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가 늘어서 있는 산책길을 내려서면서 갈림길에서 정릉으로 향한다. 연둣빛 일렁이는 산책로에는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산책을 즐기는 직장인들이 줄을 잇는다.
중종대왕의 정릉이다. 중종은 성종의 아들이다. 중종의 능은 원래 경기도 고양시 서삼릉에 안장되어 있었다. 함께 영면하길 원하는 문정왕후에 의해 이 자리로 옮겨졌다고 한다.
중종은 연산군을 몰아내고 왕좌를 차지했다. 반정 당시 부인이던 단경왕후는 중종의 즉위와 함께 폐위됐다. 조선 역사상 가장 짧은 시간 동안 왕비의 자리에 앉았다 폐비된 비운의 여인 단경왕후은 아버지가 바로 반정에 반대하던 신수근(당시 우의정)이었기 때문이다.
정경왕후는 인조를 낳고 곧 죽었다. 그 뒤를 이은 이가 바로 ‘조선의 서태후’인 문정왕후다. 중종, 문정왕후, 윤임, 정난정, 윤원형 등의 실존 인물의 권력투쟁과 몰락을 다루었던 2000년대 초 방영되었던 드라마 ‘여인천하’가 생각난다.
한 달에 한 번씩 모이는 동창모임에 앞서 선릉과 정릉 산책로를 걸으며 뒤돌아보는 시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