 그 짧은 시간이 행복해서 눈물이 날 것 같았다.
그 날의 스크린에는 ‘까미유 끌로델(Camille Claudel)’이 흘렀다. 영화를 고른 것은 그였다. 영화는 로뎅의 연인이자, 19세기 최고의 여류 조각가였던 까미유 끌로델의 일생을 담은 실화극이다. 로뎅과의 스캔들로 가족에게 버림받고 작품 활동도 계속 하지 못한 채, 생의 마지막 30년을 정신병동에서 생활하게 된다. 예술적인 시기심과 질투. 로뎅을 향한 끝없는 사랑과 그 애절함. 일종의 광기와도 같았던 그녀의 폭력성과 파멸성. 평소 영화 도중에도 간혹 얘기를 나누었던 우리는 그 날 만큼은 입을 다물고 영화에 집중했다. 두 사람 모두 남자를 사랑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까미유 끌로델을 연기한 ‘이자벨 아자니’의 아름다움에 넋을 놓고 있기도 했다.
다른 영화보다 배로 긴 영화가 끝을 맺고, 엔딩 자막이 올라갈 때. 그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감정선을 추스르지 못하고 전부 쏟아내었다. 자신이 저런 일을 당한 것 같은 울음이었다. 지금 당장이라도 모든 것을 다 뱉어내버릴 것만 같은, 눈물과 함께 모든 것을 쏟아내 버릴 것만 같은 울음이었다. 그가 영화를 보며 눈물을 흘리는 일은 자주 있었지만, 그 날처럼 제 울음을 참지 못해 이성을 잃고 눈물을 흘린 것은 처음이었다. 영화는 아름답고 슬펐고, 어두웠지만 우리가 봤던 영화중에서는 그것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을 울리고, 감정을 흔들게 한 영화가 많았다. 까미유 끌로델의 대체 어디가 그의 감정을 터트린 것일까.
나는 하염없이 흐르는 그의 눈물을 계속해서 닦아주었다. 아름답게 호선이 그려진 그의 눈을 엄지손가락으로 문질러 자꾸만 그의 눈에서 흐르는 눈물을 훔쳐내었다. 깜빡, 깜빡. 그의 긴 속눈썹이 파르르 떨렸다. 목 안으로 울음을 참는 소리가 들렸다. 아름다웠다. 여태껏 보았던 그의 모습 중에 가장 아름다웠다. 말도 못하게 아름다웠다. 그래서, 그래서 나도 눈물이 흐를 것 같았다. 입을 맞춘 것은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눈물에 젖은 입술에 입술이 닿고, 떨어지는 그 찰나에 나도 울었다. 그가 밀어내지 않아서 다시 입술을 붙였다. 끌로델이 로뎅에게 경건하게 키스했던 것처럼. 그는 눈을 감고 나를 받아주었다.
아, 그제야 깨달았다. 그는 자신을 투영했던 것이다. 천재 이민혁을 사랑하는 자신을. 일종의 광기 같은 자신의 사랑을 끌로델에게 투영한 것이다. 그 안에서 자신의 사랑의 마지막을 보았을 것이다. 그래서 더 깊게 입을 맞추었다. 끌로델과 닮아있는 것은 나 또한 마찬가지였다. 음울하고, 어두운 사랑의 최후.
“지호야…….”
긴긴 입맞춤이 끝나고 그가 입을 열었다. 간지로왔다. 황홀하고, 간지로왔다. 달았다. 다시 그에게 입을 맞추고 싶었다. 머리가 아플 지경이었다.
“나 좋아해?”
영화 좋아해? 하고 묻던 그를 함께 떠올렸다. 대답 대신에 입을 맞추었다. 그것이 대답이 되었으리라 생각했다.
* * *
그 해 겨울에, 우리가 만든 영화가 출품된 영화제가 열렸다. 우리는 손을 잡고 영화제에 참석했다. 눈물 섞인 입맞춤 이후 우리는 별다른 말없이 연인사이가 되었다. 영화 촬영이 끝나고 나서 이민혁과 만날 일도 없었다. 내 앞에서 그가 이민혁의 이야기를 꺼내는 일도 없었다. 각본을 쓴 나는 연출을 한 이민혁과 편집 문제로 자주 만났지만 그는 그렇지 못했다. 나를 신경 쓴 것인지 이민혁과 만나는 자리는 피하기 일 수였다. 고마웠다. 나를 배려해주는 그의 마음이 고마웠고, 더더욱 그를 사랑했다.
우리는 수차례의 입맞춤을 했고, 그 입맞춤만큼이나 경건하게 사랑을 나누었다. 종이컵이 한 쪽 밖에 없었던 실전화기를 들고 있었던 옛날이 거짓말인 것처럼, 많은 의사소통을 나누고 나의 마음을 아낌없이 전했다. 그는 수줍어하면서도 싫어하지는 않았다.
각본상은 놀랍게도 내 차지가 되었다. 우리 학교 이름이 먼저 호명 되고, 곧 이어 이름이 불리자 가장 기뻐한 것은 그였다. 활짝 웃으며 열렬히 박수를 쳐주었다. 얼떨떨한 기분으로 무대 위로 올라갔다. 수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박수를 쳐주고 있었다. 꽃다발과 상을 부여받고 마이크 앞에 섰다. 쉽사리 입술이 떨어지지 않았다. 입술이 바짝바짝 타는 것 같았다.
그 때, 이상하게도. 그의 얼굴보다 이민혁의 얼굴이 먼저 떠올랐다. 지금 생각해도 유치한 일이지만 나는 그 때 당시 상당한 도취감에 빠져있었던 것 같다. 단상 위에 올라 앉아서 박수를 치고 있는 이민혁을 눈에 담았다. 내가 그 남자보다 더 높은 위치에 있다. 아무리 많은 사람들이 당신에게 찬사를 퍼부어도, 오늘만큼은 당신보다 위에 있는 것은 나야. 이제 그를 웃게 하고, 울게 할. 그가 사랑할 천재는 당신이 아니라 바로 나야. 음울하고 비겁했던 머릿속에서 멀리 벗어나지 않는 유치한 생각이었다.
천천히 함께 영화를 만들었던 사람들의 이름을 읊었다. 어차피 그 사람들 외의 다른 사람들은 알지도 못했다. 그와 함께 다니고 동아리 활동을 하게 되었다고 해서 천성적으로 좋지 않았던 교우관계가 회복이 되는 거나하지는 않았다. 물론 같은 과 아이들이 이민혁의 유명세를 쫓아 나에게 말을 걸어왔지만 무시하기 일 수였다. 그랬기에 나의 세상은 그와 그가 만들어준 작은 영화 동아리뿐이었다. 경험도 없는 저의 각본을 써주신 이민혁 선배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평소 같았으면 다른 사람들처럼 이름만 부르고 말았을 그의 이름을 따로 거론한 것은 그 유치한 도취감 때문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의 이름을 호명했을 것이 분명한데, 기억이 희미하다. 정말로 신기한 일이다. 그의 이름만 이렇게 선명하게 도려내지다니.
무대에서 내려와 상기된 얼굴로 그의 품 안에 상과 꽃다발을 안겨주었다. 그 역시 상기된 얼굴로 여전히 박수를 치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 역시 즐겁게 반겨주었다. 이민혁 역시 마찬가지였다. 보기 드물게도 그는 웃고 있었다. 이상하게도 그것이 매우 불쾌했다. 선의의 박수를 쳐주고 있다는 것 자체가 불쾌해서 견딜 수 없었다. 그래서 말없이 이민혁을 피해 그의 옆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사람들의 눈을 피해 그에게 입을 맞추었다. 기쁘고, 또 기뻤다. 그의 앞에서 그를 기쁘게 해줄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기뻤다.
너 글 참 잘 쓰더라. 그의 한마디에 내가 이 상을 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했다.
당연한 일이지만 그는 연출상을 받았다. 2년 연속 상을 받는 것은 드문 일이라고 사회자들이 입이 마르도록 칭찬했지만 별로 기분이 나쁘거나 하지는 않았다. 나 역시 이민혁이 했던 것처럼 웃으면서 상을 받은 것을 축하해주었다. 그랬더니 정말로 기분이 나빠지지 않았다. 오히려 또 승자가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 아마 이민혁 역시 내가 상을 받았을 때에 이런 기분으로 박수를 쳤을 것이다. 게다가 그는 작게 박수를 치고 말았다. 내가 상을 받았던 것처럼 기뻐하지 않았다. 그래서일까 아까 받았던 그 불쾌감이 씻은 듯 사라졌다. 그의 앞에서는 복잡하고도 유약하며, 섬세했던 나의 감정은 이상하게 이민혁의 일에 관련이 되면 이상할 정도로 단순해졌다. 초등학생들이 관심 받고 싶어서 하는 것과 크게 다를 바가 없었다.
마지막으로 대상으로, 우리 학교가 호명이 되었다. 그간 큰 상을 여러 번 받았으나, 이렇게 가장 큰 상을 받게 된 것은 처음이었기에 부장은 영화 이름이 호명되자마자 울음을 터트렸다. 박수갈채가 쏟아졌고 이제 곧 졸업하는 부장과 몇몇 선배들, 그리고 이민혁이 무대 위로 올라갔다. 그는 자리에 앉아서 박수를 쳤다. 선배들이 올라오라고 성화였지만, 나 역시 그의 옆에 남아 자리를 지켰다. 너무 울어 소감을 말할 수 없는 부장 대신에 이민혁이 또 마이크 앞에 섰다. 사실상 캡틴이었던 그가 소감을 말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했다. 그는 박수 치던 것을 멈추고 가지런히 무릎 위에 손을 올려놓았다. 나는 그 손을 잡았다. 그가 작게 웃었다.
“영화를 만드는 데에.”
묵직한 목소리에 그가 나에게 주었던 시선을 이민혁에게로 돌렸다. 그것조차 질투가 났다. 그에게 닿을 수 없었던 예전과는 달리, 그에게 마음이 닿게 되자 나의 소유욕과 질투심은 더할 나위 없이 커져만 갔다. 특히 이민혁에게는 날을 세웠다. 그도 그럴 것이, 그저 그런 팀 메이트가 아니지 않는가. 이민혁에게 전해지는 시선에조차 질투를 할 만큼 내 속은 뒤틀려있었다. 이민혁은 대상을 받으리라 확신했던 모양이다. 생각해보니 연출상을 받을 때 그는 감사하다는 한 마디 말 외에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노력했고, 많은 사람들이 울었습니다. 그 노력과 눈물의 결정체가 좋은 결과를 낳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앞으로도 좋은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 되고 싶습니다.”
이민혁은 눈을 지그시 감았다가 뜨며 꽃다발을 품에 꽉 안았다.
“늘 저를 지켜봐주고 사랑해줬던 사람이 있습니다. 그 사람에게 늘 미안하고, 또 미안합니다. 부디 나를 용서해주길 바래.”
그가, 소리 없이 울음을 터트렸다.
“진아야.”
부장의 이름이다.
“사랑해. 결혼하자.”
그의 울음소리가 사람들의 함성에 묻혀 들리지 않았다. 그래서 몹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 * *
영화제가 끝이 나고 뒤풀이를 하자는 사람들의 말도 귓등으로 들은 채로 그의 손을 무작정 잡아끌고 나왔다. 그 때의 나는 제대로 된 사고를 할 수 없었다. 아마 스무 살의 나보다 더 냉정하고 냉철한 사고를 할 수 있게 된 지금도 그 때의 상황으로 다시 돌아간다면 똑같은 일을 반복했을 것이다. 그에게 모진 말을 퍼붓고 상처를 주었을 것이다. 늘 저를 지켜봐주고 사랑해준 사람은 그였다. 이민혁의 뒤를 지킨 것은 그였다.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는 것은, 용서해주길 바란다는 것은 그의 마음을 이민혁이 알고 있었다는 뜻이다. 그가, 이민혁에게 마음을 전했다는 뜻과 같았다.
이성을 잃은 나는 그에게 무자비하게 폭언을 퍼부었던 것 같다. 자신에게 불리한 기억을 지우는 사람의 습성대로 나는 그 일을 머릿속에서 지웠다. 다만 상처를 받고 울던 그의 얼굴만이 뚜렷하다. 내 앞에서는 이민혁을 피하는 척, 연관되어있지 않은 척. 뒤에서는 그에게 마음을 전하고 계속 그의 뒤를 지켰다. 계속 그를 지켜보고 사랑했다.
여전히 나는 종이컵이 한 쪽 밖에 없는 실전화기를 들고 있었던 것이다. 양쪽 다 있어 의사소통이 가능 했던 것은 그와 이민혁이었지, 나와 그가 아니었다. 그 사실이 나를 비참하게 하고, 슬프게 했다. 그를 용서하지 못하게 했다. 나는 쉴 새 없이 그를 몰아붙였다. 한 번 터지기 시작한 것은 멈출 줄을 몰랐다. 당시의 나는 너무나도 날카로웠고, 울음을 터트린 그는 너무나도 여렸다. 그는 변명도 하지 않고 뒤를 돌아갔다. 나에게 변명하지 않는다는 것이 더 화가 났다. 스무 살의 우지호는 어렸다.
그 뒤로 그는 학교에 오지 않았다. 가끔 드나들던 그의 집에서도 그의 자취를 찾을 수 없었다. 핸드폰 번호도 바뀌어 연락이 되지 않았다. 뒤늦게 잘못을 깨닫고 그를 찾아다녔지만 찾을 수 없었다. 그 다음 해 봄, 이민혁은 졸업을 함과 동시에 부장과 결혼을 했다. 그 결혼식에도 그는 오지 않았다. 그의 자취는 학교를 자퇴했다는 그 소식 한 줄에서 밖에 느낄 수 없었다.
* * *
이 글을 쓰고 나서 내가 어떠한 시선을 받을지 알고 있다. 그것을 모두 감수하고서 쓴 것이다. 내가 글을 쓰게 된 것은 모두 그를 위함이며, 그로부터 시작되었다.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에도 그를 기옥하고 있는 것처럼 나는 그가 나에게 부여해준 것을 소중히 하며 살아가고 있다. 이것은 그를 위한 연서이다. 본명으로 책을 내는 것도 모두 그를 위함이다. 어디선가 그가 낯익은 이름에 이끌려 내 책을 뽑아 나를 찾아주길 바라는 마음에. 여전히 그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은 우스운 거짓말이다. 허나 그가 아직도 나에게서 많은 부분에 의미를 둔다는 것은 사실이다.
이민혁의 이름을 그대로 쓴 것에 대해 오해를 하지 말아주었으면 한다. 이 역시 그 사람의 이해를 동반했다. 나의 이름은 잊었더라도 그 사람의 이름을 잊을 리 없는 그이기에 그의 이름을 거론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실로 그러했다. 그가 사랑한 것은 내가 아니라 그이니까.
이 글을 보고 그가 나를 찾아올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역시 나를 잠시라도 떠올려준다면 그것으로도 족하다. 그것을 위한 글이니까. 이름이 없는 이를 위한, 나의 기억 속에 뚜렷이 자리 잡은 그를 위한 연서(戀書)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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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어색한 아련지코
첫댓글 헐 작가님 진짜 글솜씨쩌시는듯 ㅠ.ㅠ 아 감동먹었어여 진심...... 아 진짜 아련하고 좋네요 ㅠ.ㅠ 아 진짜 ......... 하.... 이런글 오랜만이고 좋아여 ㅠ.ㅠ 아진짜 좋다!!!! 다음에 또봐야겟다 ㅠ.ㅠ.
이게뭐시여시방 작가양반 나하고 장난쳐???왜 새벽에 날 감수성 터지게 만드능교...헝허유ㅠ퓨공란님 짱머겅bb 숨겨져있던 금손작가님 스릉흐여..내셤점수가 좇망개망이라는 사실만큼이나 진심이야 스릉흡느드..어쩐지 제목부터 올ㅋ어려운단어..ㅋ스럽더니만 진짜 뭐이리 아련터짐??ㅠㅠ이거슨 마치 지난번 영화 건축학개론을 보며 눈물을 짜는데 옆에는 동성친구가 뙇있었을 때의 아련함 진짜 너무 좋은것같애요ㅠㅠㅠ나 이렇게 아련한 코일 처음이야..뭔가 어색한데 어울려..ㅋ마성일세ㅋ 이렇게 코일과 나는 폴인럽 흡 소재도 소재지만 곶아눈인 제가봐도 작가님 글쏨씨는 마치 백상예술대상감이네ㅠㅠㅠㅠ덤덤하면서도 섬세하게 표현되서 지
호한테 몰입되서 봤어여ㅠㅠㅠ내첫사랑 떠오르고..참 거지같네여..ㅋ내 첫사랑은 저리 아름답지 못한 흑역ㅅr..작가양반 이렇게 나 홀려놓고 수습은 해야지 번외좀..쥬..ㄹ..래??요..? 헝헝 너무 재밌단말야ㅠㅠㅠㅠ진짜 좋아요 나 눈높아겠스리..진짜 오랜만에 어제 들어와서 놀다 오늘 처음으로 팬픽 읽었는데 그게 이거야..미추어버리겠네..나 이제 왠만해선 성안찰것같아요 나좀 책임져..다른 코일팬픽으로 책임졓ㅎㅎㅎㅎ새벽에 감수성 터지네..이럴때 눈물셀카가 필요한데..ㅎr..ㄴr는..눈물oi..좋ㄷr 정말로 재미있게 읽고가여 저 기억력 개망인데ㅋ 피디님 닉넴은 기억할거야ㅠㅠ탤공이라도 볼거야ㅠㅠㅠ다음에 또 쓰신다면 꼭 볼게영ㅎ
아...진짜 작가님....ㅠㅠㅠㅠ 진짜 작가님 글은 일단 '작가님이 쓰신 글' 이라는걸 보고 백지상태로 시작을 해서 결말에는 뭔가 확 오는 듯한 느낌이에여ㅠㅠㅠ 아 이걸 뭐라 설명을 해야 할지를 모르겠는데ㅠㅠㅠㅠ 아진짜 그냥 너무 너무 조아여 작가님 글은ㅠㅠ
진짜로 무슨 영화 한편을 보는 듯한... 아... 이글 당분간은 절대 못 잊을것 같아여... 감동도 받고 필력이 너무 조으시고... 아 그냥 진짜 아오 답답하네여 이걸 표현 못하는게ㅠㅠ
이렇게 그지같이 표현하고선 알아달라고 하는건 무리겠져ㅠㅠ 하아..ㅠㅠ 아 ..저 근데 번..번외는 없나여... 어떤 상황이든 보고 싶네여...ㅠㅠ 잘보고갑니다!!!
정말 어떤 말로도 표현할수없는 글이네요... 읽는데 집중하고 한글자 한글자 집어 읽게되서 오래걸리긴 하였지만 그만큼 이해도 쉽게되고 더욱 마음에 와닿았네요 ㅎㅎ 이렇게 진지하고 주인공의 감정이 어떤감정일까 생각하게되며 쉽게 와닿은 팬픽은 실로 오래간만이네요! 이렇게 좋은글 써주셔서 감사드리고 재밌게 읽고갑니다~
작가님^-^요기까지..글 색좀..헝헝..
작가님이 쓰신글을보고 찾아서보게됬는데 진짜볼때마다 진지하게몰입하게되고 빠져드네요ㅠㅜㅜ글하나하나 대단하신거같아요ㅜㅜ코일중에서 이렇게 진지하게본건 처음이에요..
세상에 이글을이제야보다니ㅜㅜㅜ진짜 와..비픽와서오랜만에글읽어봐요 ㅇ근데역시진짜ㅜㅜㅜ표현 구성 등등진짜 다완벽하고와.....진작찾아서읽어볼걸정말ㅠㅜㅜㅜㅜㅜㅜㅜㅜㅜ...소설이 처음부터끝까지 아련ㅇㅏ련분위긴데 그분위기가중간에깨지지도않고 진짜완전몰입해서봤어요 대박진짜ㅜㅜㅜㅜㅜㅜㅜㅜ잘ㄴ읽었어요 짱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