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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새벽 편지에서 펀글입니다. 병원 찬양을 하는 언더우드 찬양단이기에 꼭 알아야 겠기에 소개합니다. 여기의 주인공은 남편의 폭력에 견디다 못해 아이와 함께 집을 나와서 행상을 하며 살아가던중 유방암선고를 받습니다. 딸아이는 이제 겨우 6학년인데 딸아이의 장래를 생각하면 도저히 눈을 감을 수 없다고...삶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새삼 그 무엇보다 강한 모정을 느끼게 합니다. 여기 지혜엄마를 위해서 기도해 주세요. 딸아이가 고아원으로 보내지지않도록 , 지혜엄마의 생명을 5년만 더 연장해달라고, 아니 10년만 더..., 그이상 지혜가 결혼하고 행복하게 사는 것을 보고 눈을 감을 수 있도록 기도해주세요. 아래의 편지는 새벽편지 회원들에게 도움을 받은 지혜엄마가 새벽편지 운영자에게 보내온 편지입니다.
지혜엄마의 근황과 수술 받은 후의 심정을 적은 편지입니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www.m-letter.or.kr%2Fmail%2Fimg%2Fimg101.gif)
2004-06-09 02:31분에 온 편지입니다.
고마움에...눈물이..
밭지기님 저 어떻게 해요. 이 많은 빚을 어떻게 다 갚죠? 이렇게나 많은 분들이 얼굴도 성도 모르는 저를 위해 걱정해주고 기도해주고 용기를 주시니 뭐라고 감사에 맘을 전하죠?
너무나 고마워서 마음이 퀭하니 자꾸만 눈물이 나는데 무지무지 고맙다는 말, 정말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같이 너무나 형식적인 말밖에 생각이 나질 않네요.
저 어떻게 해요. 이 많은 분들에게 어떻게 감사의 맘을 전하죠?
우리 지혜보다 어린 4학년 아이부터 어르신들까지 저를 위해 용기를 주시고 기도해주시니.... 이 빚을 어떻게 다 갚죠?
저를 위해 외상으로 기도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항암치료가 너무나 힘들어 죽고 싶을 만큼 힘들었지만... 님들의 기도 덕분에 저 씩씩하게 잘 견뎌내고 있습니다.
햇살이 어느새 반나절을 가리키고 있네요. 제 인생의 반나절도 이렇게 지나고 있네요. 집을 나설 때는 이웃집 담장에 탐스러운 장미가 그 집에 신비감을 더해주더니,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병들어 망신창이가 되어버린 내 몸뚱아리처럼 장미의 화려함은 다하고 가장 지저분한 모습으로 꽃잎을 떨구고 있습니다. 이젠 더 이상 신비스럽지 않습니다. .......
마음은 힘들고 괴롭지만 지혜랑 장난도 치고 억지로라도 즐거워지려고 재미난 놀이도 해봅니다.
내가 슬퍼하고 힘들어하면 우리 지혜 웃는 얼굴을 볼 수가 없거든요 지혜가 활짝 웃어주면 내가 무지 많이 행복하거든요 딸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올 시간이네요. 아직 재미난 얘깃거리를 생각한 것이 없는데...
무슨 얘길 해서 지혜를 웃겨보죠? 조금 썰렁하긴 한데 개미얘기를 해줘야겠어요. 늘 썰렁한 얘기를 해도 우리 딸은 큰 소리로 웃어주거든요. 저가 웃으면 엄마가 행복해 하는 줄 벌써 눈치를 챘나봐요.
이렇게 우리가족 행복을 지키며 살아갈 수 있도록 밭지기님 저를 좀 잡아주세요. 오늘이라는 새 날을 선물 받았지만 이 귀한 선물을 가장 값지게 쓸만한 그 무엇도 할 수가 없습니다.
저렇게 높푸른 하늘과 눈부신 태양이 나를 향해 있는데도 전 아무것도 할 수가 없습니다.
고장 난 기계처럼 지쳐있는 이 몸뚱아리를 내 가치관에서 빗나간 내 뜻과는 전혀 무관한 지금의 현실에서......
숨조차 헐떡거리고 아슬아슬하게 서있는 나를 무섭도록 슬프고 힘든 나를 어디에다 기대야 할까요? 너무나 힘이 드는 새날에 내리쬐는 햇볕이 야속할 뿐입니다.
하지만 저 이렇게 넋 놓고 앉아서 아파할 시간이 없습니다. 어서어서 몸을 추슬러서 일을 해야 할텐데...
아직은 대문 밖 출입도 힘이 드네요. 언제쯤이면 훌훌 털고 일어나서 일하러 갈 수 있을까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고 날카로워진 신경을 어떻게 해야 하는 거죠?
몸이 천근만근 처지고 기운이 없습니다. 이렇게 무기력하기만한 동물적인 삶(?)의 하루가 또 저물어갑니다.
집으로 왔습니다. 20일에 한번씩 항암 치료를 해야 한다네요. 무섭고 겁나고 진저리쳐지지만, 저 견뎌낼게요. 힘낼게요. 그리고 저 자신을 사랑합니다. 여러분을 사랑합니다.
이 세상이 차~암 좋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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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6-12 01:24분에 온 편지입니다.
먼 후일의 작은 소망
힘들지만 이른 새벽 운동을 하려고 동네에 있는 고등학교를 찾았습니다.
사람이 아무도 없으면 무서울 텐데 어떻게 하지?
가슴을 졸이며 학교 운동장엘 도착했습니다. 언제부터 운동을 했는지 옷이 흠뻑 젖은 채로 열심히 운동하시고 계신 분들이 운동장 가득했습니다.
와~~놀랬습니다. 첫 차를 타기 위해 죽을 동 살 동 숨이 턱까지 차오르게 뛰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오로지 먹고사는 일에 전전긍긍하며 출근시간을 맞추기 위해서 말입니다.
그런데 오늘 운동장에 와보니 오로지 자신의 건강을 위해서 열심히 뛰고 있는 사람들을 보니 내가 사는 삶의 형태와 너무나 다른 것 같아 마음이 이상합니다. 부럽기도 하고 질투도 나고 화가 나기도 하구요.
자기 자신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지금 이 시간 이 곳에 있는 분들이 하염없이 부럽습니다. 저는 이곳에 올 수 있는 날도 그리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빨리 몸을 추슬러서 산업현장으로 가야만 하니까요 . 지금 컨디션으로 봐서는 며칠 후면 일하러 나갈 수 있을 것 같네요.
항암치료 받을 때만 4~5일 휴직을 하며 출근을 할까 봅니다. 제가 느끼기엔 기운이 없고 신경이 예민해지고 살이 조금 빠진 것 외엔 건강할 때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여러분들의 기도해주심 정말 고맙습니다. 새벽지기 회원 여러분들의 기도 덕분에 저 지금은 살아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암 진단을 받은 후....... 너무나 절망적이고 겁나고 무서워서 제가 엄살을 부렸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수술하고 나니 이제 살 수 있겠다는 희망이 생깁니다. 암 수술을 했다는 사실을 저 잊겠습니다. 더 이상 저 암 환자가 아닙니다.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려 합니다. 새벽지기 여러분들의 서포트 라이트가 저를 주시하고 있으니 제가 변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 같습니다.
참으로 다행인 것은 저에겐 부지런히 열심히 살아가는 것이 습관이 되어있습니다. 남들이 볼 때 조금은 무모하달 정도로 항상 무엇이든 도전해보려는 습관이 있습니다.
이러한 습관들이 언제나 오뚜기처럼 저를 일으켜 주곤 합니다.
이젠 끝이라고 생각했던 때를 생각해서라도 저 한 번 더 용기 내어 일어서겠습니다. 저를 많이 걱정해 주셨던 소천님을 비롯한 여러분들. 저에게 용기를 주시고 꼭 지켜봐 주십시오.
이제 여러분들의 서포트 라이트가 저를 향해 있는 가운데에 저 출발선을 긋겠습니다. 목표를 향해 부지런히 뛰다 땀이 난 얼굴을 거울에 쓰~윽 비추어 보고 만족스러운 웃음을 한번 쓱 짖고 한번 휙 얼굴을 훔치고는 다시 계단을 올라가던 그 순간의 행복했던 시간들을 기억의 필름들을 하나하나 꺼내어 봅니다.
좀더 변화 있고 활기 있는 내일을 찾겠습니다. 이마 속 깊숙이 웅크리고 있는 음침한 숨기를 내일 새벽 어스름히 빗나오는 낮은 명도의 빛 속으로 떠밀어내겠습니다.
모든 것이 어둡게만 느껴지는 지금의 나 현실을 견디어 광명이 빛이 비칠 미래를 생각하며 또 다시 한 장의 백지장 위에 나와 우리 딸 지혜를 그려봅니다.
우리들을 싣고 떠날 미래를 바라보며 이만 줄일까 합니다.
그동안 눈물겹도록 고마운 사랑 밭 새벽편지 가족님들, 고마우신 님들..... 감사합니다.
사랑밭 새벽편지의 사랑을 너무나 많이 받은
-지혜엄마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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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박승욱 집사님 좋은 글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 카페에도 우리가 만나는 환자들이 글을 올리며 또, 서로의 투병기를 소개하는, 그런 게시판을 만들려고 계획하고 있었는 데...! 그리고 지혜 엄마를 위해 모두 기도해 주십시오. 누구든지 환우를 위한 기도와 찬양이 우리의 일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