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Erin입니다.
어짜피 서론 길게 적어도 잘 안 읽으시는거 다 압니다.
짧게 가죠.
오늘 포스팅엔 시대를 너무 앞섰거나, 장소를 잘못골라 태어난 자동차들이 등장합니다.
이익추구의 입장에서 보면 시장조사에 실패한 케이스입니다만,
우리는 언제나 고리타분한 전교1등생보다 유쾌한 꼴등에 더 끌리는거 아니겠어요?
게다가 이런 '아웃싸이더' 차들이 많을 수록 자동차 문화도 풍성해 지는 거라구요.
알겠습니다. 닥치고 시작합니다!
먼저, 저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희대의 명차 나갑니다.
대우-르망 이름셔
얼마나 시큼하게 달렸으면 이름이 이놈 셔! 아 죄송...
르망 이름셔는 1990년에 태어났어요.
르망을 베이스로 독일의 GM차량 전문 튜닝메이커인 이름셔(Irmscher)에서 튠업한 모델이었죠.
FRP로 만들어진 전용 드래스업 파츠에 당시엔 대형차급으로 분류됐던 120마력 2000cc엔진 탑제.
출고가는 1000만원 오바. 판매대수 250대. 요런 상황입니다.
베르나 만한 크기의 르망에 2000cc엔진이면, 꽤 날쎈돌이였을 것 같죠?
하지만 지금도 안팔리는 소형 고성능 모델을 당시에 내 놨으니 팔렸을 리가 있나요~
이건 누가봐도 너무 무모한 도전이었기에, 대우에서 자판 두드리고 계획한 상품은 아닐거라 추측해 봅니다.
기획팀에 유럽 자동차 문화를 좀 잡수신 자동차 광이 있었거나,
아니면 걍 회사 이미지메이킹 차원에서 한번 만들어본 차가 아닐까요?
아무리 이익추구집단이라도 이런 번외편을 이따금씩은 날려 주셔야 한다구요.
대우에 르망 이름셔가 있었다면 현대엔
엑센트 TGR이 있죠.
엑센트에는 CS(4도어 세단), 유로(4도어세단, 5도어 해치백), 프로(4도어세단, 5도어 해치백, 3도어 쿠페)
요렇게 3가지 등급이 있었는데요 프로엑센트 중, 3도어 쿠페가 TGR이라는 별도의 이름이 붙은
쏘 핫한 모델이었습니다.
이름셔만큼 무자비한 튜닝을 감했했던건 아니지만 1.5리터짜리 기존 엔진에
변속기의 기어비만 살짝 손 봐서 중저속에서의 순발력은 먹어줬다고 하네요!
그리고 스타일도 그럭저럭 멋지잖아요! 저 범퍼와 에어립이 순정이라면 믿으시겠어요? ㅋㅋ
새로 나올 신형베르나에도 이런버젼 하나 만들어주삼! 응??
아반떼 MD의 직분사 엔진 달고, 수동 혹은, 벨로스터에 달려 나온다는 듀얼클러치 자동변속기 달고!
1500만원대에 팔면 월매나 좋아~
베르나 TGR, 벨로스터, 젠쿱. 요 3개 있으면 현대차 라인업이 더 반짝반짝 거릴껄요??
다음은 20여년 전의 승용디젤 나갑니다.
대우(새한)-로얄 살롱 디젤
1986년에 출시된 이 당시 최고급으로 통했던 로얄시리즈의 디젤버젼이에요.
출력이 불과 64마력이었다네요. 코펜이네...
근데 로얄부터 프린스까지, 왜 뒤로 갈 수록 차체가 가라앉는거임? 착시임?
아무튼 이 차를 보니 저의 머리엔 다음과 같은 공식이 떠올랐어요.
86년+대우+디젤=부르덜덜덜덜덜, 콜록콜록, 부르덜덜덜덜...
이름은 로얄인데 소리는 달구지. 그래서 판매한지 불과 3년만인 1989년에 단종되고 말지요.
하지만 우리나라에도 그 옛날부터 디젤승용세단이 있었다는 의미에서 넣어봤어요.
아참, 한대 더 있죠.
기아-콩코드 디젤
센터 암레스트라는 최신의 쾌적장치가 달린 콩코드 디젤은 마츠다 카펠라를 기본으로...
라기 보단 거의 그대로 들여와 1988년에 출시됐어요.
이때 즈음이 88올림픽에 더해 우리나라에 모터리제이션이 불어닥친 때가 아닌가 싶네요!
디젤 승용도 막 나오고 SUV도 나오고 그랬던거 보니...
단아하게 생긴 본넷 안쪽엔 72마력 디젤엔진이 달려 있었고,
이 엔진은 마츠다에서 그대로 들여온 것이라 그런지 내구성이 우왕 굳!!!
인터넷 찾아보니 20년 넘은 콩코드 디젤이 아직도 멀쩡하게 굴러다니더군요.
다분히 로얄 디젤을 의식한 듯한 광고가 돋보입니다.
'타 차종이 기존 가솔린 승용차에 디젤엔진만 얹힌 것에 비해 콩코드는 어쩌구 저쩌구..'
'본네트 상부가 돌출된 종래의 기형적인 디젤승용차와는 달리 콩코드는....'
'종래의 디젤승용차와는 달리 콩코드는 조용하다.'
아으.. 손발이 그냥 오글돋네 ㅋㅋ
아무튼! 여러분은 현재 전세계적으로(배부른 미쿸과 갈라파고스 재팬아일랜드만 빼고) 불어닥친
승용디젤경쟁이 무려 20여년 전의 대한민국에 일어났던 사실을 보고 계십니다.
그때 디젤이면 기름값 정말 껌이었겠다 ㅠㅠ
다음은! 기아자동차 희대의 명차!
기아-스포티지
오늘 포스팅에 등장하는 다른 모든 차들은, 시대나 장소를 잘못 태어난 만큼 판매량도 저조하기 마련인데요
요놈은 다릅니다. 시대를 앞서 태어났고, 그 앞선 감각을 인정받아 전 세계적으로 판매량도 상당했었죠.
IMF때 그나마 기아가 버텼던게 '미국에서 스포티지가 꽤 팔렸기 때문이다' 라는 얘기도 있었다네요.
하지만 이 차도 비운의 차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광고에서 최민식씨와 주병진씨가 말하듯 승용 플렛폼 바탕의 도심형 소형SUV 라는
전혀 새로운 차를 출시한 것 까진 좋았는데
그 분위기를 계속 이끌고 방어하고, 계승하기엔 이때당시 기아차의 체력이 너무 약했어요.
지금 생각해도 이때 당시 스포티지는 트렌드를 10년은 앞섰거든요? 게다가 시장에서의 반응도 좋았고요.
남들보다 훨씬 앞선 트렌드의 차를 내놨는데 판매도 잘된다! ←요거 정말 쵝오의 케이스죠~
그러니 다른 유수의 메이커들도 탐 낼 수 밖에...
토요타, 혼다 등도 동종 차량을 부랴부랴 개발하기 시작했고.
이들은 높은 품질과 이름값으로 물량공세를 퍼부었어요.
그러한 강자들에 대응하고자 스포티지도 한 때 이런 페이스리프트버젼의 CG가 떠돌아다니기도 했지요.
하지만 이 당시는 기아가 도산하고 현대에게 팔려간 직후의 시기. 체력도 여유도 없었던 듯
결국 신형개발 없이 스포티지는 단종이 되고 말았고 2004년 뉴 스포티지가 나올 때 까지 공석이었어요.
선두주자가 공석인 사이 토요타 RAV4나 혼다 CR-V가 시장을 야금야금 먹어버렸죠.
한마디로 기아는 새 시장 힘겹게 개척해서 남에게 내준 꼴. 안습도 이런 안습이 없습니다.
이건 뭐 시대나 장소를 잘못 태어났다기 보단, 회사를 잘못 태어난 듯...
다음은 중딩 Erin이 가장 좋아했던 차
현대-마르샤
새하얀 크림색 인테리어도 때 타기 전 까진 아주아주 산뜻했고, 이 가벼운 차체에 얹힌 V6 2.5리터 엔진은
이때당시 국산차 중 가장 호쾌한 드라이빙을 선사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게다가 이게 1995년, 즉 15년 전 국산차 디자인으로 보이세요???? 요즘 스바루보다 멋진데???? ㅋㅋ
당시엔 쏘나타 얼굴만 바꾼거잖냐! 라는 비아냥도 있었지만 이 차는 정말 현대 최고의 걸작 중
하나가 아닌가 싶습니다. 아, 근데 디자인 얘기가 아니에요. 현대가 가장 못 하는 이미지 메이킹의 얘기입니다.
마르샤에는 다른 현대차에 없는 산뜻한 고급차의 포스가 있었어요. 세련된 고급감이라고 할까?
이때당시 그랜져나 다이너스티도 '고급'만 있지 '세련'은 없었거든요.
다른 고급차가 뱃살나온 아저씨가 타는 권위적인 이미지였다면
마르샤는 '세련되고 스마트한 재력가가 타는 차' 이미지였죠.
이런 이미지는 이 때는 물론 이후의 현대차에서도 찾아볼 수 없어요. 아시다시피 지금까지도 ㅋㅋ
단 한가지 문제는 '세련되고 스마트한 재력가'가 없었다는 것.
돈 벌면 과시하기 위해 그져 시커멓고 큰차로 내달리던 사람들에게 마르샤는 쏘나타와
그랜져 사이에 낀 존재감 없는 차일 뿐이었던 듯 하네요.
다음은 한때 저희집 차였던
현대-아반떼투어링
답답해 미치겠는 가속감, 짐칸쪽의 허술한 소음대책, 배수설계미스로 썩어들어가는 뼈대.
뭐 이런 불편한 진실은 잠시 접어둡시다. ㅋㅋ 차의 완성도는 둘째 치고 이런 차를 만들어
시장에 내어놓았다는 것에 박수를 보냅니다. 지금의 현대에선 하지 않는 짓이니까요.
에스티마, 파제로, 샤리오, RVR, 어릴 적 이런 잼있는 차들만 주구장창 보다가
귀국한 우리나라에서 본 도로의 풍경은 정말 지루하고 고리따분하기 그지 없었죠.
세단, 버스, 트럭, 학원용 봉고차. 검은색, 흰색, 은색. 이게 도로의 전~~~부였으니까요.
그랬던 저의 눈에 아반떼투어링은 정말 반갑고, 그리운(?)존재였습니다.
자동차=레져 라는 개념이 희박했던 당시에 상용도 아닌 레져용 웨건을 기껏 출시했는데!
결국 시장의 반응은 '짐차같다. 안사' 요걸로 끝.
그랬던 투어링과 함께 파이를 키우고자 등장한
대우-누비라스페건
누비라.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대우차중에 두어번째로 좋아하는 디자인입니다.
아주 모던하고 세련된 모습이었죠. 그 정리잘된 디자인은 스페건으로까지 이어져 내려와
멋진 웨건모델이 탄생했어요. 아반떼투어링이 아반떼 뒷쪽을 억지로 늘려놓은 인상이었다면
스페건은 뒷문짝, C필러부터 설계를 다시 손 봐서 디자인 완성도가 훨씬 뛰어났었죠.
투어링 보다 전체 디자인이 각져있어서 적재용량도 컸구요.
인테리어도 정말 무난하고 튀는 곳 없이 깔끔하게 디자인 되었었는데 뭐 마찬가지로
'짐차같다. 안사' 요걸로 끝.
라세티 프리미어 디젤 베이스로 깔쌈하게 생기고 잘 달리는 스포츠웨건 하나 만들어주삼!
그냥 웨건이면 몰라도 스포츠 웨건이면 좀 팔리지 않을까??? 더 안팔릴려나 ㅋㅋ
현대,대우가 하니까 나도 해야것어!
기아-크레도스 웨건 '파크타운'
전 별로 파크타운을 좋아하지 않아요.
크레도스 베이스라서 이 당시 웨건모델 중 가장 달리기 성능이 출중했고,
3열의 간이의자를 펼쳐올리면 7인승도 가능했다는 '기능성'까지 갖추고 있었지만 디자인이 영....
C필러 뒤로부터 갑자기 다른차가 등장하는 저 디자인은 대체 누가 한겁니까?
안그래도 안팔리는 웨건시장에 뛰어들꺼면 성능부터 디자인까지 제대로 신경좀 썼어야죠.
아무튼..크레도스2, 세피아2, 초기 카니발 등등..
이 부근 기아차 디자인의 참을 수 없는 헐렁함은 도무지 눈 뜨고 봐줄 수가 없습니다.
근데 이 포스팅에 왜 넣었죠? 그러게요.. 제가 왜 넣었을까요... -ㅛ-;;
아무튼, 이 이후로 라세티 웨건이 출시되기도 했지만 낭패를 본건 마찬가지.
한국은 스테이션웨건의 무덤이 되어갑니다.
그렇게 짐칸 크길 원하고, 세단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세단에서 짐칸만 늘린 웨건은
왜 안팔릴까요???? 한국 자동차업계의 3대 불가사의입니다.
기아차 아닌 기아차.
로터스기아-엘란
현대기아대우삼성쌍용CT&T레오모터스AD모터스님!!!!!!
더 있나? 암튼...
더도말고 덜도 말고 딱 요런 차 하나만 지금 이 시점에 만들어주셈!!!!!!
이거야 말로 지금 태어났어야 할 차에요! 특히나 현대에서 말이죠.
Erin의 편견이라구요? 뭐 그럴 수도 있지만 한번 설명해보죠. 쫌 길어질 것 같지만서도;;
현대는 자꾸 고급차 만들어서 이미지 바꾸려고 하는데, 제가보기에 그것은 아주 잘못됐습니다.
첫째.
고급차 소비자는 연령층이 높죠. 당장의 돈줄은 될지 몰라도 앞으로 점점 중심에서 사라지는 부류입니다.
보통은 그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놓으면 그들의 영향력 때문에 더 젊은층으로까지 이미지가
내려올지 모르나, 현 상황에서 젊은층의 현대차에 대한 이미지는 정말 최악입니다.
물론 국내에 한정된 이야기지만, 현대의 돈줄이 주로 국내에서 발생한다는 어느 보고서를 기초로 볼 때,
지금 현대가 신경 써야 하는 것은 한국 내 젊은층에 대한 자사의 이미지입니다.
지금처럼 했다간 앞으로 점점 사라질 중~고 연령층에 돈 퍼부어서 열심히 마케팅 하고
끝나버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둘째.
자동차란 달리는 물건입니다. 어디서 누구에게 팔리는 어떤 차든지 간에 달리기 성능이 기본이에요.
시대가 아무리 변해도 가죽시트 질감이 운전감각보다 우선시 될 수는 없습니다.
전기자동차 시대가 와도 전자회사가 자동차회사를 넘어설 수 없는 것은 자동차의 절대적 기본인
'달리기 성능'에 대한 객관적, 감각적 데이터가 모두 자동차 회사에 있기 때문이죠.
무난한 자동차의 대명사라 불리우는 토요타, 혼다도 결국엔 모두 옛날 옛적 모터스포츠에 대한 투자가
자동차 주행성능개발의 기초가 되고 있어요.
극한의 달리기를 찍어봐야 대중을 위한 무난한 차도 잘 만드는겁니다.
그런데 현대가 그런차 만든 적 있나요? 젠쿱? 물론 젠쿱이 나쁜 차라는 말은 아닙니다만,
제 생각엔 필요 없는 것 다 덜어낸 초경량 퓨어 스포츠카를 개발하는 것이 달리기 성능의 본질에 대한
이해도를 훨씬 높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 이 시점에, 전 세계 젊은이들이 열광해 마지않는 초 경량 스포츠카 하나 만드는 겁니다.
돈이 안되서 그렇지 기술적으로 개발이 그렇게 어려운 차종도 아니에요. 이런걸 만들었을 때의 이점.
1. 이런 차 하나 제대로 내놓음으로서 등 돌린 국내 젊은이들의 시선을 다시 끌어모을 수 있다.
그들이 실제로 이 차를 사는가 못사는가는 크게 중요치 않음.
2. 가볍다는건 운전의 즐거움 뿐 아니라 환경에 이바지하는 이점도 큼. 시대적 상황에도 어느정도 부합.
그럼으로 가볍고 단단한 초경량 차체를 개발한 경량화 노하우를 바탕으로 향후 전기차 개발시에
기존 자동차보다 중량증가가 적은 전기차를 개발할 노하우의 획득 가능.
(그래서 테슬라를 로터스 베이스로 만드는거였군!)
3. 냉장고 같은차라고 ㅈㄹ했던 탑기어에 한방 먹일 수 있다.
아우... 말하다 보니 또 흥분해 버렸네요. 아무튼 대체 일석 몇조야?
벨로스타보다 훨씬 가볍고 원초적인 놈으로다가 하나 만들어주삼!
지금 나와도 왠만한 국산 양카들 밟을 듯
쌍용-무쏘 IL6 3200
이 시절의 쌍용은 정말 침이마르도록 칭송하고 싶습니다.
어떻게 이 시절의 한국에서 220마력짜리 SUV의 출시를 생각했을까요?
이 당시 한국에 팔리던 차중 그랜져/다이너스티의 3500cc엔진(225ps) 다음으로 마력이 높은 차가
고급차도 스포츠카도 아닌 SUV였으니까요. 쌍용도 참 희한한 짓 한거죠. (아카디아도 220ps)
같은 엔진 실은 렉스턴 가솔린 모델도 고급세단 뺨치는 훌륭한 차였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다음과 같은 희한한 소비마인드 때문에 판매는 묻혀버렸죠.
근황을 묻는 친구녀석 때문에 큰차 타야한다 + 근데 세금은 내기 싫다 + 게다가 기름값도 내기 싫다
= 큰데 약한 차. 그렇게 돈 쓰기 싫음 작은 차 타믄 되잖아..응?
그래서 이 큰 덩치의 무쏘를 나약한 엔진으로 끙끙거리면서 끌고 다니던거 아니었겠어요?
쏘울스타의 이웃집 형님 뻘
쌍용-코란도 켄버스탑
미국의 기아차 디자이너들 사이에선 쏘울스타가 양산되길 바라고 있다던데!
지금도 양산하네 안하네 저울질 하는 오픈 suv를 무려 10여년 전에 출시했으니
시대를 잘못 태어난거 맞죠? 장소도 잘못 태어난 듯..
아우~ 이거 정말 지금봐도 귀하네요. 게다가 코란도엔 무쏘의 3200cc 가솔린 엔진 얹힌 모델도
있었으니, 지금으로 치면 스포R에 3.8L 가솔린 엔진 얹힌거랑 비슷할 만큼 드문 조합이군요!
10년전 경차에 과급 다운사이징??
현대,기아-아토스/비스토 터보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요즘 전 세계적인(배부른 미쿸과 갈라파고스 재팬아일랜드만 빼고) 자동차 엔진 추세는 과급 다운사이징입니다.
연비와 효율성 증대를 위해 배기량을 줄이고 출력증강을 위해 터보등 과급기를 장착하는 것이죠.
경차엔진에 터보를 다는 것도 마찬가지 이치겠죠? 그걸 무려 10년전에 해버린 것이 아토스/비스토터보!
이 당시 아토스와 비스토는 기본이 된 800cc 경차엔진에 터보를 달아 연비손실 없이 출력을 30%나
키웠었죠. 무려 70마력! 요거면 오토미션 기준 820kg의 차체를 끌기엔 충분한 출력이에요.
미친듯이 달리는 코펜도 64마력에 840kg이거든요.
물론 코펜은 여러가지 세팅을 통해 무게대비 출력으로선 상상할 수 없는 짜릿함이 나오는거지만
아토스/비스토 터보도 수치로 비교해 보면 꽤 상쾌한 달리기를 선사했으리라 짐작해 봅니다.
아무리 그래도 IMF가 끝나가고 모두들 언제 경차따위를 샀었냐는 듯, 중대형차로 고고싱하는 시기였던 터라
터보를 달던 직분사를 달던 제트엔진을 달던.. 경차는 팔리지 않았죠.
지금 모닝이나 마크리에 터보달고 나오면 이제는 판매가 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경차에 대한 인식이 그때와는 많이 달라졌으니까요.
가장 최근의 현대답지 않은 짓(?) 현대-쏘나타 V33
'쏘나타에 V6 3300cc엔진 단 버젼이 나온다.'
이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의 충격은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친구랑 둘이서 '현대가 미쳤나? 왜이러지?' 이랬다니까요.
아마 270마력짜리 직분사터보버젼의 YF를 국내에서 출시한다는 것과 비슷한 파장일 듯!
그러나 더욱 현대답지 않았던 것은 외관에서 요란한 차별성을 거의 두지 않았다는 것.
내외관 모두 하나 아랫급 스포티 라인이었던 F24S와 별 차이가 없었죠.
그래서 더욱 V33 엠블럼이 윤기나 보였던거고. 진정한 성능메니아들을 겨냥한 조치였어요.
정말 현대, 혹은 국내기업 답지 않은 아주 신사적인 조치였죠.
그러나! 위에서도 말씀드렸다 시피 큰차에 작은 엔진을 선호하는 국내에선 먹히지 않음이 당연.
길거리에 돌아다니긴 커녕, 자동차에 관심이 없으신 분들은 이런 차를 팔았었는지도 모르시더라구요.
이것마저도 진정한 극소수 성능메니아들을 위한 조치였던건가.......-_-;
아무튼 이 차도 얼마 못가 금새 단종되고 말았죠. 기획하셨던 분 안짤리셨나 몰라...
이렇게 보면, 국내에도 제법 재미난 차들이 꽤 많이 등장했었죠?
저런 차들을 보면 딱딱하고 고리타분하고 재미없는 줄로만 알았던 국내 자동차 회사에도
자동차를 사랑한 직원분들이 계셨구나.. 라는걸 어렴풋이나마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렇듯 자동차를 향한 뜨거운 마음을 가지고 현대/기아/대우에 입사한
직원 분들은 오늘도 자신이 기획한 재미난 차들의 참담한 판매성과를 토대로
상사에게 쿠사리를 먹으며 평범한 '셀러리맨'이 되어갑니다.
평범해지길 거부하면 모가지 날아갑니다. 에효.........
이상. 끝!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용!!
by Erin
첫댓글 그래도 엘란이 좋았는데 진짜 잘못 태어난죄빢에 업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