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내 예감대로 초등학교 동창인 K한테서 전화가 온다. H한테도 연락을 했다고 한다. 봉암리에 있는 대신 식당에서 12시 반에 만나자고 하길래 12시로 하자고 했다. K역시 그럼 그렇게 하자고 한다. 11시가 지나고 있을때 집을 나왔다. 큰 도로를 건너고 버스 승강장 있는데로 간다. 601번 버스가 오기를 기다린다. 얼마쯤 지나자 기다리던 601번 버스가 온다. 버스에 오른다. 보통리 실광 주유소 앞에 이르자 K도 내가 타고 있는 버스에 오른다. 그로부터 두 정거장 지나 세 정거장째 K와 나는 내린다. H는 전화해 봤는데 산에서 밤을 줍고 있다고 한다고, 조금 늦더라도 대신 식당으로 오라고 했다고 한다. 대신 식당이 보인다. 식당으로 들어간다. 손님은 우리 뿐이다. 보신탕을 시킨다. 반찬이 먼저 나온다. 소주를 따르고 마신다. 곧 보신탕이 나온다. K와 나는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며 소주를 마신다. 그리고 보신탕을 먹는다. 그 때였다. H가 들어오는게 아닌가? 들어 왔으면 같이 자리에 앉으면 될 것이지 틱틱 거리더니 나간다. 삐쳤나 보다. 삐칠 일이 따로 있지, 우리가 그럼 정중히 환대라도 했어야 했단 말인가? 그러질 않아서 서운했단 말인가? H한테 바로 전화를 한다. 빨리 오라고, 기다리고 있다고, 보신탕도 주문해 놓았다고 하면서 H를 달랜다.
다행히 H가 나타난다. 서로 화해하는 뜻에서 소주를 따라주고 마신다. H도 보신탕을 먹는다. 셋이서 소주 세 병을 마신다. 낮술에 취해간다. 식당에서 나온후 H가 운전하는 차를 같이 탄다. 어디론가 가고 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조치원 고복 저수지 길이었다. 그 근방에는 카페가 참 많기도 하다. 그런데도 그 곳을 찾는 사람도 많은것 같다. 가다보니 어느 곳에서 어떤 사람이 혼자서 기타치며 노래를 한다. 그 근방에 주차를 해놓고 가까이 다가가 본다. 사람이 하나 둘 노랫 소리를 들었는지 모이기도 한다. 어떤 여자가 모금함이 있는지 그 곳에다 만원 짜리 한 장을 넣는다. 듣고 싶은 노래를 신청 받는것 같다. 신청 받은 노래를 부르는것 같다. 우리는 그 곳을 벗어난다. 고복 저수지를 크게 한 바퀴 돌다가 커피숍을 가기로 하는데, K가 아는 사람이었는지 아니면 H가 아는 사람이었는지는 몰라도 전화 통화를 하는것 같기도 하더니 커피숍을 다른 데로 정했는지 그리로 다시 이동을 한다. 여자 두 분이 먼저 그 곳에 와 있다. 함께 자리를 정하고 앉는다. 한 분이 더 온다. 주문한 차를 마시며 얘기를 나눈다. 그리고는 거기서 서로 헤어진다.
H는 K가 사는 곳 근처까지 갔다가 K와 나는 그 곳에서 내린다. 곧 버스가 오길래 나는 버스를 탄다. 앉아서 가다가 차 창가로 보이는 풍경만 물끄러미 바라만 보다가 내가 사는 곳 근처에서 내린다. 집에 왔다가 바로 나오고 체력 단련실로 간다. 아무도 없다. 나 혼자다. 혼자서 운동을 한다. 해가 지면서 서서히 어두워 지는것 같다. 어둠은 점점더 짙어져만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