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t1.daumcdn.net/cfile/blog/18276B45503592FE2B)
꽃구름입니다.
단아한 정자를 둘러싸고 나직하게 가지를 늘어트린 배롱나무들,
앞다투어 분홍빛 꽃을 피워내니 꽃물결로 하늘댑니다.
해마다 이맘때면, 늘 가고 싶은 마음들이 먼저 길을 나서곤 하는 곳,
저 정자에 앉아 향기 좋은 차 한잔 마시면,
세상에 더 부러울 것 없는 시간들..
백일동안 피고 지고, 피고 지고를 반복한다는 배롱나무꽃,
분홍빛 물결로 일렁이며 마음을 흔드는 곳.
담양 명옥헌입니다. (2012년 8월 17일)
![](https://t1.daumcdn.net/cfile/blog/113E6545503592FF1C)
내내 비가 이어지던 날들,
작년에도 날씨가 좋지않은 날 다녀왔던 명옥헌,
비오는 날, 다녀오는 명옥헌도 좋지만,
꽃이 어우러진 사진들이 빛이 바래니 좀 안타까웠었지요.
그래서 올해도 혹 날씨가 좋지않을까 하는 염려..
다행이 하늘이 푸릅니다.
기분좋은 출발입니다!!
명옥헌 입구의 정자에 올라 푸르른 들판과 작은 저수지를 먼저 담습니다.
하늘 좋은 날이니 마음까지 푸르러지는 듯한 날입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712CC455035930021)
여행자가 좋아하는 저수지 가의 아름드리 나무들이 심어진 산책로..
찬찬히 걸어보는 여유로운 시간입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62662455035930241)
저수지 물 속에 가득한 소금쟁이들..
저수지가 하늘을 품고 있으니, 소금쟁이들을 하늘을 비행 중인 듯 느껴집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8785A455035930224)
저수지 가에서 햇살을 즐기고 있는 닭의장풀도 만나며 오릅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56F85455035930317)
길가에 새로 들어선 명옥헌 카페~
입구에 새로 편의시설들도 들어서고,
사람들이 점점 많이 찾다보니 이제 이곳은 또 다른 변화를 맞이하고 있는 중입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15541455035930328)
담벼락에 직접 그림을 그려 넣으시는 주인장
명옥헌을 둘러보고 내려오는 길에 마시는 매실차, 시원하여 나쁘지 않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707EA455035930423)
그리고 드디어 만나는 명옥헌입니다.
화엄연못을 이리 앞에 두고, 뒤에 들어앉은 정자..
올때마다 늘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곳이니
이날은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살짝 기대가 됩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8782D3E5035930526)
물 속에 비친 세상
물 위로 붉은 꽃그림자 스멀스멀 번져오는 곳..
![](https://t1.daumcdn.net/cfile/blog/11086D3E5035930531)
물결이 흔들리니 배롱나무 붉은 꽃잎들도 흔들립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87C763E5035930632)
배롱나무 가지 사이로 비쳐드는 햇살,
그 햇살을 먹고 자라는 작은 풀잎들..
![](https://t1.daumcdn.net/cfile/blog/1734473E5035930704)
다섯 그루의 노송과 스물여덟 그루의 자미나무가
나의 화엄연못, 지상에 붙들고 있네.
이제는 아름다운 것, 보는 것도 지겹지만
화산재처럼 떨어지는 자미꽃들, 내 발등에 남기고
공중에 뜬 나의 화엄 연못, 이륙하려 하네
- 황지우 시인의 물 빠진 연못 중에서-
* 참고로 여기서 자미나무는 배롱나무의 다른 이름입니다.
80년대 황지우 시인이 살면서 집필실로 썼다는 창넓은 토담집은
지금은 사라지고 보이질 않습니다.
토담집 있던 자리가 어쩐지 허전하게 느껴지는 여행자입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271553E5035930826)
매끄러운 배롱나무의 몸통,
볼때마다 참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배롱나무 몸을 손끝으로 살짝살짝 문지르면
나무가 간지럼을 탄다고 하더군요.
가려워 몸을 떤다고 하지요.
그래서 '간지밥 나무'라고도 불리웠던 나무이지요.
![](https://t1.daumcdn.net/cfile/blog/2060A03E5035930829)
땅 위에도 붉은 꽃은 피고
연못에도 꽃은 피어납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377A73E503593090B)
뜨거운 한여름 백일 동안 꽃을 피우는 배롱나무꽃,
그래서 백일홍이라 불리우는 꽃은 많은 이야기들을 품고 있는 꽃이기도 합니다.
예전에는 배롱나무 꽃피는 철이 되면 쌀독에 쌀이 떨어져 갈 때였지요.
배고픈 아이는 할아버지에게 "할아버지 배고파" 라고 말하고
할아버지는 아이에게 배롱나무 꽃을 가르키며 " 이꽃이 질 때면 쌀밥을 먹을 수 있다" 하였지요.
하지만, 백일동안 피는 꽃인 배롱나무는
꽃이 지는가 싶으면 다시 피어나고, 지고 피어나기를 반복하였으니
그 아이의 기다림은 꽤 길고 지루했을 듯 합니다.
그래서 이 배롱나무를 "쌀밥나무"라고도 부른다지요.
![](https://t1.daumcdn.net/cfile/blog/16052B425035930C1E)
![](https://t1.daumcdn.net/cfile/blog/111DC7425035930C32)
![](https://t1.daumcdn.net/cfile/blog/124ED3425035930E30)
![](https://t1.daumcdn.net/cfile/blog/200C8E425035930E1D)
![](https://t1.daumcdn.net/cfile/blog/162F84425035930F17)
화엄연못을 지나면 단아한 정자를 만나게 되지요.
![](https://t1.daumcdn.net/cfile/blog/13623742503593102F)
분홍빛 물결들로 일렁이는 배롱나무꽃에 둘러싸인 곳..
![](https://t1.daumcdn.net/cfile/blog/19464E3D5035931123)
깨끗하고 덕이 있는 아버지에 대한 추모로 지었졌다는 정자
![](https://t1.daumcdn.net/cfile/blog/157D513D503593121E)
전에 명옥헌에 대해 소개한 적이 있으나 다시 옮겨보자면~
이곳은 오희도(1583-1623)의 넷째 아들 오이정(1619-1655)이 부친의 뒤를 이어 이곳에서 글을 읽고 많은 저술을 남긴 별장터입니다.
우암 송시열은 그의 제자 오기석(1651-1702)을 아끼는 마음에 명옥헌이라 이름짓고 계곡 바위에 새겼습니다.
계곡 사이로 수량이 풍부했을 때에 <물이 흐르면 옥구슬이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 하여 이름을 얻었다 합니다.
이후 오기석의 손자 오대경(1689-1761)이 연못을 파고 정자를 세워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정자의 앞뒤에 네모난 연못을 파고 주위에는 적송과 배롱나무를 심었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745023D5035931323)
인조는 왕위에 오르기 전 전국의 인재를 찾아 호남지방을 방문할 때,
후산(명옥헌이 위치한 곳이 담양군 고서면 산덕리 후산마을 입니다) 에 머물고 있는 오희도를 방문한 적이 있는데,
이때 인조는 오희도를 등용하기 위해 세 번 찾아왔다고 하지요.
이때 명옥헌 뒤에 인조의 말을 맸던 오동나무가 있어, 인조대왕 계마행이라 불렀다고 합니다.
현재 이 나무는 고사하여 없어졌다고 합니다.
정자 옆에 자리한 어여쁜 굴뚝까지
무엇하나 눈길가지 않은 것이 없는 곳입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3687A3D5035931520)
높다랗게 뻗은 아름드리 나무들,
붉은 배롱나무꽃만큼이나 아름답지요?
꽃은 지고 사라져도
저 나무는 든든하게 이곳을 지켜줄테지요?
![](https://t1.daumcdn.net/cfile/blog/207E5E3D503593171D)
정자에 올라 앉아 봅니다.
누구에게나 순하게 제 몸을 내어주는 넓은 마루..
또 다른 여행자는 저곳에 앉아 어떤 풍경을 보고 있을련지요.
![](https://t1.daumcdn.net/cfile/blog/140BE93D503593180D)
그 옆에 나란히 앉아 보는 여행자입니다.
아하~ 이런 풍경을 바라보고 있었군요.
오래오래 보아도 지치지않을 풍경입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166633D503593191F)
정자를 둘러보고 다시 나오는 길,
아쉬움이 자꾸만 여행자의 발길을 붙듭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948973D5035931913)
백일동안 피고 지는 꽃,
아직도 한참을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줄터이니,
꽃이 지기 전에 한번 더 들러보아야겠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30BD83D5035931B29)
명옥헌 주차장에 못보던 천연염색 체험장이 생겼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5687A3D503593AC22)
시원한 통유리에 널찍한 실내,
다양한 염색 제품들 판매도 하고 있더군요.
이곳에서 마시는 오방차 한잔이면
명옥헌 마루에 앉아 마시지 못한 차 한잔에 대한 아쉬움이 좀 풀리려나요?
명옥헌 원림 찾아가는 길
주소 : 전남 담양군 고서면 산덕리 513번지
호남고속도로 창평 ic - 60번 지방도를 따라 고서 방향- 명옥헌 이정표를 따라 좌회전 - 명옥헌 원림
*입장료, 주차료 모두 무료입니다.
마을 분들이 나오셔서 수고하고 계시더군요. 아니 다녀온 듯, 조용히 다녀오시는 것 잊지 마세요~
꽃무릇 핀 명옥헌을 보시고 싶으시다면~
화엄 연못가에 세들어 살고 싶은 욕심이 절로 생기는 명옥헌 원림 http://blog.daum.net/sunny38/11775176
담양의 다른 여행지를 보시려면~
여기가 무릉도원인 듯... 담양 환벽당 http://blog.daum.net/sunny38/11775174
독서를 하면서 횟수를 동그라미로 표시했던 옛사람들-한국 가사문학관 http://blog.daum.net/sunny38/11775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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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이쁘당...^^
네 배롱나무 꽃 이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