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부모님들과 상담을 하면서 가장 힘든 것이
깊고도 깊은 한국식 사고방식을 그대로 가지고
캐나다 교육에 대처하려는 학부모님들을 만날 때 입니다.
너무나 그 벽이 두터워서 설득하기에도 지칠 때가 있답니다.
좋은 학군과 명문학교에 대해 한국인들이 느끼는 유혹은
정말 매우 끈질겼습니다.
이곳 현지인들은 그다지 신경쓰고 살지도 않는데
오히려 한국 부모님들은 아주 예민하시고 미련을 못 버리십니다.
이해는 합니다.
저라도 한국에서 계속 살았다면 아마도 그랬을 겁니다.
그러나 캐나다에서 한국식사고로 아이를 가르치려는 시도는 위험합니다.
또한 캐나다 원어민들이 명문 대학을 가는 course 와
언어가 서툰 유학생이 명문 대학을 갈 수 있는 방법은 달라 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먼저 인식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곳 저곳에서 하는 말이 다 다르고
그래도 사립이 낫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한국식 사고방식에 대해
대학 전문지인 '전교학 신문'의 기사를 대신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미국의 예를 든 기사이지만 캐나다도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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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공사립대학, 주에 따라 천차만별이라서 일률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일단 공통적인 것은 대학선발권이 대학에 주어진다는 것. 경향성으로 살펴본다면 지역 학군에 따른 가산점은 대체로 없는 경우가 많다. 즉 미국 최고의 명문사립고인 필립스 앤도버의 1등이라도 시골벽지 1등보다 내신에 있어서 그다지 가중치를 주지 않고 동등하게 취급하는 경우가 많다.
단 고교별 교육과정 등을 감안해 성적을 다르게 평가한다. 예컨대 특정과목 1수준에서 A를 받은 학생보다 이 과목 2수준에서 B를 받은 다른 학교 학생이 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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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유 때문에 저는 굳이 명문 사립에 막대한 비용을 지출하면서까지
아이를 보내라고 하고 싶지 않습니다.
더구나 공립학교와 사립학교의 질이 매우 큰 미국과 달리
캐나다는 정부에서 공립학교에 많은 재정적인 지원을 하고 있으므로
공립학교의 질이 보장되어 있습니다.
기사에 나와 있는 것 처럼 좀 더 Academic 한 부분에서 도전하고 싶다면
대학에서 가중치를 받을 수 있는
AP 와 IB과목을 수강하는 것이 좋습니다.
막대한 비용을 들여 사립을 보냈어도
그 명문 사립이라는 이름값 만으로는 대입에 있어 bonus 를 기대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좋은 사립은 Activity 가 좀 더 고급스럽고 다양한 면이 있으며
특정한 종교 재단에서 설립한 경우가 많으므로
종교적 신념이 큰 value 를 갖는 가정에서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캐나다에도 분명 좋은 대학에 학생을 많이 진학시키는
명문 고등학교란 것이 존재합니다만
한국 사람들 만큼 그 명문 고등학교에 집착을 하지 않는 것이
그곳을 굳이 가지 않아도 어디서든 열심히만 하면
얼마든지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명문 고등학교는 SSAT, interview 를 통해
처음부터 우수한 학생들을 가려 입학시키므로
대입에 있어 결과가 좋은 것은 당연하다고 봅니다.
그러나, 처음부터 영어가 모국어인 우수한 학생들을 가려 뽑은
고등학교에서 그 학생들을 좋은 대학에 많이 보냈다는 통계와
영어가 비교할 수 없이 약한 유학생이 그 무리에서 좋은 내신을 받아
좋은 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가 하는 확률과는 완전히 별개의 이야기인데도
부모님들이 이 부분에서 많은 혼동을 가지고 계십니다.
마치 내 자녀가 그 명문 사립이라는 곳에 가면
명문 대학 입학이 가까이 다가 올 것으로 생각하시는 겁니다.
적절한 예가 될지 모르겠지만 제가 말씀드리고자 하는 의미가
선명하게 전달되었으면 하는 뜻에서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 보겠습니다.
한국어가 모국어가 아닌 동남아 어느 나라, 베트남이라고 하겠습니다.
베트남 학생이 한국의 명문 대학을 목표로 서울로 유학을 왔다고 가정합시다.
주변을 알아보니 과학고나 외고가 명문이고
명문대학에 합격생을 다수 배출한다고 하여
과학고나 외고에 들어 가 한국의 최우등 학생들과 경쟁 하였을 때
한국어 논술 능력이 한국 초등학교 3,4학년 수준인 그 베트남 학생이
내신을 어떻게 받게 되겠습니까?
그리고 그 받은 내신 100 % 로 한국 대학 입학이 결정되며
어느 고등학교를 나와도 내신에 가중치가 없이 평등하게 평가 받는다면
그 학생의 선택은 옳은 것일까요?
한술 더 떠서 그 학생은 명문 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막대한 경비를 부담하기까지 하였다면요?
물론 그 베트남 학생이 한국어 준비를 많이하여
말하기 듣기 쓰기 읽기등이 모국어 수준인데다가
용비어천가, 청산별곡, 신라시대의 향가등 고3 국어까지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으며
(이곳 유학생들이 세익스피어 원전을 다루고 고대영어를 배워야 하듯)
과학 수학등에서 발군의 실력을 내는 특별한 우등생이라면
그의 선택은 옳을 수 있습니다.
명문학교를 졸업하였다는 뿌듯한 자부심과
우수한 대학에 진학한 동창들이라는 자산을 얻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자녀가 탁월할 정도로 우수한 Top Student 이고
사립학교의 엄청난 경비가 부담스럽지 않은 부모님이시라면
사립명문이란 곳에 시도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만
일반적으로 말하여 유학생들에게는 그런 학교에 가서 낮은 내신을 받는 것 보다,
보통 학교에서 조금이라도 나은 내신을 받는 것이
많이 유리하다는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대입에 있어 당락은 1,2점를 다툽니다.
그런데 내신에서 몇점을 더 받을 수 있다면
분명 이것은 큰 장점으로 효과를 발휘할 것입니다.
며칠 전 이곳 언론에
학생들의 학업능력은 공사립에 따라 다른 것이 아니라
학생이 속한 가정의 사회 경제적 수준에 따라 다르다는 조사 결과가 보도 되었습니다.
거듭 말씀 드리지만,
철저한 자본주의 사회인 미국은 공사립의 격차가 크지만,
반 사회주의인 캐나다는 정부에서 학교 재정의 많은 부분을 담당하므로
그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오히려 사립학교들 중에는 공립보다 못한 곳도 많고
공립과는 비교도 못할 정도로 열악한 곳도 있습니다.
사립학교라는 타이틀에 유혹되지 마시고
분명한 주관을 가지고 사립학교가 아이에게 잘 맞는다고 판단되면 선택을 하십시오.
2004/2005학년도부터 졸업시험제도에 따라
모든 학생들이 치뤄야 할 Provincial Exam. 시험 과목은
영어10, 과학10, 수학10, 사회 11(또는 12학년 원주민 과목),
영어12(불어12로 대치가능) 등 5가지 입니다.
이중 영어12 시험을 제외한 10, 11학년 졸업시험은
각과목 졸업 성적 총점의 20 % 를 차지하게 되며.
12학년 Provincial Exam. 은 40% 를 차지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최종 졸업 점수를 가지고 대학에 apply 하게 되니
10, 11 학년 성적중 일부가 내신에 최종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입니다.
저는 고학년 학생들이 도시에서 많이 벗어나 있는 것을
별로 추천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대다수의 한국 학생이 학교 수업만으로는
캐나다 학생과 경쟁하기 어려워서
tutor 와 학원 과외를 받고 있는 실정인데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이 있기 마련이어서
외곽 지역에서는 공급이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11,12학년에 갈 수록 유학생들은 혼자 공부하기가 더 어려워 집니다.
학습 내용에 심도가 깊어지고 해 가는 숙제와 Quiz 하나하나가
모두 내신 성적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구요.
9, 10학년에는 점수 쉽게 받았는데
올라 갈 수록 지독한 선생님들을 만나
점수 따기가 어렵다고 하소연 하는 유학생들을 많이 보는데
그것은 선생님을 지독한 분으로 잘못 만난 것이 아니라
11, 12학년 학생중 그 어느 누구도 우리 선생님 점수 잘 준다는 소리 하는 것을
거의 들어 보지 못하였습니다.
그만큼 갈 수록 점수 얻기가 까다로와 지는 것이지요.
또한 세계 어느 나라도 마찬가지로
도농간에 학구열은 차이가 있습니다.
최근 제 주변에 도서 지방에서 1년간 유학하다가
Vancouver 로 나온 11학년 남학생이 있습니다.
전에 있던 학교에서 얼마나 공부를 안 했는지
숙제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고 쩔쩔 매더군요.
도대체 1년간 무엇을 했는지 물었더니
그 곳에서는 분위기가 풀어져 있어서
너도 나도 編恝〈?별로 관심이 없었고
전혀 공부에 대한 긴장감이 없었는데
Vancouver 에 와서 보니 매우 다르다고 하였습니다.
자녀가 그런 분위기 속에서도 자기 주관을 가지고
계속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자신을 control 할 수 있다면 다행이겠으나
그것은 어른에게도 어려운 일이라고 봅니다.
혹자는 도시지역의 유해환경을 예를 들어 염려하실 수도 있습니다.
분명히 맞는 말이나 어디서든 공부 안하는 아이들은
공부를 안하더군요.
공부 안하는 학생들은 시골에 데려다 놓았다고 해서
오락 시설 없으니 공부하자고 마음 잡지 않습니다.
목표도 없으니 하루하루 생각없이 지내며
전교에 몇명 안되는 한국애들끼리
똘돌 뭉쳐 다니고, 공부는 여전히 안 합니다.
영어가 안되니 캐나다 학생들과 어울릴래야 어울릴 수가 없구요.
제가 말씀 드리는 것은 학생이 공부할 마음이 있다는 전제하에
어느 곳이 더 도움이 될 환경인가를 이야기 하는 것입니다.
정리 해 말씀을 드리자면
학구열이나 tutor, 학원등으로 인해
고학년은 도시 지역에서 공부하되
무리하게 명문 사립을 보낼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공립학교를 나와서도 얼마든지, 정말 얼마든지
캐나다의 유명한 대학에 진학 할 수 있습니다.
내 아이가 내신에서 어느 학교에 있는 것이 유리하며
부족한 영어를 도와 줄 사람이 있는 곳,
전체적인 학구열이 떨어지지 않는 곳이 어디일지
실질적인 면에 focus 를 맞추신다면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되리라고 봅니다.
저는 입시 전문가도 아니고
다만 여러분들 보다 먼저 제 아이를 대학에 넣은 선배이며
그저 제 짧은 경험과 정보를 드릴 뿐이므로
선택은 읽는 분들께 있습니다.
첫댓글 실질적인 글을 올려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많이 도움이 됬습니다.
긴 글에서 눈물날 정도로 고마움을 느낍니다..입시 전문가 보다 훨씬 다양한 예를 들어가며 잘 설명해 주셔서 감사하구요...이런저런 문제점들이 나타날때마다 잘 판단해야 겠다고 거듭 마음먹습니다.카페에 보물같은 존재인 비비안님을 만나게 되어 많은 힘이 되고 있습니다.
좋은 정보를 주시니 감사합니다.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으로 아이를 지도해야 생활에서 승리 할 수있을지 늘 고민입니다.많이 갈급했는데..... 앞으로도 많은 정보를 부탁드립니다.
여기 따뜻한 레몬차 한 잔....후후. 늘 감사드리구요. 늘 행복하세요. good by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