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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노매드랜드>의 펀에게 펀, 저는 요즘 시간에 대한 생각을 자주 합니다. 시간이란 무엇일까. 1년은 왜 열두 달일까. 달력이 12에서 13으로 바뀌지 않고 다시 1로 되돌아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합리적으로 설명하자면 못 할 이유도 없겠으나 어쩐지 합리성으로 포획되지 않는 시간의 진짜 속내를 알고 싶다고나 할까요. 시인들은 이런 종류의 궁금증을 잘 참지 못하는 사람들인가 봅니다. 때마침 펼 쳐 든 시집에도 비슷한 고민이 녹아있는 걸 보면 말이에요. 오늘 당신께 읽어드 리고 싶은 시의 제목은 '시간의 상자에서 꺼내어 시간의 가장 귀한 보석을 감춰 둘 곳은 어디인가?'입니다. 최정례 시인의 시집 《개천은 용의 홈타운》에 수록 된 작품이에요. 시에서 그는 시간에게는 매우 '장대하고 아름답고 폭력적인 꿈'이 있다고 고백 합니다. 시간은 온 세상이 '공평'해지기를 바라기 때문에 '모든 아름다운 것들 을 무너뜨리며 모든 아픈 것들을 녹여 재우는' 것이라고요. 이 구절들을 읽는데 눈이 번쩍 뜨이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동안 제가 시간의 역할, 시간의 마음에 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무턱대고 시간을 미워했다는 생 각이 들더라고요, 시간을 이길 수 있는 인간은 없으니까. 시간은 우리의 품에서 소중한 것을 앗아가고 되돌려주지 않으니까. 그의 폭력성 앞에서 벌벌 떨기만 했죠. 그런데 시간의 진짜 얼굴을 바라보려 애쓰다 보니 깨닫게 된 사실이 있어 요. 시간이 공평하고자 애쓰지 않았다면, 그래서 시간이 우리에게 아름다움의 가치를 일깨우지 않고 우리의 슬픔을 잠재우지 않았다면 이 세계는 더욱 엉망 이 되었으리란 사실을요. 펀, 사랑하는 남편이 죽은 뒤 당신은 새로운 삶의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선구 자'라는 이름의 작은 밴을 끌고 노매드(Nomad), 즉 유목민으로서 살아가기를 자처한 거지요. 쉽지 않은 방향이었을 겁니다. 얼마든지 다시 이전의 삶으로 회귀 할 기회가, 정주(定住)에의 열망이 없었던 것도 아니고요. 그럼에도 당신은 길 위에 남아있기로 결심합니다. 길 위에서 밥을 먹고 잠을 자 고, 길 위에서 사람들을 만났다 헤어지고 다시 만나며 당신에게 주어진 삶과 시 간의 의미를 질문합니다. 나는 누구입니까. 이곳은 어디입니까. 나는 어디로 가고 있습니까. 당신의 여정에 동행하는 내내 썰물이 다녀간 갯벌처럼 마음이 한없이 낮고 쓸 쓸했으나, 언제나 새로운 아침이 오면 시동을 걸고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당 신을 보며 제 안에 용기가 차오르는 것을 느꼈습니다. 무엇보다 당신의 차창 밖 으로 펼쳐지는 풍경이 늘 새것이라는 사실이 좋았어요. 시간이 흐르지 않아 괴 로울때도, 시간이 무섭게 흘러 두려울 때도 어쩐지 당신을 떠올리면 낙담도 원 망도 없이 이 시간을 통과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펀, 각자가 선택한 삶의 방식은 조금씩 다를지라도 우리는 모두 길 위에 있습니 다. 우리는 모두 노매드이고 죽음이라는 최종 목적지를 향해 분주히 달려가는 존재들. 올 한 해는 어떤 속도로 흐를까요. 어떤 궤도를 그리며 나아갈까요. 차창 밖, 아무것도 적혀있지 않은 표지판을 봅니다. 목적지의 이름과 이 도로의 규정 속도를 적어 넣을 사람은 바로 나 자신임을 떠올리며 1월을 맞습니다. 글 안희연(시인) “삶은 고되다” … 공허한 ‘행복’ 만 외친 당신을 위한 현실 조언 [북리뷰] - “역경·고난은 삶의 일부분”… 현실을 인정하라 ⦁ 일상적 문제 철학적 시각 접근 ⦁ 실패 등 누구나 피할 수 없어 ⦁ 고난 받아들이는게 첫걸음 ⦁ 행복 아닌 잘 사는 것이 핵심 ⦁ 성공·실패 잣대론 규정 못 해 잉글랜드 북동부 산업도시 헐에서 태어나고 자란 그는, 젊은 시절 철학을 비롯 해 형이상학의 추상적 이론을 좋아했다. 그에게 철학을 공부한다는 것은 난해 한 문제를 분석하고 추론하는 법을 배워서 논쟁의 달인이 되는 일이었다. 철학 은 삶에서 동떨어진, 일종의 일상으로부터 도피였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삶과 더 긴밀하게 연결되는 철학을 원하게 됐다. 왜냐하면 고통과 고난이 그의 삶은 물론 그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삶 속에 바짝 다가왔기 때문이다. 특히 팬데믹 시기를 거치면서 삶의 시련이 어느 때보다 혹독할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삶 속에 있다는 것을 절감했다. 빈부 격차의 심화, 격리와 고 독, 만성 통증, 암, 사별…. 철학이란 어렵고 삶에 직접적으로 도움을 주지 않는다고 여기는 사람이 많다. 인간이 겪 는 여러 고난에 대해 철학적 고민과 위로를 담은 책이 최근 출간됐다. 사진은 철학자 데카 르트, 소크라테스, 스피노자, 칸트. “내가 이 글을 쓰던 때에도 수백만의 사람들이 코로나19로 인해 강제로 고립된 채 외로움과 절망 속에 살고 있었다. 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잃거나 생활고에 시 달렸다. 사랑하는 사람이 아프거나 죽어 갔다. 깊은 슬픔이 사회 전반에 감염병 처럼 번졌다. 불평등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했고 민주주의는 불안정해졌다. 또 다른 폭풍우가 곧 불어닥칠 것이다.” 철학은 과연 우리 삶에 실제로 도움이 될 수 있을까. 미국 MIT 철학과 교수인 저자는 논거와 사고 실험, 철학적 이론에 기반을 두더라도 삶의 경험에서 우러 나오는 철학이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인간이 직면한 여러 문제에 대한 철학적 해답을 시도한다. 저자는 질병, 외로움, 상실의 고통, 실패, 부조리 등 누구나 피할 수 없는 시련 이 있다며, 인간이 살아가면서 시련을 만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기에 결코 고난 이나 시련에 좌절하거나 주저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삶이 고되다 는 사실을 인정하고 고난의 현실을 받아들이는 데에서 시작하라고 조언한다. 라이프 이즈 하드/키어런 세티야/연아람 옮김/민음사/1만8000원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역경을 제대로 직시하는 것이다. 여기서는 진실만이 유 일한 수단이다. 우리는 우리가 바라는 세상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세상에서 살아야 한다.” 저자는 질병과 외로움, 슬픔, 개인적인 실패와 같은 일상적인 고난부터 불평등 이나 부조리와 같은 사회 구조가 야기하는 시련까지 인간이 만나게 되는 다양 한 범주의 고통을 차례로 검토하고 철학적 논의를 살핀다. 이를 통해서 육체의 쇠약을 시작으로 사랑과 상실, 사회 구조에 관해 논의한 뒤 ‘나머지 우주 전 체’에 관한 다양한 관점과 시각을 갖도록 돕는다. 이 과정에서 ‘행복하다’와 ‘잘 산다’는 말이 결코 동의어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행복’과 ‘잘 산다는 것’을 구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인간은 거짓된 삶 을 살면서도 얼마든지 행복할 수 있다며 일종의 기분 또는 주관적인 감정인 행 복이 아니라 잘 사는 것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랑하는 이가 영원히 홀로 커다란 탱크에 갇혀 가짜의 삶을 살기를 바라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진실은 우리가 행복이 아니라 가능한 한 잘 사는 데 목표를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삶은 감정이나 기분이 전부가 아니라는 뜻 이다.” 저자는 특히 사람들이 삶을 하나의 서사로 보는 관점에서 단순하게 실패와 성 공의 순간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규정하고 있다며, 이러한 사회 풍조에 단호히 맞서 싸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어떤 삶을 실패 또는 성공이라 부르는 건 모든 인생에 담긴 무한한 정교함과 무궁무진한 다양성을 놓치는 것이다… 삶은 성 공하거나 실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삶은 그냥 사는 것이다.” 그러면서 인생에는 엄청나게 많은 사건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할수록 우리의 삶이 아주 작고 다양한 성공과 실패로 이뤄졌음을 깨달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를 통해서 비로소 스스로를 ‘승리자’ 혹은 ‘패배자’로 규정짓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삶은 성패의 문제가 됐고 점점 더 그렇게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 는 행복이 아니라 잘 사는 것을 추구해야 하며, 결과와 과정 둘 다 중요하다.” 복잡한 현대, 고통스러운 인생. 요컨대, 책은 우리가 삶을 살아가면서 만나게 되는 여러 고난에 대한 철학적 위로를 줄지도. 특히 지금 현재 삶의 비를, 아니 폭우나 홍수를 맞고 있는 이들에겐 더욱. “철학에 위안이 있다면, 그것은 슬픔 을 없애는 데 있는 게 아니라 올바르게 슬퍼하는 방법을 안다는 데 있을 것이 다. 상실의 슬픔에는 이유가 있다… 목표는 슬픔을 없애는 게 아니라 잘 슬퍼하 는 것이다.” 김용출 선임기자 |
Creed Fisher- Dixie (Official Lyric Video)
Creed Fisher 가사
"딕시"(1859년에 처음 만들어진 미국 남부에 대한 노래)
남쪽 어딘가에 있는
어린 소년과 노인 한 명은
이제 막 10살이 되었고
한 명은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그 노인은 제2차 세계 대전에 참전했고
45년에 집에 돌아왔습니다.
그 깃발 앞에서 미국이 정말 자랑스러워요
그는 목숨을 바쳤을 텐데
작별 인사를 잘 한 적이 없어
항상 끝을 맞이하는 게 힘들어
그는 그 어린 소년을 그의 눈으로 바라보았고
이것이 그가 말한 것입니다.
딕시 그들에게는 반딧불이가 있고
할머니는 달콤한 사과 파이를
만들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내 아버지를 안다면
그 사람은 트럭 작업을 하고 있어
날 그리워할 거란 걸 알아
하지만 그건 딕시와도 같을 거야
시간은 흐르고 세월은 흐르지만
어떤 추억은 결코 사라지지 않아
그 어린 소년은 이제 다 컸어
그는 항상 자기 일을 해
그는 그 노인에게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그가 결코 잊지 못할 한가지
그 노인이 목숨을 잃은 날
그 노인이 했던 말은
아마도 딕시와 비슷할 것입니다
그들은 반딧불이를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나는 장담합니다
우리 할머니는 달콤한 사과 파이를 만들고 계시다면
나는 내 아버지를 알아
그 사람은 트럭에서 일하고 있어
나를 그리워할 거라는 걸 알아
하지만 딕시 같을 거야 딕시 같을거야
반딧불도 있고
우리 할머니가 달콤한 사과 파이를 만드실 거야
내가 우리 아버지를 안다면
그 사람은 일하고 있을 거야
그의 트럭에서 난 당신이 나를 그리워할 거라는 걸 알아
하지만 그건 딕시와 비슷할 거라고 장담해요
당신도 나를 그리워할 거라는 걸 알아
하지만 그건 딕시와 같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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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글 감사 합니다
감사합니다
동트는아침 님 !
평안하고 여유로운
휴일보내세요
~^^
오늘 휴일 아침에 커피 한 잔을 마시면서,
님께서 올려 주신 양식을 함께 음미 하면서요.
저는 좋은 글을 대하면 눈이 번쩍 떠 지지요.
'목적지의 이름과 이 도로의 규정 속도를 적어 넣을 사람은 바로 나 자신임을 떠올리며 1월을 맞는다' 라고 하는
안희연 시인의 글이 머릿속 생각을 정리하게 하네요.
좋은 글이 많습니다.
'삶은 성공하거나 실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삶은 그냥 사는 것이다.'
'삶이 고되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고난의 현실을 받아들이는 데에서 시작하라'
아주 머리에 쏘~옥 들어오는 글들입니다.
오늘도 마음의 양식을 가득 채우고 갑니다...망실봉님!
감사합니다.
이런 장글을 올려 주시느라 수고 하셨습니다.
어제 小寒 기세가 서서히 기온이 떨어뜨리고 있습니다.
휴일 건강하게 보내세요...^^*
반갑습니다
바다고동 님 !
좋은 문장 추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시간은 공평하다와,
인간은 거짓된 삶을 살면서도 얼마든지 행복할 수 있다며
일종의 기분 또는 주관적인 감정인 행복이 아니라
잘 사는 것을 추구해야 한다는 말이 마음에 와 닿네요~
즐거운 휴일 보내세요 ~^^
인생을 살다 보면
생로병사는 반드시
찾아옵니다
이런 고난들과 함께
우리는 어떻게 잘 살아갈 것인가를
고민하고 연구할 때 입니다.
훌륭한 멘트글
감사합니다~
정읍 ↑ 신사 님 !
소한 추위가 이어져
매우 쌀쌀합니다~
따듯하고 평안한
저녁시간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