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분자 수확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복분자는 매년 6월 중순 수확의 절정을 이룬다. 요즘 전북 고창을 비롯한 순창, 정읍 등의 주산지는 열매가 주렁주렁 영글어 가고 있다. 지난해까지 부르는 게 값이었다. 이맘때면 외지 가공업체들과 수집상들이 마을마다 찾아와 구매를 사정하느라 분주했다. 하지만 올해는 걱정의 그늘이 짙어지고 있다. 외지인 방문도 뜸하다. 면적이 늘고 수확량이 증가한 때문이다. 복분자 산업을 3회에 걸쳐 진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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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40개 시겚볼?1만3000여톤 생산 전망 수집상 방문도 ‘뜸’…고소득작물 명성 ‘불안’ 고창 수매가 ‘kg당 6500원’ 유지 여부 촉각
전북 순창에서 복분자 1400평을 재배하는 김종민(42)씨는 수확 철을 앞두고 걱정이다. 개인적으로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해 판매하면 되지만 이사를 맡고 있는 쌍치복분자작목반연합회를 생각하면 판로가 답답하기 때문이다. 김 이사는 "지난해까지 6300원(kg)에 수매했지만 올해는 장담할 수 없다"며 "생산량 증가 등으로 6000원 붕괴 전망이 높다"고 전망했다.
쌍치작목반연합회 노영환(78) 대표는 "지난해 1000톤에서 올해 618농가, 1500톤이 예상된다"며 "자가소비 500톤 이외에 1000톤을 판매해야 하는데 아직 500톤 확보에 그친다"고 밝혔다. 하지만 가격이 결정되지 않았고 나머지 500톤 판매처로 빨리 구해야 한다.
복분자는 지난해까지 보통 6500∼7000원에 팔렸다. 수확도 300평에 600kg으로 6500원(kg) 기준 390만 원에 달하는 고소득 작물이었다. 이는 90년대 중반 복분자주의 대중화가 직접적 계기다. 주산지인 전북 고창을 시작으로 순창과 정읍 등에 집중됐다. 복분자주는 특히 도수가 낮아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고, 마시면 '요강을 엎는다'는 전래의 기능성까지 더해져 요식업소의 인기품목으로 자리잡았다.
지금은 전국 40여 시·군으로 확산됐다. 지난해 1086ha(4431호)에서 6516톤을 생산한데 이어 올해는 2250ha(7684호), 1만3497톤으로 2배 가까이 늘어날 전망이다. 지역도 전북은 물론 전남 장성·나주·영광에서 제주, 강원 횡성·평창, 경북 포항 등이 대량 재배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전국 최대 복분자 주산자인 고창은 6월 중순 수확을 앞두고 수매가격 결정에 농가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고창은 전국 기준 가격이기 때문. 올해는 군청에서 생산자 단체와 가공업체 등이 등급별 차등 가격을 적용키로 합의했다. 아직 올해 수매가격은 결정되지 않았다.
고창 아산 선운산복분자영농조합 신영남 대표는 "올해 450농가 120ha에서 720톤 정도를 생산하는데 선운산농협에 출하할 예정"이라며 "6500원(kg)은 받아야 하는데 외지의 가격인하 소문이 무성해 불안하다"고 전했다. 선운산농협 윤병렬 상무는 "지난해 206톤을 수매했는데 올해는 가공공장 설립에 맞춰 550톤∼600톤을 수매할 예정"이라며 "고창도 내년부터는 출하안정을 보장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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