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도량에 시불정진하며 살아가는 사람으로
매일 매일 부처님의 크나크신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특별히 비축해 놓고 살지 않아도
무언가 필요한 것이 있으면 그에 맞춰
적당량의 그 무엇이 자연스럽게 생겨나기도 하고
특별히 마련하고 대비하지 않아도
써야 할 자리에는 저절로 쓰이도록 하는
미묘하신 불보살님의 가피를 느끼는 날입니다
오후에는 공주 국립병원 법회를 가면서
가사와 장삼 목탁등은 차에 놓아 두고
죽비 하나와 위문품으로 마련한
떡과 음료만 들고 다녀 왔습니다
죽비를 들고 간 이유는 지난달 법회에서
다음달에 오면 여러분들과 백팔배를 하겠습니다
한 약속을 실천하기 위해서입니다
처음 백팔배를 시작하는 때에
백팔 예참문을 읽으며 환우들을 살펴 보니
대략 오십여명의 불자들 가운데
몇사람은 백팔배를 해 본 경험이 있어도
대부분 처음인듯 절 하는 것을
주저하는 기미가 역력히 있어 보입니다
그래서 우선 오십 사배를 마치고는
잠시 쉬면서 소참법문을 하듯
절 수행의 묘미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고
요즘은 교회나 성당에 다니는 분들도
운동 요법으로 절을 하는 이가 많다는데
백팔배는 불교 냄새가 난다고
백배를 하거나 백십배를 한다더라 하는 대목에서
불자들의 웃음이 터지고 긴장 상태가 풀어 집니다
그래서 지금 남은 절은 오십사배인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으므로
오십사배의 절반인 이십칠배만 할것인데
스물 일곱번의 절은 우리 모두 한마음으로
숫자를 세어 가면서 해 봅시다 하니
이번에는 두사람만 남고 모두가 일어 섭니다
이번에는 마지막이라 그런지
모두가 가뿐하게 하나 둘 구령에 맞춰
스물 일곱번의 절을 하고는
이런 정도의 속도와 수준이면
앞으로 천배는 무난하겠다고 칭찬을 하니
닫힌 마음이 열린 듯 한 불자가
싱글벙글 거리며 나와 악수를 청하더니
스님 좋은 일만 생기세요 하고 덕담을 합니다
절을 마쳐갈 즈음에는 불자들 가운데
두명의 불자가 울음을 터트리기도 하였습니다
처음 만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삼년이라는 시간이 흘러서
이제는 가족과도 같은 불자들이 되었는데
다음달에는 사암연합회에서 마련하는
추석절 위문품을 가지고 가서
뜻깊은 감사의 기도 법회를 하렵니다
오늘 몇몇 불자님들에게
칠월 보름 백중 법회와 관련한
고혼 천도 기도 전화를 받으며
양친 부모 조상님과 부처님의 은혜가
하늘보다 높고 바다보다 깊으니
매일 매일 정진해 가며
갚아 나가리라 다짐합니다
원효사 심우실에서
나무아미타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