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와 음력과 24절기
과거 음력을 쓰던 시절에 음력이 계절과 농사에 맞지 않아 음력달력에 도입한 것이 양력 기준의 24절기다.
"올해는 윤달이 들어서 곡식이 빠르다"든가 하는 말을 듣는 경우가 있다.
이 말이 나오게 된 경위는 다음과 같다.
지구가 태양을 공전함에 따라 태양의 상대 위치를 기준으로 한 것이 양력이고, 지구를 공전하는 달의 위치를 기준으로 한 것이 음력이다. 지구가 공전궤도 평면에 대해 23.5도 기울어진 상태에서 태양을 공전하기 때문에 궤도 상 위치에 따라 태양의 남중고도와 낮의 길이가 변해서 기온이 변한다. 식물의 연중 생활주기는 태양의 영향을 받을 뿐 달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식물에 달의 영향이 없다는 뜻이 아니라 연중 식물의 생활주기에 있어서는 달의 영향이 없다는 뜻이다. 식물은 일장의 변화, 온도, 누적온도에 반응하여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며 낙엽이 지는 시기를 안다. 식물이 그렇게 진화한 것이다. 주로 달 주기의 영향을 받는 것은 간조와 만조 시각 그리고 바닷물의 높이다. 따라서, 어부는 음력이 중요하다.
양력 1년의 일수는 지구가 태양을 1회전하는 일수인데 평균 365.2425일이다. 4년에 1회 씩 윤년이되 그 중 100년에 한 번은 윤년이 아니고 그 중 400년에 한 번은 윤년이다. 즉, 400년 중 97년이 윤년이다. 양력의 윤년이란 2월에 하루를 더해서 29일로 하는 것을 말한다. 즉, 양력은 음력처럼 1년의 길이가 크게 요동치지 않고 많아야 하루 차이다. 음력 1년의 길이는 일정하지 않다. 왜냐 하면, 그 음력은 태음태양력이어서 1년의 길이를 태양을 기준으로 한 양력의 1년 길이에 맞추었기 때문이다. 음력 1달의 일수는 달이 지구를 1회전하는 일수인데 12번 회전하는 데 354일이므로 평균 29.5일이다. 따라서, 평균적으로 이달이 29일이면 다음달은 30일 이런식으로 진행된다. 1년의 평균 일수에 있어서 음력이 양력 보다 11일 작기 때문에 대략 30개월 즉 2년 6개월마다 윤달을 하나 씩 넣어주어야 음력을 양력과 맞출 수 있다. 이렇게 해주지 않으면 대략 3년에 1개월이 빨라져서 파종하거나 모내기하는 월이 1~12월 사이에서 차근차근 변하여 날짜로 계절을 말할 수 없기 때문에 파종시기를 가늠할 수 없고 농사에 관한 글/책도 쓸 수 없게 되며 농부는 물론 모든 사람이 갈피를 잡을 수 없게 된다. 음력을 사용하던 시절에 말이다.
음력에 윤달을 넣는 이유는 이와 같은 이유일 뿐, 다른 해와는 달리 윤달이 든 해에 식물이나 기후에 영향을 미치는 천문현상이 있어서 윤달을 넣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이 것이 뜻하는 바는 농사는 태양 즉 양력 기준이라는 것이다. 식물은 태양의 위치 즉 양력에 따라 꽃이 피고 열매가 열리고 익고 한다. 물론, 기후변화나 기타 지구의 상태에 따라 양력 기준으로도 꽃 피는 시기 등이 며칠 씩 빠르거나 늦어지거나 할 수는 있지만 양력이나 음력 때문이 아니다.
음력 1년의 길이가 평균 길이를 기준으로 -15 ~ +15일 사이에서 변하기 때문에 동일한 양력 날짜에 해당하는 음력 날짜는 해마다 변하게 된다. 양력 기준으로는 다른 년도와 동일한 날짜에 꽃이 피었다고 해도 음력으로 보면 15일 이상 늦을 때도 있고 빠를 때도 있어서 30일이 차이 날 수 있다. 특히 윤달 직전과 직후 월 사이에는 30일이나 차이가 나니 그 차이가 매우 크다. 예를 들어, 5월 윤달이 든 해라고 가정하면 음력 기준으로 4월까지는 평균에 비해 꽃이 15일 늦게 피고 6월부터는 15일 빠르게 피게 되어 불과 한두 달 사이에 꽃 피는 날짜가 30일이나 차이가 나게 된다. 즉, 벚꽃이 양력으로는 다른 년도와 동일한 4월 10일에 피었다고 해도 음력으로는 전년도에 비해 11일 2년전에 비해 22일 3년전에 비해 30일 늦게 피고, 밤꽃이 양력으로는 동일한 6월 10일에 피었다고 해도 음력으로는 다음년도에 비해 11일 2년후에 비해 22일 3년후에 비해 30일 빨리 피게 된다.
음력을 사용하던 시절에는 당연한 생각이었지만 양력을 사용하는 지금 "올해는 윤달이 들어서 꽃이 늦게 핀다"든가 하는 말을 하면 안 되는 이유다.
24절기는 양력 기준이지 음력 기준이 아니다. 지구가 평균적으로 1년에 태양을 한 바퀴 공전하므로 1년에 360도를 공전한다. 360도를 24로 나누면 15도인데 공전궤도상 지구의 위치를 매 15도 마다 표시한 것이 24절기다. 24절기의 입기날짜는 기준일을 기준으로 년도에 따라 1~2일이 왔다갔다하는 차이만 있다. 그 차이는 공전에 걸리는 일수가 365.2425일인 반면 달력의 일 년은 365일이나 366일이기 때문인 한편 입기시각이 0시에서 1초만 빨라도 전일이 되고 23시 59분 59초에서 1초만 늦어도 후일이 되기 때문이다. 즉, 24절기는 절대로 음력 기준이 아니다. 양력 기준인 24절기를 음력으로 보면 해마다 날짜가 많이 차이나게 된다.
24절기는 공전궤도상 지구의 위치에 따라 결정되므로 각 절기는 지구상 모든 지점에서 같다.
예를 들어, 오늘이 입춘이면 남반구에서도 입춘이고 북반구에서도 입춘이며 적도에서도 입춘이고 남극에서도 입춘이고 북극에서도 입춘이며 저위도에서도 입춘이고 고위도에서도 입춘이며 해안에서도 입춘이고 고산에서도 입춘이다. 그 이름이 입춘이라고 해도 지구상 모든 지점에서 봄이 되는 것은 아니다.
지구는 구형이어서 고위도일수록 태양의 입사각도가 낮고 낮의 길이 또한 짧아 태양으로부터 받는 열량이 적다.
예를 들어, 춘추분에 적도에서는 태양의 남중고도가 90도지만 북위 37도 지점에서는 90도보다 37도가 부족한 53도다.
따라서, 동일한 절기라고 해도 위도에 따라 온도가 다른 것이다. 적도와 남북극의 온도가 다르 듯 그 사이의 지점들도 정도의 차이만 다를 뿐 차이가 있는 것이다. 그 위도 차이가 1도면 1도에 해당하는 온도 차이가 있는 것이고 50도면 50도에 해당하는 온도차이가 위도차이에 기인하여 발생하는 것이다. 내륙인지 해안인지 등등 온도차이를 발생시키는 요인은 다양하지만 위도차이에 의한 것이 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결국, 동일한 절기라고 해도 위도를 비롯한 지구상의 위치에 따라 온도가 다르며 동식물도 자연히 이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입춘 무렵에 봄벌 양성을 시작한다고 해서 시베리아에서 덩달아 그렇게 할 수는 없는 일인 것이다. 우리나라 내에서도 마찬가지다. 남부지방, 중부지방, 북부지방의 온도(계절)를 동일 시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위도에 따라 크든 작든 차이가 있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첫댓글 존글로 공부하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
많은 공부가 됩니다.... 24절기... 그렇치요... 농사일은 절기가 말해줍니다.. 벌도 절기에 따라 성장합니다.
네 그렇군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