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일기 ... /이해인
사람들은 나이 들면
고운 마음 어진 웃음 잃기 쉬운데
느티나무여
당신은 나이가 들어도
어찌 그리 푸른 기품 잃지 않고
넉넉하게 아름다운지
나는 너무 부러워서
당신 그늘 아래 오래오래 앉아서
당신의 향기를 맡습니다.
조금이라도 당신을 닮고 싶어
시원한 그늘 떠날 줄을 모릅니다.
당신처럼 뿌리가 깊어 더 빛나는
시의 잎사귀를 달 수 있도록
나를 기다려주십시오
덥고 짜증이 급 상승하는 요즈음
재미나는일도 없고
사는것이 긍께 사는것인가 하다고들
이구동성이십니다
어쩔것이여요
그려려니허고 강 살어봐야제
후딱가는 한주 목요일
목청 높혀서 지지고 볶아 봅시다
날도 뜨건디 잘 붂아지것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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