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행
당진 - 제3부 해풍이 쌀을 빚다
당진은 우리나라에서 수리시설을 가장 잘 갖춘 지역으로 손꼽힌다.
조선시대 3대 저수지 가운데 하나인 합덕제는 합덕 평야에 농업용수를 조달하던 저수지로, 연꽃이 만발해 연지라고도 불리웠다.
1960년대 예당저수지 축조로 그 기능이 사라지고 저수지가 논으로 변해 제방만이 남아 있다.
제방은 전체길이 1771m, 약 33만 평에 이르는 면적의 규모였던 합덕 방죽에는 6개 마을에 관개하는 9개의 수문이 있어 당시 지역에서 가장 중요한 수로였다.
이전에도 잘 갖춰져 있던 수리시설과 방조제, 그리고 바다에서 불어오는 해풍이 빚어낸 당진의 쌀로 지은 밥은 그 향과 맛이 유난히 좋다고 한다.
마치 물레방아처럼 생긴 무자위는 수레바퀴를 발로 밟아가며 돌려 도랑 등에서 많은 양의 물을 길어 올릴 때 사용하던 것이다. 물이 넉넉하지 못했던 우리나라에서 널리 사용되지 못했던 데 반해 평야지대가 넓고, 비교적 물이 넉넉했던 합덕지역에서는 사용 빈도가 높았다고 한다.
통나무를 배모양으로 길쭉하게 파서 몸통을 만들고 그 가운데 부분 양쪽으로 작은 구멍을 뚫어, 가는 나무를 끼워 끈을 매달아 만든 용두레.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물을 옮길 때 사용하던 기구로 하늘을 향해서 물을 푸는 것이 용을 상징한다 했다고도 한다.
당진에는 무자위와 용두레뿐 아니라 당시 합덕제에 있던 여러 농기구들이 여전히 남
아있다.
줄다리기는 길쌈이라고도 하며 농경의식의 하나인 일종의 편싸움 놀이이다.
전설에 의하면 당진의 기지시리는 풍수적으로 옥녀가 베짜는 형국이어서 베를 양쪽에서 잡아당기는 시늉을 한데서 줄다리기가 생겼다고도 하고, 지형이 지네형이라서 지네모양의 큰 줄을 만들어 줄다리기를 했다고도 전해진다.
기지시 줄다리기는 재앙을 막고 풍년을 기원하는 민간신앙이며, 줄다리기를 통한 농촌사회의 협동의식과 민족생활의 변화를 알 수 있는 문화적 의미를 지니고 있어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다.
EBS 방송일 2011.0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