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 리브의 SF 어드벤처 소설『모털 엔진』. '견인 도시'라 불리는 움직이는 도시 간의 전쟁, 그 속...
필립리브의 모털엔진. 나는 평소에 SF소설쪽에 관심이 많아서 이런 저런 소설들을 많이 읽은 편이었다. 많은 작품들을 읽으면서 해리포터나 반지의 제왕 이상의 것을 찾기가 힘들었다. 그러던 중 우연찮은 기회에 모털엔진을 읽게 되었는데 표지에 여러 상들을 받았다는 문구를 보고 새삼 기대했다. 아니나 다를까 정말 대단한 작품이었다. 책의 가장 첫 소절 한 문장만으로 소설 속의 세계로 독자를 끌어당겼다. 3000년 후의 황무지, 이동하는 도시라는 설정만으로도 충분히 독자의 주목을 끌만하다고 생각했다. 거기다가 런던이라는 익숙한 지명을 추가하여 독자의 시선을 완전히 사로잡았다. 책 내용 중에서도 단어나 어투를 통해 소설 속의 배경을 또 다시 명시해주었다. 한 예를 들자면 우리가 사용하는 CD(compack disk)를 seedy로 표기한다거나 잉글리시가 아닌 앵글리시를 사용한다는 점, '하이 런던'이라는 단어에 중의적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런던에 사는 고위층이라는 뜻 뿐만아니라 물리적으로 높은 곳 즉, 여러 개의 갑판으로 구성되고 계급적인 사회가 존재한다는 견인 도시의 구조를 명시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견인 도시들을 보면 작은 도시를 사냥하여 잡아먹고 큰 도시를 만나면 살기위해 도망가는데 이를 통해 소설의 배경이 되는 이데올로기를 짐작할 수 있다. 또한 이 소설에는 여러 갈등들이 있는데 주된 것으로 견인 도시들과 정착 도시들 사이의 갈등을 꼽을 수 있다. 이는 소설의 마지막 부분에 특히 잘 낱나나있다. 두 번째로 복수관계로 얽혀진 인물 간의 갈등이다. 이는 헤스터 쇼와 밸런타인이 대표적이다. 톰과 헤스터 쇼의 관계도 처음에는 복수로 인한 갈등 관계로 볼 수 있지만 중반이 넘어갈수록 그런 갈등은 해소되고 서로 돕는 관계로 발전하게 된다. 또 서로 마음을 열게 되는데 이런 점에서 성장 소설적인 요소도 포함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세 번째로 밸런타인의 내적갈등을 꼽을 수 있다. 딸에게는 용감한 아버지의 모습으로 비춰진다. 하지만 그의 과거는 동료를 죽인 살인자이다. 그는 스스로 딸을 위한 것이라 위로하지만 그 죄책감이 쉽게 가지 않아 속으로 많은 고민을 한다. 이 갈등은 후반부에 헤스터 쇼와 딸이 만나게 된 후 그 스스로가 죽음을 택함으로써 해소된다. 이 소설의 제목을 본다면 mortal '죽을수 밖에 없는'이라는 뜻에 engines이 연결되어 있다. 이는 배경이 되는 견인 도시들의 미래를 암시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모털엔진은 견인 도시 연대기 총 4부작 중 그 첫 번재 시리즈이다. 일부분만으로 이 정도의 흡입력을 가진 소설은 보기 드물 것이다. 앞으로 출시될 나머지 책들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