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된 고교입시제도, 문제는 무엇이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과학영재학교·외국어고·과학고·국제고·자립형사립고·자율형사립고·특성화고·마이스터고·개방형자율고·기숙형공립고·일반계고·전문계고…. 올해 중3인 학생이 진학할 수 있는 고등학교의 종류다. 이명박 정부의 ‘학교 다양화 정책’으로 인해 중3 수험생의 학교 선택권이 넓어진 것이다. 특히 서울은 올해 처음으로 원하는 학교를 지원하는 ‘고교선택제’가 도입돼 입시가 더 복잡하다. 고교선택제는 3단계(1~2단계 각각 2곳 지원, 3단계는 강제배정)에 걸쳐 서울 일반계 고교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서울지역 중3 수험생은 빠르게는 올 하반기부터 늦게는 내년 2월까지 때 아닌 전·후기 입시전쟁을 치르게 됐다. 서울지역을 기준으로 했을 때 현행 중3 학생이 진학할 고교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는 전·후기를 통틀어 모두 다섯 번이다. 우선 전기모집에선 한국과학영재학교·서울과학고·경기과학고 등 과학영재학교 입시가 가장 먼저 치러진다. 다음으로 특수목적고와 자립형사립고, 자율형사립고, 자율학교, 마이스터고, 특성화고교 중 한 곳을 선택해 원서를 넣을 수 있다. 특수목적고는 외국어고·과학고·국제고 등이, 자립형사립고는 민족사관고·상산고·현대청운고 등이, 자율학교는 한일고·공주사대부고 등이 각각 포함된다. 전기모집 고교 입시에서 낙방했거나 전기모집 고교 진학에 관심이 없는 수험생은 후기모집을 노려야 한다. 지방의 경우 평준화지역은 학군에 따른 추첨 배정이, 비평준화지역은 지역별 선발고사를 통한 학교 선택 배정이 각각 이뤄진다. 서울권 일반계 고교에선 고교선택제가 이뤄져 도합 세 차례에 걸친 학교 선택이 가능하다. 전기모집 고교의 경우 지난해와 달리 학교별 입시 일정이 다르더라도 중복 지원이 불가능하므로 학교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올 들어 고교진학과 관련된 다양한 정책들이 추진되면서 68만 명의 학생은 물론, 학부모, 학교와 학원도 변화된 고교입시제도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갑작스런 변화에 준비할 시간도 빠듯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뀐 입시제도를 뒷받침할 입시정보는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다. 정부가 대안으로 내놓은 ‘학교정보알리미(www.schoolinfo.go.kr)’는 개별 학교의, 그것도 한정된 정보를 제공하는 데 그쳐 수험생과 학부모를 충분히 만족시켜주지 못했다. 그 결과 입시컨설팅 시장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벌써부터 서울 대치동 일대에선 ‘고교 입시 컨설팅’을 간판으로 내세운 업체들이 등장해 성행중이다. 학교정보알리미에 이어 교과부가 13일 궁여지책으로 내놓은 것이 <펼쳐라, 대한민국 고등학교 여기 다 보인다>는 제목의 ‘전국 고교 입학전형 가이드북’이다. 이 책자는 고등학교의 종류와 시·도별 학교명(모집인원), 교육과정, 학생선발 방법, 졸업 후 진로 등 고교 진학에 필요한 정보를 담은 가이드북이다. 교과부 김재금 기획담당관은 “이번 주부터 한 학급당 한 부씩을 기준으로 전국 3100개 중학교에 5만 부를 배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교과부는 이 책자를 ‘e-book’으로 제작해 교과부(www.mest.go.kr)와 시·도교육청, 중학교 홈페이지로도 제공한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68만 명의 학생과 학부모의 타는 목마름을 얼마나 시원하게 적셔줄지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