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이스라엘 사진 한번 더 올려 봅니다.
Kibbutz Sde Eliyahu ("엘리야의 들판")
서안지구에 인접하고 있고 건너편에는 요르단이 보이는 곳입니다.
이스라엘에 있으면서 키부츠는 몇 군데 가 보았으나, Sde Eliyahu만큼 정체성이 뚜렷하고 풍광이 아름다운 곳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이스라엘 하면 키부츠... 였습니다만, 사실 이제는 많이들 떠납니다.
건국 초기의 사회주의적 시오니즘이 많이 퇴색했고, 집단생활의 장점보다는 단점들이 더 많이 부각되며, 무엇보다도 재정적으로 유지해 나갈 수 있는 키부츠들이 극히 적어졌기 때문입니다.
Sde Eliyahu는 이스라엘에서도 대단히 독특한 키부츠입니다.
우선 규모가 크고, 부자입니다. 사람들도 많이 살고 (한 200~300명은 될 듯?), 벌려 놓은 사업이 많아 수입이 상당합니다. 소도 몇백 마리 키워서 우유도 짜고 물고기도 양식하고 대추야자 농장도 있고 향신료 공장도 있고 농업 관련 바이오 산업도 있고 (벌과 곤충 천적을 수출함), 무슨 조그만 인터넷 벤처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또 하나는 종교적 키부츠 (religious kibbutz) 라는 점입니다. 독실한 유대교인들로만 이루어진 집단이라 1년 365일을 엄격하게 유대교 율법에 따라 생활합니다. 이스라엘에서 이런 종교적 키부츠는 열 곳도 안 된다네요. 이런 종교적인 신념과 배타성이 있었기에, 키부츠들이 전체적으로 쇠락해 가는 분위기 속에서 이때까지 공동체 생활을 잘 유지해 올 수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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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부츠 내의 초등학교^^
![](https://t1.daumcdn.net/cfile/cafe/174C55534D994D802E)
동물이 많은 곳이었습니다. 아래는 우리를 탈출해서 창고에서 빵을 찾아 먹는 염소들입니다;;; 도회지에서만 자란 덕에 동물을 많이 접하지 못했는데, 여기에서 소젖 짜는 것도 보고 양이 출산하는 것도 보고 참 재미있었어요^^ 우유도 정말 맛있었구요^^
유대교 율법에서는 속죄일(Yom Kippur)이나 안식일에는 아무것도 못하게 되어 있는데, 동물에게 고통을 주는 행위를 금지하는 구제조항에 따라 소젖만큼은 짜 준답니다. 그거랑 키부츠 정문 경비 서는 것은 무슨 일이 있어도 하는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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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부츠 내의 우유공장입니다.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라고 써 있어요 ㅎㅎ
그 옆에는 안식일(토요일) 오후 산책하러 나온 처녀들입니다. 쇄골과 발목뼈를 덮는 정숙한 복장을 해야 되므로 주로 긴 치마를 입죠. 안식일에는 일체의 일이 금지되어 있는 만큼 사람들은 대부분 낮잠이나 산책으로 시간을 보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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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부츠가 운영하는 유기농 대추야자 농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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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 옆에는 종교적인 키부츠이므로 일반인의 출입은 삼가해 달라는 내용의 푯말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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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식일 오후, 공동식당 앞에서 노는 아이들 모습입니다.
여자아이들은 다 치마를 입고 남자아이들은 kippah라고 부르는 빵떡모자를 썼죠^^
여기 키부츠에서는 한 가구당 평균 다섯 명 정도 아이를 낳습니다.
가족을 중요시하는 문화여서, 공동식당에서 매끼 식사를 하는 것은 사실 체질에 맞지 않죠. 그래서 일주일에 한두 날은 식당에 가지 않고 귀찮더라도 집에서 가족끼리 먹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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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역은 이스라엘 건국 전부터 독일계 선교사들이 이주, 개척해서 살았던 곳입니다.
추운 나라에서 와서 더위에 말라리아로 죽을 고생을 했다고 하네요.
이제 그들은 없지만, 신기하게 열주 형태로 심어 놓은 키 큰 야자수들은 남아 있습니다.
호리호리한 야자수들이 열 몇 그루씩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84D6B534D994D8225)
첫댓글 보일듯 하면서도 보이지 않고 무었인가를 감춘듯한 풍경이 담긴 마지막 사진이 좋습니다.^^
알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키부츠 정문을 지나 걸어 나오다가 뒤돌아 본 풍경이 너무 멋있어서 찍은 것인데, 그 느낌의 10%도 살지 않아서 사실 무척 속상한 사진이었어요;;;
오랜만에 이스라엘 소개,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그런데,
로얄블루님은 그러면 몇 개 국어를 하시는건가요? @.@
아... 배웠어도 다 까먹었어요 ㅠ.ㅠ
저도 궁금합니다. ㅎㅎ
전에 올리신 사진은 슬로베니아인가 그랬고.... 얼마전에 독일 사진 올리셨는데 이번에는 이스라엘... 부싯돌님 말씀처럼 의사소통은 그 나라 마다의 언어로 하시는 건가요? @@
웬만하면 걍 영어로 밀어붙입니다 ㅎㅎ 영어가 제일 만만해요^^
영어가 만만..... @@. 아~~~ 기죽습니다.
아... 그런 의도는 없었는데요;;;; 제가 뇌세포가 우뇌(아니 좌뇌인가?)로 몰린 편이어서 언어만 잘해요^^;; 숫자는 아직도 손가락으로 센다는 ㅠ.ㅠ
영어가 만만하시다니! 부러울 따름입니다. ㅎㅎ
저도 마지막 사진 좋아요. 나이도 젊으신데 로열블루님의 과거는 심히 다채로우신 듯 합니다.
지필묵님 이제 저 안 젊어요 ㅠ.ㅠ 지필묵님의 과거가 더 화려할 듯한 느낌인데요^^
아마 미네 후지코... 이셨을지도.
루팡이 없었으므로 무효... ㅎㅎㅎ
가운데 훌쩍 큰 나무가 눈에 확 들어 옵니다. 가는 녀석이 저렇게 크려면 연성은 아닐 것 같습니다.^^
저런 훌쩍 큰 나무들이 줄지어 서 있기도 했답니다. 아무런 경제적 효과(?)가 없는 나무인데, 사람들이 베지 않고 그냥 놔 두었더라구요. 흔들흔들 하는 걸 보면 좀 불안합니다^^
로얄블루님의 이스라엘 여행 사진 잘 보았습니다.
집단생활 마을이라니 정말 신기합니다.
집단생활의 장단점이 있더군요... 이웃간에 비밀이 없어서 괴롭기도 하대요. 그래도 분위기는 굉장히 독특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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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르단쪽... 이라 하심은 요르단을 가신 건가요^^;; 그 동네 무지 덥죠^^ 저도 요즘 날씨가 따뜻해져서 그런지 종종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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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러시군요... 그럼 사해에 가까운 곳이었을지도 모르겠군요. 제가 간 곳은 서안지구와 요르단이 맞닿는 접경의 최북단 가까이에 위치한 곳이예요 (지리적으로 말하면 갈릴리?). 그런데 어디서든 샤론의 장미를 본 기억이 없어서... 아쉽네요;;; 비행기만 타면 쉽게 갈 수 있는 곳인데 여기서 느끼는 심리적인 거리는 실로 엄청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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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많은 나라들이라니...혹시 기관에서 일하시는 분 아니신지요...기관원...ㄷㄷㄷ
안그래도 파카51님께 모사드로 의심받았어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