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쩍새 야기
오눌은 인자 솟(솥)이 쩍어 굶어 죽은 메누리가 죽어가꼬 새가 댰다넌 ‘소쩍새’ 야그인데라.
이전에 어뜬 약약시럽고 꼬꼽한 쎰씨(시어머니)가 한나 있어가꼬 메누리한테 날마디 째깐한 솟(솥)하고 양석도 쪼깐썩만 내줌시로 밥얼하라 했었는데, 그래도 착한 메누리는 군말 없이 밥을 정성스레 해서 밥상을 차려 방으로 딜에(들여)보냈답니다.
솟(솥)이 쩍응께 밥도 째깐배끼 못한데다 메누리는 째깐 남은 누룬밥(누룽지)이로 끄니럴 떼움시로 지구다나 목심 부지하고 살어갔답니다.
그란데 고것까장도 못 마땅했든 쎰씨가 인자 더 짝은 솟(솥)이로 바까 줬당구만이라.
그랑께 인자 그남둥 째깐 붙었든 눈밥(누룽지)까장 삐쭈께로 빡빡 긁어가꼬 밥상얼 채려 방이로 딜에(들여) 보내고 낭께 인자 찰로 앙끗도 못 먹고 쪼빡에다가 맹물만 퍼가꼬 허기진 배럴 챘(채웠)당구만이라.
고것도 하루 이틀이제 멫날 메칠얼 그케 살다봉께 인자 메누리가 굶어 죽어뿔었는데 그 혼이 새가 댜 나타나가꼬 밤낮읎이 솟이 쩍었다고 그케 '솟(솥)쩍다'고 함시로 밤새 지 '소쩍 소쩍', '소쩍당 소쩍당' 그리케 서럽도록 운다고 하지람쨔.
우리나라 남쪽에서는 그래서 소쩍새라 하는데라.
진도서도 으짠 사램덜언 ‘소쩍 소쩍’ 우는 소리가 고케 안 디키고(들리고) 남녀 성기의 명칭인 'ㅆㅈ ㅆㅈ' 요케 디킨다넌 사람덜도 잔 있습디다. 금메 그케 생각하고 들으믄 찰로 그랑 거 같으기도 해라? 참말로라?
또 고 소쩍새 말고도 요상한 욕얼 질게(길게)하넌 뭬(묘)한 새도 있어라만...
진도서 에린시절을 젺었던 분덜이시믄 까끔에서 고 새가 하는 욕소리덜은 들어봐가꼬 알껏이요? 덜?
그랑께 듣는 귀덜이 모도 달릉가 중부 이북에서는 '접동 접동'하고 운다 함시로 접동새란 이름이로 더 많이 불린다고 안 그랍닌짜? 안?
허기사 꿀꿀대는 돼지는 미국서 oink oink(오잉 오잉), 야옹하는 고양이는 meow(미야우) 그케 운다고 항께라.
김소월 님에 ‘접동 접동 아우래비 접동...’ 의 접동새라는 새도 장본인이 이 소쩍새로 그 전설을 욍기자믄
** 옛날 평북(平北) 박천(博川)의 진두강(津頭江) 가에 한 소녀가 부모와 아래로 아홉이나 되는 오랍 동생을 데리고 함께 살았다. 그런데 어느 날 그만 어머니가 죽게 되자 아버지는 의붓 엄마를 얻었다. 계모는 성질이 흉포 잔인하여 전실 10남매를 매일 같이 구박하고 끼니조차 제대로 주지를 않고 집에 가두어 두기까지 하였다. 그러다 소녀는 박천 부잣집 도령과 혼약을 하게 되어 약혼자의 집으로부터 많은 예물을 받았다. 이를 시기한 계모는 그 예물을 빼앗고 그녀를 친어머니의 장롱 속에 가두었다가 마침내 불에 태워 죽였다. 아홉 어린 동생들은 누나가 타 죽은 재를 헤치며 슬피 우는데 재 속에서 한 마리의 접동새가 살아 날아갔다. 한편 뒤늦게 이 사실을 안 관가에서는 계모를 잡아, 그 딸이 죽은 것과 똑같은 방법으로 처형하였다. 그러자 계모의 재 속에서는 까마귀가 나왔다. 이후 접동새가 된 소녀는 죽어서도 계모가 무서워 대낮에는 나오지를 못하고 남들이 다 자는 야삼경(夜三更)이 되어야만 살그머니 날아와 아홉 오랍동생들이 자는 창가에서 목 놓아 울었다. **
이상이 평안도 지역에서 구전되어 ‘접동 접동 아우래비 접동 진두강 가람가에 살던 누나는 진두강 앞 마을에 와서 웁니다’라는 시의 바탕이 되었던 옛날야기구만이람쨔.
옛 기록들로도 15, 16세기의 <악학궤범>이나 <훈몽자회>, <관동별곡>에서는 접동새로, 18세기의 <청구영언>이나 <해동가요>에서는 소쩍새, '솟적다새'로 표기되어 있습니다.
*소쩍새= 올빼밋과의 여름새. 등은 어두운 회색이고 온몸에 갈색 줄무늬가 있으며 귀깃을 가졌다.
낮에는 나뭇가지가 무성한 곳에서 자고 밤에 활동하여 벌레를 잡아먹는다.
'소쩍소쩍’ 또는 ‘소쩍다 소쩍다’ 하고 우는데, 민간에서는 이 울음소리로 그해의 흉년과 풍년을 점치기도 한다. 조금 높은 산지의 침엽수림에 사는데 한국, 일본, 아프리카, 동남아시아에 분포한다.
천연기념물 제324-6호. ≒시조05(時鳥)「3」ㆍ정소조(鼎小鳥)ㆍ제결(鶗鴂). (Otus scops).*
이상은 소쩍새에 대한 국립표준국어대사전의 사전적 뜻풀이구만이람쨔.
소쩍새는 생긴 모습도 그러하듯이 올빼미 부엉이처럼 낮에는 숲속 나뭇가지에서 잠을 자고 저녁부터 활동합니다. 한국에서는 예로부터 ‘솟쩍’ 하고 울면 다음해에 흉년이 들고, ‘솟적다’라고 울면 ‘솥이 작으니 큰 솥을 준비하라’는 뜻에서 다음해에 풍년이 온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옵니다.
근데 여그서 또 헷갈릴 것이 철새냐 텃새냐인데 우리나라에는 겨울에도 눌러사는 텃새인 소쩍새도 있고 따뜻하면 날아오는 여름철새 소쩍새도 있답니다.
<진도 송현 출신 조병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