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비용 줄이기 나서야
은퇴 이후에 어느 정도 삶의 질을 유지하면서 안정적인 노후를 보낼 만한 주거지를 선택하는 데는 일정한 요령이 필요해 보인다. 주거비용을 줄이면서도 건강을 유지하고 자녀나 친구들과의 소통을 유지할 수 있는 곳이 좋아 보인다.
첫째는 집값이나 주거비용이 저렴한 곳을 선택해야 한다. 고정적인 소득이 줄어들면 집값이나 주거비용이 싼 곳으로 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싼 곳만 찾다보면 집값이 오르지 않아 자산이 줄어들 수도 있으므로 어느 정도 주변 입지가 개선될 만한 곳을 찾는 게 좋겠다.
둘째는 자연환경이 쾌적하면서도 대중교통이 있는 곳이 좋다. 당연한 얘기이지만 복잡한 도심보다 공기가 좋고 산이나 강이 있고 적당한 산책로 등이 있다면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자연환경만 찾다보면 교통이나 편의시설 등이 좋지 않아서 불편한 경우가 많다. 도심에서 멀지 않고 전철이나 지하철이 연결된 곳이나 그 주변을 찾는 것이 좋겠다. 고령이 될수록 운전도 어렵지만 만 65세 이상에 주어지는 무임승차의 혜택을 활용해야 하지 않겠는가.
셋째는 고령자에게는 의료시설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형 의료시설이 가까이 있는가에 따라서 수명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촌각을 다투는 생명의 고비를 맞을 때 병원 접근성은 더욱 크게 부각된다. 10~20분 내에 도달할 수 있는 대형 병원이 있는 곳을 추천한다.
넷째는 적당한 규모의 집이 필요하다. 부부 둘만 산다고 너무 작은 집을 선택하면 나중에 후회할 수도 있다. 자식들과 손자, 손녀들이 놀러오면 함께 있을 공간이 있어야하지 않겠는가.
다섯째는 경사가 심한 곳은 주거지로 피하는 게 좋다. 쾌적한 주거환경을 찾다보면 산이 있는 경사지를 선택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노인이 되어서 장기적으로 거주하기에 경사지만큼 불편한 곳도 없다. 주변에 산이 있으면 좋지만 거주지만큼은 평지여야 외부활동을 원활히 할 수 있다.
여섯째는 주변의 편의시설도 어느 정도는 갖춘 곳이 좋다. 마트나 음식점, 문화공간 등이 전혀 없는 곳은 불편해서 오래 못살게 된다. 적당한 거리에 이런 편의시설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은퇴 주거지 관심매물
서울 수도권에서 관심 가질 만한 몇 곳을 추천한다.
용인 수지구 일대
용인 수지구는 서울 강남으로부터 남쪽으로 15~20㎞가량 떨어진 곳이다. 수지구는 동천동, 풍덕천동, 신봉동, 성복동, 상현동, 죽전동으로 구성되어 있다. 양재동에서 청계산, 인릉산, 바라산, 태봉산, 광교산을 사이에 두고 남쪽에 위치한다. 서울 도심에서 나오는 매연이 이 다섯 개의 산을 지나면서 거의 사라진다. 거의 매연이 없다.
2000년대 초 강남권에서 찾는 은퇴 주거지로 수지구가 각광을 받았지만 전철이 없어서 불편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신분당선 전철과 경부고속도로 용서고속도로를 이용하면 30분대에 강남에 접근할 수 있다. 판교테크노밸리나 동탄테크노밸리와는 20분대 거리로 충분히 출퇴근이 가능하다. 시간이 갈수록 젊은 직장인 거주자가 늘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신분당선 성복역세권이 개발되면서 부족했던 편의시설이 많이 확충되었다. 집값은 3.3m²당 평균 900만~1400만원 수준이지만, 신축 역세권은 3000만원대에 육박하는 고가아파트도 있다.
미사 강변도시와 덕소지구
서울 동쪽 끝자락 한강변에 자리 잡은 미사강변도시와 덕소지구는 미사대교를 가운데에 두고 남북에 위치한다. 서울 인접 지역 중 한강이라는 자연환경의 수혜를 가장 많이 누리는 곳이다.
미사지구는 하남시 망월동, 선동, 풍산동, 덕풍동 일대에 그린벨트를 풀어서 만든 택지지구이다. 2009년부터 개발시작, 2014~2020년이면 3만6000세대가 완성된다. 현재는 교통이 다소 불편하지만 지하철 5호선 연장 구간인 하남선이 2020년 상반기 개통 예정이고 장기적으로 9호선도 예정되어 있다. 미사리 경정장이나 경정공원을 이용할 수 있고 편의시설도 풍부하다. 매매가는 3.3m²당 2000만원대로 다소 비싼 편이지만 인근 고덕동에 비해서는 저렴하다. 덕소지구는 미사지구에서 미사대교를 건너면 바로 만날 수 있다. 경의중앙선 덕소역과 도심역이 운행 중이고 한강 조망과 최적한 주거 여건을 자랑한다. 매매가는 3.3m²당 1000만원선으로 저렴하다.
일산신도시
일산신도시에 대해서는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잘 알려져 있다. 3기신도시인 창릉신도시 개발안이 발표되면서 최근에 집값이 다소 떨어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일산신도시는 수도권 서부권에서 가장 완벽한 주거 여건을 갖추고 있다. 일산호수공원과 정발산공원 등 녹지가 풍부하고 킨텍스 라페스타, 애니골카페촌 등 편의시설도 잘 갖춘 곳이다. 지하철 3호선 경의선뿐만 아니라 GTX-A 노선이 완성되면 도심 접근성이 크게 개선된다. 아직 집값도 저렴한 편이라 은퇴 주거지로 손색이 없다. 집값은 3.3m²당 1000만~1300만원대로 비슷한 시기에 개발된 분당에 비해 거의 반값 수준에 불과하다.
김포한강신도시
제2기 신도시 중 수도권 서부지역을 대표하는 김포한강신도시는 김포시 장기동, 운양동, 구래동, 마산동 일원에 만들어진 신도시로 2006년에서 2018년까지 5만여 호가 지어진 곳이다. 한강을 끼고 있고 비교적 새로 만든 기반시설이 좋다. 2019년 하반기에는 김포도시철도가 연결되므로 김포공항 서울 도심 및 강남 접근성도 개선된다. 집값은 3.3m²당 1000만원대로 저렴한 편이다.
남양주 평내·호평지구
현재 평내·호평지구는 총 2만6000여 세대로 평내4지구(계획), 백봉지구 개발 완료 시 해당 지역 세대수는 총 3만5000여 세대에 육박하게 된다. 주변에 천마산공원 축령산 자연휴양림, 광릉수목원 등 휴식공간이 많다. 서울 도심에서 1시간 거리의 경춘선 평내호평역이 있다. 최근에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 GTX-B노선 사업이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사업에 선정돼 현재 예비 타당성조사를 진행 중이다.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08호 (2019년 9월) 기사입니다]
첫댓글 녹지가 많고 한적하여 공기가 맑고
가까운 데에 병원이 있는 곳에서 여유롭게 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