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과 풍요가 넘치는 무안을 온전히 느꼈던 서해랑길(#33~34)
2024년 6월 23일 (일) 날씨 : 흐린 후 갬 기온 : 섭씨 23~25도
거리 : 16.9km 4시간 30분 동행 : 귀연산꾼 23명
S Oil 주유소-용정리 노인회관-수양저수지-석북마을회관-수양촌마을회관-
상수장 노인회관-송정2리 회관-유수정 마을회관-외현화 마을
용정리 근처 출발 단체사진
용정리 마을회관
용정마을
하눌타리
‘사랑이 없는 인생은 여름이 없는 일 년과 같다’라는 스웨덴 속담이 있다.
강한 햇살과 무더운 여름이 없다면 북유럽 사람들은 인생에서 사랑도 싹틔울 수 없음을 말한다.
시인 이소연은 ‘많은 사람이 쓰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기록할 만한 가치가 있어서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기록된 삶이 가치가 있는 거라고 믿는다.
인생은 어느 한순간 바라던 하루를 살게 해 줄 때 기쁘기 때문이다.’
사계절이 모두 중요하지만, 여름이 없는 삼라만상 모든 사물은 존재하기 어렵다.
자신의 삶을 기록하는 가치가 바라던 하루를 사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용정골 마을 들판
드디어 무안을 벗어나는 마지막 구간을 걷는다. 장마가 올라오고 있어 어제는 종일 비가 내렸는데 서해랑길 여신은 비를 멈추고 반긴다.
황톳빛 밭 사이를 가로지르는 걷기는 용정리와 석북리, 수양리를 지나 상수장으로 향한다.
양파 수확이 끝난 곳에는 참깨와 콩을 심었고, 무성한 고구마밭에서는 넝쿨이 자라 뿌리를 키운다.
석북마을회관 팽나무 쉼터와 수양마을을 지나는 동안 하눌타리와 독말풀도 보고, 올해 처음 무궁화꽃도 만났다.
분재 모양의 소나무가 있는 수양촌마을회관 쉼터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잠깐 여유로운 휴식한 후 농로를 넘으니 33코스 종착점이다.
여기에서 17.2km를 걸으면 돌머리해수욕장이 나오는데 무안 지방의 마지막 코스이다.
고구마밭
석곡마을회관 팽나무와 은행나무
무궁화꽃
독말풀꽃
수양마을
밭에 물을 공급하는 급수탑
분재형 소나무
수양마을을 지나며 함평만을 둘러싼 서해의 갯벌과 마을을 보며 걷는 길인데, 농로를 지날 때 방향을 살피며 주의해서 걸어야 한다.
34코스는 함평군과 무안군 사이로 깊숙이 들어가 있는 함평만의 마을과 마을을 잇는 길을 걷는다.
무밭, 참깨, 콩, 고구마밭이 검붉은 토양이 좋은 흙들이 무엇을 심어도 잘 자랄 것 같은 모습으로 풍요롭다.
송정 2리 회관 마당이 시원하기에 일행들과 맛난 점심을 들었다. 여러 종류의 반찬들이 상에 차려지고, 오미자와 막걸리까지 곁들이니 진수성찬이다.
송정리에는 예전에 망운면이었고, 소나무 정자가 있어서 송정(松亭)이라 하였고, 현경면의 상수장(上水長)을 병합하여 무안군 현경면이 되었다.
서해랑길 33코스 종점 안내판
상수장 마을
무 수확 모습
송정 2리 회관
길을 가다 시인과 바다라는 상호가 보이고 자동차가 많이 주차되어 쳐다보니 냉면을 파는 식당이었다.
단호박이 주렁주렁 열리고, 옥수수가 꽃을 피우고, 블루베리가 알알이 익어가는 무안의 들녘이 초록빛 평화와 풍요를 한껏 보여준다.
함평만
영광군 염산면과 무안군 해제면의 해제 반도 사이에서 무안군·함평군을 끼고 안쪽으로 길게 있는 함평만은 만의 입구는 북서쪽으로 열려 있다.
만 길이 19.5㎞, 만 어귀 너비 7.5㎞, 해안선 길이 125.9㎞이다.
만내에는 대도·소도·승도·목섬·닭섬·장고섬 등 작은 섬들이 흩어져 있다.
군유산(403m)·월암산(338m)·감방산(258m) 등이 연안에 이르며, 만의 주변 지역은 300m 내외의 낮은 구릉지와 평야로 이루어져 있다.
해안선의 드나듦이 복잡하고, 조수간만의 차가 크며, 연안에는 간석지가 넓게 펼쳐져 있다.
연 평균기온 12.7℃ 내외, 1월 평균기온 -0.2℃ 내외, 8월 평균기온 25.6℃ 내외, 연 강수량 1,343㎜ 정도이다.
이 일대는 바다를 끼고 있으나, 한국의 주요 곡창지대인 나주평야에 속하여 주민의 절반 이상이 수산업보다는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
무안 들녁 모습
송정 마을
블루베리
탐스럽게 익은 살구
유수정 마을
유수정 마을회관
유수정 마을을 지나는데 표지석에 유래가 적혀 있다.
‘감방산에서 흘러내리는 물이 마을 앞으로 지나 유수정이라 하였다고 한다.’ 200년 전 장흥 고 씨가 처음 터를 잡았고, 마을 앞 바다를 막아 논을 만들고, 임야를 개간하여 밭을 만들어 주민들 소득이 증대되었다고 한다.
외현화마을 고구마밭
외현화마을 입구 황금사철나무
외현화마을 삼강사와 마을회관
넓은 고구마밭의 생육 상태는 최상이었다. 노란색을 띠는 황금사철나무가 반기는 외현화 마을은 태통산이 품고 있어 아늑하다.
이곳에도 삼강사(三剛舍)가 있는데 전주최씨 일가가 모여 사는 집성촌이다.
마을 유래를 보니 전주최씨가 임진왜란 때 난을 피해 몽탄을 거쳐 이곳에 입주한 후 자손이 번성하여 마을을 이루었다고 한다.
동편은 내현화(內玄化), 서편은 외현화라 부르는데 마을 사람이 전하는 바에 따르면 태통산 주변 흙의 색깔이 검게 변화해서 생긴 이름이라 한다.
태통산
외현화마을 쉼터
들마루가 있는 마을 어귀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수박과 맥주로 깔끔한 뒤풀이를 즐겼다.
길지 않은 33~34코스의 여정이 일찍 대전에 도착하는 여유를 낳았다. 밝은 낮에 대전에 도착하니 트레킹의 피로도 훨씬 적었다.
작년 여름부터 걸었던 신안-무안 서해랑길의 여정이 함평과 영광으로 이어지는 한여름 더위 전쟁이 남았다.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며 솔선수범으로 봉사하는 귀연 식구들과 동행해서 즐거운 하루가 되었다.
첫댓글 무안을 향해 달리는 차창밖으로 비가 내리다 말다를 반복하는 날씨를 바라보면서 조금은 걱정스럽기도 했었지만 일행분 모두에게 행운이 깃들듯 아주 걷기좋은 날씨였습니다. 오늘도 무안의 붉은 황토에서 자라고 여물어가는 풍요의 들녁을 바라보며 일행분들과 발맞춰 걸을 수 있어서 행복했던 하루였습니다. 우리가 경험했던 하루의 모습을 가치있게 기억할 수 있도록 사진과 글로 기록을 남겨주시는 청산님께 오늘도 즐감하는것으로 감사함을 대신합니다.
난서해랑길을 걸으며 우리네 들녁의 풍요와 수확하는 품종도 달라짐에 계절의 변화도 알아갑니다. 무더운 여름이 없다면 북유럽만이 아니라 우리의 삶도 달라지겠지요. 알차게 정리해 주시는 청산님 감사합니다.
귀연산꾼들과의 서해랑길을 함께한 줄거운시간
사진으로 줄감하고 갑니다
검붉은 황토에서 자라는 농작물들을 바라보며 걷는 서해랑길이 전혀 지루하지 않음은 동행의 가치 때문입니다.
땅끝을 출발해서 꾸역꾸역 옮긴 발걸음이 어느새 900km에 이릅니다.
바닷가 시골길을 걷는다고 넋두리라도 들을까 염려했는데 여러분들이 진심으로 호응해 주셔서 기운이 납니다.
특히 정성껏 써주시는 댓글에 기록이 될만한 사진과 글로 보답하려 합니다!
더위를 이기는 귀연의 7월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