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이야기-故 鵲泉을 추모하며, 마지막 편지
鵲泉 내 친구에게 편지 한 통 띄운다.
내 살아생전 네게 띄우는 마지막 편지다.
이 편지를 띄우는 지금 이 순간은, 이 세상 시간으로 친구가 삶의 마침표를 찍고 저 세상으로 향한지 이틀째가 되는 2024년 6월 14일 금요일 이른 아침인 오전 5시 13분을 막 찍고 넘어가는 시각이고, 그리고 이 시각에 내가 서 있는 곳은 강원도 속초 동명항 그 해변의 방파제 위이다.
전날 늦은 시간에 속초 일성콘도에 여장을 풀었고, 문득 잠이 깼다 싶을 때 창밖이 훤해지고 있어 새벽인가 했다.
이날 하루에 맨 먼저 떠오른 생각이 鵲泉 네 생각이었다.
“틀림없이 살려서 데리고 갈게요.”
그 하루 전날에 그렇게 외치셨던 부인의 목소리도 또 다시 들렸다.
화들짝 놀란 듯 일어났다.
그리고 차를 몰아 내달렸다.
이날에 저 멀리 동해바다에서 떠오르는 아침 태양을 향해 소원 하나 빌어 볼 작정에서였다.
살아생전 막판에 기독교 신앙을 갖게 된 친구가 천국으로 향하는 문으로 들어서기를 바라는 그 소원이었다.
그래서 닿은 곳이 동명항이었고, 곧바로 방파제로 올라섰다.
먼 바다 위로 짙게 드리운 구름 때문에, 아쉽게도 동녘하늘을 붉게 불태우며 떠오르는 찬란한 아침 태양은 볼 수 없었다.
그저 불그스레한 흔적으로 떠오른 태양이었다.
그 풍경 속에 나는 鵲泉 네 모습을 떠올렸다.
저승으로 건너가는 아케론(Acheron) 그 강가에 외로이 서 있는 鵲泉 너였다.
그 모습 너머에 또 한 풍경이 있었다.
그 강 건너편에서 뱃사공 카론(Charon)이 삿대로 밀고 오는 조각배가 흐릿하게 보이고 있었다.
내 그때 문득 생각했다.
‘혹 鵲泉 저 친구 뱃삯이나 갖고 있으려나? 뱃삯을 두둑이 줘야 강 건너 천국으로 제대로 건너다 줄 터인데...’
후딱 핸드폰을 꺼냈다.
그리고 카카오톡 송금으로 鵲泉 네 아들 준석 군에게 그 뱃삯을 전했다.
소풍 오듯 온 이승에서 나와 함께 따뜻한 우정으로 살아온 그 세월이 고마워서, 내 딴에는 두둑하게 챙긴다고 했다.
부디 잘 건너가서, 자리 잘 잡아놓기 바란다.
나도 머잖아 그 강가에 서게 될 것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