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
저녁이 되자, 빛이
춥고 헐벗은 나무를 집안에 들이시네
ㅡ강영식
〚쪽수필/오정순〛
추상개념이 이미지로 구체화되어 세상에 널려있어도 눈이 열리지 않으면 알아보지 못한다. 뭇사람들이 이런 국면과 마주친 적이 왜 없겠는가. 공교롭게도 이 디카시는 12월24일 성탄 전야에 게시판에 올라왔다.
언젠가 성당에서 미사 중에 바로 저런 구조로 이미지가 포착되었다. 스탠드 그라스를 통과한 빛이 대리석 바닥에 그림을 반영하여 그림자로 내려왔다. 벽 위에는 대형 십자가가 걸려 있었다. 나는 그날 이후 성령의 현존함에 대해 설명을 할 때 상징적으로 그날의 현상으로 설명해준다.
그러던 차 이 디카시를 만나게 되니 만감이 교차하고 반가웠다. 푸른 색을 띈 열린 문이나 투명창은 같은 의미이고 빛이 비추지 않는다면 벽의 반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타일을 붙이면서 생긴 교차 백선이 마치 십자가인 양 곁을 지키고 있으니 성탄 전야에 오신 아기 예수의 현대판 구유가 된다.
빛으로 오신 아기 예수, 춥고 헐벗은 나무를 집안에 들이시러 오신 셈이다. 헐벗고 굶주린 자에게 한 것이 바로 내게 한 것이라 한 성가 가사가 시인의 언어로 바뀌어 시에 등장하였다.
가슴이 뛰고 행복해졌다. 손으로 잡을 수 없지만 따뜻한 저 빛의 영상과 임재란 제목이 내게 온 공감의 크리스마스 선물이다.
첫댓글 맞아요. 크리스마스 이브에 만나서 더 공감이 되고 따스했던 디카시였었어요. 구체화된 이미지들을 잘 찾아낼 수 있도록 눈도 귀도 마음도 활짝 열어둬야겠습니다^^
잠들지 못하는 시간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좋은 시간 환희로 채워준 디카시와 쪽수필 새해 첫새벽을 읽습니다.
새해도 더욱 충만한 한 해가 되시기를요.
정선생님 열심이시고
댓글 함께 해주셔서
저도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너무 감동하며 읽은 강영식 선생님의 디카시였는데, 해설과 함께 읽으니 더욱 좋습니다.
수고 많으셨어요.
성환희 선생님 감사합니다
새해엔 선생님 글도 자주 만나고 싶습니다
빛으로 오신
춥고 헐벗은 이를
따스하게 품어 주신
그 넉넉한 가슴으로
새해에도 밝은 빛으로 소금으로
온 세상을 환하게 하소서!
감사합니다
그 넉넉한 가슴으로
새해에도 밝은 빛으로 소금으로
온 세상을 환하게 하소서!
우리의 일상에서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건강 건필하십시요
간결한 시어에 감동했던 디카시입니다.
임재가 무슨 말인지 몰랐는데
임하다란 뜻의 종교 언어군요.
영적인 언어이기도 합니다
선생님 고맙습니다^^
새해에도 무한 의욕 가지시길 바랍니다
임재라는 말이 낯설어서
찾아봤었네요ㅎ
뜻을 모르고 저 디카시를 봤을 때도 느껴지던 감동이 컸는데요.
선생님의 글이 더해지니 울림이
더 커집니다.^^
만질 수 없지만 계시는
그 분이 오신 거지요
춥고 헐벗은 영혼을 따스하게 들이시는 두 분 시인님의 마음이
세상을 살아갈 만한 온도로 유지시켜 주시는 듯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참 좋은 예화를 디카시에서 찾았습니다
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