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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에 두 번 정도 화장품 사러 백화점 들르는 내 친구, 맥은 어디 백화점 무슨 지점, 디올은 어느 백화점 무슨 지점, 구입하는 곳이 브랜드마다 모두 다르단다. 회사에서도 집에서도 먼 그 매장을 계속 찾는 이유? 친절한 매장 언니 때문이라고. 립스틱 하나 사도 샘플 챙겨 줘, 그때그때 나오는 신상 테스트해 줘, 모르긴 몰라도 그 언니 때문에 단골 고객 많을 거라며, 화장품 살 일 있으면 거기로 가라고 살짝 귀띔까지 해준다. 아무래도 직업이 직업인지라 직접 화장품 사러 갈일 별로 없는 에디터, 브랜드 이미지로 먹고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 업계에서 소비자들이 브랜드를 접하는 가장 최전방의 그곳, 화장품 매장이라는 곳이 갑자기 궁금해질 수밖에.
Q1 백화점 매장에서 화장품을 구입한 후 브랜드 호감도가 달라진 적이 있다.
YES 72.2% 1355명
NO 27.8% 521명
Q2 백화점 코즈메틱 브랜드 매장의 경우, 호감도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매장 직원의 친절한 태도 36% 676명
꼼꼼한 제품 테스팅 29.8% 560명
샘플 제품을 챙겨 주는지의 여부 14.2% 267명
DM발송 등 철저한 사후 고객 관리 11.9% 225명
매장의 규모와 디스플레이 8.1% 154명
과잉 친절과 싸늘한 무시 그 양단 간의 균형
설문조사에 따르면, 뷰티 브랜드의 백화점 매장 호감도를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은 백화점 직원의 친절한 정도였다. 여기서의 친절함이란, 거의 강매로 여겨질 정도로 이것저것 제품을 권한다거나 이른바 영업 마인드로 판에 박힌 멘트와 미소를 날리며 심하면 고객의 피부를 가지고 협박(?)까지 하는 넘치는 친절함이 아니라, 인간적이고 진지하게 그리고 꼼꼼하게 고객의 기분을 맞춰 주는 친절함이란다.
화장품 쇼퍼들이 백화점 매장에 들를 때 가장 기분 나쁨을 호소하는 것도 바로 이 부분, 매장 직원들의 과잉친절 혹은 싸늘한 무시다. 특히 드레스코드로 사람을 판단하는 것. 매장의 품위가 마치 자신의 품위라도 된 듯한 직원들의 도도한 태도, 단답식 응대, 구매할 고객인지 그렇지 않을 고객인지 고객을 판단하는 행위 등이 가장 기분 나쁜 직원의 태도라고. 매장 직원들도 감정 노동하는 사람이기에 언제나, 늘, 항상 웃음꽃이 피는 얼굴로 고객 한 명 한 명에게 진지하고 인간적인 태도로 응대하는 것을 바랄 수는 없지만, 그들의 응대 태도가 구매한 제품도 환불하고 싶을 만큼의 파워를 가지고 있다는 점은 적어도 명심해야 할 듯.
급조한 초짜직원, 블러셔를 섀도라고 우기더라
흔히 대목이라고 불리는 명절이나 휴일, 정신 없는 와중에 제품 테스팅하다 보면 초짜직원 아니라도 서비스에 불만족하기 일쑤인데, 하물며 급조한 티 확나는 아르바이트 생에게 테스팅받다 보면 제품 구매 의욕이 순식간에 사그러드는 건 당연하다. 화장품 브랜드의 백화점 매장 호감도 결정의 두 번째 요인은 바로 꼼꼼하고 프로페셔널한 제품 테스팅이었다. 특히 색조 제품의 경우 발색이나 사용감을 중요시 여기는 품목이기 때문에 제품 테스팅은 뷰티 쇼퍼들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
또 테스팅할 때, 고객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지 않기 위해서인지 선의의 거짓말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오히려 감점 요인. 다크서클이 버젓이 보이는데 감쪽같이 커버되었다며 호들갑을 떤다거나, 정말 안 어울리는 핑크색 블러셔를 발라놓고 어울린다고 우기는 직원들의 태도는 황당함을 넘어서 민망할 지경이란다. 테스팅을 하는 이유는 충동구매를 막고 자신에게 맞는 제품인지 꼼꼼하게 확인하고 싶어서인데 보여 달라는 제품 말고 엉뚱한 신상품을 이것저것 꺼내 들며 발라 주는 것 또한 하나도 반갑지 않은 행위. 어떤 매장은 직원들이 모두 해당 브랜드의 제품을 사용해 깔끔하게 메이크업을 하고 있는데다가, 제품에 대해 문의했을 때 막힘없이 척척 대답하는 모습이 신뢰감과 믿음을 주었다고 한다.
샘플 쿠폰 들고 찾아간 매장에서 타 제품 샘플까지 챙겨 나왔다
화장품 쇼퍼들에게 있어 기초제품의 경우 한 번 구입하고 나면 적어도 3~6개월 정도는 매일매일 사용하는 제품이기에 샘플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메이크업 제품이야 발색과 사용감이 중요하기에 괜찮지만 기초 제품의 경우 매장에서 해본 한 번의 테스팅으로는 사용해도 될 제품인지 감이 오지 않는 것도 사실. 그래서 기초 제품의 경우에는 DM으로 발송되어 오는 브랜드 소식지나, 가끔 인터넷 게시판에 올라오는 샘플 행사권을 가지고 매장에 들르는 경우가 많다. 그럴 때가 매장 친절도를 가늠할 수 있는 가장 결정적인 순간이라고.
DM을 받거나 샘플 쿠폰을 챙겨오는 것 자체가 그 브랜드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떤 매장은 쿠폰에 해당하는 샘플을 내어주면서 친절하게 응대하는 것은 물론, 관련 제품 혹은 신상품의 샘플까지 대거 챙겨 줘 재구매를 유도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어떤 매장은 해당하는 샘플이 떨어졌다는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를 대면서 다른 매장을 안내해 주는 경우도 있다고. 또한 챙겨 주는 샘플의 절대량보다는 고객에게 알맞은 샘플을 얼마나 적절하게 챙겨 주는지가 더 중요하다. 미백 관련 기초제품을 샀다면 각질 관련 아이템을 샘플로 제공하는 센스가 필요한 것.
제품을 구입할 때 따라 나오는 다량의 샘플 역시 매장의 친절도와 연결되는데 1mm 정도 들어 있을 것 같은 얇디얇은 필름지 몇 장 챙겨 주면서 생색 내는 경우, 제대로 보관되지 않아 이미 사용할 수 없게 된 샘플을 챙겨 주는 경우가 최악으로 꼽혔다. 인터넷에 제품명만 쳐도 수많은 정보가 범람하고 가격까지 저렴한 요즘, 화장품을 사러 백화점 매장에 들르는 쇼퍼들이 기대하는 부분은 무엇보다 친절한 서비스, 꼼꼼한 테스팅, 만족스러운 샘플 서비스라고 할 수 있겠다.
화장품 매장 블라인드 테스트
뷰티동 빠꼼이들 사이에서 소문난 그 매장, 가장 친절하다는 매장과 가장 불친절하다는 매장을 에디터가 직접 방문했다. 두 곳 모두 2만~3만원대 초반의 립스틱을 구매했으며 세미 메이크업과 청바지를 입고 같은 날, 손님이 가장 많은 시간인 오후 6~8시 사이에 방문했다.
S백화점 강남점, A브랜드 매장
평일인데도 붐비는 매장, 립스틱 쪽의 매대를 둘러보고 있자 곧바로 직원이 나와 응대를 시작. 정확한 제품명은 알려 주지 않았고 뭉뚱그려 설명하자 바로 몇 가지의 립스틱을 꺼내 설명해 주기 시작했다. 그중 두 가지 정도의 제품에 관심을 보이자 곧바로 테스팅을 시작하는데 직원 자신의 손등에 발라 확인시켜 주고 입술에 발라보라고 권유한다. 테스터용 브러시가 그리 깨끗해 보이지는 않았다. 둘 중 한 가지를 구매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자 안쪽으로 들어가 제품 설명과 함께 포장을 해주면서 샘플을 꺼내 챙겨 주었다. 샘플은 마사지 크림이었는데 잘 사용하지 않는 아이템이라고 하자 스킨·로션 샘플로 교환해 주었다. 관심 가는 제품명을 말하자 바로 테스팅해 주며 제품 설명을 해주었고 피부 타입에 맞는 다른 제품도 함께 권해 주었다. 테스팅을 여러 번 해본 뒤 사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싫은 기색은 보이지 않았다. 서비스는 대체적으로 만족, 그러나 제품 권유는 약간 부담스러운 정도였다.
G백화점 압구정점, M브랜드 매장
매장 내에 여러 명의 고객이 이미 응대를 받고 있는 상황, 립스틱 쪽의 매대를 둘러보다가 직접 직원을 불러 제품에 관해 문의했다. 바로 응대를 해주긴 했지만 바쁜 상황이어서 그런지 제품명을 제대로 얘기하지 않자 잠깐 기다려 달라며, 다른 직원을 불러 제품 설명을 해 주라고 지시했다. 다른 직원이 와서 두세 가지 정도의 립스틱을 꺼내 색상을 보여 주었고 테스팅은 따로 하지 않았다. 테스팅해 보겠다는 말을 건네자 자신의 손등에 발색을 확인시켜 주었다. 구매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안으로 들어가 포장을 기다리며 다른 제품에 관해 문의를 하자 해당 제품의 테스팅을 권유했다. 여러 개를 테스팅해 본 뒤 사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는데 역시 싫은 기색은 보이지 않았다. 샘플은 따로 챙겨 주지 않았다. 예상했던 것보다는 친절했지만, 테스팅에 있어서 친절함이 부족했고, 샘플에 대한 언급은 아예 없었다.
백화점 뷰티 브랜드 매장에 바란다
●주말이나 특히 성수기 때 신입 매장 직원을 급하게 데려오지 마세요. 제품에 대한 잘못된 정보와 잘못된 강매. 느끼는 순간, 매장은 물론 그 브랜드와 당분간 이별합니다. ^^
●꼭 필요한 것이 있어서 매장에 가 테스트하는 것인데 다른 제품까지 왕창 꺼내서 부담스럽게 하는 경우나 너무 졸졸 따라다니면서 과도한 친절을 베풀면 오히려 고객을 부담스럽게 하는 것 같다. 인정이 느껴질 정도로만 응대했으면 좋겠다.
●해당 브랜드의 고객이기에 DM이 발송되는 것이니 쿠폰을 가지고 오면 자신의 브랜드에 관심이 있는 고객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샘플링에도 친절하게 대해 주길.
●판매 직원이 전문적인 지식을 어느 정도는 확보해 줬으면 하는 바람. 판매자가 구매자보다 제품에 대해 더 모른다면 아예 신뢰가 가지 않는다.
●화장품을 구매하게 되는 경우, 제품만 팔려고 하지 않고 그 제품의 올바른 용도라든지 따라 하기 쉬우면서 표현하기 좋은 스킬 등을 같이 알려 주었으면 좋겠다.
●가장 바라는 것은 제품 테스트 후 강제구매의 분위기를 조성하지 않았으면 하는 것. 제품을 사고 싶어도 테스트 후 지속성이나 여러 부분을 알아보고 구매해야 하는데 테스트 직후 강제구매 분위기로 몰아갈 경우 살 마음이 있어도 거부감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