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
2024년 4월 19일 서울 국방부 컨벤션 충무홀은 해병대 사관 69기 예비역 장교들과 가족들로 부적거렸다.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해병대 장교로 임관한 지가 벌써 40주년을 맞이하여 성대하게 열린 기념식에 참석한 이들이다. 해병대 사관은 해병교육기지사령부 산하에 있던 해병학교 출신을 모체로 삼는다. 해병학교는 1951년 4월 1일 창설되어 해병대 사관후보생과 초임장교에 대한 기본 및 보수교육, 상륙작전과 지상전술의 교육훈련을 담당하는 해병장교 양성기관이었다. 1973년 해병대사령부가 해군으로 통합되어 해체될 때 해병학교 역시 해군교육사령부로 흡수되어 사실상 해체되었다. 해병학교 창설 이전 기수인 해병대사관 1기~6기까지는 해병대 자체 교육기관이 없었던 때라 육군에 위탁해서 교육받게 되어 1950년 1월에 창설된 갑종간부후보생(1969년 폐지)으로 임관하여 해병간부후보생(해간)이라 했다. 이듬해(1951년) 해병학교 창설된 이후부터는 정식으로 해병간부후보생으로 입대하여 해간 7기부터는 사령부가 해체되던 1973년까지 해간 54기가 임관했다. 이때 해병간부후보생 역시 해군사관후보생(사후, Officer Candidate School, OCS) 기수와 통합되어 해군은 해상병과, 해병대는 상륙병과로 구분하였다. 해간 54기는 훈련 중에 사령부가 해체되는 바람에 해병대로 모집되었으나 공식적으로는 OCS 58차 기수의 해군소위(상륙병과)로 임관하였다.
OCS는 특교대 이름으로 1948년 1차부터 1966년 44차가 임관하였고 1967년 45차는 해군간부후보생(간부후)으로 1971년까지 간부후 54차가 임관했다. 1972년부터 해군사관후보생(사후) 이름으로 사후 55차가 임관한 이후 현재에 이른다. 1973년 해군간부후보생에 통합된 해병간부후보생 명칭은 사후기수와 별도로 해간기수를 유지하며 해병학교 전통을 계승하고 있다. 그래서 현재 OCS로 임관하는 해병대 장교들은 해간기수와 사후기수 둘 다 갖는데 2007년부터 매해 두 기수가 임관하여 2024년에 사후 136차와 137차, 해간 125기와 126기의 해병대 장교가 임관할 예정이다.
1984년 4월 23일에 낙화청엽(落花靑葉) 된 벚나무의 환영을 받으며 진해 해군병과학교에 입교한 해간 69기(OCS 75차)는 올해 2024년 임관 40주년을 맞이했다. 14주 군사 기초훈련을 받고 그해 7월 28일에 명예로운 대한민국 해병대 장교 230명이 임관하고 1987년 7월 31일에 단기 179명이, 1989년 7월 31일 장기 44명이 전역하였다. 2014년 남은 동기마저 전역하여 69기는 모두 예비역 장교가 되었다. 전역 후 10년 단위로 임관 기념일을 지켰다. 1994년 7월 10일 서울 해군호텔에서 임관 10주년 기념식을 시작하여 2004년 7월 17일에 임관 20주년 기념식이 포항 청룡회관과 해병 1사단에서, 임관 25주년은 2009년 7월 11일 서울 해군호텔에서, 임관 30주년은 2014년 7월 12일 용산전쟁기념관에서, 임관 33주년은 2017년 11월 25일 천자봉, 구 해병학교, 해병대발상탑에서, 임관 35주년은 2019년 7월 20일 교육훈련단장교교육대, 포병연대, 해병대명예탑에서 개최되었다. 그리고 2024년 임관 40주년 기념행사로 이어졌다.
이날 행사에는 개회선언, 국민의례, 40년 전 사후생대 구대장을 비롯하여 해병대 총동문회 관계자 소개, 경과보고, 환영사, 축사로 이어졌다. 또한 유명을 달리한 14명의 동기 추모식, 40년간의 69기 발자취를 보면서 회한에 젖기도 했다. 기념케이크 컷팅, 건배, 기념촬영으로 1부 기념식은 막을 내렸다. 특히 20여 년간 동기회장과 총무로 수고한 공을 치하하려고 자비량으로 황금열쇠(금 10돈) 2개를 선물한 홍종덕 해병의 화끈한 동기애(同期愛)는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어지는 저녁만찬은 전국 각처에서 모인 동기들이 만나는 시간이었다. 1명의 낙오 없이 고난도 훈련과정을 수료하여 백만 촉광의 빛나는 다이아몬드 소위 계급장을 어깨에 올려놓을 때의 순간을 떠올리면서 그날 130여 명의 동기들은 40년의 수다가 지칠 줄 몰랐다. 지난날 해병장교의 강한 패기와 열정이 이제는 모두 입으로 몰린 탓이리라. 조명에 빛나는 백발은 인생의 중후함을 연출하고 얼큰하게 취기가 돌면서 그때의 기질이 낯을 들지만 세월의 장사가 없듯이 이젠 속 빈 강정이 되고 만다. 그래도 우리는 영원한 해병이고 피 끓는 전우요 만나면 좋은 친구다.
40주년을 자축하는 3부 축하공연은 보병1연대 유병관 해병의 국악 한마당, 「69 포에버」 의 중창, 69기 자랑 보컬 밴드 「 블루 드래곤즈 69」 의 공연이 이어졌다. 특히 기독교 신앙을 가진 동기들로 구성된 「69 포에버」 중창단은 1사단 포병 7대대 최종철 해병, 홍성현 해병(부부), 2사단 보병 1연대 박은호 해병(부부), 포병 8대대 정연철 해병으로 급조(急造)된 남성중창단이다. 현재 영적 전쟁터에서 목사, 장로, 권사, 집사로서 필승의 임무를 수행 중인 무적해병들이다. 온 누리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어서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의 ‘평화의 기도’ 외 1곡을 열창했다. 한 번 연습하고 당일에 맞춰본 중창이지만 식장을 채운 미성(美聲)의 화음이 담장을 넘어 조국의 하늘에 메아리치며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듯해서 기뻤다. 「69 포에버」의 출연으로 이번 40주년 기념식이 하나님의 이름을 높이는 시간이 되었기에 대한민국과 해병대에 하늘의 은총이 쏟아질 것 같아 모군(母軍)을 사랑하는 해병 일원으로서의 만족감은 여느 때와 달랐다.
40년 전 신학대학을 졸업하고 얼떨결에 입대한 훈련소의 아침에는 자랑스러운 해병이 되고자 ‘해병의 긍지’를 매일같이 제창했다. "나는 국가전략기동부대의 일원으로서 선봉군임을 자랑한다. 하나, 나는 찬란한 해병정신을 이어받는 무적해병이다. 둘, 나는 불가능을 모르는 전천후해병이다. 셋, 나는 국민에게 신뢰받는 정예해병이다. 넷, 나는 책임을 완수하는 충성스러운 해병이다. 다섯, 나는 한 번 해병이면 영원한 해병이다." 악에 받친 목소리로 제창하는 ‘해병의 긍지’는 그동안 신앙생활하면서 수없이 들었던 성경의 내용과 너무나 흡사해서 놀라웠다. 또한 1950년 통영작전에서 큰 전과를 올린 한국 해병대를 향하여 외신 기자가 대서특필한 ‘귀신 잡는 해병’은 진정 한국 해병대야 말로 성경의 기적을 그대로 수행하는 하나님의 군대가 분명했다. 특히 입대 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던 ‘한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은 ‘땅에서 해병은 천국까지 해병’이라는 구원론에 입각한 신앙고백이었으니 해병대 훈련은 그리스도의 정예 군사로 다시 태어나는 특별한 기회였다. 그래서일까? 젊은 날 지옥의 한 순간을 맛보게 했던 14주 훈련 기간은 매일 기독인의 자부심과 해병의 긍지가 겹치면서 꿈결같이 지나갔다. 그 후 어느덧 임관 40년을 맞이했다. 이후의 여생(餘生)은 또다시 이 정신으로 단단히 무장하여 건강한 노년을 설계하며 이제부터 영원까지 이어지는 삶을 꿈꿔 본다. “너는 그리스도 예수의 좋은 병사로 나와 함께 고난을 받으라”(디모데후서 2:3).
동기회장 김봉연 해병의 개회선언 및 환영사
해병대사관 총동문회장 하태수 해병(해간 66기)의 축사
40년전 3중대 1소대 구대장 유헌식 해병(해간 66기)의 축사
축하 케이크 컷팅
축하 건배
20여 년간 회장 김봉연(우1)과 사무총장 최경조(좌1) 해병에게 황금열쇠를 선물한 홍종덕 해병(가운데)
황금열쇠
임관 40주년 기념 단체 사진
부부가 참석한 해병가족 기념 사진
만찬
만찬과 함께 만남의 시간
끝 모를 수다의 시간들
3부 축하공연 - 유병관 해병의 국악 한마당
3부 축하공연 - 69 포에버 중창단의 아름다운 하모니
좌로 정연철, 박은호- 아내, 홍성현-아내, 최종철 해병, 반주 정연철 해병의 딸
축하공연 - 동기회 보컬 밴드 블루드래곤즈 69
기념 촬영
순서지
임관 35주년 기념식 포항 해병대 교육훈련단에 세워진 해병대장교명예탑(2019.7.20)
임관 35주년 기념식 해병대교육훈련단
입교 기념 1중대 1소대(1984년 4월 23일)
입교 기념 1중대 2소대(1984년 4월 23일)
입교 기념 3중대 1소대(1984년 4월 23일)
입교 기념 3중대 2소대(1984년 4월 23일)
2023년 5월 26일 해군사관학교 연병장에서 거행된 해병사관 123기(OCS 134기) 임관기념
해군사관후보생 134기와 해병사관 123기 임관식(2023년 5월 26일, 해군사관학교 연병장)
해병사관 123기 임관식에 참석한 해병대 총동문회 임원과 현역 군 고위관계자들(2023년 5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