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이야기-故 鵲泉을 추모하며, prologue
‘삼가 아뢰옵니다. 공사다망하심에도 불구하고 따뜻한 위로와 조의를 표해주심에 진심으로 감사 인사드립니다. 일일이 찾아뵙고 인사를 드려야 하는 것이 마땅한 도리이나, 아직 경황이 없어 먼저 서면으로나마 인사 올리오니 혜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2024년 6월 17일 월요일인 바로 오늘 오전 8시 반쯤의 일로, 내 핸드폰으로 그렇게 문자메시지 한 통이 수신 됐다.
중학교 동기동창인 작천(鵲泉) 김지수 내 친구의 아들인 준석군이 띄워 보내준 메시지였다.
닷새 전으로 거슬러 같은 달 12일 수요일에, 오랜 세월 투병을 하던 鵲泉이 끝내 그 모진 병마를 감당하지 못하고 이 세상을 하직했었다.
나는 그날로 아내와 같이 서울로 향하던 중에 그 비보를 들었었고, 미리 정해진 일정은 바꿀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친구의 장례식장으로 발걸음을 해서 조문을 하지 못하고, 작은 조의금으로 대신해야 했었다.
준석군은 상주로서 나의 그 조의에 대한 감사의 뜻을, 그렇게 메시지로 띄워 보내준 것이었다.
곧바로 답을 했다.
그 답, 곧 이랬다.
‘애 많이 썼다. 이번에 내 일부러 발걸음 안했다. 아버지와는 영혼으로 통한다는 생각에 그랬다.’
내 그 답에, 준석 군은 이렇게 응답을 했다.
‘네 잘 알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마침 그 시간에는, 아내와 같이 서울로 오대산으로 설악산으로 떠났던 5박 6일의 여정을 끝내고 귀향을 서두르던 중에, 반세기도 더 전으로 거슬러 내 인생에 있어 결코 잊을 수 없는 슬픈 추억의 장소인 서울 갈월동 쌍굴다리 부근의 순대국 집에서, 늦은 아침을 먹고 있던 중이었다.
문득 鵲泉 내 친구와 함께 했던 세월의 추억들이 떠오르고 있었다.
이제 그 이야기를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