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4번의 결혼과 4번의 이혼......김지미의 첫 인생고백.

[진달레]

 

기획_이창훈 기자 취재_조정현(객원기자) 사진_한철우 기자

울산 MBC 공개홀은 묘한 열기로 가득 찼다. 500여 좌석을 입추의 여지 없이 꽉 채우고도
계단과 바닥에까지 들어선 사람들. 이들은 누구를 기다리고 있는 걸까? 당대의 여배우 김지미가 들어서자 중년의 주부들은 “김지미 짱!”을 외치며 열렬히 환영했다. 화제의 제228회 울산 MBC 여성 교양강좌 ‘김지미의 황혼열차’지상 중계.


● 김지미의 황혼열차 속으로…

그녀가 들어서자 박수가 터졌다. “예쁘다, 나이가 들었는데도…” 공개홀의 아줌마 관객들은 김지미의 등장에 소곤거렸다. 화사한 주홍색 스커트 정장에 연주홍색 스카프로 포인트를 준 그녀도 조금은 상기된 표정이었다.

저를 많이 사랑해주셔서 이렇게 자리가 없을 정도로 많이 오신 것 같습니다. 편안하게 사는 얘기나 나눴으면 해서 여기 왔습니다.

사실 여기 강연을 해달라는 섭외는 1년 전에 받았습니다. 그때는 이종구 박사와 이혼 직후였죠. 주최측에서 제 이혼에 대한 궁금증도 풀 겸 흥미로운 취지에서 제의를 했는지 모르겠지만 그땐 내키지 않았어요. 그렇게 1년을 끌다가 미국의 딸집에 있을 때인 3개월 전에 섭외 전화를 다시 받고 결국 약속을 하고 말았습니다. 미국에서 돌아온 지는 한달쯤 되네요.

여기 와서 보니 저랑 비슷한 연령대분들이 많이 왔군요. 정말 반갑습니다.
이번 강연 제목을 뭐라고 붙일까 하고 주최측에서 물어보더라구요. 제가 전문적인 강의를 한 적은 별로 많지 않아요. 대여섯 번 정도나 될까요? 저를 사랑해주시는 분들로부터 보고 싶다는 강렬한 요청이 있을 때만 이런 시간을 가져봤습니다. 제 강의로 교양을 기르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원고를 준비할 줄도 모르고, 뭐라고 제목을 붙이기 고민스러울 때 MBC에서 ‘황혼열차’라고 지었다고 하길래 참 잘 했다고 했습니다. 제 데뷔 영화가 ‘황혼열차’예요. 18살에 영화배우가 됐습니다. 영화를 800여 편이나 했구요. 그리고 이 시간… 마치 황혼열차를 타는 것 같아서 적절한 것 같습니다.
또 오늘이 10월 28일이죠. 이제 겨울로 들어가는 길목이죠. 인생으로 치면 황혼기로 들어가는 거죠. 태어나서 10살까지는 오전 태양, 20세부터 40까지는 열심히 살아서 기초를 닦는 시기, 이제는 석양으로 접어들면서 마무리하듯 살아야 하는 때가 되었습니다. 제가 만 63세입니다. 일도, 사랑도 열심히 했어요. (웃음) 벌써 이렇게 마무리하는 단계에 들었구나 하는 감회가 절로 듭니다. 저는 영화배우로서는 노력한 사람입니다.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온 것도 열심히 살았던 결과이구나 생각합니다.

아까 말씀드렸듯이 ‘황혼열차’로 데뷔한 것과 이 시간이 상당히 연관성이 있습니다. 제일 아름다운 계절이 가을에서 겨울로 들어가는 시기입니다. 우리 인생에서도 그렇지 않을까요? 제가 느낀 대로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저, 고생 많이 했지만 이젠 나의 시간을 가지는 가을, 황혼이 온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낮에 햇빛이 쨍쨍할 때는 아름다운 만물을 제대로 보기 힘듭니다. 눈이 부시기 때문이죠. 아름다움을 더 아름답게 볼 수 있는 것은 광선의 작용 때문입니다. 이러한 게 계절로 치면 가을이죠. 하루로 따지면 오후 광선이구요. 여러분 모두 그런 시기에 도착해주셔서 감사합니다.(웃음)

저 오늘 서울에서 울산으로 올 때 편안한 마음으로 출발했습니다. 진솔한 나의 삶이 나의 인생이니까요. 그런 내 인생을 그냥 자연스럽게 이야기하면 될 것 같더군요. 제겐 특별히 자랑할 만한 거 별로 없습니다. 20살에 결혼했고, 21살에 첫딸을 낳아 아이가 벌써 42세가 되었고, 둘째 딸은 37세가 되었습니다. 딸만 둘이거든요. 손자 손녀 합쳐서 여섯 명이구요.

저도 여러분들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직업이 영화배우일 뿐이죠. 작품이 800개가 되려면 그동안의 제작비가 대단하지요. 배우 하나가 탄생하려면 영화 하나만 찍더라도 기본 스태프들만 50명입니다. 이런 스태프들이 무던히 고생해서 배우를 빛나게 만들어요. 전 그런 혜택을 많이 입었기 때문에 영화인협회 이사장을 처음으로 2대에 걸쳐서 했습니다.

문화예술인은 자기 창작을 해서 좋은 작품을 만드는 것이 의무입니다. 요즘은 그런 것이 없어요. 정치도 해야 되고 PR도 해야 되고 작품도 만들어야 되니까요. 요즘의 영화계는 우리가 생각한 예술인의 자부심, 명맥을 잇는 것이 많이 없어졌어요. 제가 영화인협회 이사장을 7년을 했잖아요. 너무나 어려운 갈등이 생겨서 두 번째 할 때는 임기 전에 사퇴하고 말았습니다. 조금 아쉬움이 남았는데, 잘 관두고, 평범한 어머니, 언니, 동생, 할머니로 사는 게 이렇게 행복하구나 하는 것을 요즘 느낍니다.

● 3번의 결혼과 1번의 긴 연애

언론에서는 이종구 박사라는 사람과 3번째 결혼이 확실한데도 죽어도 4번째라고 합니다. 연애했던 것도 칩니다.(세 번째 결혼으로 알려진 나훈아씨와의 관계를 말함)

얼마 전에는 ‘배우 탐구’라는 칼럼으로 한 시사 잡지와 인터뷰를 했는데, 절대로 사적인 얘기는 안 한다고 해서 했는데, 또 안 나올 수 없죠. (웃음) 제가 그거에 도통해서 묻기도 전에 말합니다. (웃음) 여러분들도 왜 그렇게 좋은 상대인데 이혼했을까, 생각하시죠? 사람들 대부분은 사위 누구 보겠냐 하면 의사, 변호사, 판사 하지만 직업이 가정을 행복하게 하지는 않습니다. (관객들 박수)
결혼요? 지난 결혼이 마지막이 될지 또 있을지 모르지만 마지막이어야죠. 이제는 징그럽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웃음)
지금 내 나이쯤 되면 남편이 나를 감싸줘야 합니다. 뒤늦게 결혼해서 두세 사람 몫을 해야 되니까 참 힘들었습니다. 그러니 여기 계신 여러분들 참 대단하신 거예요.
참 답답한 게, 왜 이혼을 했느냐는 이야기를 아직도 종종 듣습니다. 여러분들, 부부지간 얘기는 형제도, 부모도 모르는 거 아닙니까?
(이 대목에서 그녀는 더운지 상의 재킷을 벗었다. 까만 민소매를 입고 선 그녀. 주부들은 날씬하다고 탄성을 보냈다)
51세 때 마지막 결혼을 했는데, 11년을 살았는데, 사실 저는 결혼하면 둘이가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니꺼 내꺼 없이 더불어 사는 걸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더군요. 왜 이혼했느냐고 물으면 나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해도 되는 건지 고민스럽습니다. 그래서 지금껏 말 안 하고 넘어가는 게 나를 위해서 좋고 서로 잘 되기를 바래서 말을 안 했던 것뿐이죠. 이혼 합의를 했지만, 결국 재판으로 이혼했습니다. 변호사들끼리 알아서 하고 저는 그 이튿날 외국으로 갔습니다. 인터뷰 피해서 나갔는데 나의 이런 마음을 언론에선 헤아려주지 않더군요. 주위에서는 뭐가 답답해서 이야기를 못하냐고 그래요.
사실 결혼할 때부터 주위에선 굉장히 말렸습니다. 결혼을 하는 조건은 서로 죽도록 사랑해서 하는 게 있고, 이용해서라도 붙들고 하는 게 있는데, 나하고는 (그 사람이) 안 맞으니까 하지 말라고 그랬죠.

● 51세 때 이종구 박사와 결혼하게 된 이유

뒤늦게 효녀 같은 얘기 하는 것 같습니다만 어머니 때문에 결혼까지 이르게 되었어요. 어머니가 편찮으셔서 이종구 박사가 있는 병원을 다녔거든요. 10번 찍어서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고 하잖아요. 저는 당시 영화업 한다고 전세계를 돌아다니고 있을 때였어요. 대한민국 대표 여배우니까, 궁색하지 않게 잘 산다고 하니까, 유명하니까, 같이 유명세 탈 수 있고, (그런 점 때문에 결혼하자고 한 것 아닌지) 이제 와서는 생각합니다. 그때는 몰랐죠.

어머니는 86세 때 돌아가셨습니다. 제가 8남매 중 7번째입니다. 여형제가 다섯 있는데, 오빠가 3분 있죠. 딸로서는 4번째죠. 제가 혼자 사니까 어머니가 저희 집을 제일 좋아했어요. 제가 모시고 살았어요. 어머니의 담당 주치의가 이종구 박사였어요. 저는 당시 트레이닝 바지 차림으로 첫인사를 나누었어요. 병원에서 밤새도록 간호할 때니까 초췌했죠. 처음엔 저를 몰라봐서 두리번거리더군요. 이박사는 저희 어머니한테 참 잘 했어요. 어머니는 치료를 잘 받아 3년을 더 사셨는데 이박사가 저한테 관심을 보이니까 어머니가 푸시하는 거예요. 어머니가 보시기에 괜찮아 보였던 거죠. 그렇게 만난 이후 7~8개월 동안 제가 외국에 있으면 팩스로 사랑 고백 편지를 보냈어요. 한국에 있을 때는 출근 때와 퇴근 때 기사를 보내서 하루에 2장씩 러브레터를 보냈어요. 그렇게 10번 찍어서 넘어갔어요. 살아보니 그렇더군요. 남녀란 것은 일단 맺어지고 나면 처음에 가진 감정은 사라지는 것 같아요. 집에서 보면 저는 배우가 아니라 여자죠. 저는 된장 다 담그고 음식 다 합니다. 일이 있으면 영화배우로 나가지만 집에 있으면 아주머니죠. 그런 모습이 서로에게 실망을 주었는지도 모릅니다.

돌이켜보면 저는 결혼 생활이 사람들이 생각하는 만큼 다양하지 않았어요. 3번 결혼하고 1번 긴 연애를 했지만 마지막을 빼곤 예술가들과 사랑했어요. 첫번째 때는 홍감독, 영화감독이었어요. 2번째는 최무룡씨. 여러분들이 저 이상 사랑한 그분은 순수한 예술가입니다. 3번째는 화제를 가장 많이 일으켰죠. 대한민국에서 제일 노래 잘 하는 가수입니다.
제가 일을 열심히 할 때는 1년에 32편을 겹치기 출연했어요. 그러니 가정이란 개념이 없어져버렸어요. 남편, 자식이랑 같이 있지 않았어요. 그런 세월을 몇십 년을 보냈어요. 최무룡씨와도 그렇게 해서 애정이 생겼어요. 둘이 손잡고 같이 가는 거예요. 이 촬영장에서 저 촬영장으로. 문제가 뭐냐 하면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라는 겁니다. 젊은 나이에 순간적으로 통할 수 있죠. 서로의 인격이 부족해서 생길 수 있어요.

4번째는 11년을 살았어요. 결혼 생활 3년간은 남편으로부터 한달에 한 번 월급 봉투를 받았습니다. 감사하게 생각했습니다. 처음으로 월급 봉투를 받아보니까 신기하기도 하고 그랬죠. 예술가는 어딘가에 출연해야 나오니까요. 적게는 몇천만원에서 몇억을 받죠. 그런 거에 비하면 월급 봉투라는 것이 굉장히 초라할 수 있죠. 하지만 전 고맙습니다 하고 받았어요. 정말 고맙게 생각했었습니다.

● 4번째 결혼의 위기가 찾아오고…

그런데 결혼한 지 3년이 흘렀을까요?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알짜배기 압구정동 빌딩을 갖고 있습니다. 저에게 밥을 먹여주는 빌딩이죠. 거기다 개인병원을 개업한다고 해서 말릴 수가 없었죠. 학자로서 후학을 가르치기를 바랬는데, 그러기를 바랬는데, 자기 평생 소원이 개업하는 거래요. 그래서 제가 직접 석 달 동안 건물을 증축해서 개업을 하도록 도왔습니다. 홍보하느라 매스컴에도 나갔구요. 일단 이름이 나면 잘 되듯이 그렇게 해서 환자도 몰리고 병원은 잘 되었어요.

그런데 우리 사이가 석연치 않게, 조금씩 이상해지더라구요. 서로 재산 싸움을 하는 것도 아닌데, 돈이란 게 사람을 이렇게 변하게도 하는구나 생각했습니다. 니꺼 내꺼 이런 식으로 흘러가더라구요. 이건 바람직하지 않다, 서로 노년에 밤에 자다가 물이 먹고 싶으면 깨워서 떠달라고 할 수 있는 것이 부부라고 생각했는데, 그 사람은 편안한 상대가 되지 못했습니다.

물론 우리에게 붙은 허울은 근사했죠. 세계적으로 유명한 배우와 의사의 결합. 그런데 유명하고, 파워 있고, 능력 있는 그런 사람의 가정이 행복하다고 생각하면 절대적으로 오산입니다. 부부란 인격체끼리 결합이 되어야 합니다. 그걸 이제서야 이 나이에 알았어요. 틀이 좋고, 그 집안이 좋다고 결혼 생활이 행복하다고 절대로 생각하지 마세요. (박수 소리)

저는 정치가, 사업가, 유명 집안도 아닌 평범한 사위를 보았습니다. 참 마음 편해요. 높은 데 보내보면 굽실거려야 합니다. 내가 겪었고, 내가 생각하는 것이 학벌과 인격은 별개라는 겁니다. 배움이 부족한 사람은 순진한 데가 있고 많이 배운 사람은 이해타산을 잘 따집니다. 머리를 굴리고 계산합니다. 그런 걸 새삼 느낍니다. 제 조카가 32세예요. 결혼을 해야 하는데, 저는 그 애에게 배우자로는 제일 먼저 사람을 보아라, 그외에는 보지 말라고 합니다. 여러분들도 사윗감이든 배우자든 조건이 완전하게 갖춰진 사람을 구하지는 마세요. 완전하게 갖춰진 사람을 구하면 이쪽에서 희생해야 되는 것이 많습니다.

소비자연맹의 정광모 선생님께 결혼 때, 이혼 때 꼭 자문을 받는데 최무룡과 이박사 때 결혼하지 말라고 말리셨죠. 뭐가 답답해서 결혼을 하느냐구요….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지죠. 거리가 있으면 소외감이 생깁니다. 남녀간은 더해요. 싸움을 하더라도 서로 붙어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싸우면서 서로의 감정을 확인하기 때문에 건전한 가정을 이룰 수 있는 거죠.
이박사와 사는 동안 저는 반말, 막가는 말을 한 번도 해보지 않았어요. 그건 서로가 그랬죠. “다녀오셨어요?”, “나가요” 그러다 보니 부부지간의 애정이 안 두터워져요. 체면을 차리고 인격적으로만 대하니까 아무것도 안 돼요. 부부가 싸우면서도 화해하고 껴안기도 하고 그래야 되는데 안 된 거죠. 남편이 형식 차리고 격식 차리면 거리감만 생깁니다. 저 그러고 살았어요. 그렇게 살았더니 몹시 피곤했어요.

● 당당한 솔로로 사는 행복과 외로움

요즘은 굉장히 행복해요. 5시 30분쯤 일어나 신문 몇 가지를 다 읽습니다. 세상 돌아가는 것을 알아야 되니까요. 혼자 사는 법을 배워야 되니까. 커피를 마시고 혼자서 아침을 먹습니다. 잠옷 바람으로 TV 앞에서 두 발을 벌리고 있거나 말거나 하는 일상, 이거 너무 편안합니다. 내가 왜 이런 시간을 11년간이나 놓쳤나?… 유명하고, 틀만 맞춰갖고 사니까, 남는 게 없어요. 진작에 이혼하려고 했는데… 제가 만약 2, 30대였으면 바로 이혼했습니다. 하지만 그 나이가 되고 보니 “이혼 왜 했대?”, “김지미 또 바람난 거 아냐?” 이런 소리 듣는 게 싫었어요. 하지만 멋들어진 사진 프레인처럼 살자, 나머지 숨쉬는 나는 다 죽이고… 이건 더 고통스러운 거예요.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늦게 결혼을 끝냈습니다.

전 지금까지 제가 한 일에 후회가 없습니다. 당당하게 살았습니다. 연애, 이혼으로 공격받으면 다 받고 살았어요. 거기에 대한 면역력은 강합니다. 최무룡씨와 간통죄로 잡혀 들어갔다가 나왔을 때도 우리 애들, 그 집 애들 모두 4명을 다 길렀습니다. 어떤 아는 사람이 제가 힘들어 보인다고 자기 빈집을 내줘서 애들 4명을 거기서 데리고 살았어요. 그래도 후회라고는 해보지 않았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후회했습니다. 왜 진작 이혼 안 했을까… 자식 낳은 사람하고도 이혼을 했는데. 이혼하니까 이렇게 자유스러움을 느끼는데. 마음은 들끓는데, “오셨어요?” 이랬으니 이걸 참고… 요즘엔 이렇게 자유롭고 편안하고… 그래요.

근간에 뭘 하고 지내나 궁금하시죠. 요즘 영화 구경하세요? 요즘 영화 김지미 필요하나요? 필요하지 않아요. 20대 전후 애들 가지고 흥미 본위로 시각적으로 좋아야 하니까 20대 전후 외에는 배우가 없어요. 미국 영화 보세요. 옛날 배우들, 짱짱하게 나옵니다. 우리나라는 지금 흐름이 그렇기 때문에 계속 중후한 연기력을 가진 배우들이 스크린과 자꾸 멀어집니다. 완전히 퇴출당하는 기분이에요. 하지만 세월은 흐르는 것이니까, 금년 아니면 내년 기대하면서 살고 있어요. 여러분들이 김지미 영화를 많이 봐줬기 때문에 오늘날 내가 있는 겁니다. 할 소리 하고, 좋은 거 좋다고 하고, 그것만은 명확하게 하려고 했지요. 황혼기, 엔조이 많이 하시고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세요. 영원히 저 지켜봐주시고, 사랑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