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도 안된
갓난 아이가 경끼를 한다
어린 아이들이 놀라거나 (까닭 모를 울음) 하는 경우를 경끼 라고한다
나의 큰 딸이 그랬다
저녁 무렵 부터 아이는 울기 시작했다
아무런 까닭을 몰랐다
안아도,얼러도 별짓을 다해봤지만
아이는 울음을 멈추지 안았다
초저녁 부터
자정 까지도
아이의 울음은 계속되어
늦었다 싶었지만 병원에 가기로했다
당시는 통금이 있던 시절이라서
거리에는 오가는 차도,택시도 전무했다
동네 의원들은 문을 닫았고
멀리 떨어져 있는 종합병원 응급실로 가기로 했다
당시에 살던 곳은
인천 남구 학익동 이었다
가장 가까운 거리의 병원은
숭의 로타리 부근에 있는 적십자 병원으로 가야했다
오래 된 기억이라서?
대충은 4km 정도의 거리라 짐작된다
아이를 안고 뛰기 시작했다
적막한 도심을 가로 지르는데
갓난쟁이의
고음을 내는 울음소리가
얼마나 애를 태웠을지 나 외에는 모를꺼다
걷다 뛰다를 반복하며 병원으로 가는데
난데없이 방벙대원이 나타나서
신분증 제시를 요구하고
파출소에서 확인증을 받아서 가란다
애가 아픈게 안보이냐?
대꾸도 않고 걸었다
몇개월 뒤에
술에 만취해서 파출소를 발칵 뒤집어 놓았지
21살 애아빠가 열받은게 폭발했었나 봐...ㅋ
다행이도
당직의사가 소아과 전문 여의사 였다
체온을 재고, 청진기로 이곳 저곳을 체크하더니
아무런 이상 증세는 없다고 했다
처방도 없었다
허무하게 병원을 나왔다
이 때도 아이의 울음은 간간이 이어졌다
1km 정도의 거리를 되돌아 오는데
오잉, 아가는 어느새 쌔근쌔근 잠들었다
10월 9일생 이니까
백일이 갓지났으니 새해 이월쯤이다
속이 타들어 가던 아빠의 열나는 속을
싸늘한 밤공기가 식혀 주었지
내가
울 딸을 키우면서 가장 힘들었던 기억이다
그 후 에는 병원을 거의 간적이 없다
의료보험 카드가 공란으로 깨끗했으니
동네에서 침을 잘노시는 어르신께
놀랐을 때 , 체했을 때 처치하는 방법을 배웠다
아이들은 두가지 경우가 대부분이다
놀라거나 , 체하거나 이니 바늘 하나로 키웠다
그리고 춥거나 덥지 않게 적절이 체온조절 잘해주는거
아이들은 스스로
체온조절 능력이 떨어지므로
감기에 잘 걸린다는거
이럴 때 나만의 치료법이 있었다
아이는 감기에 걸리면 콧구멍이 막힌다
그렇게 되면 아이는 입을 벌려 호흡을 하니
목구멍이 건조해지고 염증이 생긴다는거
이럴 때는 아이의 콧구멍에 입을 대고 고동을 빨아먹듯이
힘껏 빨아되면 내용물이 빨려나온다
코가 뻥뚤린 아이는 금새 열이 내려가며 잠도 잘잔다
내 딸들은 이렇게 키웠다
돌팔이 의사라 지만 어쩄든
병원에 가는 일 없이 튼튼히 키워냈으니
과히 소아과 명의가 아니겠는가
어제
남동공단을 다녀오면서
소래포구에 들려 고동 한봉지를 사들고 빨아먹으며
33년 전의 기억이 나길래....
글로 옮겨 보았다
아빠가 너희들
콧물을,코딱지를 얼마나 많이 빨아 먹었는지 알고나 있니?.....ㅋㅋ
어쩌다, 애들 엄마의 코를 빨아준 기억도 있다
훗날
내가 옆지기를 만나서
그녀가 기력이 쇄잔해져
필요한 경우가 생긴다면
나는 그녀의 코를 서슴없이 빨것이다
나의 입안에 거르지 못하고 , 목구멍으로 넘어 간다 할지라도
--* 명의 의 전제조건은 사랑이 틀림없을 꺼다
첫댓글 참 아운다운 글 감사히 읽었습니다.
참사랑이 그런 것이겠지요...
부정이 절절하게 품어져 나오는 글 잘 봅니다.
맞아요 사람만한 명약이 어디 있겠는지요. ㅎㅎ
감동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