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본 반 슈비텐 남작
초연 1799년 3월 19일 빈 부르크 극장(공식 초연)
<2017년 5월 파리 센 뮤지컬 실황 / 103분 / 한글자막>
인슐라 오케스트라 & 악상투스 합창단 연주 / 로렌스 에퀼베이 지휘 / 카를루스 파트리사 연출
천사 가브리엘 / 에바.....마리 에릭스모엔(소프라노)
천사 라파엘 / 아담.........다니엘 쉬무츠하르트(베이스)
천사 우리엘.......................마틴 미터루츠너(테너)
공중곡예.............................라 푸라 델 바우스
---------------------------------------------------------------------------------------------------------------------
=== 프로덕션 노트 ===
하이든 <천지창조>, 2017 파리 센 뮤지컬 실황
100분 동안, 눈이 즐거운 미디어 테크놀로지의 '무대창조'
하이든의 1798년 작 <천지창조>가 최첨단 미디어테크놀로지로 구현한 비디오아트 같은 무대로 다시 태어났다. 스페인 예술단체 라 푸라 델 바우스의 화려한 공중곡예도 함께 한다. 2017년 5월, 프랑스의 최첨단 문화기지를 표방한 센 뮤지컬에 오른 공연 실황으로 <천지창조>의 놀라운 변신에 100여분의 시간이 지나간다.
지휘를 맡은 로렌스 에퀼베이는 합창 지휘에 일가를 이룬 여성 지휘자로 절제되면서도 자연스러운 리듬이 돋보이는 고전적 해석으로 사운드의 품격을 높인다. 다양한 위험이 서려 있는 무대지만 세 명의 솔리스트(에리스모엔·쉬문츠하르트·미테투츠네르)는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역량을 발휘한다.
무대의 제작과정이 담긴 보너스 필름(35분/자막 없음)을 보면 이들의 '무대창조'는 하이든의 '천지창조'와 같은 노력으로 이뤄졌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하이든(1732~1809)이 1798년에 작곡한 <천지창조>는 런던에서 만난 헨델의 오라토리오로부터 영감을 받은 작품이다. 하이든은 창세기가 전하는 '7일간의 천지창조'라는 서사에 거장의 솜씨로 곡을 붙였다. 그 결과 60대 중반의 작곡가가 만든 작품이지만, 그의 어느 작품보다도 강한 힘과 서사의 진행이 드러난다.
오라토리오를 오페라나 음악극처럼 선보이는 데에 있어서 어떤 금기도 없는 지금이지만, 이 영상물 속의 무대는 지금까지 보아온 그 어떤 무대와는 비교가 안 될 만큼 진취적인 미디어 테크놀로지의 향연을 보여준다. 마치 한편의 비디오아트 같은 무대에 연출가 카를루스 파트리사는 빛과 영상의 테크놀로지를 쏟아 부어 22세기적 <천지창조>를 선보인다. 주빈 메타와 함께 한 바그너 <링> 사이틀을 통해 그가 무대에 뿌려놓는 연출·영상기법은 이미 유럽의 오페라극장들로부터 찬사와 호평을 받은 바 있지만 <천지창조>에 비할 바가 못 된다. 여기에 스페인 예술단체 라 푸라 델 바우스도 함께 한다. 움직이는 기계장치와 인간의 운동성, 정밀한 공중 곡예가 함께 어우러지는 공중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단체이다.
이 프로덕션은 2017년 5월, 프랑스의 센 뮤지컬에 오른 공연 실황이다. 파리에 위치한 센 뮤지컬은 2017년 4월에 오픈한 복합문화공간으로써 프랑스가 지향하는 첨단 예술의 전방위 기지와도 같은 곳이다. 장소의 이러한 성격을 알게 되면 <천지창조>의 놀라운 변신이 쉽게 간다.
변신에 변신을 더한 무대장치 및 연출과 달리 음악은 절제되면서도 자연스러운 리듬이 돋보이는 고전적인 해석이다. 지휘를 맡은 로렌스 에퀼베이는 여성 지휘자로 1991년 합창단 악상투스를 설립하여 네이브(Naive)와 같은 레이블에서 꾸준히 녹음을 진행했고, 2012년에 인슐라 오케스트라를 설립했다.
다양한 위험이 서려 있는 무대지만, 성악가 마리 에리스모엔, 다니엘 쉬문츠하르트, 마르틴 미테투츠네르는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솔리스트로서의 역량을 최고로 발휘한다. 무대의 제작과정이 담긴 보너스 필름(35분/자막 없음)을 보면 이들의 '무대창조'는 하이든의 '천지창조'에 버금가는 노력으로 빚어졌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 작품 해설 === <다음 클래식 백과 / 정주은 글>
천지창조 Hob.XXI:2
프란츠 요제프 하이든
오라토리오 〈천지창조〉는 하이든의 음악 세계를 대표하는 작품이자 헨델의 〈메시아〉와 더불어 오라토리오의 양대 산맥으로 꼽힌다. 성서에 기록된 엿새 동안의 천지 창조의 여정과 최초의 인류인 아담과 이브의 이야기를 극적으로 묘사한 대작이다.
엿새 동안의 창조의 기록
하이든이 1798년에 완성한 오라토리오 〈천지창조〉는 구약성서 《창세기》에 등장하는 천지 창조 사건을 음악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독일의 슈비텐 남작이 가사를 쓴 오라토리오는 전체 3부 32곡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1부와 2부는 6일에 걸친 창조 사건을 시간 순서대로 묘사했고, 3부에서는 청교도 신자였던 작가 존 밀턴의 《실낙원》에 등장하는 아담과 이브의 행복한 모습을 담았다.
《창세기》와 《실낙원》의 내용을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던 하이든의 신앙고백을 담은 작품으로, 하이든은 말년이 이 곡을 작곡할 때가 가장 행복했으며, 어느 때보다 깊이 작곡에 몰두했다고 한다.
실제로 하이든은 이 작품을 완성한 뒤에 “내 삶에서 〈천지창조〉를 작곡할 때보다 더 경건한 때는 없었다. 나는 매일 같이 무릎을 꿇고 이 곡을 작곡할 수 있는 능력을 달라고 기도했다”라고 고백하기도 했다.
하이든은 자신의 신앙 고백이 담긴 이 작품에 특별한 애착을 보였는데, 특히 그가 세상을 떠나기 전 노구를 이끌고 마지막으로 참석한 공연 또한 〈천지창조〉였다. 이 날 작곡가를 맞이하기 위해 객석을 가득 채운 관객 중에는 서른여덟의 젊은 베토벤도 있었다.
특히 하이든 서거 200주기 기념일이었던 지난 2009년 5월 31일에는 이날 하루 동안 서울, 뉴욕, 도쿄, 시드니, 런던 등 세계 20여개 도시에서 하이든의 오라토리오 〈천지창조〉가 연주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이 특별한 프로젝트는 하이든 추모의 일환으로 아이젠슈타트에 있는 하이든 협회에서 주관하고, 전 세계 음악 단체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서 이루어진 것이다. 각 도시마다 시차로 인해서 〈천지창조〉가 릴레이 공연 형식으로 연주된 이 프로젝트는 해가 가장 먼저 뜨는 서울에서 서울 모테트 합창단의 연주로 그 포문을 열었고, 지난 해 세계 음악인들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 중 하나로 기억되고 있다.
유려한 독창과 극적인 합창
하이든의 〈천지창조〉는 엿새 동안의 창조의 기록을 시간 순서대로 전개하고 있다. 아무것도 없는 혼돈의 시대를 묘사한 기악 서곡이 끝나고 나면 1부에서는 빛을 창조하신 첫째 날부터 산과 들이 만들어진 넷째 날까지의 이야기가 펼쳐지고, 2부에서는 새와 물고기, 육지 동물의 창조와 사람이 만들어지는 여섯째 날까지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이러한 창조의 과정은 하나님의 곁에 선 3명의 천사, 즉 가브리엘과 우리엘, 그리고 라파엘까지 세 천사의 목소리를 통해 더욱 극적으로 그려진다. 소프라노와 테너, 그리고 베이스 솔리스트가 세 천사를 맡아서 아름다운 아리아들을 노래한다. 특별히 동물을 창조한 2부에 등장하는 음악들은 새들의 날갯짓이며 동물의 울음소리, 그리고 작은 곤충의 움직임 하나하나까지도 생동감 넘치는 음악으로 그려낸 하이든의 기지가 돋보인다. ‘힘찬 날개로 독수리가 날아오르네’, ‘땅은 만물의 어머니’와 같은 음악이 등장하는 2부는 전체 작품 중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드라마틱한 부분이다.
한편, ≪실낙원≫의 내용을 바탕으로 한 3부에서는 최초의 인간인 아담과 이브가 등장하는데 에덴동산의 평화로운 분위기는 플루트의 아름다운 선율로 그려지고, 아담과 이브는 아름다운 사랑 노래 ‘오, 내 사랑, 그대와 내가 함께 있으니’를 부르며 행복한 한때를 보내는 내용이 펼쳐진다. 천자의 축복을 받은 두 사람은 이 모든 것을 이루신 하나님을 찬양하고, 웅장한 합창 ‘주께 찬양하라’와 ‘아멘’으로 대미를 장식한다.
이렇게 합창과 독창, 중창이 정교하게 어우러진 하이든의 〈천지창조〉는 바로크 오라토리오의 전통과 고전 시대의 실험적인 음악이 결합된 작품으로 오늘날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교향악의 대가답게 하이든은 관현악 반주 부분에도 독립적인 기악곡 못지않은 화려한 음색을 선보였는데 이러한 기악곡 양식은 후에 슈베르트와 베를리오즈 같은 19세기 낭만 시대 작곡가들의 작품에도 영향을 주었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8.11.22 16:14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1.12.27 21:32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1.12.27 21:33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2.10.06 1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