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의 뜨거운 감자, 조기유학 붐 초중고생들의 조기 해외 유학이 6년간 30배나 급증했다는 소식이 지난 몇 주 동안 언론을 달구고 있다. 전년 대비 56.6%가 늘어났고 1998보다는 10배 이상 늘어났으며, 이 중 초등학생의 조기유학만 최근 6년 새 30배나 늘었다는 게 뉴스의 주요 내용이다. 처음에는 “조기유학이 아이를 망친다”로 시작된 공방이 시간이 흐를수록 다른 분야에까지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엄마들은 “한국의 입시 압박과 부담스러운 사교육비 때문에 차라리 조기유학을 택했다”고 항변했고, 야당에서는 사교육 열풍을 제대로 잡지 못한 부실 공교육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영어를 제2공용어로 채택해야 한다”는 꽤 파격적인 의견도 여기저기서 들린다. “경제적 불평등이 지적 불평등으로까지 유전되고 있다”며 자꾸만 벌어지는 빈부 격차에 대한 우려도 높아져가는 상태. 그에 대해 경기도에서는 조기유학 실패로 들어온 아이들을 위한 전문 학교 시설을 확충하겠다고 나섰고, 정부는 2007년부터 교육 혜택이 적은 지역을 시작으로 원어민 교사 채용을 법제화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아직도 그 여파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조기유학은 무조건 나쁘다? 사회 분위기상 정부와 대다수의 언론은 “어린 나이에 유학을 보내는 건 정서적으로 위험하다”, “공교육의 붕괴를 가지고 온다”, “기러기 아빠, 기러기 엄마 등 기형적 가족 체계를 낳는다”, “막대한 외화 손실이 국가 경제를 망친다”는 이유를 들어 조기유학 보내는 엄마들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실제로 준비 없이 무리해서 떠난 조기유학이 이런 위험에 놓이는 것을 간과할 수는 없다. 그러나 조기유학의 취지는 어린 나이에 외국어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고 다양한 문화를 접하게 해 글로벌한 인재로 키우자는 게 아니던가. 실제로 그 옛날인 삼국시대에도 선진 문물을 일찌감치 익히기 위해 중국으로 조기유학을 떠나는 사례가 많았다고 한다. 물론, 에디터의 어린 시절에도 미국으로 조기유학 떠나는 친구들이 꽤 있었다. 단, 당시에는 도피성 조기유학이 많았다면 요즘에는 지적 능력이 뛰어난 아이일수록 엄마들이 보내려고 한다는 것이 달라진 점. 이미 ‘조기유학’은 강남과 분당을 비롯한 일부 지역에서는 피할 수 없는 대세가 되었고, 당분간은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무조건 가지 마라”고 하기에는 너무 많은 인원이 동참하고 있다. 이제는 비판하기보다는 왜 가려고 하는지, 꼭 가야 한다면 준비할 것은 무엇인지 냉철한 가이드가 더 절실한 때인 것. ‘나도 보내볼까’가 아니라 ‘왜 보내야 할까’를 생각하라 강남이나 분당 지역의 경우, 반 아이들 중 10명꼴로 조기유학을 다녀오거나 방학 중 해외 영어 캠프를 떠난다고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다른 엄마들은 ‘내가 아이한테 투자를 너무 안 하나?’, ‘내 아이만 뒤처지는 게 아닐까’라는 불안감에 시달린다. 그러나 어린 나이에 1~2년 유학을 다녀온다고 엄마의 기대처럼 아이가 영어를 술술 말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또 오히려 같이 가는 엄마가 희생하고 감수해야 할 부분도 많다. 떠나기 전, 장단점을 따져보고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택해야 한다. 외국어에 대한 감을 익히고 외국 문화를 접해본다는 마음가짐과, 아이의 흥미나 의지, 가정의 경제력, 엄마의 정보력, 이 3박자가 맞아떨어질 때 긍정적 결과를 얻어낼 수 있는 것. | ||
Q1 몇 살 때 보내야 하나 유학원과 다녀온 엄마들은 초등학생 때 보내기를 원한다면 4학년, 중학교 때 보낸다면 1학년 때 보내서 2학년 말에 돌아오는 코스를 권했다. 초등학교 4학년이면 한글을 어느 정도 뗀 상태인 데다 언어 습득력이 뛰어난 시기라, 영어도 금방 배워가며 잘 적응한다는 것. 또 2년 정도 머물다 초등학교 6학년 시작할 때 돌아오면 한국 교과목을 배우면서 중학교 과정을 차질 없이 준비할 수 있기 때문. 단, 이때는 사후 유지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조기유학의 이상적인 나이를 중학교 이상으로 보고 있었다. 초등학교 때는 기초적인 인성이 자리 잡는 시기이기 때문에 문화적 쇼크가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는 것. 중학교 1학년 정도면 자기 자신을 컨트롤할 수 있는 능력과 독립심도 갖춰지기 때문에 학습 면에서도 더 효율적일 수 있단다(물론 스스로 가려는 의지가 있는 경우). 그래서 엄마들 중에서는 특목고냐 고등학교 조기유학이냐 두 사안을 놓고 고민하는 경우가 꽤 많다. 요즘은 아예 특목고 입학을 목표로, 중1 때 조기유학을 떠나 영어 실력을 더 쌓고 중3 시작할 때 돌아와서 특목고에 진학하는 절차도 많이 밟는다. Q2 얼마 동안 보내는 게 좋을까 레몬트리에서는 처음 특집 기사를 준비하면서 ‘단기 조기유학’을 6개월~1년, 길어야 2년 정도로 잡았다. 그러나 몇몇 유학원에서 자료를 받고 엄마들과 직접 통화를 해본 결과, 실질적으로는 아무리 짧게 간다고 해도 2년 정도는 머물러야 유학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했다. 6개월 미만은 아예 해외 영어 캠프로 보고 있고, 1년은 아이가 적응하면 바로 돌아와야 하기 때문에 의미가 별로 없다는 의견. 외국 생활에 적응하는 데는 초등학교 저학년은 3개월, 고학년은 6개월이 걸리고 중학생은 약 8개월 정도는 소요되기 때문에 2년 정도는 잡아야 현지 공부나 문화를 받아들일 수 있단다. Q3 얼마 전부터 준비해야 하나 보내고 싶은 나이의 1년 전부터 차근차근 준비를 해야 한다. 정보 수집에도 시간이 꽤 걸리고 나라별로 입학 일자와 학기 시작일이 다르기 때문에 3개월 전 촉박하게 준비하다간 낭패 보기 쉽다. 일단 여러 유학원을 돌아보고 그들이 추천한 학교 리스트와 정보들을 취합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용에 맞게 나라와 지역을 먼저 택하고 그다음에 학교를 구체적으로 볼 것. 유학원별로 연계된 학교가 다 다르기 때문에 최소 다섯 군데는 돌아다녀 정보를 취합할 것. 학교 홈페이지에도 들어가 보고 현지에 있는 인맥을 동원해서 그 학교 정보를 더 알아내는 것도 필수. Q4 한국인이 많은 곳은 피해야 하나 아이만 달랑 데리고 떠나는 조기유학인데 한국인이 거의 없는 지역을 택하면 적응도 힘들고 어려움에 처했을 때 도움 받을 곳도 없다. 먼저 간 지인들이 있는 지역으로 가는 것이 오히려 좋다. 아이 학교 역시 한국인이 너무 없는 곳은 오히려 위축되거나 따돌림을 당할 수 있으므로 한국인 또는 동양인 비율이 어느 정도 있는 곳을 택할 것. Q5 엄마의 영어 실력이 어느 정도 돼야 할까 네이티브 스피커처럼 유창하거나 발음이 좋을 필요는 없더라도 기본적인 의사소통은 되는 게 좋다. 어차피 한인들이 있는 지역으로 갈 거라면 그다지 큰 문제가 안 되고, 아이가 오히려 빨리 적응해 엄마의 통역 역할을하면서 영어 실력이 더 나아지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 학교 내 부모의 자원봉사 활동이나 면담 기회가 많은 편이라 엄마가 영어를 못하면 아이의 학교 문제에 관여하기 힘들다. 즉, 똑같은 돈을 들여도 부모의 영어 실력에 따라 누리고 오는 정도가 다를 수 있다는 말. 부당한 행위에 대해 직접 나서서 어필하기 힘든 것도 애로 사항이라고. 참고로 사립학교의 경우, 학부모의 인터뷰를 보는 곳도 꽤 된다. Q6 갔다 오면 정말 효과 있나 2년 유학으로 영어를 술술 말하진 못한다. 다만 영어 체감 능력이 생겨 영어를 읽고 듣고 이해하는 능력은 확실히 는다는 게 다녀온 엄마들의 이야기다. 그러나 엄마들이 정말 만족스러워 하는 것은 영어 실력 자체보다 미국이나 영국, 캐나다 학교들의 인성교육 시스템이었다. 아이의 정서를 매우 중시하며 창의력을 돋워주는 교과목들이 많다는 것. 그래서 자신감도 자연스럽게 길러지는 것 같다고. 우리나라처럼 외우고 풀어야 하는 교과목 압박도 많지 않다. 역설적으로, 그래서 귀국 후가 걱정되는 엄마들은 현지에서 방과 후 교육을 따로 시키기도 한다 1 어느 나라로 보낼까 최다 유학권-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땅덩이가 넓고 학교 선택의 폭도 넓은 데다 유학 인구를 반기는 정책이 특징. 캐나다의 경우 공립과 사립학교 모두 지원이 쉬운 편이고 별 차별 없이 자국민들과 동등한 대우를 받는다. 게다가 장애인을 위한 특별 정책이 많아 장애를 가진 아이를 캐나다로 유학 보내는 엄마들도 많다. 미국의 경우 단기 유학이라면 좋은 학군의 공립학교에 보내는 것도 무방하지만 아이의 유학비자만으로는 불가능하다. 부모가 문화교류비자, 투자비자, 취업비자가 있어야 하는 것. 그래서 울며 겨자 먹기로 레벨 낮은 사립학교를 택하거나 장기 어학연수를 택하는 이들도 있다. 미국 교육청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학군별 교육비와 범죄율 등 자세한 사항을 볼 수 있으니 참고할 것. 단, 엄마가 학생 신분이 아니면 동반 비자가 아닌 여행 비자를 받게 되므로 갱신하는 데 애로사항이 따른다. 호주와 뉴질랜드는 다른 두 나라보다 비교적 저렴한 학비가 강점. 그러나 초등학생은 공립학교에는 입학할 수 없다. 고급 영어 위해, 영국 영어권 우아한 발음과 귀족적인 어투가 매력적인 영국 전통 영어를 배우려는 인구도 꾸준하다. 물가는 비싸지만 엄마의 동반비자 제약은 덜하다. 그러나 북유럽 유학생들도 울고 간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만큼 영국의 물가와 학비는 살인적이다. 그 대안으로 등장한 나라가 아프리카 국가들. 카메룬이나 남아공들의 수도는 워낙 발전한데다 영국보다 훨씬 저렴한 학비로 사립학교나 영국 국제학교에 보낼 수 있다. 단, 중학생 미만이라면 아이 데리고 가기엔 너무 낯설다는 것이 단점. 영어 생활권 아시아 국가가 뜬다 교육비와 생활비 부담은 적고 영어와 중국어를 동시에 배울 수 있는 나라,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가 조기유학 국가로 인기몰이 중이다. 싱가포르의 경우는 공립학교 수준이 다른 나라 사립 수준만큼 높고, 자국민과 똑같이 혜택을 받아 수업료가 월 5만원대인 것이 최대 강점. 또 우리가 영어를 배우듯 중국어를 제2외국어로 배우기 때문에 2개국어를 노려볼 만하다. 물가는 우리나라와 비슷하지만 음식비 등의 생활 물가 지수는 오히려 낮은 편. 말레이시아 역시 영어와 중국어를 함께 배울 수 있고 각종 국제학교가 많아 경제 수준에 맞춰 선택할 수 있다. 또 이슬람 국가이다 보니 퇴폐적인 문화가 거의 없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2 조기유학 보낼까vs해외 캠프 여러 번 보낼까 목적이 무엇이냐에 따라 다르다. 다양한 문화를 맛보게 하고 싶다면 또 가족과 떨어져 있는 데 대한 부담감이 크다면 조기유학보다는 방학을 이용한 캠프를 여러 번 보내는 게 효율적이다. 테스터 차원에서 캠프를 다녀와서 외국생활에 흥미를 느낀다면 본격적인 조기 유학도 준비해 볼만하다. 그러나 특목고 진학이나 외국으로의 대학 진학 등 뚜렷한 장기 목표가 있다면 조기유학을 보내 다른 나라의 교육 문화를 접해보는 것이 좋겠다. 3 단기 유학이라면 중소 도시의 공립학교도 무난하다 그 나라에서 중학교나 고등학교에 진학할 목적이 아니라면 공립학교에 보내도 무방하다. 사실 괜찮은 사립학교는 외국인에게 입학 기회가 많지 않은 데다 비용도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괜히 욕심 내어 갔다간 빈곤한 일상에 허덕이게 된다. 단, 공립학교를 갈 경우는 학교 주변이나 동네의 분위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 대도시에 있으려면 그 비용이 만만치 않으므로 차라리 환경 깨끗한 한국판 인천이나 일산, 분당 같은 도시에 머물면서 초등학교에 보내는 것도 방법. 4 단독 렌트말고, 집은 어떻게 해결할까 아이 데리고 떠나는 지인과 한 집 나눠 쓰기 요즘 강남 일대에서 유행처럼 퍼지고 있는 방법. 같은 목적을 지닌 반 엄마나 학원 엄마 두 팀 정도가 아예 한 아파트를 렌트해 각각 방을 쓰는 것. 돈 아끼면서 좀 더 좋은 환경에서 지낼 수 있으니 좋고 외로움 달래니 더 좋다. 이럴 경우 저녁마다 돌아가며 아이의 산수 등 한국 교과의 선생님 노릇을 하기도 한다고. 여동생이나 언니네와 떠나는 경우도 꽤 많다. 친척집에 충분한 비용 지불하고 머물기 친척집에 아이를 맡기거나 아예 엄마가 함께 가서 머무를 때도 다른 가디언들이나 렌트 비용과 똑같이 지불할 것. 친척집에 있으면 항상 돈이 싸움의 불씨가 된다. 명절마다 챙기는 것도 잊지 말 것. 집 구입하기 올해부터 해외 부동산 취득이 쉬워졌다. 이 정책이 발표된 이후 한국은행에는 해외 부동산을 취득하려는 기러기 아빠들의 문의 전화가 끊이지 않았다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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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조리퀸 ♠아름다운식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