곱던 단풍이 낙엽으로 뒹굴고 차가운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 계절, 가을이라 하기엔 너무 늦고 초겨울도 아닌 달, 빨간 날도 찾아 볼 수 없는 달, 높고 맑은 하늘, 기러기, 내고향 들녘.... 그리운 것들이 다가서는 또 새로운 11월 초하루에 인사드립니다.
#1 윤달로 인해 올해의 11월은 조상의 은덕을 기리는 달입니다. 40대 이상은 아직도 음력 생일을 지키는 게 상당하다고 여겨지고 모두가 쇠고 있는 설이나 추석은 음력이란 것쯤은 다 알고 있지만 우리들 대부분은 음력을 무시하고 양력만으로 사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윤달에 대해 한국외대의 박성래교수님의 설명은 이렇습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음력의 윤달은 일정 간격을 두고 되풀이하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다. 어느 신문에서 음력 윤달 생일을 가진 사람은 4년에 한 번씩 생일을 맞는다는 기사를 본 일도 있다. 잘못된 설명이다. 양력이 3년 동안은 2월이 28일이지만 4년째에는 29일이 되는 것을 생각해 착각한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음력에서 윤달은 일정 간격으로 오는 것이 아니다. 아주 불규칙하다.” 라고...
#2 시제나 묘사에서 매년 느끼는 감정이지만 이런 제도가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변해 갈까에 대한 궁금증이 늘 자리합니다. 절차적인 까다로움이나 어려움도 젊은 세대는 느끼고 있고 또한 장지와 묘지관리는 국토를 관리하는 일로써 묘지는 신고제이고 최고 60년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되어있기 때문입니다. 그 이후에는 묘지를 쓰지 못한다는 것인데 그게 빈 손으로 와서 빈 손으로 흔적을 남기지 않고 사라지는 참모습이란 사실에 동감합니다. 산 사람도 땅 한 평 없이 왔다 가는 사람이 많은데 수없이 많은 죽은 사람들이 경제적인 땅을 장기간 차지하고 있다면 국토 효율화 차원이나 자연환경 면에서도 적절치 않다고 봅니다. 묘지가 없는데 과연 시제나 묘사가 정상적으로 이루어 질 수 없을 것이고 현실의 소가족과 대가 이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장례와 제례문화에 대한 폭넓은 생각들을 해야 하는 이는 바로 우리들입니다.
#3 모바일 메신저 이용자들의 사이버 망명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경찰이 전국 도로에서 운행 중인 차량을 실시간으로 추적하기 위해 구축한 통합 CCTV 시스템에 대한 말들이 많은가 봅니다. 경찰은 차량 번호 자동 수집이 가능한 방범용 카메라에 찍힌 정보를 경찰청 서버로 실시간 전송받는 시스템을 수개월 전에 구축했다고 하는데 차량번호만 입력하면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이동경로와 탑승자 영상 까지도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랍니다. 본격 가동되고 마음만 먹으면 도로 위 모든 차량의 이동 경로를 추적할 수 있는 셈이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인 것 같습니다. 강력범죄에 대처하기 위해 수배차량 검색 시스템을 강화하는 것 자체를 탓할 일은 아닙니다만 가뜩이나 사이버 검열 논란으로 신경이 곤두선 국민의 사생활 침해 문제는 얼마나 진지하게 생각해 봤는지 국민의 입장에서 되묻지 않을 수 없는 현실입니다.
#4 면도날을 사러 마트에 간 적이 있습니다. 6날 면도기의 본체가 망가져서 5날 면도기의 5개들이 날은 만오천이나 했습니다. 어느날은 다른 목욕탕에서 300원짜리 일회용 3날짜리 면도기를 사용해 본적이 있는데 의외로 너무나 제품이 우수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5날이나 6날의 그 비싼 면도기가 일회용보다 특별하지 않다는 사실에 왠지 씁쓰레한 기분을 느낀 적이 있습니다. 기업들의 상술 중에는 면도날 특허를 소유한 기업이 이의 생산을 포기했다는 논란의 사례들이며 프린터의 수명을 제한하기 위해 인쇄 매수가 1만8000장이 넘으면 자동 멈춤이 이뤄지는 칩을 심었다거나, 미국에선 전구 제조사들이 2500시간이던 평균 수명을 1000시간 이하로 제한하자고 담합했다고도 합니다. 그러니, 가전제품이나 휴대전화 등 내구재의 경우 제품 보증기간이 끝나자마자 고장이 나도록 설계했다는 의심이 들 때가 있습니다.
#5 저는 지금 갤럭시S4를 사용하고 있지만 2년 전 출시된 베스트셀러인 갤럭시S3는 매장에서 자취를 감췄고 중고품을 사려 해도 메인보드나 액정 등 부품을 교체·수리하고, 배터리를 교체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고 하고 해외에서 2년인 단말기 보증수리 기간이 국내에서는 1년에 불과한 탓도 크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스마트폰 단말기 교체주기는 평균 15.6개월로 압도적인 세계 1위라 하고 전체 단말기 교체주기는 20개월로 2위권 국가의 24개월보다 월등히 빠른데 일본은 교체주기가 4년이랍니다. 이런 단말기 과소비는 소비자들의 낭비벽보다는 제조사들의 계획적인 전략이 더 큰 원인이라고들 말합니다만, 우리는 우리들 자신이 자신의 생활에 맞는 스마트폰 시대를 사는 합리적이고 비판적인 소비를 해야할 때인 것 같습니다.
#6 대다수의 국민들은 전단 살포를 자제해야 한다는 데 한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정부의 태도는 변하지 않고 있습니다. 통일부는 “표현의 자유를 존중해야 하고 민간단체의 자율적인 대북전단 살포를 제한할 법적 근거와 관련 규정은 없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하면서, 다만 북한의 대남 위협으로 주민의 신변 안전에 대한 우려가 있거나 충돌의 가능성 때문에 과거 경찰이 필요한 조치를 취한 적은 있다고 밝혔습니다. 명분과 전례가 있다면 그제처럼 민간단체의 충돌을 보고도 마냥 팔짱만 끼고 있는 정부의 태도가 과연 옳은 것인지 그렇게 하고 있는 게 당연한 것인지에 대해선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보수단체들의 충정은 이해하지만 먼저 자제를 해야 한니다. 북한 정권은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북한을 자극해 남북 관계를 악화시키는 행위는 결코 누구에게도 이롭지 않습니다. 통일을 위한 노력은 평화적인 수단으로 해야 하고 우리는 인내로서 그들이 스스로 주저앉는 것을 대비해서 통일 후의 대책을 강구해야만 합니다.
#7 2000년도 중반에는 왕따나 학교폭력으로 자살하는 청소년들의 뉴스가 아침을 깨우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우리는 10년쯤 전부터 ‘죽음의 문화’와 심각하게 충돌하여 왔고, 누군가의 죽음을 계기로 사회 문제를 해결해가는 과정에 있었습니다. 희생자가 생기기 전에 미리 성찰하고 개선했으면 좋았겠지만, 그러기에는 사회구조가 사회의식이 방치해온 해이들이 너무나 심각했습니다. 4.16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을 때 누군가의 죽음이 있어야만 아픈 곳을 인식하는 관행을 우리는 다시금 확인해야했고 우리는 눈물을 쏟아야했습니다. 그러고도 2014년은 이런 문제를 떠안은 채 우리는 또 군부대에서 쏟아져 나오는 죽음의 문제들과 구타와 가혹행위와 마주하고 있습니다. 사회는 병들어 있습니다. 세월호 3법이 타결되었다는 뉴스가 전해집니다. 국회 앞에서 대통령에게 울고 있는 세월호 유가족을 애써 외면하고 돌아선 박대통령은 지금 이 순간에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 궁금해지는 아침입니다.
#8 우리 사회가 정상적인 사회로 가는데는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까라는 생각을 해 본적이 있습니다. 낡은 기성세대의 틀을 헐어버리고 지금의 3,40대의 참신하고 창의적인 사고와 원칙과 정의가 살아있는 사회를 만들어 가면서, 개선하고 회복해 간다면 그들이 사회 주역이 되는 30년이나 40년쯤 후 우리나라는 안정되고 강인하며 질서가 있는 나라가 되어 있을 거라는 희망을 가져봅니다. 우리의 생각들은 바뀌어야하고, 우리들에게도 가슴이 따뜻한 지도자가 필요하며 정직하고 강건한 리더쉽을 지닌 대통령이 필요합니다. 비정상적인 제도의 틀을 헐어버리고 혁신적으로 다음세대를 배려한 정책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근시안적인 틀에서 벗어나 미래를 바라보고 미래의 후세가 행복할 수 있는 틀을 지금의 우리가 마련해 주어야합니다.
#9 석가모니가 길을 가는데 동네 건달이 욕을 했답니다. 석가모니는 미소만 지을 뿐 노하는 기색이 없었답니다. 제자가 물으니 그 답은 내가 그 욕을 받으면 내 것이 되지만 안 받으면 누구 것이 되는가? 그건 원래 임자의 것이 라네.
11월엔 그동안 소원했던 숲으로 산으로의 행복한 발걸음을 옮겨봐야겠습니다. 떨어져 흩날리는 낙엽에게서 새로운 삶의 희망을 찾고 11월의 그 쓸쓸함과 외로움과 떠남을 음미하며 자연의 소중함을 찾겠습니다. 일상으로 돌아오면 살아있음에, 이렇게 건강하게 세상을 바라보고 모든 사람들과 어울려 살 수 있음에 감사하며 주어진 시간들을 행복하게 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늘 찾아 뵙지는 못하지만 매월 초하루에 글 드릴 수 있어서 초하루는 늘 기쁜날 입니다. 11월에도 늘 건강하시고 행복한 나날 되십시오.
2014년 11월 초하루에 세금나라 박 동 환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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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잘세겨 듣고 갑니다 . 항사 감사하다는 말만 전해드림니다 ~
감사합니다.
늘 건강하고 행복한 11월 되십시오.
지기님께서도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 충만 하시기를 바랍니더.,.~~ㅎㅎ
성산님이 우선입니다.
11월엔 하나님께 빡시게 기도함 해보시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