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 한방이야기 - 파
"파를 많이 먹으면 머리가 좋아진다!"라는 말을 들으며 자랐다. 속담에 "파김치가 되었다"는 말은 원통형으로 팽팽하던 줄기가 김치를 담가 숨이 죽어 축 늘어져 버린 모습을 두고 하는 말이다.
시베리아가 원산인 파(쪽파)를 약용으로 사용할 때의 이름은 "총백(蔥白)"인데 그것은 백합과에 속한 파의 둥근 뿌리의 하얀 부분만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푸른 줄기는 "총엽(蔥葉)", 둥근 뿌리 끝에 달린 털부리는 "총수(蔥髓)", 종자는 "총실(實)", 전체를 찧어 만든즙을 "총즙(蔥汁)"이라 하여 달리 부르며, 부위에 따라서 효능도 다르다.
"총백"은 매운 맛과 따스한 성질로 주로 발산 해표하는 성능이 있다. 이 것은 감기 초기나 몸살의 경우에 두피 목 어깨 등의 체표에서 느껴지는 찌뿌둥하고 뻐근한, 또는 오싹오싹 춥거나 열이 나는 증상을 풀어 준다는 의미이다. 즉 몸을 따스하게 하고, 근육의 뻐근함을 풀어주는 것이다. 여기에 양의 기운을 통하게 하고, 해독시키는 효능이 있다. 그러므로 감기로 인한 오한 두통 발열을 없애주고, 냉기로 인한 복통과 대소변 불통, 이질 종기를 치료할 수 있다. 기타 약간의 흥분, 발한, 이뇨, 건위, 거담, 구충 작용이 있으며 시험관 내에서는 이질균이나 백선균의 억제효과가 있다. 보통 달여서 먹거나 술과 함께 삶아서 먹는다. 종기에는 볶아서 환부에 대거나 삶은 물로 씻는다. 그러나 땀이 많이 날 때에는 해롭다.
"총엽"은 성질과 효능이 비슷하나 감기로 인한 두통, 코 막힘, 얼굴과 눈의 부종, 중풍, 타박상 등을 치료하는 효과가 있다. 다려 먹거나 타박에는 다린 물로 온습포(찜질)한다. "총수"는 성질이 평성으로 약간 찬 기운을 가지며, 두통, 인후염, 동상을 치료하는 작용이 있으며 다려 먹거나 가루내어 먹는다. "총실"은 맵고 따스한 성질로 신장을 따뜻하게 하고, 눈을 맑게 하며, 발기부전과 어지럼증을 치료할 수 있다. "총즙"은 어혈을 풀어주고, 해독, 구충의 효과가 있으며 두통, 코피, 혈뇨, 횟배, 종기, 타박상을 치료할 수 있다.
양파는 페르시아 원산으로 고려시대 이후에 전래된 대파를 말한다. 양파는 혈중 콜레스테롤의 상승을 억제하므로 동맥경화증에 유용한 식료로써 유럽인들이 많이 먹는다고 한다. 실험적으로 위장관을 자극하므로 위나 장의 무력증, 장염 등을 치료할 수 있다. 이뇨 거담의 작용이 있고, 혈당을 낮춰 주며, 질염의 치료에도 좋으며 비타민C의 결핍증에도 유효하다. 서양에서도 쪼갠 양파를 머리 맡에 두고 자면 불면증에 좋고, 숙취의 해소에도 좋으며, 장염에 사용하고, 복통, 설사, 감기에 따뜻한 양파즙을 먹는 민간 요법이 있다. 흔히 한약을 다릴 때 생강이나 대추, 또는 파뿌리를 몇 개 넣어 달이라는 지시가 있다, 이때의 파는 양파가 아니고 재래종의 쪽파이며, 하얀 둥근 뿌리(총백)만 넣어야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