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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5
정혁은 호수를 가로지르고있는 긴 다리를 건너 효석정으로 향하고 있었다. 효석정은 선황이자 큰할아버지인 희제가 왕자를 잃고 시름에 빠진 귀비를 위하여 만든 일종의 별당이었다. 그래봤자 효석정도 금궁의 수많은 별궁들 중 하나일 뿐이었지만 다른 화려한 별궁들과는 다르게 소박하고 정갈한, 망망대해의 점같이 작고 조용한 섬같은 별궁이었다. 정혁은 이곳을 찾을 때마다 조용한 이곳이 그의 고모인 은조와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그는 아버지의 사촌뻘인 황제와 공희왕에게 호감을 갖지는 못했지만 은조에게 이 처소를 마련해준것만은 맘에 들었다.
호수 위에는 그저께 내린 눈들이 쌓여있었다. 발자국 하나 있지않는 넓은 눈밭을 달려보고픈 충동이 일었지만 '아서라, 저긴 호수고 얼음이 깨지면 바로 황천길이야!'라고 스스로를 타이르며 다리를 따라 효석정으로 향했다. 그의 고모인 은조를 본다고 생각을 하니 정혁은 저절로 발걸음이 빨라졌다.
은조는 정혁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효석정을 나와 다리 앞에서 그를 기다리고있었다. 5년만이었다. 서궁의 태후의 혼인식 이후로 참으로 오랜만이었다. 그녀의 하나뿐인 피붙이인 조카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하니 그녀는 벌써부터 설레어서 간밤에 잠도 설쳤더랬다. 저 멀리서 그녀를향해 거의 뛰다시피 오고있는 반갑고 환한 얼굴을보자 은조는 양손을 흔들어 그를 환영했다.
"고모!!"
정혁은 단박에 달려와 그의 고모를 품에 안았다. 익숙한 냄새가 그의 코를 간지럽혔다. 은조의 냄새. 언제나 그를 안심시키는 오래 되고 다정한 냄새가 그에게 먼저 인사했다.
은조는 그에게 고모이자 누이였다. 그보다 겨우 한살많은 그녀는 정혁의 할아버지인 동흥왕이 할머니와 늦게 본 고명딸이었다. 은조가 태어났을때 정혁의 어머니는 산달이 얼마 남지 않았었다고 하니 정혁의 아버지인 장흥군에게는 동생보다는 자식같은 느낌이었으리라. 실제로 정혁의 조부모는 은조가 세살되던 해에 낙마하여 두분 다 나란히 돌아가셔서 장흥군과 그 부인이 정혁과 함께 은조를 같이 키웠다. 둘은 삼촌지간이었지만 세상 그 어떤 남매보다 우애가 깊었고 서로를 아껴주었다.
<오랜만이구나. 잘 지냈니?>
"그럼~! 보면 몰라?"
정혁은 자신의 손바닥에 손글을 쓰며 질문하는 은조를 보며 자신도 그녀의 손바닥에 손글을 쓰며 웃으며 말했다. 그녀의 말간 얼굴이 고요히 미소지었다.
은조는 듣지도 말하지도 못했다. 태어나면서부터 그렇게 태어난 것은 아니었다. 그녀는 늦은밤 글을 깨우치는게 늦은 정혁의 머리맡에서 책을 읽어주기도 했으며 정혁이 지어낸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질려하지도 않고 즐겁게 들어주는, 온순하고 아름답고 남부러울게 없는 황녀였다.
하지만 그녀의 나이 열두살때 오라비이자 아비같았던 장흥군과 그 부인이 죽은 후 큰 열병을 앓고 귀먹어버렸다. 귀먹었다고 목구멍까지 막히는 것이 아니건만 그녀는 말도 함께 잃어버렸다. 의원은 그녀가 벙어리가 된 이유를 알 수 없다고했다. 그 이유는 은조만이 알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정혁은 자신을 달콤한 꿈나라로 보내주던 그 나지막한 목소리가 항상 그리웠지만 그녀가 아버지와 어머니처럼 홀연히 떠나지 않은게 어디냐며 자위하곤했다. 정혁에겐 존재만으로 의지가되는 은조가 그의 곁은 떠난건 정혁이 열다섯살이 되고 은조가 열여섯이 되던 해였다. 면밀히 말하면 은조가 떠난것이 아니라 공희왕이 그 둘을 떼어놓았다는 것이 맞으리라.
장흥군이 정혁이 열한살 되던 해에 죽고나서 치곡현을 다스리게된 공희왕은 왠지 잘 모르겠지만 그 둘이 붙어있는것을 눈에 띄게 싫어했다. 그러더니 기어코 그녀를 도성으로 올려보낸것이다. 정혁이 괴팍한 언행을 일삼은것은 아마도 그때부터이리라.
"추운데 뭐하러 바깥에 나와있어?"
<우리 강아지가 이 추운날씨에 아침부터 날 보러 온다니깐 방안에 있을 수 있어야지.>
"요새도 효석정 안에만 있고 다른곳은 돌아다니지 않아?"
<아냐, 작년 봄에는 궐밖에 나가서 궁녀들이랑 꽃놀이도 했단다. 금궁도 이제 내 안방같아.>
"황제가 이젠 잘해줘?"
은조는 고개를 들어 정혁의 얼굴을 한번 더 찬찬히 보더니 웃으며 다시 손바닥에 글을 썼다.
<잘해주고 못할게 뭐 있니? 내가 금궁에 있다는 사실도 까먹었을걸? 본지 일년은 넘은 것 같다.>
정혁은 은조에게 애써 웃음을 지어보였다. 은조가 처음 도성에 왔을때 그녀의 미모에 대한 소문이 퍼져 아직 열여섯밖에 안된 소녀이건만 각부대신들이 자신의 아들과 혼사를 성사시키기위해 별나게 극성을 떨어 그녀를 만나게 해주겠다는 사기꾼까지 생길 정도였다고 한다. 하지만 황제는 그 쟁쟁한 가문들의 혼인요구를 다 거절하고 웬만한 공식적인 자리에도 나오게하지 않았다. 그래서 별의 별 소문이 다 돌았다. 실은 은조는 얼굴이 얽은 곰보인 추녀이다, 나돌아다니지 않는 것을 보니 다리가 불구이다... 혹은, 이미 황제의 여자이다...
황제가 어떤식으로 입막음을 해놓았는지는 모르겠지만 궐밖에는 그녀가 귀머거리에 벙어리라는 얘기는 돌지 않았다. 황제는 바깥의 모든 것으로 부터 그녀를 차단시켰다. 그렇다고 그녀를 찾는 것도 아니었다. 그렇게 한해 두해가 지나가고 열여섯살 소녀가 스물아홉처녀가 될때까지 그녀는 도성에서 잊혀졌고 금궁에서도 '있지만 없는사람'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얄궂게도 미모는 해가갈수록 더 빛을발하여 저 눈밭에서 반사된 빛들보다 화사하고 우아한 여자가 되있었다. 은조는 나이를 먹어도 좀처럼 늙지않을 여자였다. 그의 할머니가 그랬던것처럼.
"아아~ 고모, 춥다! 들어가자!"
정혁은 은조에게 팔짱을 끼고 효석정으로 향했다. 은조는 사랑스런눈으로 조카를 바라보며 그가 이끄는대로 따라갔다.
둥지같이 둥근 방안에 들어가 정혁은 의자에 털썩 주저 앉았다. 은조는 작약이 그려져있는 도자기로 된 주전자를 가져와 작은 컵에 차를 따라주었다. 정혁의 코는 달콤한 향을 맡자 얼었던 살이 녹으며 가려워졌다.
"이 차, 고모가 만든거야?"
은조는 고개를 끄덕였다. 바싹 말라 오그라든 국화꽃잎이 뜨거운 물에서 만개하는 모습이 작고 앙증맞았다. 뜨거운 김과 함께 따뜻한 향은 효석정 안의 모든 이들의 몸과 마음을 녹이고 긴장을 풀어주었다.
<언제 돌아가니?>
"모레 아침 일찍 떠날거야."
<이번에 가면 또 한참 뒤에나 볼 수 있겠구나.>
"뭐, 몇개월 안지나서 또 황후를 바꾼다고 할지도 모르지. 그때 또 오지 뭐."
<그런 말하면 못써.>
"농담이지, 농담."
정혁은 짐짓 엄한 표정을 짓는 은조를 보며 양손을 저으며 나쁜 의도로 한 얘기가 아니라고 말했다.
"그렇게 해서라도 고모 자주 보고싶다 그런 말이지..."
은조는 자신의 손바닥에 정성껏 글을 쓰는 정혁의 손을 가만히 쥐었다. 어렸을 때는 한살차도 꽤 큰 차이라서 성장이 빨랐던 은조는 작은 정혁의 손을 꼭 쥐고 치곡현 곳곳을 돌아다녔다. 그때는 그의 주먹이 은조의 손바닥 안에 감싸질 정도로 작았는데 어느 순간 사내가 되어 단단하고 큰 손을 가지게 되었다. 작은 소년이 사내가 되는 순간을 고모로서, 누이로서 옆에서 지켜보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 은조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금궁에 갇혀 몇년에 한번씩 자신을 찾아오는 정혁의 손을 잡고 짧은 순간이나마 영원처럼 기억하는 것 밖에 할 수 없었다. 은조는 그게 너무 섭섭했다.
하지만 은조는 그런 티를 내지 않았다. 이건 그녀가 선택한 길이었고 정혁을 웃으며 만날 수 있는 길이었으며 그녀 자신과 조카를 지키는 길이었다.
<정혁이는 혼인할 생각이 없니?>
"어...어?"
정혁은 우물쭈물 말을 잇지 못했다. 모르긴 몰라도 정인 하나는 있으리라. 그런 생각이 들자 은조는 짓궂은 표정으로 정혁의 허리를 쿡쿡 찔렀다. 맛난 단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나도 같이 먹자'라고 보채는 어린아이같이.
"아, 몰라. 난 고모가 혼인하기 전에는 절대로 혼인 안해."
은조는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는 힘이 없고 슬퍼보였는데 아마 그녀는 그 자신의 인생이 어떻게 흘러갈지 보였기 때문일 것이다. 그녀는 혼인에 대한 생각을 버린지 오래였다. 여자로서, 한 인간으로서의 욕망을 쫓기 시작했다면 벌써 쫓고도 남았으리라. 그녀의 욕망은 백년간 비 한번 오지 않은 황량한 사막에 심어놓은 씨앗과 같았고 움틀 일은 결코 없었다. 이땐, 그녀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를 만나기 전에는.
<우리 혁이를 꼭 닮은 조카손주가 보고싶어서 그러지.>
"서른도 안된 처녀가 할머니될 욕심부터 내냐?"
<이게 이제 못하는 말이 없네.>
"고모가 치곡현에 내려오면 한번 깊이 생각해 볼게."
정혁은 결국 그가 가장 하고싶었던 말을 은조에게 꺼냈다. 정혁은 도성에 올때마다 은조에게 함께 내려갈 것을 권했다. 공희왕은 은조가 도성에 있기를 원하는 것이라고 했다. 정혁은 그의 말을 믿을 수 없었다.. 아직 그가 은조보다 두 뺨이나 작았을때 그의 손을 잡고 치곡현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오백살 먹은 나무의 전설이나 물일이 어떻게 흘러가서 논과 밭에 물을 대는지 얘기해주던 은조의 다정한 목소리를 정혁은 결코 잊을 수 없었다. 은조는 치곡현의 땅의 기운을 받고 태어나 그 땅을 누구보다 사랑하는 여자였다. 정혁은 그 땅으로 은조를 다시 데려다주고 싶었다.
<나중에, 나중에.>
예상했지만 은조는 언제나처럼 말을 돌리며 거절했다. 정혁은 말을 더 꺼내려 은조의 손을 잡았지만 가볍게 손을 내빼며 국화차가 담긴 찻잔을 그의 손에 쥐어줬다. 무엇이 그녀를 도성에 묶어두는 것일까. 정혁은 답답해졌다. 유난히 겨울이 긴 이곳이 어디가, 어떻게좋은 것일까. 정혁은 알 수 없었다.
"계신지요?"
그때였다. 효석정의 문을 두드리는 낯선 사내의 목소리가 들려온건. 은조를 모시는 나인은 의아한 표정을 짓고 문 앞으로 걸음을 옮겼다. 정혁 역시 의아한 표정으로 문을 바라보았따. 이윽고 훤칠하고 얼굴이 추위에 살짝 얼어 붉어진 미남자가 들어왔다. 정혁은 낯선 남자의 방분에 실은 상쾌하지 못한 기분이었으나 그의 외모를 보고 그마저도 잠시 잊고 한참 그를 바라보았다. 잠시 방안을 감돌던 고요를 깬건 또 그 방문자였다.
"황녀님을 뵈러 왔습니다."
"뭐하시는 분이시오?"
"저는 하장현에서 공부하러온 신혜성이라고 합니다."
정혁은 하장현 출신이란 말을 듣고 어쩐지 그에게서 풍기던 이국적 채취의 출처를 알았다. 하장현은 치흥국에 편입된 역사가 그리 길지 않은 곳으로 아직까지도 치흥국 고유의 느낌과는 많이 달랐다.
"하장현의 귀공자가 황녀의 처소엔 어인 일이오."
"직접 봽고 아뢰겠습니다."
하장현의 공자의 얼굴이 잠시 차가운 낯빛을 띠었다. 당신이 누구길래 자신의 신상명세를 꼬치꼬치 캐묻느냐는 힐난의 표정이 살짝 읽혀졌다. 정혁의 이마에 핏줄이 살짝 섰다. 아마 은조가 정혁의 뒤로 와서 그의 어깨를 잡지 않았다면 정혁은 한바탕 성격대로 하고 싶은 말을 쏟아냈을 것이다.
"황녀님?"
낯선 방문자-신혜성은 정혁의 뒤에 서있는 호리호리한 여자에게 말했다. 은조는 혜성의 입을 읽었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신은... 앞으로 황녀님께 공후인을 연주하는 법을 가르쳐 드릴 신혜성이라 하옵니다."
혜성은 '신은'이라 말하고 자신에게 날카로운 눈빛을 쏘아대고있는 정혁을 흘긋 보고는 자신을 은조에게 소개했다.
"뭐... 뭐라고?"
정혁은 얼굴이 사색이 되어 혜성을 쳐다봤다. 혜성은 아까부터 유난히 자신에게 호전적인 태도를 보이는 이 사내를 바라보며 다소 짜증이 섞인 목소리로 한번 더 말했다.
"황녀님께 공후인을 가르치게 된 신혜성이라 아뢰었는데요?"
"당신 지금 장난해?"
정혁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신혜성이라는 남국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사내에게 다가갔다. 은조는 다급하게 정혁의 손목을 낚아채어 그를 자리에 앉혔다. 그리고는 지필묵을 가져와 다급하게 글을 써내려갔다. 혜성으로서는 다소 이 황당한 상황을 뜨악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혜성은 정혁인지 뭔지 하는 저 망나니도 불쾌했지만 뜬금없이 글을 써내려가는 황녀도 당황스러웠다. 황녀는 종이를 나인에게 건네며 혜성에게 전했다. 혜성은 무심한 표정으로 편지를 주워들어 읽다가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은조와 정혁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무슨 착오가 있으신건 아닌지요. 은조는 들을 수 없습니다. 하여 공후인을 뜯을 수도 없을 것입니다.]
"하...하지만 분명 황제폐하가..."
"황제가 뭐라 그랬는데?"
혜성은 거침없이 문탁을 폐하라는 존칭을 붙이지 않고 황제라고만 칭하는 정혁의 진한색의, 그리고 지금은 다소 상기되어있는 얼굴을 바라보다가 은조의 하얗고 침착한 낯빛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표정은 정 반대였으나 둘은 참 닮아있었다. 혜성은 그제서야 그 둘이 핏줄이 엮이는 사이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하하하"
"뭐가 웃겨?"
정혁은 문탁의 명령으로 이곳을 찾았다는 혜성을 마치 문탁의 사자나 되는 듯 대하며 다소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다.
"재미있지 않습니까. 듣지 못하는 사촌 누이에게 이틀에 한번씩 꼬박꼬박 찾아 공후인을 연주해주고 다음 자신의 생일때 황녀님의 연주를 듣고싶다는 황제가 말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황녀님?"
은조는 모든 말을 처음부터 다 들은 것처럼 혜성을 지긋이 바라보고 있었다. 정혁은 다소 도발의 기미가 보이는 혜성의 말에 발끈하여 '후레자식!'이라고 말하며 한바탕 욕을 퍼붓고 주먹을 그에게 날리려는 찰나 은조의 차가운 손이 붉어진 정혁의 얼굴을 감쌌다. 그녀는 정혁이 냉정을 찾도록 종용하고 있었다.
"재주 넘을줄 아는 금수를 폐하가 바라시고 계시니, 금수는 제 아무리 맹수이더라도 살기위해 재주를 넘어야겠지요."
혜성은 모포를 집어들며 나지막히 말했다. 그러고는 은조에게 다가가 오른쪽 무릎을 꿇고 절을 하며 말을 계속 이엇다.
"신이 불경한 행동을 황녀님께 했을지도 모르나 신은 살기위해 재주를 넘어야겠습니다. 내일부터 술시(19시~21시)경에 찾아뵈어 공후인을 가르쳐 드리겠습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나인이 은조의 손에 혜성이 한 말을 전하자 은조는 고개를 두번 끄덕였다. 그 표정이 처연했다. 오래전에 혜성이 포획하여 죽은 노루의 새끼가 제 애미의 죽을음 마침내 받아들이고 혜성을 바라보던 그 어리고 슬픈 눈빛이 왜 갑자기 그는 생각난 것일까. 금궁의 구석에 있는듯 없는듯 살고있는 그녀는 이미 이런 종류의 일들에 익숙한 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은 물러나겠나이다."
황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정혁이라는 자는 혜성을 바라보지도 않고 창밖을 보고 화를 달래고 있는 것 같았다. 그의 심정이 이해가 가고 동정이 가지 않는 바도 아니었으나 혜성은 자신의 처한 이 상황을 정리하느라 머리가 꽉차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어졌다.
혜성은 어제 민우와 함께 문탁을 찾았던 그 넓고 번쩍거리는 응접실을 생각하며 섬같은 효석정을 떠나며 긴 다리를 건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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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ong Time no see~ 시험 끝났어요 ㅋㅋㅋㅋ 아 캐상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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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너무 오래간만에, 정말 너무 오래간만에 뵈어서 가슴이 두근두근 해요. 중간에 ~따. 라고 오타가 두개 있네요. 황제는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은조를 금궁의 구석에 방치해 두었을까요..?
꺅 반가워요~~혹시 시험기간 이였나요?ㅠㅠ전 아직 이주 남았는데.. 모두들 시험보니까 그냥 같이 봤으면 하는^^;;역시 글은 시간이 지나도 빛을 발하네요~자주자주 올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