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테소리, 프뢰벨, 삐아제, 발도르프, 오르다, 슈필가베 등 자고 나면 새롭게 등장하는 영,유아용 교재 .교구들 때문에 부모들은 혼란을 겪고 있다. 내용도 비슷해서 과연 어떤 교재가 아이에게 바람직하고 유익하며,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인지 갈등을 겪게 되는 것이다. 100만원 이상 되는 고가의 프로그램 교재도 많아서 서민들은 엄두도 못 낸다.
지난해에 조사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학습지 시장 규모는 매년 1,000억원 이상의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영, 유아 학습지 업계는 100여 업체들이 경쟁, 500만명의 회원을 확보해 연간 시장 규모가 2조원대에 달하는 거대 시장으로 발전했다. 교육 대상 연령도 만 1~2세 영아들로 낮아지고 있다.
재능교육, 대교, 구몬, 한솔교육, 웅진 등 10여개 국내 출판사가 매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영아용 교재는 해마다 250%의 매출 신장을 보이며 불황 없는 사업분야로 인식되고 있다.
설명과 제품 달라 잇딴 계약해지
문제는 이런 사교육이 들이는 시간과 돈, 노력에 비해 효율성이 너무 낮다는 점이다. 특히 자녀들을 위해 지출하는 사교육비는 가정에 심각한 부담을 안겨주며, 사회문제로까지 인식되고 있다. 외국의 육아교육 전문가의 이름을 도용한 영,유아 교재세트들은 가격대가 대부분 40만원대 이상이다. 프뢰벨이서 가장 인기가 있다는 프로그램인 '은물(은혜로운 놀이선물, 창의성을 길러준다는 놀잇감)의 경우 목재세트비가 121만원이며, 방문지도를 받을 경우 월 교육비가 5만8,000원으로 30개월의 방문지도를 받았을 때 총 300만원의 비용이 든다. 몬테소리 베이비스쿨의 경우도 교재비만 117만4,000원으로 월 4만원씩 6개월의 방문지도를 받으면 141만 4,000원이다. 독일식 영재교육 통합 프로그램이라는 슈필가베의 '은물', 삐아제의 일부 프로그램 교재세트 등도 교육비까지 합치면 총 100만원이 훨씬 넘는다.
방문판매원, 수당 위해 판매에만 급급
유아용 교재세트는 고가이다 보니 가격에 상응하는 만큼의 실효성을 두고 소비자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소비자보호원에 따르면 유아용 교재와 관련한 피해상담 건수는 올 1월부터 현재까지 957건으로 작년 동기(1,635건)와 비교할때 줄어들었고 피해구제 건수는 82건으로 지난해(116건)에 비해 그 비율이 늘어나 소비자들의 권리를 찾아주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피해사례 중 교재를 받고 보니 영업사원의 설명과는 달랐다거나, 공공기관 개입을 사칭해 강매하는 등의 원인으로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영,유아용 교재 전문회사의 방문판매원들은 여전히 판매에만 급급하다. 교재 내용에 대한 충실한 설명보다는 외국의 유명 교육론이나 유명 아동학 박사와 육아교육 전문가들의 이름을 언급하는등의 상술로 소비자들을 현혹시키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이는 교재 판매에 따라 수당이 지급됙 때문에 영업사원들이 자사 제품의 과대포장과 함께 환불(구입후 10일 이내 환불 가능)을 꺼리는 데 원인이 있다.
유아용 교재세트로 한글공부를 가르친 경험이 있는 한 소비자는 "교사가 아이들의 특성과 변수들을 고려하지 않고 아이가 잘 따라하지 않는다고 면박을 주고 꾸짖어 교육을 중단한 다고 하자, 그러면 자신이 곤란해진다며 자신의 입장만을 내세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무엇보다 소비자들은 이런 유아용 교재세트들이 그만한 가치가 있는지에 대해서 가장 많은 의문을 품는다.
놀이처럼 자연스럽게 배워야
이화여대 부속 유치원장인 이기숙(유아교육과) 교수는 "본원의 경우 권위 있는 유아교육 전문가들이 아이의 특성에 맞게 자체적으로 연구 개발한 유아교육 프로그램 내용을 중심으로 교육하는데 월 교육비가 20만원 안팎이다"며 "유아 대상 학습지 전문회사의 교재세트는 경쟁이라도 하듯 가격을 올리고 있고, 거품가격에 비해 교재 내용과 교육방법에 있어 아이의 특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는다"고 조심스럽게 언급했다. 교사의 일방적인 지시에 의해 오히려 주입식 교육에 편향돼 교육이 장기화될 경우 아이가 지쳐버릴 가능성이 크며, 너무 일찍 많이 가르치게 되면 발생하는 '과잉학습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유아교육자들은 남들이 하니까 나도 해야 된다는 식의 따라하기식 교육과 아이들 위주보다는 엄마가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선정하는 소비자들에게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서울 강남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김모 원장은 "학부모가 찾아와서 요즘은 이런 교육론이 좋다는데 왜 하지 않느냐고 따지듯이 말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교육 프로그램을 유행 추세에 맞춰가는 상황"이라고 토로한다.
첫댓글 책을 통해서 배우는것도 중요하지만 일상생활에서 천천히 배워가는것도 좋은것 같아요 우리집 책 삐아제인데
맞아요~ 저도 지금 전집을 사야하나 ~ 말아야하나 고민이랍니당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