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장-
-음모의 시작-
질투가 날 때는 그 사람에게
내가 지을 수 있는 가장 환한 미소를 지어주는 거야.
그리고 속으로 비웃어 주는 거지.
그리고 그 뒤에 그 사람을 철저히
밟아 주는 게 가장 현명한 방법이 아닐까?
비겁한 게 아니야.
계획적인거지.
다음날 리스는 매우 피곤한 오전을 보냈다. 루에니가 리스를 배려한다고 어마어마하게 많은 사람을 보내 온 것이다. 그렇기에 오전 내내 호화스런 대접을 받을 수는 있었지만 너무나도 신경이 쓰여 온 몸이 쑤셨다. 베히디트에게 가보기도 하였지만 자신의 뒤에 있는 많은 사람 때문에 티는 내지 않아도 베히디트가 불편해 보여 얼른 돌아와 버렸다. 그리고 티타임을 가지고자 정원에 나가보기도 하였으나 역시 뒤에 사람들이 너무 많이 따라붙어 조용히 산책을 할 수 없어 방으로 돌아와 차를 가져오게 하였다. 그리고는 심심해 책을 가져오라 하였는데 벌써 지금 덮어버린 책이 7권 째인 것이다. 그리고 홍차 또한 벌써 10잔 넘게 마셔 혀가 텁텁해질 지경이었다. 시간도 이미 4시를 넘겨 버린 지 오래였다. 바르본은 오늘 황성에 불려가 정식으로 작위를 하사 받기 때문에 찾아오기 힘들 것이다. 그렇게 생각한 리스는 책을 덮어버리고는 한숨을 푹~내쉬었고 옆에 대기하고 있던 하녀는 홍차를 다시 따를 셈인지 티 포트를 다시 들어올렸다. 리스는 입을 삐죽 내밀고는 속으로 생각했다.
‘지금 놀리는 건가..’
그렇게 생각하고는 리스는 하녀에게 말했다.
“홍차는 많이 마셨으니까 가서 커피를 한잔만 타 주겠어?”
그렇게 말하자 하녀는 홍차 잔과 주전자를 들고는 고개를 숙이고 사라졌다. 리스는 하녀가 나간 문 쪽을 바라보며 다시 한 번 한숨을 내 쉬고는 일어서 창가로 걸어갔다. 이곳은 창이 작아서 마음에 안 들었다. 그렇게 생각하고는 창가에 기대서서 한숨을 폭 내쉬고 있는데 어느새 하녀가 커피를 타 와서는 약간의 쿠키와 함께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그리고는 물러나 다음지시를 기다리는 듯 했다. 리스는 그 태도마저도 익숙해 졌는 듯 테이블로 가 커피를 들어올렸다. 그때 문이 열리면서 의외의 사람이 들어왔다. 바르본이었다. 리스는 눈이 동그래져서는 뺨에 작은 홍조를 띄웠다. 바르본의 표정을 보아하니 원해서 들어온 것 같지는 않았다. 아마 밖에 잔뜩 대기하고 있는 하녀들과 하인들에 의해 등 떠밀려 들어왔겠지..., 하고 리스는 생각했다. 그리고는 고개를 푹 떨어트렸다. 자기 발로 오지 않은 것이라는 사실 때문에 조금 삐친 것이다. 그런 리스의 마음을 눈치 챘는지 바르본이 말을 꺼냈다.
“지나가다가 생각나서 잠깐 들렸다.”
무뚝뚝한 말투에 고개는 다른 쪽으로 돌리고 볼까지 긁적이며 말했지만 그 말 한마디에 리스의 표정에는 다시 한 번 홍조가 떠올랐다. 그리고는 조금 들뜬 마음을 누르고는 웃으며 말했다.
“잘 오셨어요. 오늘 정말로 심심했거든요. 책도 벌써 몇 권을 읽었는지..그나저나 즉위식은 잘 하셨어요?”
“잘할 것 까지도 없지 그냥 말 몇 마디 하면 끝나는 것이니까.”
그렇게 말하면서 바르본은 탁자의 책 중 가장위에 있는 책을 집어 들어 촤라락 넘겨보며 대충 흘겨보았다. 내용은 대충 아세로니아의 건국과, 역사에 관한 내용이었다. 대충 보아도 엄청 지루한 내용이었다. 이런 책을 읽고 있느라 힘들었겠다고 바르본은 생각했다. 그리고는 빙긋 웃고 있는 리스를 지나쳐 닫혀있는 창문을 활짝 열고는 뒤를 살며시 돌아보고는 말했다.
“오늘은 분홍색 드레스를 입도록 해. 저녁도 맑을 테니까 잘 어울릴 것 같군.”
입에 작은 미소를 띠고서……
저녁 무렵 리스는 슬슬 파티에 갈 준비를 하였다. 본격적으로 파티가 시작되는 시간은 어제와 같이 셰즈가 가장 높이 떠오르는 시간이다. 리스는 목욕을 한 뒤 파티 준비를 시작했다. 오늘은 못 보던 것이 있었다. 가면. 눈초리 부분을 덮을 부분이 굵고 뾰족하게 올라가 나비모양을 하고 있었다. 코르셋은 그다지 조르지 않아도 어느 정도 허리가 가는 리스였기에 드레스를 입는 데에는 시간이 많이 절약되었다. 드레스는 리스의 어깨부분을 살며시 감싸고 상체부분은 어느 정도 파여 귀여우면서 아름다운 모습을 자아내었고, 희색의 장갑은 팔꿈치 까지 덮고 있어 어느 정도 정갈한 느낌을 주었다. 리스는 하녀가 탁자위에 놓아둔 가면을 집어 들어 얼굴에 가져다 대 보기도 하고 빙글빙글 돌려보기도 하였다. 그때 문이 열리고 바르본이 들어왔다. 리스는 입에 살며시 미소를 띠고는 아무 말 없이 그를 반겼다. 바르본은 손을 내 밀었고, 리스는 그 위에 하얀 장갑을 끼고 있는 자신의 손을 포개어 얹었다. 붉은색의 융이 있는 복도를 지나 예비타 가문의 문장이 새겨져있는 마차를 타고 홀에 도착하였다. 리스는 어제와는 좀 다르게 눈과 입에 작은 미소를 띠고 있었다. 가면을 얼굴에 가면을 드리우고는 안으로 들어갔다. 바르본은 맞은편 다른 쪽에 아는 사람이 있어 만나러 가버렸고, 홀로 남겨진 리스는 주위를 둘러보다가 아는 사람이 없는 것을 알고는 한숨을 작게 내 쉬고는 달빛이 잘 비칠 것 같은 곳으로 걸어갔다. 베히디트와 리샨은 오늘 다른 일이 있어 불참한다고 했었던 것이 기억났다. 리스는 테라스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밖으로는 넓디넓어 끝조차도 보이지 않는 황성의 정원이 보였고, 그 위로는 아름다운 셰즈의 달빛이 쏟아지고 있었다. 어둠속에서 밝게 빛나고 있는 달. 그 아름다움은 거짓된 것. 고작 태양의 빛을 반사해 자신을 발하고 있는 주제에 가장 고귀하고 순결한 듯 보이는 거짓된 아름다움. 자신도 그렇게 거짓된 것만 같았다. 바르본을 만나고, 교육을 받고, 이렇게 아름다운 옷을 입었기에 이렇게 보일 수 있는 것이다. 어차피 얼마 뒤, 아니 내일 모레가 되면 서로 헤어질 운명이거늘…이렇게 달을 보고 있으니 많은 생각이 든다. 얼마 전까지...바르본을 만나기 전까지 수도 없이 꿨었던 꿈이 있었다. 무의식중에 기억에 남았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부모의 죽음이…수 도 없이 보아왔다. 4살 때 나의 눈에 비친 부모의 죽음을... 귀족의 수레바퀴에 치여 피투성이가 되어 처참한 모습으로 죽어가던 자신의 두 부모를...그리고 그 부모를 쓰레기 보듯 깔아보고는 그저 지나쳐 가버리는 귀족의 그 눈을....그리고...라이 아주머니에 의하여 시야는 가려졌다. 들고 있던 꽃은 떨어져 버렸다. 그 다음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정신이 들고 나서는 자신의 방이었다. 그리고 눈물도 나지 않았다. 리스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이런 파티에서 어두운 생각은 어울리지 않아. 어제 봐두었던 사람들이라도 찾아보자, 그렇게 생각하고는 테라스에서 나와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때 마침 시르와 세르가 보였다. 리스는 시르의 옷자락을 두어 번 톡톡 건드리고는 밝은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안녕하세요??”
그러자 시르와 세르는 손가락으로 리스를 가리키면서 이렇게 짧은 말을 했다.
“아!”
샴페인이 있는 테이블 쪽으로 셋은 자리를 옮겨서 한 손에 샴페인을 한잔씩 들고는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시르와 세르는 거의 웃지 않았지만 그래도 리스의 말을 들어주었기에 고마운 마음이 있었다. 이야기의 주요 내용은 그저 돌아다니는 소문이나, 어느 집 자제가 결혼을 한다, 어느 집안의 영지에 가뭄이 들었더라, 이런 내용일 뿐이었다. 그때 시종의 외침이 들려왔다.
“루드아르, 하벨룬, 키리스야, 본티스, 트레루온, 살르아 디르, 키르드멘스 일행 분들이 듭십니다!!”
소리가 들러오자 여러 곳에서 놀란 듯한 목소리와, 감탄 또한 들려왔다.
“어머~로즈살롱도 이곳에 오는 거였나요??어제는 없었잖아요~”
“그러게 말이에요~저길 봐요~카레스님이에요~”
“멋지셔라~옆에 계시는 아비게일님도 너무 멋지셔요!”
리스는 알아듣지 못할 용어가 있어 시르에게 물어보았다.
“저기....로즈살롱이 뭐죠??”
“아..로즈살롱은 가문의 문장이 장미 문양인 가문의 자제들이 모여 만든 살롱이에요. 국내 최고의 살롱이라고 불리는 살롱이죠. 특히 살롱의 주최자인 루드아르 집안은 파란장미를 가문의 문장으로 쓰고 있죠. 가장 고귀하다고 알려져 있는 장미에요.”
리스는 고개를 돌려 그 로즈살롱들을 바라보았다. 과연 국내 최고의 살롱의 일원이라서 그런지 사람들의 표정에는 당당함이 넘쳐흘렀고, 행동에는 품위가 흘러나왔다. 표정에는 프로의 표정이 있었고, 모습에서는....말로 할 수 없는 고귀함이 흘러나왔다. 특히 가장 앞에 서 있는 금발의 여성의 모습에는 말로 할 수 없는 느낌이 흘러나왔다. 오히려 황제인 루에니 보다도 더욱 힘 있게 느껴졌다. 말 할 수 없는 위풍이 느껴졌다. 저절로 리스의 입에서는 감탄이 흘러나왔다.
“아름...답다.”
바르본은 자신의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귀족들과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이제 갓 귀족이 된 새내기이자, 국왕의 친구라는 이름을 등에 업고 있는 이 작은 새를 바라보기 위하여. 이 귀족에게 기대를 걸고 있는 귀족도 있었으며, 눈엣가시처럼 여기는 귀족 또한 있었다. 그러나 헤쳐 나가는 것은 바르본의 몫 이었다. 그것을 바르본 또한 잘 알고 있기에 그저 한숨한번 내 쉬고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때 리스의 모습이 보였다. 어느새 가면은 내리고 있었고 시선은 한 곳에 집중되어 있었다. 그곳에는 로즈살롱의 일행들이 들어서고 있었다. 그리고 리스가 보고 있는 사람은 선두에 카레스가 있었다. 하벨룬 가문의 후계자인 카레스는 바르본 다음으로 사교계에 잘 나오지 않기로 유명한 인물이다. 리스가 카레스를 넋 놓고 보고 있다는 생각에 바르본은 자연히 얼굴이 찌푸려졌다.
“제길..”
입에서는 작은 욕설까지 튀어나와 버렸다. 바르본도 가끔 리스의 일이라면 이렇게 자제력을 잃어버리는 자신을 보고는 놀라곤 한다.
리스는 그 여자의 이름이 아비게일 드 루드아르 라는 사실을 알아내었다. 하지만 차마 말을 붙일 용기는 생겨나지 않아 시르와 세르에게 인사를 하고는 다시 아까의 그 테라스에 가서는 홀을 바라보고 있었다. 홀에는 미뉴에트가 흐르고 있었고, 사람들은 저마다 이야기를 나누거나 춤을 추고 있었다. 화려한 샹들리에의 불빛이 더욱 그 장면을 평화롭고 아름다워 보이게 하였다. 그때였다. 리스는 순간 흠칫했다. 분명히 마력의 움직임이었다. 리스는 온 몸의 세포들 하나하나가 모두 긴장하는 듯 했다. 이렇게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마법을 쓰다니, 그런 대책 없는 마법사가 있다니... 이렇게 사람이 많은 곳에서 마법을 쓰다가 만에 하나 실수가 일어난다면 수습할 수 없을 정도의 크기로 사고가 번지게 된다. 리스는 일단은 긴장한 마음을 진정시키고, 자신의 마력을 그 마법사가 알지 못하게 황성 전체에 퍼뜨렸다. 그리고는 그 마력이 향하는 곳을 알아내었다. 자신의 마력과 상대방의 마력이 부딪치며 향하는 곳을 감각으로 알려주었다.
‘샹들리에!!’
그것도 작은 보조 샹들리에가 아닌 중앙의 메인 샹들리에이다. 그 수많은 크리스털과, 샹들리에를 빛내기 위해서 주입 해 놓은 마력이 폭주한다면 사태는 상상이상으로 커지게 된다. 리스는 망설였다. 어찌해야할까. 이 일은 계약 내용에 포함되어 있지 않았고, 만약 자신이 특히 약한 부분인 컨트롤에 민감한 부분이라서, 실수라도 한다면 안한 것 만 못하게 되는 것이다. 상대방이 사용한 마법은 어림잡아서 보았을 때 디스트로이 마법이다. 사물을 순식간에 파괴시키는 마법으로서 허가되었을 시에만 사용할 수 있는 마법이다. 그런 마법을 사용한다는 것은 길드에서 협력한다는 소리인가?? 아니 더 이상 생각만 하고 있을 여유가 없다. 샹들리에 위의 고리부분을 향하는 마력이 폭주하고, 고리에는 금방이라도 끊어질듯이 금이 가고 있었다. 리스는 바르본이 있는, 자신이 참여 하고 있는, 이 파티를 망치고 싶지 않았다. 결심이 굳은 듯 리스의 눈빛이 달라졌고, 리스는 크게 한번 심호흡을 한 뒤 정신을 집중 한 뒤 마력을 움직였다. 세세하게, 조심스럽게...주문을 읊었다.
“라 드 홀드”
바르본은 각계 유명한 귀족들과의 인사를 마치고 리스에게 가려고 하고 있다. 문제는 가려고 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 말인 즉 가고 싶어도 지금 발걸음이 떼어지지 않고 있다는 소리이다. 양손에는 샴페인이 들려져 있어 사람들을 헤치고 나아갈 수도 없었다. 앞쪽에서는 여러 영애들이 자신에게 치근대고 있었다. 아까 카레스에게 넔이 나간채로 있는 리스를 보고 잠시 발끈하기도 하였으나, 이내 마음을 가라앉히고는 리스에게 가 볼까하고 생각하고서는 샴페인을 한잔 들고, 리스가 있는 테라스 쪽으로 걸어가는데 자꾸 들러붙는 영애들 때문에 전혀 앞으로 나아가고 있지 않는 실정이다. 마음 같아서는, 아니 성격 같아서는 양손에 있는 이 샴페인을 이 영애들의 얼굴에 들이 붓고 싶지만 이제 겨우 사교계에 발을 들여 놓은 것이나 다름없는, 거기다가 황제의 친구라고 특혜로 귀족이 된것이 아닌가 하는 파문또한 조심스럽게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자신을 위해서라도 그리고 자신의 친구이자 이 나라를 대표하는 루에니를 위해서라도 자신은 행동하나하나에 조심해야 하기 때문에 그리 할 수도 없는 것이 현재 상황이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고작 인상을 찌푸리며 알아서 비켜주기를 바라는 것과, 한숨을 내 쉬는 것뿐이다. 그리고는 리스가 있는 테라스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놀라운 광경, 아니 충격적인 광경을 보게 되었다.
“하아....후...윽...”
홀드마법이 이렇게 체력소비가 큰 마법인지는 몰랐다. 원래 마법의 세기는 마력에 비례하고, 그 마력은 정신력과, 체력, 그리고 주위의 마나에 비례한다. 하지만 아직 주위의 마나를 잘 받아들이지 못하는 리스였기에 온전히 정신력과, 체력에 의지하기 때문에 상대방의 마력이 강할 경우, 이렇게 많은 마력을 쏟아 부어야 해서 마법실행에 많은 어려움이 따랐다. 그리고 지금 리스의 마력은 어릴 때부터 다듬어 온 강한 정신력으로 간신히 버티고 있는 상황이었다. 간신히 학교에서 배운 잠시기간의 검술로, 체력도 어느 정도 있었지만 많은 양의 마력 때문에 그도 지금은 많이 소진한 상태였다. 그렇기에 지금은 거의 테라스의 난간에 아슬아슬하게 기대다시피하여, 간신히 마법을 시현하고 있었다. 홀드마법을 시현한지 시간이 한 30분 정도 흘렀다. 이렇게 오래 동안 마법을 시현한 것은 졸업시험이후 처음인 것 같다는 생각에 리스는 작은 실소를 흘렸다. 그리고는 입술이 파랗게 변하고 피가 흘러나오기 일보직전까지 깨문 뒤 식은땀이 흘러내리는 얼굴을 살며시 들어 올려 금이 가고 있는 고리를 보며 생각했다.
‘얼마.....못 버텨...’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오지 않을 줄 알았던 사람이 급하게 테라스 안으로 뛰어 들어왔다. 당황한 듯한 눈빛, 보일 듯 말듯하게 아주 약간 떨리는 손. 누구를 위한 것일까. 바르본은 테라스 안으로 뛰어 들어오자마자 리스의 어깨를 끌어 붙들고는 다급하게 물었다.
“갑자기 왜이래!!어디 아픈 건가??”
리스는 눈앞의 그 사람을 보고 떨어지지 않는 입을 힘겹게 열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누군가 마법을 썼어요. 샹들리에를 떨어트리는 것이 목적이에요.”
"뭐??"
그 때 마침 또 한명의 손님이 테라스로 들어섰다. 루에니 였다.
“안녕~파티는 즐겁게 즐기고 있....바르본! 리스양이 왜 이러는 거지??”
“마법을 쓰고 있어. 샹들리에를 떨어트리는 게 목적이라더군.”
“뭐??”
리스는 그제야 루에니를 알아보았는지 그쪽을 향해 힘겹게 입을 열었다.
“샹들리에 밑에 사람들을 모두 대피시켜 주세요...마법을 해제할 수 있도록..이대로 파티가 끝날 때 까지 버티는 것은 무리에요...그리고...바르본님..저 좀 홀 쪽으로 데려가 주실 수 있으세요??”
바르본은 고개를 끄덕였고, 루에니는 바르본을 향해서 눈빛을 준 뒤 잠시 인상을 찌푸린 뒤 심호흡을 한번 하고는 테라스 문의 유리가 모두 떨어져 나갈 만큼 세차게 열어젖히고는 우렁찬 목소리로 소리쳤다.
“파티장 내 근위대는 들으라. 지금 당장 메인 샹들리에 밑의 사람들을 대피시키도록 하여라.”
갑자기 들려온 소리에 악단의 연주는 중지되었고, 춤을 추고 있던 귀족들 또한 시선을 돌렸고, 파티장 내의 근위대 또한 갑자기 들려온 황제의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서는 잠시 동요했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쯤이면 집무실에서 서류를 살펴보고 있을 황제가 갑자기 파티 장에 나타났으니 놀라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그러나 역시 황실에 충성을 다하는 만큼 금세 마음을 정리하고는 힘차게 대답하였다.
“네!”
그리고 나서 일은 일사천리였다. 역시 황제의 명은 절대적이었고, 사태가 정리되고 나자 중앙 샹들리에를 중심으로 커다란 원이 만들어졌고, 그 주위와 귀족들을 근위대와 사병들이 보호하고 있었다. 모든 사태가 정리되자 근위대의 대장은 루에니에게 보고를 하였고, 루에니는 뒤로 눈짓을 주었다.
“이제 해제해도 돼.”
바르본은 리스에게 살며시 말하였고, 리스는 조심스럽게 마력을 거두어 들였다. 갑작스럽게 지탱하고 있던 힘이 사라지면 더욱더 피해가 커질까봐 모든 일에 조심스러워져 버렸다. 그리고 마력이 조금씩 거두어지자, 디스트로이 마법은 그 힘을 발휘하여 순식간에 고리를 부셔버렸고, 샹들리에는 커다란 소음과 많은 유리 파편을 만들어내며, 홀의 가운데로 떨어졌다. 귀족들 사이에서는 몇몇 영애들의 비명소리도 들렸으나, 대부분이 조금 유리파편이 튀거나, 그 소리에 놀라 자신도 모르게 내지른 비명이라 누구도 그들을 탓하지 않았다. 그 시간에도 아비게일은 도도한 표정으로 떨어져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되어버린 샹들리에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시선을 살며시 돌려 바르본이 부축 하고 있는 리스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흥미롭고도 가엾고, 귀여운 작은 고양이를 바라보기라도 한 듯 오묘한 미소를 입에 걸쳤다.
리스는 마력을 거두어들이자 숨통이 트이는 느낌 이었다. 가슴을 짓누르고 있던 숨이 트여, 체력이 조금씩 회복되는 것이 느껴졌다. 그러고 나자 주위의 상황을 둘러볼 여유가 생겼다. 귀족들은 반 황실세력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인 듯 보였고, 루에니는 상황을 둘러보고, 근위대의 대장과 대화를 마친 뒤 어제 왕좌가 있던 자리로 올라가 다시금 옷매무새를 다듬고는 시종장의 주목을 알리는 말을 이어 연설을 시작했다.
“오늘 나의 절친한 친구이자 학계에 큰 공을 세운 바르본 드 예비타 자작의 즉위 축하 파티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난 것은 매우 유감이다. 허나 내일의 마지막 티 파티는 예정에 차질이 없이 진행될 것이며, 내일도 많은 이들이 참석 해 주기를 바란다. 그리고 이러한 일이 일어나게 된 것은 짐이 반드시 밝힐 것을 이 자리에서 약속하노라. 더 이상의 파티진행은 무리로 보이니 파티는 여기서 마치도록 하며, 소란을 일으키지 말고, 조용히 돌아가 주기를 바란다. 이러한 일이 일어나게 된 것을 짐이 사과하는 바이다.”
루에니가 사과의 발언을 하자 파티 장은 크게 술렁였다. 일개 자작을 위해 파티를 열어준 것만으로도 귀족 사교계에서는 큰 화제가 되었었는데 지금처럼 이렇게 황제가 직접 사과를 하다니 귀족들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으나 생각이 깊은 귀족들은 그 말에 담긴 뜻을 알고는 루에니의 우정을 지키려는 의도에 속으로 감탄을 하였다. 아무리 황제라 해도 나이는 이제 고작 19살이었다. 정치에 일찍이 재능을 보여 나라를 잘 다스리고는 있으나 그도 감정을 가진 인간이며, 친구가 있고, 그와의 우정을 가장 현명하면서도 확실한 방법으로 지키려 하는 것이 존경스러워 졌고, 그들 마음의 충성심은 더욱 단단해 졌다.
루에니가 상황을 정리하고 있는 동안 바르본과 리스는 파티 장을 빠져나와 돌아가고 있었다. 체력이 조금 회복된 리스는 앞서서 걷고 있는 바르본의 뒤를 따라 걷고 있었다. 바르본이 부축해 주려 했지만 괜찮다고 말하고는 뒤 따라 걷고 있었다. 바르본은 뒤 따라 걸어오고 있는 리스가 괜찮을지 조금 걱정되었으나 차마 신경 쓰는 티를 낼 수 없어 인상이 찌푸려졌다. 그리고 자신을 위해 애쓰고 있는 루에니를 도와주지 못하고 먼저 빠져나와 미안해 지기도 하였다. 리스는 뒤따라오면서 앞에 서서는 오만상 찌푸리며 루에니를 걱정하고 있을 바르본을 생각하니 웃음이 나와서 작은 미소를 띠었다. 그러나 그 미소조차도 오래가지 못하였다. 눈앞의 바르본이 흔들리고 붉은 머리카락이 잔상을 남기며 눈이 감겨 몸이 앞으로 기울었다. 의식은 있었으나 앞으로 볼 수 없었고, 감각이 아직 살아있었으나 바르본이 자신의 기운 몸을 받쳐주는 것 또한 느낄 수 없었다. 그리고 그대로 정신을 잃어버렸다. 바르본이 뒤따라오는 리스를 잠시 시선을 돌려 바라보자 흡사 한 송이 벚꽃이 떨어지듯이 치맛자락이 흔들리며 리스의 몸이 기울었다. 반사적으로 몸이 튀어나가다시피 하여 리스를 받쳤다. 숨이 가빴다. 열도 조금 나는 듯 자그마한 몸에서는 조금의 열기도 느껴졌다. 다급해진 바르본은 리스의 무릎 뒤로 손을 넣어서는 들어 올린 뒤 마차로 가서 좌석에 뉘이고 마부에게 다급히 소리쳤다.
“당장 출발해!!”
“아, 네!!”
잠시 동안 꾸벅꾸벅 졸고 있던 마부는 갑자기 들린 호령소리에 화들짝 놀라서는 급히 마차를 몰았다. 마차가 출발하고, 리스의 머리를 자신의 다리에 눕히고는 머리카락을 살며시 쓸며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약간 붉어져 있는 리스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리스가 쓰러지고, 또 바르본이 리스를 안고는 마차로 향하는 모습을 보고 어둠속의 그림자는 인상을 찌푸렸다. 그렇지만 리스를 쓰러지게 했다는 사실에 즐거워져 곧 찌푸린 얼굴을 거두고 작은 미소를 입에 걸쳤다. 그렇게 만족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을 때 뒤의 그림자에서 한명의 여인이 더 등장했다. 그리고는 말을 꺼냈다. 그 목소리에도 즐거움이 서려있었다.
“실패했나봐??”
“아...응..시간 타이밍이 아주 아까웠어. 조금만 더 있었으면 그 커다란 샹들리에 밑에 귀족들이 깔려서 피투성이가 된 장면을 볼 수 있었을 텐데 말이야..아까워..후후..”
그렇게 말하자 어둠속에서 새로 나타났던 블론드 빛의 머리를 가진 여자도 즐거운 듯 입가에 작은 미소를 띠고는 말을 이었다.
“그래??어쨌든 작전은 시작 됐어. 지난 3년간 네가 일구어 온 일이야. 윗분들도 기대하고 계신 것 같아. 그러니까 열심히 하라고. 도대체 리스는 어쩌다가 그렇게 많은 사람 눈 밖에 났는지 모르겠군.”
“알았어. 어쩐지 빨리 죽이고 싶어지는걸...후후”
그렇게 말하자 여자는 일부러 놀란 듯한 목소리를 내며 상대방을 비꼬았다.
“어머나~웬일이야??내가 처음 주웠던 아기고양이는 이렇게 잔인하지 않았는데 말이야~”
그렇게 말하자 처음에 서 있던 여자가 뒤돌아서며 짓궂게 말하였다.
“날 이렇게 만든 건 너잖아??”
“그런가?? 후훗.”
그리고 두 사람은 자신들 뒤의 커다란 나무의 그림자 속으로 사라졌다. 다시 한 번 결의를 다지고서. 자신들을 거역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리스를 죽이기 위해서. 행운이 넘치면 불행 또한 넘치는 법. 그 아픔을 처절히 맛보여줄 생각으로 두 사람은 즐거운 미소를 지었다.
머물고 있는 방에 도착하여 하녀들과 시종들을 시켜 옷을 갈아입히고, 몸을 닦은 뒤 의원을 불러 진찰을 받았다. 단순히 체력이 떨어져 그런 것이고, 하루정도 푹 자면 나을 것이라고 했지만 여전히 바르본의 얼굴에서 걱정은 떠나지 않았다. 루에니는 오늘 하루 동안은 바빠서 오지 못할 것이다. 바르본은 침대 옆 의자에 앉아 약간의 프릴이 달린 잠옷을 입고는 침대에 누워서 세상모르고 잠을 자고 있는 리스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어둠속에 묻혀 잘 구별이 가지 않는 리스의 까만 머리를 조금 쓸어내렸다.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부드러운 머리카락에 다시 한 번 심장이 뛰었다. 그리고 맑은 에메랄드 빛 눈동자는 흔들렸다. 마음속의 깊은 호수에 큰 파동이 일었다. 의자에서 일어서서는 창문을 열고 아직 빛나는 셰즈를 바라보았다. 그리곤 슬픔과, 안타까움이 담긴 눈동자로 리스를 돌아보았다.
“나도....나의 마음을 모르겠다. 이렇게 마음이 흔들리기는 처음이야..”
바르본은 고개를 두어 번 좌우로 흔들고는 다시 차가운 눈동자를 유지하고는 리스의 방을 빠져나와 자신의 방으로 가서는 침대에 쓰러지듯 뒤로 누워서 손등으로 자신의 감긴 눈 위에 올려놓았다. 그리고는 한숨을 내 쉬었다.
다음날 눈을 떠 보니 자신은 침대에 누워있었다. 영문을 모르는 리스는 눈을 깜빡이며 누군가 이 상황을 설명해줄 사람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도 아무도 들어올 생각을 하지 않아 일단은 하녀를 부르기 위해서 침대에서 일어났다. 몸은 어제보다 많이 가뿐해진 느낌이었다. 체력과 마력도 거의 다 돌아와 있었다. 열려있는 창문의 틀에 참새 두 마리가 앉아있었다. 서로 정답게 지저귀며 무슨 대화를 주고받는 것 같았다. 혹시 싸우고 있는 것은 아닐까. 작은 미소를 띠며 리스는 참새를 향해 손을 뻗었고, 리스의 손을 눈치 챈 참새들은 다른 나무로 옮겨가 버렸다. 햇빛은 따사로웠다. 손등을 들어 눈이 부신 햇빛을 가렸다. 오늘도 날이 맑을 것 같다고 리스는 머리를 뒤로 넘기며 생각했다.
잠시 뒤 하녀가 들어왔고, 준비를 마쳤다. 오늘은 하늘색의 시원하면서도 편안한 느낌의 드레스를 입게 되었다. 치마는 많이 부풀지 않고, 적당히 부풀어졌으며, 허리에는 금색의 허리띠와 그 허리띠에는 금색 실로 꼬아 만든 금줄로 장식이 되어있었다. 그리고 상의 부분은 몸의 굴곡을 잘 드러내 주는 디자인이었고, 어깨는 드러났으나 목 뒤로 넘어가 연결되어있는 모양이었다. 구두는 옅은 금색의 하이힐을 신었고, 머리는 살짝 흘러내리게 말아 올렸다. 그리고 화장은 옅게 하여 거의 맨얼굴이나 다름이 없었고, 입술에는 옅게 립스틱을 발라, 촉촉한 느낌을 주었다. 준비를 마친 리스는 어제와 마찬가지로 바르본과 함께 마차를 타고는 티 파티가 열리는 황성의 정원으로 향했다. 바르본은 맑은 날씨에 잘 어울리는 흰색의 정장을 입었는데 검은색의 정장 못지않게 잘 어울렸다. 정원은 개방되어 있었으며, 푸른 잎사귀와 많은 귀족이 있었다. 시간은 오후 4시. 4시의 티타임은 기분이 좋아졌다. 리스는 주위를 둘러보고는 초록의 느낌이 물씬 나는 것이 마음에 들어 웃음이 절로 났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녹색의 정원에 과연 자신의 드레스 색깔이 어울리는 것인가, 하는 생각에 자신이 입고 있는 옷을 내려다보기도 하였다. 그때 멀리서 자신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리스!!”
뒤를 돌아보니 분홍색의 드레스를 입고는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자신에게로 오고 있는 베히디트가 보였고, 뒤에서는 난감한 표정의 리샨과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의 시르,세르가 따라오고 있었다. 베히디트는 오자마자 리스의 손을 잡고는 다짜고짜 안부부터 물었다.
“리스! 괜찮아??응??어제 큰 일 있었다면서! 내가 오지 못해서..”
베히디트는 울 것 같은 목소리로 다급하게 물었다. 그녀의 얼굴에서 진심으로 걱정이 묻어 나오고 있었기에, 리스는 이렇게 자신을 걱정해 주는 베히디트가 너무나도 고마워졌다. 그래서 자신도 얼굴에 미소를 떠올리며 대답해 주었다.
“괜찮아. 네 잘못이 아닌걸. 평소에 체력을 길러두지 않아 이런 일이 생겨버렸지 뭐야. 그러니까 난 괜찮아, 베히디트.”
“주위에 마법사들은 없었어??”
“아무래도 없었던 모양이야. 뭐 내가 아니더라도 다른 마법사가 있었다면 나처럼 했을 거야. 그러니까 너무 많이 걱정 하지 마. 난 정말로 괜찮아.”
“정말이야??”
“그럼. 물론이지.”
“자자~베히디트. 그만 하세요. 리스양이 괜찮다고 하잖아요. 그럼 이제 저쪽으로 가서 이야기를 나누며 차를 마실까요??”
리샨이 적당한 때에 나서서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이야기를 정리시켜 주었고, 리스는 베히디트를 위로하면서 차와 쿠키가 있는 테이블 쪽으로 걸어갔다. 그리고는 곧 분위기는 밝아졌고, 리스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어제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것은 믿겨지지 않을 만큼 귀족들의 분위기는 밝았다. 홀 안의 정리도 대부분이 끝난 모양이었고, 하녀들이나 시종들의 입막음 또한 잘 되어 그 사건을 아는 사람은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뿐이었고, 그들 또한 별로 입 밖에 낼 생각이 없었는지 큰 동요는 일어나지 않았다.
바르본은 기운을 차리고 즐거운 듯 보이는 리스를 보고는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 때 자신을 부르는 하녀의 목소리를 듣고는 뒤를 돌아보았다.
“정원 안 개인정원에서 폐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모셔오라는 명을 받았습니다. 함께 가 주시겠습니까?”
바르본은 또 루에니가 무슨 일로 부르는 것인지 한편으로 고민하면서도 파티를 좋아하지 않기에 따로 불러주는 것이 마음에 들어 따라가기로 결정했다.
“안내해라.”
“예. 이쪽으로 따라오시지요.”
바르본은 하녀를 따라 정원의 깊숙이 들어갔고, 그 곳에는 작은 백색의 대리석 정자가 있었다. 그 곳에는 루에니가 먼저와 기다리고 있었고, 약간의 쿠키와 레몬 티도 준비되어 있었다. 레몬 티를 좋아하는 루에니를 배려한 하녀들의 솜씨일까……루에니는 바르본이 오는 것을 보았는지 일어나서는 밝은 웃음을 띠며 자리로 안내했다. 그리고는 하녀들과 시종들을 물러나게 한 후 자신이 직접 차를 따라 접대를 했고, 자신의 찻잔에도 차를 따라 바르본 맞은편의 자리에 앉아 한모금 마시고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리스양은 어때?”
역시나..예상했던 대로 리스의 이야기이다.
“괜찮아. 체력을 많이 써서 그런 것이라더군. 이미 다 나았어.”
“아, 그래??다행이다. 많이 아프면 어떡하나 걱정했었는데 말이야. 저기...바르본??”
바르본은 차를 한모금 마시다가 조금 망설이는 듯한 루에니의 목소리에 고개를 들어 루에니를 바라보았다. 루에니는 말을 망설인다던지 하는 일이 거의 없기 때문에 조금 예외의 행동이었다.
“??”
“저기....사실은 나 리스 양을 사랑하는 것 같아.”
“!!!!!”
바르본은 너무나도 놀라 입 안에 있던 차를 그대로 뱉어버릴 뻔 했다. 그래봤자 고작 만난 건 3일뿐인데 그 사이 사랑이라니! 거기다가 루에니가 저렇게 얼굴까지 붉히면서 말하는 것은 더욱이 처음 본 광경이다. 언제나 자신감이 넘치고 활발하며, 망설임이 없던 루에니가 저렇게 우물쭈물하다니…마냥 어리게만 보이던 루에니도 어엿한 황제이며, 19살의 성인이었던 것이다. 바르본은 죄여오는 마음을 애써 들키지 않으려 무덤덤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서?”
“으,응??”
루에니는 도대체 어떤 반응을 기대했는지는 몰라도 바르본의 반응에 놀랐는지 고개를 번쩍 들어올리며, 당황한 듯 말을 더듬으며 대답했다. 그리고는 다음은 조금 더 매끄러워진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아...그래서 말인데 네가 좀 도와줬으면 좋겠어.”
“내가 어떻게 하면 되는데?”
“리스양이 너희 저택에서 지내고 있다고 알고 있어. 오늘 저녁에 고백을 할까 생각중이야. 이른 것은 알지만 뭐랄까 지금이 지나면 놓쳐버릴 것 같아서 미룰 수가 없어. 그래서 말인데 네가 오늘 저녁에 리스 양을 너희 저택의 정원으로 불러 내 주었으면 고맙겠어. 도와줄 수 있어?”
바르본은 찻잔을 내려놓으며 싸늘하게 굳어버린 시선으로 무심하게 루에니를 바라보며 말했다.
“안 될 것 없잖아??불러줄게.”
“정말??괜찮아??”
바르본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다시 티파티가 열리고 있는 쪽으로 걸어가며 살짝 뒤를 돌아보며 약간 화가 난 듯한 목소리로 말을 했다.
“네 마음대로 해.”
루에니는 역시나, 하는 표정으로 그 자리에서 멍하니 서 있었다. 그리고 바르본은 자기 자신을 속이고, 자신의 감정을 속인 것에 대하여 너무 심장이 아파오고, 죄여왔다. 왼쪽 가슴부분에 주먹을 가져다 대고,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제기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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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핫......
대략...6장은 제가 생각해도 좀 방대한 분량같군요...후훔....
뭐...어찌하다 보니 절정이니까요....
그래서인지 7장은 좀 짧아 질 듯 합니다. 그래도 이해해 주시구요~모두 건필하시고욧!!그리고~
모두모두 아쟈입니다~>_<//예!
첫댓글 랄라~ 건필하세요!!!!!!!!!!!;ㅅ; 왕 흥미진진<-
캄샤합니다~>_<잘 읽어주세요~
검사 완료♥ 와우, 여전히 멋지셔용.
감사합니다~>_<수고하세요~
......둘다 좋아하는군요. 아니 근데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려고 TTTT 얼른 자고 일찍 일어나서 학교가야되는데 TTTT 다 보고 자야하는 건가요 TTT <-
아앗..;ㅁ;학교에 가셔야 하는것인가요..그래도 읽어주시니 감사합니다아!>_<크흑..감동이에요~
오옷!! 또 뭔가가 이루어지는군요!!! 솔렛님 대단해요~>_<bbb 아비가일이란 여자 신경쓰이는군요. 도대체 리스가 뭐길래...혹시 더 깊이 그 부모를 죽인 사람들까지 연결되는 걸까요?? 그래서 리스가 분노해서 복수하고 바르본이 도와주고, 사랑에 빠진 황제까지..또 다시 전쟁..막이래<-[판타지소설을 너무 많이 봤나봐요...ㅠㅠㅠ]
푸하핫...그런데 우와~~정말로 잘 읽으시네요~보통 오래 걸리는데..;ㅁ;제가 제 소설을 읽기가 겁나요..;ㅁ;오타 찾기 힘든..;;
재밌으니까요~ 후훗- 에잉//오타는 애교♥
애교로 봐 주시니 솔렛 감사~>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