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여의도 통신]노 대통령 잦은 고향방문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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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통신]노 대통령 잦은 고향방문 왜?

"행사 참석차…" 올 들어 두 달에 한번꼴 찾아 궁금증 증폭
'고향에 대한 애정''퇴임 후 정치적 토대 마련' 해석 분분

2007년 10월 29일 (월)

정봉화 기자 aprilbh@idomin.com

	노무현 대통령과 부인 권양숙 여사가 27일 경남도청 도민홀에서 열린 '제10차 람사르 총회 자원봉사 발대식'에 참석, 습지지킴이들과 환경퍼포먼스를 한뒤 박수를 치고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 이동통신서비스의 TV광고가 인기다. 고향에 계신 노부부가 자식에게 영상전화를 해 메시지를 전하는 내용이다. 노부부는 "우린 아무것도 필요없다"라며 낡은 텔레비전을 가리키며 '쇼'를 연출한다. 사실은 새 텔레비전이 필요하다는 반어적 표현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27일 고향을 방문했다.

경남도청에서 열린 '람사르총회 자원봉사자 발대식'에 참석했다가 들른 것이다. 노 대통령은 이날 김해시청에서 시 관계자 등 주민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오는 31일에는 진주 혁신도시 착공식에 참석하기 위해 다시 경남을 찾을 예정이다. 노 대통령의 잇단 경남 방문에 대해 청와대측은 "행사 참석차 가는 것이지 다른 의미는 없다"고 말한다. 정말 아무 의미가 없는걸까?

노 대통령이 올해 들어 자주 고향을 찾고 있다.

올 1월 신년기자회견에서 "퇴임 후에는 경남도민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밝힌 뒤로 공식적으로 김해 등 경남지역을 방문한 횟수만 따져봐도 예닐곱번이다. 두 달에 한 번 꼴로 경남을 방문한 셈이다.

노 대통령은 지난 3월 2일 진해 해군사관학교 졸업식에 참석한 뒤 이튿날 부인 권양숙 여사와 함께 고향인 김해 진영읍 봉하마을을 찾았다.

5월에도 11일부터 2박3일간 진해와 고향 김해를 방문해 퇴임 후 거처할 사저 공사현장을 둘러봤다. 6월에 다시 진해를 방문해 해군기지사령부에서 경남지역 인사들과 만나 만찬을 했다.

7월에는 진주에서 열린 2단계균형발전선포식 참석에 앞서 마산을 방문해 경남지역 주요인사 200여명과 오찬간담회를 열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노 대통령은 "오늘 저의 이 걸음을 고향방문으로 규정해 주신데 대해 동의한다"면서도 "하지만 공식적으로는 고향 방문이 아니고 일 보러 왔다"고 강조했었다.

지난달에는 추석을 맞아 김해 선영을 방문해 성묘하고, 마을회관에서 주민들과 오찬을 같이 했다. 추석연휴 동안 인근 휴양시설에서 며칠 휴식을 취했다. 노 대통령이 5년 임기동안 추석연휴를 이용해 청와대를 떠나 고향에서 휴식을 취하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노 대통령의 이 같은 잦은 경남 방문을 두고 일각에서는 퇴임을 얼마 남겨 놓지 않은 노 대통령이 자신이 곧 돌아갈 고향에 대해 애정을 나타내는 것 아니냐고 풀이했다.

또 노 대통령이 퇴임 뒤 '모범적 시민'으로 돌아가 "그 이상은 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치활동 가능성을 일축했지만, 경남의 주요 인사들을 만나는 등 앞으로 주된 활동공간이 될 경남지역에 정치적 토대를 닦아놓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6월 민병두 의원이 제기했던 '노 대통령의 18대 총선 출마 가능성'도 조심스레 언급되기도 했다.

최근 노 대통령이 퇴임 후 살게 될 봉하마을 관광지 조성사업이 윤곽을 드러내면서 노 대통령의 퇴임 뒤 행보에 대해서도 다시 관심이 모이고 있다.

노 대통령이 고향으로 돌아와 '적극적인 시민'과 '정치인 노무현'사이에서 어떤 행보를 보일지 아직은 모른다. 다가오는 대선 결과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