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이야기-故 鵲泉을 추모하며, 커피 한 잔
커피 한잔을 시켜 놓고
그대 올 때를 기다려 봐도
웬일인지 오지를 않네
내 속을 태우는구려
팔분이 지나고 구분이 오네
일분만지나면 나는 가요
정말 그대를 사랑해
내 속을 태우는구려
오 그대여 왜 안 오시나
오 내 사랑아 오 기다려요
불덩이 같은 이 가슴
엽차 한 잔을 시켜 봐도
보고 싶은 그대 얼굴
내 속을 태우는구려♪
반세기 전쯤으로 거슬러, 우리 가요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두 자매 가수 ‘펄 시스터즈’가 부른 ‘커피 한 잔’이라는 노래 그 노랫말 전문이다.
20대 중반의 젊음을 구가하던 시절의 내 가슴에 정열의 불을 지폈던 노래로, 숱하게 듣고 또 불렀다.
고성 어느 해변을 찾았다.
바다 풍경이 시원한 곳에서 커피 한 잔 하고 싶다는 아내의 청이 있어서였다.
그래서 일부러 해변 길을 헤맨 끝에, 바위와 모래밭이 엉켜있고 곳곳에 철조망까지 쳐진 이름 모를 어느 작은 해변의 카페로 들어섰다.
커피 두 잔을 주문했다.
나는 아메리카노 커피였고, 아내는 라떼 커피였다.
그 두 잔의 커피를 앞에 놓고 잠시 생각에 잠겨야 했다.
“어서와! 커피 한 잔 줄게.”
우리 고향땅 문경 점촌역전의 ‘김약국’을 찾을 때마다, 반갑다면서 그렇게 커피를 타주곤 하던 鵲天 내 친구의 그 따뜻한 마음이 그리워져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