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고전 - 구름이 무심탄 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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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8. 22:05조회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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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문학 가깝게 보기 : 한국고전
구름이 무심탄 말이
요약 간신배들이 왕의 총명을 가리는 것을 하늘에 떠가는 구름이 햇빛을 가리는 것에 빗대어 표현한 작품이다.
구름이 無心(무심)탄 말이 아마도 虛浪(허랑) 다 中天(중천)에 이셔 任意(임의) 니며셔 구 야 光明(광명) 날빗츨 라가며 덥 니 |
현대어 해석
구름이 무심하다는 말이 아마도 허무맹랑하다
하늘에 떠 있어 마음대로 다니면서
구태여 밝은 햇빛을 따라가며 가리느냐
시어 풀이
無心(무심)탄 : 아무런 사심(邪心)이 없다는.
虛浪(허랑)
다 : 허무맹랑하다. 믿기 어렵다.
中天(중천) : 하늘 한가운데. 이 시조에서는 왕의 총애를 받는 높은 직책을 뜻함.
任意(임의)로 : 마음대로.
날빗츨 : 햇빛을. 이 시조에서는 왕의 총명을 뜻함.
작가소개와 작품해설
이 시조의 지은이인 이존오는 고려 말의 문신(文臣)으로, 승려 신돈(辛旽)의 횡포를 탄핵하다가 공민왕의 노여움을 사기도 했다. 이 시조는 이존오가 공민왕의 노여움을 사서 좌천되었을 때 쓴 것이라 한다.
초장에서는 하늘에 떠가는 구름이 무심하다는 말이 허무맹랑하다고 한다. 무심하다는 것은 나쁜 마음이 없다는 뜻이며, 허랑하다는 것은 허무맹랑하여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즉 구름에게 나쁜 마음이 없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는 뜻이다. 그렇게 생각한 까닭이 중장과 종장에 밝혀져 있다. 그 까닭은 구름이 하늘 가운데 떠 있으면서 아무 생각 없이 다니는 것 같은데 굳이 햇빛을 따라가면서 가리기 때문이다.
구름에게 나쁜 마음이 있는 것처럼 표현한 것은 승려인 신돈 때문이다. 신돈은 승려이므로 나쁜 마음이나 사사로운 마음을 가져서는 안 된다. 신돈은 하늘에 떠가는 구름처럼 무심(無心)한 존재여야 한다. 그런데 신돈은 공민왕의 총애를 받으면서 벼슬도 하고 나라를 어지럽게 만들었다. 무심한 구름과 같은 존재여만 하는 신돈이 나라를 어지럽게 만들었다는 것은 무심하지 않다는 증거이다. 또한 신돈이 그럴 수 있었던 것은 왕의 총명함을 흐리게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왕의 총명함을 뜻하는 햇빛을 구름이 따라가며 가렸다고 한 것이다.
이 시조는 고려 말 신돈이 공민왕의 총애를 받아 나라를 어지럽게 만드는 것을 풍자한 작품이다. 이 시조에서 ‘구름’은 신돈을, ‘날빗’은 왕의 총명함은 뜻하므로 ‘구름’이 ‘날빗’을 가렸다는 것은 신돈이 왕의 총명함을 흐리게 만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로 미루어 볼 때 이 시조의 주제는 신돈의 횡포를 풍자함이라 할 수 있다.
『청구영언』, 『해동가요』, 『가곡원류』, 『병와가곡집』 등에 실려 있으며, 시조집마다 표기에 약간의 차이가 있다. 원문은 『청구영언』의 표기를 따랐다.
작품읽기 & 참고자료
[네이버 지식백과]
구름이 무심탄 말이 (낯선 문학 가깝게 보기 : 한국고전, 2013. 11., 박인희, 강명관, 위키미디어 커먼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