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몇시 쯤이나 되었을까? 눈을 떠도 깜깜한 어둠 눈을 껌벅이다가 차라리 꼬옥 감는다 어둠 속 별들이 하나 둘 불을 밝히고 나는 아버지가 타고 날아가신 연 꼬리를 붙잡고 피터팬처럼 별들 사이를 날고 있다 저기 반짝이는 샛별이 아버지 별이야 아버지 별에 놀러 가 볼까? 어스름 초저녁 점점 가까워지는 기침소리 들에 나가셨던 아버지 오신다 소 꼴 지게를 내려 놓으시며 끄응 참았던 숨을 크게 몰아 쉬는 젊은 아버지 꼴 지게 위에 얹혀있던 빠알간 산딸기를 넝쿨째 건네어 주시며 씨익 눈맞춤 하시고는 이내 소에게 꼴을 주신다 소를 자식처럼 끔찍하게 생각하시던 아버지 저승에서도 소를 키우시는구나 저녁 밥은 어떻게 드실까? 어머니는 이승에 계시는데 아버지 혼자서 어떻게 해서 드실까 어머니도 밤마다 아버지 별에 다녀오실까 젊은 새댁되어 수건 머리에 쓰고 고봉밥 담은 광주리 머리에 이고 아버지께 밥을 날라다 주실까 그런거구나 ! 아버지는 밤마다 어머니가 날라다 주시는 밥을 드시는구나 부부싸움 한번 없이 정이 깊으시던 부모님 어머니는 아버지가 얼마나 그리우실까 어머니의 겨울밤은 얼마나 길고 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