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3:19
열여덟 살 무렵, 저는 우리 학교 ‘짱‘이 나라고 믿었습니다. 하루는 백양사
근처에 사는 직접 친구O0이가 대인 동 애들 때문에 통학하기 불편하다면서
친구인 제게 도움을 요청해왔습니다. 친구 얘기로는 대인 동 식구들이 백양
사에 캠핑을 왔었고 나와바리 관리차원에서 제 친구가 집단 폭행을 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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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양입니다. 영화 ‘친구1’와 동시대를 살았던 우리들은 80년 무법천지
광주를 저항 없이 고스란히 받아들여야 했습니다. 그것도 질풍노도의 시기에.
저의 고해는 아마도 광주민주화 항쟁 전 후 쯤으로 기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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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함께 표를 끊고 장성 행 부스로 막 들어갈 참인데 교복 단추를 두
개쯤 내린 고 삐리 세 명이 길을 막더니 우리한테 볼일이 있답니다. 약간은
겁이 났지만 3:2정도야 하고서 저들을 따라 스낵 코너 뒤편 계단으로 올라
갔습니다. 계단을 두 블록쯤 올라간 것 같은데 “형님, 다음은 옥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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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쩐지 느낌이 안 좋더니 갑자기 사람들의 발굽소리가 요란하게 들렸습니다.
함정입니다. 삼면이 담 벽이고 20명쯤 되는 청년들이 남은 입구를 막아섰으니
홍길동이라고 해도 사면초가가 아닙니까, “C8, 지금 죽여라, 만약에 지금
못 죽이면 니들은 내 손에 다 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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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구리를 맞다보면 어느 순간 뇌가 통증을 기억하지 못하는지 아픈 줄
잊어버리게 된다는 걸아는 사람을 알 것입니다. 지금도 기억나는 건 각목으로
어깨를 맞고 시멘트 벽에 기댄 채 고꾸라졌을 것입니다. 30분 이상 죽도록
맞았는데도 저는 죽지 않고 살았다는 것 아닙니까. 그일 후 그 바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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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장하나를 달았고 천방지축 날뛰게 되었습니다.
느브갓네살이 금 신상에 절하지 않으면 죽일 것이라고 했는데(3:15)
겁 없는 10대들이 기꺼이 죽겠답니다. 순간, 보스인 느브갓네살의 얼굴빛이
달라졌습니다. 제가 좀 아는데 여기서 쫄면 지는 겁니다. G랄, 죽이라고.
2022.11.11.FRI.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