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주위에도 그렇고 간혹 카페에 올라오는 글들을 보면 요즘 새학기를 맞이해서 그런지
새로 옷도 사고, 가방도 사고, 또 머리도 새단장을 하시는 것 같아요.
생각해보면 저도 기분내서 헤어 스타일을 좀 바꿔보고 싶은데 무슨 머리를 해야 할 지, 또 나에게 어울릴 지,
망하지는 않을지 많은 고민과 걱정을 했던 거 같아서 그냥 제가 살아오면서 했던 헤어스타일에 대한 이런저런 코멘트와
다들 아시겠지만 머리를 웬만큼 망하지 않게하는 기본적인 팁들을 한번 써보려고 합니다.
어떻게 보면 그냥 제 경험담이죠.
첫째로, 미용실을 가기 전에 먼저 할 일은 내 머리 상태를 체크하는 거에요.
저같은 경우는 이마는 내놓아도 될 정도는 되고, 귀 위쪽으로 옆머리가 돌출되어 있어 짧게 자르면 옆머리가 뜹니다.
또 털이 적은 편이라 구레나룻이 아래쪽까지 내려오지 않고, 뒤통수가 납작한편이라서 뒷머리 볼륨이 잘 죽는 편입니다.
머리카락은 전체적으로 직모인데 잦은 염색과 매직, 펌 등으로 모발은 가늘어져있고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아요.
다행히 숱은 많습니다.( 숱이 많고 적고는 미용사의 눈이 정확합니다. )
이와 같이 내 두상의 모양, 모발 상태(굵기, 건강 등)와 형태(M자 이마, 구레나룻 등), 곱슬, 직모 여부 등을
미리 알아두셔야 합니다. 또 머리모양 뿐 아니라 얼굴형과 이목구비도 중요한데 여기까지 알긴 조금 어렵죠.
둘째로, 미리 원하는 헤어스타일을 정하고, 그와 가장 가까운 스타일의 사진을 찾아 핸드폰에 저장합니다.
사실 뭐 스왈로 펌, 리젠트, 투블럭컷, 댄디컷 이런 것들이 딱딱 정확히 어떻게 자르고 볶아라!가 정해져있는 것이 아니라
그냥 어떤 비슷한 일련의 스타일들을 편의상 명칭을 붙인 것에 불과하거든요.
그래서 미용사마다 또 받는 사람마다 스타일이 각각 다르게 나와요. 또 같은 미용사 같은 고객이라도
고객이 어떤 스타일을 원하느냐에 따라서 같은 투블럭컷이 다른 스타일을 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가기 전에 반드시 원하는 스타일을 정해두고 사진을 첨부해야만 정말 원하는 스타일의 헤어를 얻을 수 있어요.
그렇지 않으면 그냥 미용사가 고객에 맞다고 생각되는 스타일 대로, 혹은 그냥 일반적으로 알려진 스타일에 맞춰서
시술해주는 경우가 많고 그러다보면 내 마음에 안드는 경우가 있을 수 있고, 심하면 내가 원하는 스타일과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그냥 '무슨 컷 해주세요.'는 사실 굉장히 애매한 표현이라는 거 기억하세요.
참, 머리를 하기 전에 내가 세팅을 자주 할 자신이 있는지도 미리 생각을 하세요.
아침마다 머리 만지는 게 쉬운일은 아니잖아요.
그런데 몇몇 헤어스타일은 반드시 머리 손질을 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정말 부스스하거나 너저분해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럼 안하느니만 못하죠.
꼭 머리하기 전에 미용사에게 자신이 자주 헤어 세팅을 하는 편인지, 평소에 편하게 다니길 원하는지 여부를 말해주세요.
셋째로, 내 모발상태도 알았고, 원하는 스타일도 정했다면 미용실을 정해야겠죠?
이건 뭐 특별한 팁은 없는 거 같네요.
저같은 경우엔 대우받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서비스가 좋은 곳을 다니는 편이고 보통 마음에 들면 그곳을 쭉 이용하기 때문에..
보통 큰 미용실에 가면 원하는 선생님이 있냐고 물어볼텐데 마음에 드는 선생님을 찾으면 단골이 되는 게 좋아요.
예전 내 헤어 스타일도 기억하고 있고, 두상이나 여러가지 특징, 또 내 취향같은 걸 알고있으니까요.
편하고 잡담하기도 좋고 대우도 잘 해주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저는 대우받는 걸 즐기는 편이라서 웬만하면 시내에 크고 서비스 좋은 미용실에 다니는 편입니다.
보통 혼자가는데 보조 미용사들이 펌할때 말동무를 해주고, 손마사지도 해주니까 좋잖아요.
자, 준비가 끝났으면 이제 미용실에 가서 대화를 할 시간입니다.
번거롭더라도 대화 많이 하는 게 중요해요.
원하시는 헤어 사진을 보여주시고, 그 사진과 내 헤어 상태를 잘 설명하면서 어떤 식으로 하면 좋을까
같이 고민하는 게 좋아요. 이왕이면 앞, 위, 옆, 뒤 나눠서 여기는 이렇게 저기는 이렇게 자세히 설명할수록
전달이 잘 되겠죠? 아래 조금 더 설명할게요.
* 그리고 내성적인 분들은 미용실가서 말 많이 하세요.
무슨 말을 하든 웃어주니까요.
제 지금 머리부터 볼까요?
저는 투블럭은 어울리지 않는 편이에요. 두상이 예쁘지 않고, 옆머리가 튀어나온데다가
구레나룻이 없거든요.
따라서 저는 투블럭이되 조금 소심한 투블럭을 했어요.
굳이 말하자면 소프트투블럭 혹은 세미투블럭이라고 할까요?
(방금 즉흥적으로 지은건데 역시나 검색해보니 명칭이 뜨네요. 역시 미용에서 명칭은 애매해요.)
미용사에게 위에 언급한 대로 머리의 특징에 대해 설명하니
그럼 투블럭과 같이 블럭을 나누되 밀지 않고 옆머리를 붙이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후
펌의 방향과 굵기 등을 조정했습니다. 또 뒷머리의 볼륨을 살리는 걸 잊지 않았죠.
현재 제 머리는 위 사진을 기본으로 옆머리가 조금 더 긴편이에요.
전 기존에 브라운 계열로 염색을 해둔 상태에서 머리가 길었기 때문에
위쪽은 갈색, 아래쪽은 검은 머리인 상태였어요.
그래서 투블럭과 비슷하게
옆머리를 두 섹션으로 나누어서 아래쪽은 검은 머리만 남겨두고 귀가 보일정도의 길이로 쳐서 다운펌을,
그 위의 머리는 볼륨펌을 했습니다. 위 사진보다 조금 더 곱슬기가 있어요.
옆머리를 먼저 말리고 앞머리 방향 신경쓰지말고 위와 앞머리를 앞쪽으로 빗으로 펴면서 드라이 한 후에
전체적으로 볼륨을 죽이고 앞머리 방향 손질하면 위의 스타일을 낼 수 있고요.
역시 옆머리를 먼저 말리고 위쪽을 털면서 말린 후에 주먹을 쥐면서 스타일을 내주면
위와 같은 조금 더 동글동글한 스타일을 낼 수 있습니다.
제품으로 옆머리를 살짝 눌러주고 한번 쥐어주는 정도로 쉽게 스타일을 낼 수 있어서 좋은 거 같아요.
특별히 신경 쓸 필요 없는 게 장점!
되게 부담스러운 사진이지만 제일 비슷한 스타일이네요
역시 다운펌되어 있는 옆머리를 먼저 말려준 후 가르마를 타서 털면서 아래쪽으로 짧은 가르마를 먼저 말리고요
반대쪽으로 고개를 젓히고 한번 털면서 말린 후에 둥그런 빗을 이용해서 뒤쪽으로 말고 드라이를 대고 쭉 올려주면
위와같이 스타일을 낼 수 있어요. 제품 발라서 한번 더 스타일 내주고 스프레이 뿌려주면 오래갑니당
* 여자친구가 젤 좋아하는 헤어
반대쪽으로 가르마를 타면 자연스럽게 요머리가 됩니다.
얼굴은 이정재가 아니지만 ㅠㅠ
이게 앞머리 고정 안 하는 게 포인트라 바람 불면 치렁치렁하게 한두가닥씩 내려와서 저는 싫은데
여자친구는 좋아하는 머리... 모텔에서 머리감고 나갈 때 맨날 이 머리 해놔요 ㅡㅡ
옆머리를 다운펌해두었다보니 포마드도 됩니다
강하게 돌돌만 펌이 아니라서 빗으로 드라이 해주고 젤바르고 스프레이 뿌려주면 되요.
왁스로는 잘 안되더라고요. 이거하면 여친한테 마빡 많이 맞음
이게 다 현재 제 머리로 할 수 있는 세팅입니다.
이렇게 한가지 헤어로도 여러가지 스타일을 만들 수 있어요.
저는 말했다시피 옆머리가 뜨는 편이라 그냥 컷하게 되면
머리가 많이 커보이고 사람이 둔해보이거든요.
그래서 다운펌을 이용해서 붙이는 편인데 정말 달라요.
투블럭은 부담된다 하시는 분들한테 추천하고 싶습니다.
친구들이 많이들 물어봐요 어떤 펌인지
*참고로 얼굴이 흐릿한 저같은 사람은 브라운 계열 염색이 보정을 좀 해주는 거 같아요.
사람마다 어울리는 색은 조금씩 다르겠지만 꽤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생각합니다.
얼굴에 자신없는 저같은 분들께 염색추천!
제가 해봤던 머리들 코멘트 달아볼께요.
투블럭
투블럭은 두번 해봤는데 한번은 위와 같이 짧게하고 한번은 좀 더 머리가 길고 펌된 상태였습니다.
결론은 나랑 안맞아..
특히 투블럭을 했을 때 위에 펌 꼭 하시는 게 좋아요.
직모로 투블럭 어울리는 사람 많이 못 봤거든요. 히틀러 머리 할 거 아니면...
위와 같은 사진은... 리얼 얼굴 + 두상빨이에요. 속지마셈
참고로 투블럭을 다시 길 때 고통스러워요. 못 참고 2만원짜리 다운펌 계속 했었어요.
(다운펌은 약을 발라사 딱 붙이는 거랑 아이롱으로 하는 거 두가지인데
원래 약으로 붙이는 다운펌이 좀 빗자루처럼 머리카락이 붙어서 머리감을 때 불편했는데
미용사 따라 잘하는 분은 자연스럽게도 해주시더라고요.)
단발
의외로 어울린다는 소리 많이 들었지만
사진찍으면 진짜 시빨 소리 나옵니다. 하지마세요 진짜
우리집 화장실 거울에서만 잘생김
예수머리
단발은 일부러 길러봤던 건데 이건 펌하고 리얼 폐인처럼 살다가 머리 안잘라서
길러진 거 이왕 기른 거 계속 길러봤을 때 위와 비슷하게 예수님 머리됐던 거에요.
이 머리는 어쩔 때 해야 하냐면요.
변신 할 때
이 머리하고 있다가 머리 자르고 나타나면 3일간 종나 깔끔하고 잘생겨보이는 마법 주위에 걸 수 있음
스핀 스왈로펌
이거 미용실에서 세팅해줄때는 진짜 멋있거든요
근데 집에서 하면 붕붕뜸
왜지?
굳이 손질 안 하고 다녀도 될 줄 알고 했는데
진짜 매일 왁스 바르고 다녀야 했어요.
머리 손질, 드라이 잘 하시는 분만 하세요.
머리 자체는 예쁜데 이거 밸런스가 이상함
리젠트 펌
요거 되게 처음엔 그냥 리젠트 된 상태로 쭉 유지되는 아주 좋은 펌인줄 착각했는데
다른 펌이랑 그렇게 다른 거 없음.. 방향만 잡아주고
리젠트 스타일로 세팅하기 쉽게 펌해주는 거에 불과해요.
고로 세팅 안하면 머리가 이상함...
볼륨매직
볼륨 조금 넣어서 머리 펴는 건데
진짜 이거 하시려면 잘한다고 소문난 곳 소문난 선생님한테 가서하세요.
되게 머리 밸런스 이상하게 해주면 뭘해도 마음에 안드는 아침을 맞이 할 수 있어요.
옆머리 꼭 잘 붙여주는 곳으로..ㅋㅋㅋㅋㅋㅋ
단정해보이는데 반반인 거 같아요
컨디션 좋은날은 예쁘게 잘 정돈되고
이상한 날은 되게 이상하게 맘에 안들고 개털같고 ㅡㅡ
(물론 그 당시 제 머리가 개털이어서 그럴 수도 있음)
여기까지 최근 유행했던 스타일 중에 제가 해봤던 거에요.
그 중 지금 머리가 제일 만족스러운 거 같네요.
이것저것 날마다 다른 스타일 연출이 되서 ㅎㅎ 저는 머리를 잘 만지는 편도 아니고 미용지식도 없어요.
그런데 드라이만으로도 쉽게 스타일이 나오더라고요.
길어서 너저분한 것보단 차라리 깔끔하게 짧게 치는 게 낫고
간단한 펌도 걱정하시는 분들 많더라고요.
나한테 안 어울릴 거 같은데라고 지레 겁먹지 마시고 한번씩 해보세요. 머리는 어차피 또 자라는데요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