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 30일 (토) 성탄 팔일 축제 제6일 복음 묵상 (루카 2,36-40) (이근상 신부)

[박베드로SJ]

2023년 12월 30일 (토) 성탄 팔일 축제 제6일 복음 묵상 (루카 2,36-40) (이근상 신부)

한나라는 예언자가 있었는데, 프누엘의 딸로서 아세르 지파 출신이었다. 나이가 매우 많은 이 여자는 혼인하여 남편과 일곱 해를 살고서는, 여든네 살이 되도록 과부로 지냈다. 그리고 성전을 떠나는 일 없이 단식하고 기도하며 밤낮으로 하느님을 섬겼다. 그런데 이 한나도 같은 때에 나아와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예루살렘의 속량을 기다리는 모든 이에게 그 아기에 대하여 이야기하였다.(루카 2,36-38)

숫자는 참 이상하다. 우연같은데 또 돌아보면 닫힌 의미를 여는 열쇠같기도 하고 여든 넷, 한나의 오늘 복음 속 나이다. 새 해에는 엄마가 여든 넷이 되신다. 오늘 엄마와 저녁 식사를 했다. 우리의 망년회인 셈이다. 엄마의 마흔 살 무렵 이야기를 했다. 나도 엄마도 어제처럼 기억하는 대목을 이야기했다. 참 짧다. 그게 사 십 년을 훌쩍 지났다니 참 짧다.

복음은 한나라는 예언자가 평생을 기다려온 증언이다. 하지만 당사자에게 평생의 기다림이란 참 짧다. 한나의 입장에서 보면 여든 넷은 참 가장 웃기는 사족이다. 도대체 여기서 그게 무슨 상관이람! 이러셨을지도.

한나도 우리도 그저 지금 예수를 증언할 뿐이다. 예수를 어찌알겠는가. 강보에 쌓인 핏덩이를... 우리의 마음, 우리의 삶에 담긴 이 어린 예수에게 우리 마음을 다해서 희망을 두는 것. 믿음이란 참 무모하다. 아무리 긴 시간에도 우린 너무 아쉽고 짧다.

출처: https://www.facebook.com/simonksyi/posts/pfbid026tESKupEau1NR3Rd8PemFUAP4WVHA43o7hYrT4JTa2HbRqkXmjoyeDJSJs84VU7x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