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촌국민학교 8회 벗님들-봄 소풍, 머나 먼 고향
“어? 학현이가?”
내 입에서 툭 튀어나온 말이 그랬다.
조용히 있던 학현이가 마이크를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원체 차분한 성품의 친구여서 여럿 앞에 나서서 노래 부를 줄은 몰랐다.
내 기억으론 생전 처음이다.
그런데 아니었다.
친구들이 거의 다 노래를 불렀다 싶을 때, 가볍게 미소 짓는 얼굴로 일어서더니 마이크를 잡고 있었다.
그 용감한 등장이 나로서는 놀라워서 그 말이 툭 튀어나온 것이다.
학현이는 이미 준비하고 있었던 것 같았다.
노래책을 펼쳐보지도 않고 선곡을 했다.
그리고 곧바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취기가 깊었지만, 나도 자세를 흐트러지지 않게 바로 잡았고, 들고 있던 캠코더도 다시 단단히 고쳐 잡았다.
학현이가 노래 부르는 모습을 좀 더 리얼하게 촬영할 요량에서였다.
반주가 시작되었을 때, 나는 또 한 번 놀랐다.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노래였기 때문이다.
“허이 허이!”
그렇게 추임새까지 따라붙고 있었다.
평소 그 노래를 잘 부르는 휘덕이 친구의 추임새였다.
바로 40여 년 전에 대형가수 나훈아가 불렀던 ‘머나 먼 고향’이라는 노래였다.
감정을 가득 담아 참으로 애절한 음성에 애절한 눈빛으로 불렀다.
그 모습을 클로즈업시키려 나는 더 가까이 다가갔다.
그러면서 생각했다.
고향을 사랑해서 평생 고향땅 지킴이처럼 살아온 학현이의 마음이 딱 그 노랫말 같겠구나 하는 생각이었다.
다음은 학현이가 애절하게 부른 그 노랫말 전문이다.
머나먼 남쪽 하늘 아래 그리운 고향
사랑하는 부모형제 이 몸을 기다려
천리타향 낯선 거리 헤매는 발길
한잔 술에 설움을 타서 마셔도
마음은 고향 하늘을 달려 갑니다
천리타향 낯선 거리 헤매는 발길
한잔 술에 설움을 타서 마셔도
마음은 고향 하늘을 달려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