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하고 있는 사역의 영역에서 멋지게 일하고 있는 한 분을 만나러 멀리 차를 타고 내려갔다.
60세를 넘긴 목회자 사모다. 암 선고를 받고 큰 수술을 받은 뒤였음에도 쉬엄 쉬엄 주어진 일에 충성하고 있는 사모님이다. 정말 아픈 사람이 맞는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환하게 웃으며 반기었고 대화 도중에 나는 내 귀를 의심하는 이야기를 듣고 가슴을 쳤다.
"사모가 사모 역할을 못해서 암이 걸린거니까 회개하고 기도해라."
영적인 기도를 하는 분이며, 위로한답시고 와서 건넨 말이라고는 이보다 더 상처를 줄 수는 없다.
이게 대다수 목회자들의 착각일까? 그래서 나는 그 자리에서 정색하며 말씀드렸다.
우리 주님이 잘 하면 상주고, 못 하면 벌주는 그런 하나님이실까요? 상당히 유치한 발상이군요.
욥의 세 친구 패러디입니다. 라고 말이다.
어떻게 해야 사모역할을 잘 하는 것일까요? 글쎄.....
사모 직분은 성경에도 없는 직분이지요. 아내의 역할은 있어도 사모의 역할에 대해서 성경 어디에서 힌트를 찾아볼 수 있을까? 어쩌면 남편이 안수받고 선별된 목회자라는 선민의식으로 가득차 있는 이상, 가련한 한 여인에게 굴레를 씌워 아담의 후손답게 그에게 주어진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옹졸함이라는 생각마저 든다.
자칫, 그렇게 될 수 있는 아니 나 부터도 그런 옹졸한 목사였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너무나 부끄러운 일이다. 잘못 배운거다.
수많은 목회자의 사모들이 먼저 세상을 떠나는 모습을 전개연에서도, 그리고 사역의 현장에서도 수도 없이 본다.
여성이 남성보다 더 수명이 길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리고 목회자가 수명이 길다는 것도 알고 있다.
혹시, 역설은 아닐까?
"우리네 목사들은 정말 유교적으로 목회하고 있다." 맞다. 섣부른 내 생각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들의 짧은 수명만큼이나 사모 역할을 못해서 주어진 것이라면 너무나 잔혹하다.
영적인 기도자라고 하며 건넨 독설엔 이미 큰 상처가 패여 '투병'이냐 '치료'냐의 큰 산 앞에서 더 한 짐을 지우는 이의 말..... "하나님이 그의 말 한 마디도 인정하지 않으시더라."라는 욥의 세친구에 대한 판단이 동일하게 함께 하시길 바란다.
첫댓글 성령 받은 자가 형제나 이웃에게 가장 먼저 할 일은 위로와 평안을 전하는 것이어야할 텐데, 판단과 정죄를 하고 말았군요.
사모님께 주의 은혜와 평강과 치료하심이 축복으로 더욱 넘쳐나길 기도합니다.
옥목사님의 귀하신 사역과 복된 섬김에 감사드리며 적극 응원합니다.
샬롬~♥
목사님들의 찔림과 도전이 그리고 발상의 전환이 있길 감히 기대해봅니다.
보았네, 들었네, 받았네 하는 은사자들은 왜 사랑을 느끼기 어려울까요? 안위하시고 품어주시는
사랑의 하나님은 존재하지 않으니
다른 하나님을 믿는 걸까요?
옥목사님처럼 빛되신 주님을
제대로 알고 행하시는 분이 계셔서
그래도 한국교회 희망이 있습니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1.02.17 1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