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 (白手)
백수는 맨손에서 유래 되었다. 별 다른 직업이 없는 실업자를 뜻하는 백수건달과 같은 말이다.
100세 장수 시대인 요즘 세상에는 백수가 많을 수밖에 없다. 자의이든 타의이든 백수가 늘고 있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실버타운도 은퇴한 65세 이상 노인들만 살 수 있는 곳이다. 시설이 잘 되어있어 노인들에게는 낙원이라고 하지만
하나같이 모두 한두 가지의 병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그러나 노인들의 마지막 고려장으로 알고 있는 요양원은 그야말로
죽음만을 기다리고 있는 백수들의 집합소라고 할 수있다.
그런데 백수도 급수가 있다고 한다.
1급에 해당되는 백수를 '동백'이라 한다. 동네만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니는 백수다.
2급에 해당하는 백수는 '가백'이다. 가정에만 박혀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명 '불백' 이라고도 한 다. 누가 불러 줘야만
외출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불쌍한 백수라는 뜻으로 불백이다.
3급은 '마포불백' 이다. 마누라도 포기한 불쌍한 백수다. 정말 앞이 안 보이는 백수다.
며칠 전 어느 집 이야기를 들었다. 어느 노인 부부가 수 십 년 같이 살면서 같이 늙어 왔는데 할머니가 할아버지에게
집을 나가 달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 그가 바로 마포불백이다.
그런데 좀 나은 백수가 있다. 4급 백수인 '화백'이다. 말 그대로 화려한 백수다. 젊었을 때 돈을 좀 챙겼기 때문에
서로 만나 산책도하고 여행도 다니며 가끔 만나서 골프장 다니는 백수를 일컫는다.
한번은 과천에 있는 대공원의 산책로를 걷고 있는데, 노인들 서너 명이 같이 거닐며 서로 김 화백. 이 화백이라고 부른다.
그래서 나는 이들이 유명한 화가들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화백은 화려한 백수라는 뜻이다.
화백은 왼쪽 손이 하얗다. 골프 장갑을 왼손에 끼기 때문이다. 그래서 '좌백' 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그도 백수는 백수다.
그런데 요즘 '반백' 이란 말이 돌고 있다. '백수들의 반란'이란 말이다. 그나마 다행이다. 소망스럽다.
우리가 잘 아는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은 반백의 반란꾼들에게 모범이 되고 있다.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은 가장 성공적인 ‘반백’ 이다.
지난 2020년 7월 10일 오후 미국 조지아 주 (Georgia)에 있는 작은 마을 플레인스(Plains)는 미전역에서 온 유명인들로
떠들썩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부부,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테드 터너 CNN 창업자, 컨트리 가수 브룩스와
트리셰 이어우드 부부가 인구 고작 700명의 이 마을을 찾았다.
이곳에 사는 가장 유명한 사람, 지미 카터 전 대통령 부부의 결혼 75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행사는 지금은 박물관이 된, 80년 전 부부가 다녔던 공립학교 '플레 인스 고교' 건물에서 열렸다.
그해 96세인 지미 카터 전 대통령과 93세인 부인 로잘린 여사는 손님 350여명을 직접 맞이했다.
민주당 소속인 카터 전 대통령은 1976년 대선에서 승리해 39대 대통령을 지냈지만,
1980년 혜성처럼 나타난 공화당 소속 도널드 레이건 대통령에게 패해 재선에 실패했다.
카터는 단임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안았지만, 다른 전직 대통령들과는 다른 길을 가면서
퇴임 후 더 빛난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카터는 한 번에 수십만 달러씩 받는 고액 강연이나 기업 이사회 활동을 거부했다. 그는 2018년 WP 인터뷰에서
“백악관 생활을 경제적으로 이용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퇴임 후 거액을 손에 쥐는 대부분의 전직 대통령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이 그렇게 하는 것을
비난하지 않는다. 면서 "부자가 되는 것은 결코 내 야망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대신 카터 부부는 저 소득층을 위한 집짓기 운동인 '해비타트'(Habitats) 활동과 전 세계를 누비며 저개발국의
민주적 투표 참관인 봉사, 질병 퇴치, 인권 증진 활동에 전념했다.
이 때문에 로버트 스트론 (Washington and Lee University) 교수는 퇴임 대통령으로서 모범적인 삶을 사는
"가장 위대한 전직 대통령" 이라고 불렀다.
퇴임 후 인기 비결 중 하나는 '청렴함'이다. 카터는 퇴임 후 고향으로 돌아와 부부가 50년 전에 지은 집에 살고 있었다.
백악관 생활을 마친 뒤 자신이 정치에 입문하기 전 살던 곳으로 돌아온 유일한 전직 대통령이다.
부동산 거래사이트 '질로우(Zillow)'에 따르면 현재 시가는 21만3000 달러(한국 돈으로 약 2억5000 만원)로
미국 집값 평균 이하라고 WP가 전했다. 1961년 지은 방 2개짜리 농장 주택이다.
그마저도 네 자녀 에게 물려주지 않고 국가에 기부해 박물관을 만들기로 했다.
부부는 사후에 이 농장 한쪽에 묻히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그래야 관광객과 방문객을 유치해 마을 사람들에게
일자리와 소득을 만들어 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카터가 사는 마을은 의류부터 공구, 식료품까지 한 곳에서 파는 잡화점 '달러 제너럴'(Dollar General)이 가장 큰
상점일 정도로 소박하다. 이상점마저도 카터 전 대통령이 유치했다. 철도역은 하나 있지만, 도로, 신호등은 하나도 없다.
지금보다 젊었을 때 카터 부부는 토요일 저녁마다 손잡고 약 800m 떨어진 이웃집에 걸어가 종이 접시에 담은
소박한 식사를 하고 돌아오는데, 그가 전직 대통령임을 알 수 있는 유일한 차이는 비밀경호국 요원 3명이 몇 걸음 떨어져
걷는다는 점뿐이다.
이 같은 검박한 생활 덕분일까.. 카터 부부는 미 대통령 부부 가운데 가장 오래 해로한 기록을 갖고 있다.
이날 축하행사에서 카터 전 대통령은 로잘린 여사를 향해 "정말 많이 사랑한다."고 말했다.
카터가 펴낸 '아름다운 노년' 이라는 책엔 인생 후반전을 어떻게 치를 것인가에 대한 혜안(慧眼)으로 가득하다.
이 책이 반백들(백수의 반란)을 위한 좋은 교과서이다.
이에 반하여 우리나라의 대통령은 어떠한가? 대통령의 임기를 마치고 부정축제의 의심을 받고 재판을 받던
노무현 대통령이 자살한 뒤에 모든 것을 사면 해 주고, 그를 국장으로 장례를 치렀으며,
지금도 노무현 재단을 만들어 그 영부인은 호화생활을 하고 있다. 또한 지난번에 대통령 임기를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간 문제인 대통령은 아방궁을 짓고 초 호화생활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면 선진국 미국과 많은 대조가 된다,
대통령 임기를 마치고 평민으로 돌아가 모범이 되고 사회에 봉사하는 분이야 말로
우리가 존경하는 참된 지도자라고 볼 수 있다.
첫댓글 저도 지금 망구의 백수지만
그래도 매주 컴퓨터교실에 두번 나가서 배우고
스마트폰 카톡으로 하루 100명 이상과 소통도 하고
까페에 글과 영상을 올리며
하루 6000보 이상 운동을 하니
불백(불쌍한 백수)는 면 했으나 몸이 불편하여
화백(화려한 백수)은 못 되는 것 같습니다.
노년을 어떻게 살아야할지 지침이 되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수필카페는 수필이 위주가 되어야 한다는 선생님 말씀이 옳으신것 같습니다.
저도 선생님 뜻을 따라 신변잡기라도 가끔 올려 분위기를 맞추겠습니다.
백수에도 급이 있군요.
전 배우는 것은 이제 못하고
그냥 취미생활로 사진이나 찍으면서
하루에 7000보는 걷는 것 같아요.
매일 걷지는 못하지만 평균적으로 그렇네요.
좋은 글 감사히 읽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