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목일에 만난 사람들
귀바퀴가 빠알간 이 사람. 왜 빨개졌을까요?
아내의 둘째 아기 출산일이 오늘 내일인데도 달려 왔다는 이 사람,
그는 누구일까요?
금생에 처음 만나도 낯설지 않은 이 사람.
초면인데도 눈빛만 마주치면 금방 서로를 알아보는 두 사람.
우리는 마음이 닮았나 봐요. 둘 다 [촌사람]이거든요.
--- 어이구, 선생님, 풀잎엽서에 감동했잖아요. 그런 거 아무나 못 만들어요.
--- 자네가 [철골구조물공사]를 한다는 것을 내가 이해할 수 없는 거와 같아요.
저 굴뚝 높이가 207m, 상부 직경은 3m, 하부직경은 7m,
계단으로 꼭데기까지 올라가는데만 1시간 40분,
지상에서 70m까지는 원형계단으로 돌아 올라가고,
그로부터 140여m는 수직 사다리인데 10m 마다 쉬어가는 마루가 있다는 것,
그 내부 작업과 공사를 하는 사람들이 점심 먹을 도시락은 특수 로프에 매단 리프트를 사용한다는 것.
이 굴뚝(1호기) 하나 만드려면 4년 걸리고 이제 겨우 2개를 만들었는데
앞으로 10개를 더 만들어서 12개를 만들어여 된다는 설명을 하는 사람,
그는 누구일까요?
저는 6층에 사는데 7층에 사신다는 이 분,
금생에 처음 만나 낯선 분, 누구일까요?
금생에 처음 만나도 낯설지 않은 분,
[태평양 오염미수 사건]으로 껄껄 웃으시던 분,
이분은 누구일까요?
박사님들, 교수님들,
이분들은 전부터 서로 잘 알고 있다면서...
설명이 필요 없는 이분들은 다 아시죠?
중고등 6년 동안 같은 학급 단짝 친구...
오늘은 [정완석 하모니카 연주회]에 [황박사 보조 출연?]이라는데,
누가 그 말을 믿어 주겠나?
-- 아니, 니꺼는 장난감이고 저 사람들 카메라는 저래 크노?
-- 어허, 대포 부대 포대장이 권총 차는 거 몰라?
사진마을 팀과 농고 동창회 팀의 합동 행사.
좌로부터 양구 박, 군포 황, 수원 조, 신촌 최, 동대구 이, 효목 이, 신천 황, 용인 류, 강남 이, 안강 정, 부천 장...
이 사진을 찍은 카메라멘은 누구일까요?
스님, 있잖아요.
아까 저기, 어깨에 줄 세개 달린 육군 상병과 마주 서 있는 아가씨가 있었어요.
개찰구 앞에서 둘이 서로 마주 보며 말도 하지 않고 꼼짝도 않고 서 있는 거 제가 봤거든요.
-- 왜 그러죠?
헤어지기 전에 눈에 더 오래 새겨 놓고 싶었을 거 같군요.
사랑하면 다 그렇겠지요. 스님은 사랑도 모르시잖아요...
-- 사진 찍지 마세요. 중이 다 늙었는데 얼굴 알려지면 큰스님들께 꾸지람 들어요.
-- 스님 보고 싶은 회원 님들도 많아요. 제가 특파원인데 좀 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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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과 글로는 다 설명할 수 없는 사람들,
사진으로도 영상으로도 다 표현할 수 없는 사람들.
아아, 님이시여!
이 크신 은혜를 또 어찌 갚으오리까?
진짜 보고 싶은 님은 이 사진에 올리지도 못하고 빠져 있음을 아시는지요?
이 사진에 올린 님만으로도 제 분수에 차고도 넘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