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살다보면 답답한 일도 많고 분노케하는 일도 허다합니다. 하지만 스스로 분노를 누르고 억제하면서 살아갈 뿐입니다. 특히 대인관계에서 화나는 일이 있다고 해서 상대방이 있는데서 막말을 할 경우 다툼이 일어나고 때로는 명예훼손으로 처벌받을 수도 있습니다. 특히 대중을 상대로 하는 정치인들의 경우는 더욱 막말에 조심해야 합니다. 하지만 정치인들 가운데 막말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총선이나 대선때가 되면 그런 막말의 수위가 더욱 높아갑니다. 정치인 스스로는 뭔가 관심을 끌어보려는 의도로 풀이되지만 결국 그것이 부메랑이 되어 자신뿐 아니라 자신의 당 나아가 나라 전체에도 결코 좋은 영향을 절대 주지 못합니다. 여야 막론하고 총선을 앞두고 막말 경계령이 내려져 있지만 여전히 막말은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며칠전 인천의 유세장에서 국민의 힘 소속 총선 후보가운데 한명이 유세도중 인천 서구 주민들이 그동안 들쥐만 뽑았다며 들쥐를 몰아내고 서구를 대한민국 최고의 도시로 만들자고 외쳤다고 합니다. 이 자리에는 여당의 대표도 참석해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더불어 민주당은 지역구 유권자를 모독한 언어 폭력이라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더불어 민주당 대변인은 야당 국회의원들을 들쥐라고 부르는 것은 지역구 유권자들을 들쥐를 뽑아준 사람으로 심각하게 모독한 것이라고 사과를 촉구했습니다. 들쥐라는 표현은 개돼지라는 표현과 함께 상대를 심하게 비하할 때 단골로 등장하는 단어입니다. 들판에서 마구 자라서 각 가정의 먹을 것을 훔쳐먹는 대표적 극혐의 동물이 바로 들쥐 아닙니까. 그런 들쥐를 자신들의 대표로 뽑아주었다는 것인데 유권자들 입장에서는 매우 불쾌한 단어임에 틀림없습니다.
막말로 피해를 입는 사례는 너무도 많습니다. 아직도 대규모 선거때만 되면 인구에 회자되는 막말의 대표급 언어가 있습니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는 모 의원은 서울에서 살던 사람들이 이혼을 한 번하거나 하면 부천에 가고, 부천에 살다가 살기 어려워지면 인천 중구나 남구 이런 쪽에 간다는 이른바 이부망천 막말을 했다가 논란을 빚자 당을 탈당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2004년 총선에서는 중진 의원이 노인 비하 발언을 해서 원성을 사기고 했습니다. 그는 정치에 무관심한 젊은 유권자들에게 한 마디 해달라는 질문에 60대와 70대는 투표 안 해도 괜찮다며 곧 무대에서 퇴장하실 분들이니까 그분들은 집에서 쉬셔도 된다고 말해 큰 논란을 빚었습니다. 그는 결국 선거대책위원장을 사퇴하고 맙니다.
2020년 총선에서는 한 후보자가 세월호 자원봉사자와 세월호 유가족이 텐트 안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문란한 행위를 했다는 기사를 이미 알고 있다며 세월호 유족에 대한 막말을 했습니다. 이로 인해 해당인물은 당에서 제명을 당했습니다. 이번 총선에서도 막말 논란에 휩싸인 유력 후보들이 잇따라 공천이 취소되는 일들이 속출했습니다.
막말은 그냥 욕설이 아닙니다. 관련된 모든 사람들에게 대단히 큰 상처를 주는 것은 물론 과연 저 사람이 이 나라 그리고 지역구를 위해 일할 수 있는 능력과 자질이 있는 사람인가하는 의문을 주기에 충분합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주목을 받기 위해 한마디 그냥 던진 그 막말이 가져오는 파문은 정말 엄청납니다. 한 마디 실수로 자칫 수십년 동안 쌓아온 경력을 한순간 날릴 수 있습니다. 마치 음주 운전 사고와도 같습니다. 그냥 실수로 했다는 것 말자체가 성립이 안됩니다. 선진국일수록 정치인들의 막말에 대해 대단히 엄한 잣대를 적용합니다. 음주운전과 흡사합니다. 한 번 일으킨 음주운전사고로 인해 평생 죄책감에 시달리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이제 얼마 남지않은 총선 유세기간동안 제발 막말은 하지 않는 그런 선거가 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가져봅니다.
2024년 4월 1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